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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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장날 4

오곡(五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말속에 자연 2 오곡(五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오곡엔 두 가지 뜻이 있다  곡식 중에 고대로부터 중요하게 여긴 5대 작물을 오곡이라 한다. 오곡은 중국 주례(周禮)에 처음 등장하였다. 주례에서는 벼, 기장, 피, 보리, 콩을 오곡으로 기록하였다. 오곡은 시대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쌀, 보리, 콩, 조, 기장을 오곡이라 한다. 기장은 요즈음 생산량이 적어 대신 팥을 넣기도 한다. 단순히 오곡이 무르익었다고 할 때 오곡은 온갖 곡식이고,  오곡백과(五穀百果)는 온갖 곡식과 과일이다. 오곡밥이라 할 때 오곡은 〈동국세시기〉에 찹쌀, 팥, 수수, 차조, 콩으로 실었다. 앞서 쓴  '옛말 속 자연 1'에서 숙맥(菽麥. 콩과 보리)을 얘기하였기에 여기서는 나머지 곡식에 대해서 쓴다.   벼는 ..

뻥튀기 / 장날 흥을 내는 펑소리

뻥튀기 장날 흥을 내는 펑소리 오일장 구경을 다니면서 뻥튀기 장수를 보면 왠지 즐겁다. 뻥튀기 장수는 연신 '뻥이요'하며 손뼉 치고, 그 뻥소리에 시장 분위기가 절로 난다. 손주라도 있으면 곡식을 튀겨서 가져가는 재미도 있거니와 옆에서 구경하는 것만도 즐겁다. 뻥튀기 기계 옆에서 한참을 쳐다보았다. 뻥튀기 기계에 쌀이나 강냉이 등을 집어넣는다. 먹고 남아 말린 떡국떡도 좋은 튀김감이다. 밑불을 붙이고 기계를 돌린다. 20분이 채 안 되어 밑불을 빼고 호루라기를 길게 불어 예령을 울린다. 이제 뻥튀기 기계에서 큰소리가 나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펑'하고 대포 소리만큼 큰 소리를 내면서 고소한 튀밥연기가 자욱하게 흩어진다. 장꾼들 소리와 어울려 펑소리가 증폭되어 울린다. 시장분위기는 고조되고, 알싸한 쑥과 ..

온양온천 5일장 / 장 구경도 하고 온천욕도 하고

온양온천 5일장 장 구경도 하고 온천욕도 하고 충남 아산시 온천동 (2017.12.29) 장날 4일, 9일 섣달그믐이 다 되어 장날 구경을 나섰다. 행복한 여행을 떠나는데 가장 좋은 준비물은 가벼운 마음이라는데, 집에서 열차로 세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가벼이 떠나니 멀지도 않다. 떠나는 일 자체가 즐거운 일이지만, 장날 구경이야말로 부담 없이 떠나는 즐거운 일이다. 온양은 행정구역으로는 아산에 편입되었지만 오래되고 이름이 있는 지역이다. 조선시대에 태조, 세종, 세조가 온천욕을 하러 이곳에 가끔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백제시대 때 이름은 탕정(湯井)이니 온천의 유래가 오래되었다. 수질이 좋고, 수량이 많고, 교통이 편리하니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5일장은 온양온천역 고가 아래서 열리니 역에서 가깝..

정선장 /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장 / 정선아리랑시장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2017.3.17) 정선 장날 : 2일, 7일 시장에서 시(市)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장(場)은 상인들이 모여서 물건을 거래하는 곳으로 뒤로 물러나 있는 곳이란 의미다. 도시 상설시장인 재래(在來) 시장도 원래부터 있어왔다는 뜻이지만, 실은 1897년부터 생겼다. 상업공간이 필요하여 대로변에 임시로 만든 가가(假家)가 가게로 변한 말이다. 대로변에 세운 가가는 왕이 지나가면 헐었다가 다시 지어야 했으니 가가(假家)다. 5일장은 가가와 재래시장이 생기기 전부터 생긴 장이다. 정선시장은 1966년 정기시장으로 처음 개장하였는데, 장날과 주말에 5일장 관광열차까지 다니는 이름난 장터가 되었다. 동서울에서 아침 일찍 떠나는 버스를 타고 정선으로 갔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