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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제주도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 / 고성의 우뚝함과 평탄함을 같이 보는 오름

향곡[鄕谷] 2014. 12. 4. 17:56

 

제주의 오름

 

고성의 우뚝함과 평탄함을 같이 보는 오름

동검은이오름 (표고 340m. 비고 115m)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문석이오름 (표고 291.8m. 비고 67m)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합계 3㎞. 1시간 30분. 2014.11.19)

 

 

 

백약이오름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금백조로 길 건너로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 안내 표지가 있다. 차를 두고서 다니면 된다. 백약이오름과는 큰길인 금백조로를 사이에 두고 있고,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은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있는 곳으로, 멀리서 보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검은이오름은 고성처럼 우뚝 솟아 힘을 느낄 만한 산세인데, 문석이오름은 오름이라 이름 붙이기에는 작은 오름으로, 살짝 솟아올라 있다. 어느 쪽을 먼저 가더라도 이어서 다닐 곳이다.   

 

동검은이오름을 먼저 오르기로 하였다. 가는 길은 보리밭이 펼쳐져 있어서 눈이 시원하다. 거기에다가 우뚝하여 힘이 있다. 거미집을 지으면 각을 지으며 출렁이듯 펼쳐진 모습이라서 거미오름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세계문화유산인 검은오름(또는 거문오름) 동쪽에 있어 동검은이오름 (동거문오름)으로 부른다. 4개의 봉우리가 있고, 그 안에 3개의 화구호가 있다. 처음 오르는 곳이 동검은이오름의 주봉이다. 밖에서 고성처럼 우뚝해 보이듯, 주봉을 오르면 비탈의 경사심하다. 한 눈을 팔았다가는 화구호 안으로 끝까지 추락해서야 겨우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  

 

동검은이오름 급경사에 무덤이 있다. 사라오름 호수 옆에도, 높은 오름 주변에도 대부분의 오름에는 무덤이 있다. 소와 말을 방목하고 있고, 경작지도 많다. 그만큼 오름은 제주도 사람들과는 뗄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이다. 우리가 농촌에서 산 밑에 집을 짓고, 무덤을 쓰고, 밭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탈진 길을 따라서 다른 봉우리로 올라 갔다가 같은 길로 돌아오기에는 밋밋하여서, 찔레가 얼기설기 얽힌 능선을 비집고 올라섰다. 깊은 화구호와 오름의 봉우리는 오르내림의 각도뚜렷하여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듯하였다. 산이 살아서 펄떡이는 생물 같다.

 

동검은이오름에서 내려와 문석이오름을 보면 그저 평평한 억새밭처럼 보인다. 문석이란 이름이 소유자의 이름인지 그 유래를 알 수 없지만 그저 평범하다. 그러나 문석이오름에 올라가 뒤돌아보는 동검은이오름의 풍경과 오른쪽에 있는 높은오름을 쳐다보는 풍경은 경이롭다. 낮은 곳있어야 높은 곳이 더 높아 보이듯, 낮은 곳은 낮은 곳대로 아늑하다. 사람이 제 힘 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듯, 오름도 다른 오름과 같이 있으니 가치를 나누고 값을 더하는 것이다.

 

 

 

 

동검은이오름

 

 

 

 

 

높은오름

 

 

 

동검은이오름 화구호

 

 

 

 

 

왼쪽 멀리 우도와 일출봉이 보이는 풍경 / 동검은이오름에서

 

 

 

동검은이오름 안 알오름

 

 

 

동검은이 주봉  왼쪽으로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손지봉과 용눈이봉이 왼쪽으로 보이고, 멀리 바다에 일출봉이 있다

 

 

 

문석이오름

 

 

 

문석이오름에서 보는 동검은이오름

 

 

 

문석이오름에서 보는 다랑쉬오름(좌)과 동검은이오름(우)

 

 

 

문석이오름에서 내려서며 보는 오름군. 멀리 한라산이 있다

 

 

 

좌보미오름

 

 

 

문석이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