희양산 김장호 알몸을 햇살 아래 드러내어 놓아도 이름 자대로 엿볼 눈이 없구나 후미진 두메 소백산맥 안 고샅 은티재 너머 지름티재를 넘어 치맛자락 주름주름 홍문정 뒷골짜기 우러르면 눈이 부시다 휘황한 속살. 차갑다 부드러운가 손을 얹으면 고도감으로 발밑부터 떨린다. 손가락 끝으로 잡아라 바위눈금 끌어라 뒤꿈치. 광막한 테라스에 올라서면 두 날개 펴고 산줄기가 난다. 발아래 아스라이 솟구치는 바위벼랑. 문경에서 점촌에서 와야리로 와야지 도티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정 눈이 부시거든 오봉정으로 숨어들 일이다. 용초골 시냇물에 몸을 담그면 살구꽃 복사꽃이 제 물에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