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식물 5. 봄(4월), 풀과 양치식물
- 경기도 포천 광릉 (2023.4.14)
식물은 부지런하여 봄이 오면 동물보다 먼저 기척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식물 중에서는 풀이 나무보다 먼저 부지런을 부린다. 풀은 나무가 잎을 내어 햇볕을 가리기 전에 꽃을 피워야 후손을 생산하기가 낫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록 여리지만 가시를 내고 독성을 내고 무진 애를 쓰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모습과 향긋한 향기도 그들이 살아가는 방편이다.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더라도 무리 지어 살아남아 영역을 넓힐 수 있으면 강자이다. 풀들과 양치식물에는 그런 것들이 많다.
△ 동의나물 (미나리아재비과) :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에는 독성이 있는 것이 많다. 동의나물은 독성이 강하다. 잎 모양이 곰취와 비슷하여 산나물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풀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동이나물이라고도 하는데, 둥근 잎을 갈때기처럼 겹쳐 접으면 작은 동이처럼 보여 붙은 이름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꽃은 줄기 끝에서 나와 노랑꽃을 피운다. 잎 가장자리는 무딘 톱니가 있다.
△ 조름나물 (조름나물과) : 경북 이북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조름나물은 나물로 식용을 하는데, 먹으면 졸음이 온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현대어 졸음에 대한 조선 후기의 표현이 조름이었다. 한자명은 수채(睡菜)이니 같은 뜻이다. 총상꽃차례에 흰꽃이 모여서 달리는데, 4~5 갈래로 갈라지는 꽃 안쪽에는 길고 꼬불꼬불한 털이 밀생한다.
△ 앵초 (앵초과) : 꽃 모양이 앵도나무 꽃과 유사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일본에서는 벚나무와 비슷하다고 앵초라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은 앵도에 비교했다.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우산처럼 펴서 꽃을 피운다. 몸 전체에 연하고 긴 털이 있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 나며, 기다랗고 둥근 모양으로 주름져 있고 톱니가 있다. 티베트 눈산에서도 사는 강인한 풀이다. 큰앵초는 잎이 방패모양이고 잎이 층층이 달리는 점이 다르다.
△ 깽깽이풀 (매자나무과) : 약용하는 땅속줄기가 쓴맛이 아주 강해 입에서 신음소리가 절로 나는 풀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4월 초에 연보랏빛 꽃이 피는데 잎의 변화가 특이하다. 꽃이 피어 있는 동안 잎도 변화하여 비로드천처럼 햇빛에 두 가지 이상의 색을 드러낸다. 보라색이기도 하고 자주색이기도 한 색들이 햇빛 방향에 따라 어른거리고 초록색은 슬쩍 드러날 뿐이다.
△ 홀아비꽃대 (홀아비꽃대과) : 줄기 끝에 하나의 이삭꽃차례가 달리는 모습을 홀아비에 비유한 것에서 유래했다. 여러해살이 봄꽃으로 전국 산지 숲 속에서 볼 수 있다. 완전히 개화한 것은 넓적한 네 장의 잎이 꽃이삭을 받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제 막 꽃을 피우는 것은 마치 하얀 꽃을 잎들이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할미꽃 (미나리아재비과) : 꽃이 구부정하고 열매가 할머니 머리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할미꽃은 회분이 많은 지질을 좋아한다. 무덤을 쓸 때 석회를 많이 쓰기 때문에 군락을 이룬다는 얘기도 있다. 꽃대가 굽은 것은 종모양 꽃이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가 내려도 꽃술이 젖지 않는다. 허리도 굽었지만 꽃이 지면 수술도 백발처럼 바람에 날려 할머니를 연상시킨다.
△ 동강할미꽃 (미나리아재비과) : 강원도 석회암지대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동강에서 처음 발견한 할미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할미꽃에 비해 꽃색이 여러 가지이고 암술이 적으며 하늘을 향해 피는 점이 다르다고 하나 변이가 다양해서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다.
△ 활량나물 (콩과) : 활량나물이란 이름은 화살촉 같은 턱잎과 길게 뻗는 줄기, 굽은 열매 모양이 활과 활을 쏘는 사람을 연상시키고 나물로 식용한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노랑갈퀴에 비해 작은 잎이 난상타원형이고 덩굴손이 발달하는 점이 다르다. 어린 순이 올라오는 모습이 닭 볏 같다고 달구벼슬, 활장대, 콩대라고도 한다. 꽃이 피면 장화를 조랑조랑 매단 것 같다. 꽃은 노랑빛이었다가 서서히 갈색이 짙어진다.
△ 골풀 (골풀과) :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고 세로줄이 있으며 속은 흰색이다. 잎은 비늘 모양이다. 5~6월에 녹갈색 꽃이 취산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줄기 속을 말려서 등불 심지로 사용하여 '등심초'라고 한다.
△ 참삿갓사초 (사초과) : 중북부 늪이나 물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근경에서 나오는 줄기는 세모진다. 잎은 줄기보다 길이가 조금 짧다. 꽃은 5~6월에 피고 녹황색이다.
△ 꿩고비 (고비과) : 꿩고비란 포자를 흩어서 퍼뜨린 후 적갈색으로 변한 포자엽의 모습이 꿩의 꼬리를 닮았고 식물 전체 모습이 고비를 닮아 붙인 이름이다.
△ 파초일엽 (꼬리고사리과) : 제주도 섭섬에 바위나 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상록성 양치식물이다. 높이가 1m 정도 자란다. 잎 뒷면에 선형으로 퍼진 포자낭군이 뚜렷하다.
△ 큰봉의꼬리 (봉의꼬리과): 제주도와 남부 섬 지역 산지의 숲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상록성의 양치식물이다. 봉의꼬리는 길게 뻗는 깃조각의 모양을 봉황의 꼬리에 비유한 것인데, 봉의꼬리보다 잎이 크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포자낭은 한쪽 가장자리에 길게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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