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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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연꽃 8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난다 / 연꽃같이 살자는 말

말속에 자연 21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난다연꽃같이 살자는 말  송나라 학자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면서도 더럽혀지지 않고…' 하였듯  연꽃은 진흙 속에서 핀다. 속담에서도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름다움을 이루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연꽃같이 살자'라는 말은 '깨끗하고 아름답게 살자'는 말이다. 지구상에 인간이 존재하기 전에 연꽃이 있었고,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되기 전에 이미 연꽃이 있었다. 연꽃은 여러해살이 식물로 아랫부분에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굵은 땅속줄기가 발달한다. 연근은 뿌리라기보다는 줄기에 해당하여 이런 것을 뿌리줄기라 한다. 연근에 구멍이 뚫린 것은 진흙 속에서 숨쉬기 위한 공기저장조직이다. 연꽃의 ..

기다리면 꽃 피는 소리도 들린다

말속에 자연 20 기다리면 꽃 피는 소리도 들린다   연꽃은 여름에 피는 꽃이다. 연꽃은 송나라 학자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로 더 잘 알려졌다. 애련설에서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면서 더럽혀지지 않고, 맑은 잔물결에 흔들리면서도 요사스럽지 않다'라고 했다. 주돈이는 성리학의 개조(開祖)로 태극이나 이기(理氣)란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그의 학문은 정호·정이를 거쳐 주희에 이르러 주자학으로 정리되었다. 이 주자학이 조선의 성리학에 영향을 주었다. 그런 주돈이가 애련설을 얘기했으니 연꽃을 군자의 꽃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애련설에서 연꽃은 '향기는 멀어질수록 더욱 맑으며,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지만 가까이 두고는 감상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연꽃은 칠팔월 해가 뜨기 전에 핀다. 그래서 선인들은 새벽에..

밤에 피는 가시연꽃

밤에 피는 가시연꽃 세미원 (경기도 양평. 2019.8.8) 가시연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잎을 달고 사는 한해살이 수생식물이다. 잎이 다 자라면 120㎝ 정도에 이르고, 잎 앞쪽과 뒤쪽에는 가시가 빼곡하다. 한여름에 피는 가시연꽃은 오래된 연못에 주로 자라는데 보기가 쉽지 않다. 세계에서 자라는 곳이 몇 군데 안 되는 희귀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라지는 속도가 빠르다. 놀라운 것은 그 큰 식물이 한해살이라는 것이고, 밤에만 꽃을 피운다는 사실이다. 가시연꽃도 종별로 낮에 피는 것이 있지만 주로 밤에 피는 것이 많다. 빅토리아 가시연꽃은 밤에만 핀다는 것으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에 쓴 왕관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 양평에 있는 세미원에서 8월 중 세 차례 인원을 한정하여 밤에 피는 이 꽃을 개장한..

연꽃 /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연꽃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세미원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2017.7.19) 연꽃을 보러 연꽃 정원인 세미원으로 갔다. 연꽃은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순결함이 있다. 연잎은 담긴 물을 연신 비워낸다. 사람이든 무엇이든 비우지를 못하면 담지를 못한다. 또한 연꽃이 받아들이는 죽음처럼 깔끔한 것이 없다. 연꽃이 지고 난 뒤에 그 뒷모습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향기로 세상을 맑게 하고 찬연히 사라진다. 연꽃이 이르는 진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앙선 열차를 타고 오거나 양수리로 오가는 국도를 지나면 한여름에 강가에 핀 연꽃을 볼 수 있다. 연꽃이 물 위로 줄기를 쑥 내밀어 꽃을 피우는 수생식물이라면, 수련은 잎이 물에 떠 있고 그 사이로 꽃을 피운다. 연꽃,수련,가시..

회산 백련지 / 연꽃이 가득한 곳

회산백련지연꽃이 가득한 곳 전남 무안군 일로읍 (2007.9.1. 비)   연꽃을 보러 회산 백련지로 갔다. 비에 젖은 모습이 더욱 곱다. 연꽃은 흙탕물 속에서도 늘 맑은 모습을 간직한 청정의 표상이요,번뇌의 심연에서 오랜 수행 끝에 얻은 아름다운 결실이며,무지와 어리석음에서 잠들고 있는 마음을 깨운 생명의 화신이다.     ※ 가는 방법 : 서해안고속도로 - 일로 IC - 820번 도로 - 백련지

구례 운조루(雲鳥樓) / 풍요와 부귀의 명당터

운조루(雲鳥樓) 풍요와 부귀의 명당터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2007.6.3)   구례에서 하동포구로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 운조루를 찾았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마지막으로 병풍산을 만들고 구만들과 만나는 곳에 운조루가 있다. 운조루가 있는 지역이 토지면(土旨面)인데, 토지(土旨)라는 이름이 금가락지를 토해냈다는 뜻이라 한다. 가락지를 빼놓았다는 것은 성행위를 하거나 출산할 때 만 빼놓는 것이라 생산을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 그만큼 이곳은 풍요와 부귀의 명당터이다. 운조루는 1776년 안동사람 무관 유이주(낙안군수)가 지은 집인데 명당터 이기도 하지만 건축내용도 알차다. 대체로 크게 손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리하고 있으나 전체로 봐서는 관리가 좀 소홀한 편이다. 며느님이 앵두를 두어..

대둔사 / 서산대사 법통을 이은 절

대둔사  서산대사 법통을 이은 절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2006.6.18)  나말여초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하는 대둔사를 두고 서산대사는 '만세토록 허물어지지 않을 땅'이며, '종통이 돌아갈 곳'이라 하였다. 그의 유언에 따라 서산대사의 금란가사와 발우가 이 절에 안치되어 서산의 법통을 이어가는 절이 되었다. 십리 숲길을 지나면 서산대사 초의대사 혜장선사 쟁쟁한 선사들의 부도밭이 있다. 나라의 대표 고찰다운 맛이 난다. 숲길도 길지만 절도 둘러볼 곳이 만만치 않다. 대웅전 계단 소맷돌엔 돌사자 입 크게 벌리고, 기단 돌짐승은 큰 눈 더 크게 뜨고서 용맹정진을 재촉하고 있다. 추사가 촌스럽다고 타박했다가 다시 걸게 했다는 이광사가 쓴 대웅보전 현판은 고풍스럽다. 이 절 가장 오랜 유물인 삼층석탑은 단아..

연꽃, 花中君子여

연꽃, 花中君子여연꽃을 찾아서(2006.6.18) 회산 백련지(白蓮池) /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대둔사 무염지(無染池) /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내가 돌이 되면돌이 연꽃이 되고연꽃은 호수가 되고내가 호수가 되면호수는 연꽃이 되고연꽃은 돌이 되고 …   - 서정주, 내가 돌이 되면-  보리수 아래서 깨우쳐 부처가 된 석가모니는인간들이 호수의 연꽃으로 보였다 한다.흙탕물 속에 있는 것, 흙탕물에서 헤어나는 것물 위로 고개를 내미는 것꽃을 피우려 애쓰는 것이러한 연꽃의 모습은 고해를 헤매고 있는 중생이었다어두움 속에 있거나 더러운 곳에 있거나 어려움 속에서도항상 맑은 본성을 지닌 꽃이여,花中君子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