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장미과 18

매실나무와 살구나무 / 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매실나무와 살구나무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옛사람들이 봄꽃이 피는 시기를 절후에 비교하여 기록한 화신풍(花信風)이 있다. 매화가 피고 한달 반 지나 살구꽃이 핀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봄꽃이 피는 시기가 촘촘하였다. 지구가 겨울에 예전보다 덜 식었다가 빨리 더워지며 봄꽃이 피는 시기도 빨라졌다. 꽃이 빨리 피었다가 지니 곤충들도 활동시기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벚나무류에 속하는 매실나무, 살구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것을 보고 헷갈려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집 부근에 있는 살구나무 꽃은 대체로 매화가 피고 한 달 정도 뒤에 피었는데, 올해는 그 개화 간격이 줄어들었다. 매화와 살구꽃을 살펴보면, 매화는 꽃대가 거의 없이 피고 꽃받침도 꽃대에 붙는다. 그래서..

돌배나무를 사랑하는 이유

돌배나무를 사랑하는 이유 식물 이름에 돌이 들어간 것은 야생이란 뜻이다. 돌배는 열매는 작아도 향기롭고 맛은 시면서도 달다. 그래서 ‘떫은 배도 맛들일 탓이다.’란 속담이 있다. 돌배나무는 삼한시대부터 재배하였는데, 우리가 요즈음 먹고 있는 배는 품종 개량한 일본배다. 일본배는 한일합방 직전에 들어왔는데 서울숲 부근에 시험재배장이 있었다. 배는 꽃이 잎보다 미리 나오는데, 몇 년 전에는 배꽃이 필 때 날씨가 추워서 벌이 나오지 않았다. 벌이 안 오면 배 과수원에서는 붓으로 일일이 묻혀 꽃가루받이를 한다. 사람이 하는 꽃가루받이는 한계가 있어 배 값이 비쌌다. 그래서 다들 '금배'라고 불렀다. 금배라도 제사 지낼 때는 과일은 꼭 놓는다. 과일에도 계급이 있어서 배는 씨가 6개라 6판서를 나타낸다는데, 배를..

산딸기 / 가시에 다칠세라 조심스레 한 움큼

산딸기 가시에 다칠세라 조심스레 한 움큼 과명 : 장미과 낙엽관목 개화 : 5~6월 결실 : 6~8월 산딸기 / 경북 안동 (2011.6.12) 딸기는 겨울에도 비닐하우스에서 길러내는 과일이다. 그래서 딸기 철이겨울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하기야 백화점에서도 2월 말에서 3월 초에 '제철 과일 딸기축제'란 이름으로 판매행사를 하고 있다. 딸기는 재배 기간이 긴 탓에 오랜 기간 구매할 수 있어서 백화점에서 과일 매출 순위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딸기는 땅에 바짝 붙어서 자라면서도 흙과 먼지를 싫어한다. 그래서 딸기밭에는 짚을 깔아준다. 짚이 아닌 다른 것을 깔면 수확량이 준다고 한다. 딸기는 영어로 'strawberry'로 지푸라기를 뜻하는 'straw'가 들어 있다. 딸기는 옛날부터 짚과 같이 ..

쉬땅나무 여름과 겨울

쉬땅나무 여름과 겨울 과명 : 장미과 낙엽관목 개화 : 7~8월 결실 : 9~10월 높이 : 2m 분포 : 중국,일본,몽골,러시아,한국(경북 이북) 쉬땅은 수수깡의 평안도 사투리다. 꽃차례가 수수이삭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높은 산에 가다가 보면 쉬땅나무는 산의 능선이나 하천 주변에서 자란다. 쉬땅나무 보다 못하다고 하는 개쉬땅나무가 있는데, 이젠 이름을 통합해서 쓴다. 쉬땅나무는 여름에는 여러 번 봤지만 겨울에는 높은 산 갈 일이 적어서 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한겨울에 한강에 나갔더니 공원에 심은 쉬땅나무가 있었다. 무서리가 지나가고 겨울 바람 맞으며 서 있는 모습이 허허롭다. 나무도 사람도 쉬어야 하고, 버려야 얻는다. 그리고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꽃 피울 봄날이 온다. 쉬땅나무 / 설..

다정큼나무 / 꽃은 도란도란 열매는 올망졸망 다정하게

다정큼나무 꽃은 도란도란 열매는 올망졸망 다정하게 과명 : 장미과 상록관목 개화 : 5~6월 결실 : 10~11월 높이 : 1~4m 분포 : 한국(남해안), 일본, 대만 다정큼나무 / 전남 진도군 관매도 (2018.11.21) 제주도나 남해안에 가면 상록성나무가 많다. 그중에 사람 키 높이 정도 되거나 조금 더 큰 나무가 있는데, 봄에는 앵두꽃처럼 생긴 흰꽃이 피고, 가을에는 검은콩에 외눈이 박힌 것처럼 생긴 검은 자줏빛 열매가 달리는 다정큼나무가 있다. 이름에 대한 유래는 전하는 것이 없지만 꽃은 도란도란 모여서 피고, 열매도 올망졸망 달린다. 늘 푸른 잎은 좁은 타원형인데 매끄럽고 두꺼운 편이다. 잎 가장자리로 가면 톱니가 드문드문 있다. 나무껍질은 흑갈색인데 세로로 갈라진다. 나무는 바닷가 따뜻한 ..

황매화와 죽단화

황매화와 죽단화 황매화 : 장미과. 개화 4~5월. 결실 9~10월 죽단화 : 장미과. 개화 4~5월 봄에 산이나 주택가나 온통 노란색의 봄꽃 일색이다. 산수유 개나리 등 나무도 그렇고, 민들레 애기똥풀 등 풀도 그렇고 봄은 노란 꽃 세상이다. 산수유와 개나리가 질 무렵 황매화와 죽단화가 그 차례를 잇는다. 노란색 꽃이 피는 두 꽃은 모두 장미과인데, 복스럽고 꽃잎이 푸짐하다. 두 꽃은 잎과 줄기의 모습은 비슷하나 꽃잎 수가 다르다. 황매화(黃梅花)는 꽃 색깔이 노랗고 꽃 모양이 매화와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죽단화는 잎과 줄기의 모양이 황매화와 비슷하고 노란 겹꽃이 핀다. 겹황매화 또는 죽도화라고도 부른다. 두 꽃은 꽃이 피는 시기도 4~5월로 비슷하고, 키도 2m 정도, 줄기는 녹색이고 털이 없..

매화와 매실

매화와 매실  매실나무 : 장미과. 개화 2~4월. 결실 6~7월  얼마 전 아는 분들과 만날 일이 있었다. 빈 터에 무엇을 심을 것인지 얘기하다가 매실나무를 심자고 하였다. 매화 구경도 하고 매실도 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어떤 분이 매화와 매실이 다르다고 하였는데, 기실은 같은 나무다. 꽃이 피면 매화나무요, 열매가 열리면 매실나무가 된다. 꽃이 좋아 심으면 매화나무라 부르고, 열매를 따려고 심었다면 매실나무라 부른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매실나무라고 한다. 최두석 시인의 '매화와 매실'이란 시가 있어 여기 같이 싣는다.    매화 / 백운산 (전남 광양. 2006.3.25)     매화와 매실                                     최두석  선암사 노스님께꽃이 좋은지 ..

모과나무 / 서재 한 켠에 두었던 은은한 향기의 과일

모과나무 서재 한편에 두었던 은은한 향기의 과일 과 : 장미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모과는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의미인 목과(木瓜)에서 유래한 과일 이름이다. 사람들은 모과에 대해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 우선 너무 못생겨서 놀라고, 못 생긴 과일이 향기가 좋아서 놀라고, 그 과일 맛이 너무 없어서 놀란다는 것이다. 울퉁불퉁하게 생긴 사람을 모개처럼 생겼다는 말을 하였다. 어릴 땐 모과를 모개라고 하였다. 균형이 안 맞는 것은 있다지만 못 생긴 대표 과일로 삼기에는 좀 억울한 점이 있다. 요즘은 품종개량을 하여 미끈한 모과가 많아 놀림을 받기에는 억울하다. 그 못 생긴 모과나무에 피는 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봄에 새색시처럼 도톰한 분홍색 꽃잎이 얼마나 고운지 모른다. 모과나무 꽃은..

참조팝나무 / 대간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들꽃

참조팝나무 대간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들꽃 과 : 장미과 형태 : 낙엽활엽관목 개화 : 5~7월 결실 : 9~10월 분포 : 평안, 강원, 백두대간 능선, 중국 조팝나무는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다. 논둑과 밭둑에서도 한쪽에 이따금 자란다. 조팝나무는 원래 잎이 짧고 꽃도 잎만큼 작아서 줄기에 열을 지어 휘휘 늘어지게 핀다. 봄부터 여름까지 줄기차게 핀다. 조팝나무는 종류도 많아 갈기조팜나무나 인가목조팝나무는 꽃이 줄기에 넓게 피어나서 윤이 날 정도이다. 조팝나무 중에는 아무래도 꼬리조팝나무가 연분홍 자태나 수술로 수놓은 모습이 아름답다. 별주부가 나오는 토끼전에 거북이가 토끼간을 구하러 육지로 나왔다가 그곳에서 조팝나무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토끼간도 약이지만 요즈음 보면 조팝나무가 더 큰 약이 ..

쉬땅나무 / 꽃차례가 수수 이삭 같은 나무

쉬땅나무 꽃차례가 수수 이삭 같은 나무 과명 : 장미과 형태 : 낙엽활엽관목 개화 : 6~7월 분포 : 우리나라 중북부, 중국, 일본, 극동러시아중국, 일본, 극동러시아 용도 : 관상용, 울타리, 식용, 약용 설악산에 가기 위해 인제 용대리에서 버스를 타면 백담사 앞에서 내린다. 여름에 그곳에 내리면 백담사와 백담계곡 갈림길에 사람 키보다 조금 더 큰 나무에 탐스런 하얀 꽃을 피우는 쉬땅나무가 있다. 쉬땅나무는 늘 그곳에서 설악산을 오르는 산객을 반긴다. 마치 부인들이 레이스를 단 옷처럼 화려한 모습이다. 꿀이 많아서 곤충도 늘 붙어 있다. 나뭇잎이 한창 푸른 계절에 쉬땅나무 꽃도 그때가 한창이다. 평안도 사투리로 수수깡을 쉬땅이라 한다는데, 꽃차례가 지고 나서 멀리서 보면 수수이삭 같다고 하여 붙인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