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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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문봉 예봉산 / 다산이 걷던 산길 ②

철문봉(喆文峰.630), 예봉산(禮峰山.683) 다산이 걷던 산길을 걸으며 ② 남양주 와부읍 팔당리 (2006.4.1) 팔당리-철문봉-예봉산-팔당리(3시간) 茶山이 걷던 산길을 걸었다. 茶山이 살았던 馬峴마을이 어렴풋이 보인다. 세상을 가슴에 안고 만백성을 어여삐 여겨 토닥토닥 어루만졌던 가슴 따뜻한 어른이셨다. 봄비가 세차게 내려 갈 길을 다 못갔지만 가슴 따뜻한 사람들과 빗속을 걸으며 잠시 茶山을 얘기하였다.

사패산 / 왕이 패물로 산을 주었다

사패산(賜牌山 552m) 왕이 패물로 산을 주었다 의정부시, 양주군 (2006.3.26) 망월사역-망월사-포대능선입구-회룡골재-사패산-안골(4시간 반) 철령에서 달려온 산줄기가 이곳 사패산(賜牌山)까지 이어졌다. 산은 위엄으로 앉아있고 전설과 역사의 숨결이 가득하다. 사패산은 선조의 여섯 번째 딸인 정휘옹주가 결혼하자 부마인 유정랑에게 하사한 산이라 이름을 그리 지었다. 왕이 산을 패물로 줄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달을 보며(望月) 나라(신라) 기틀이 오랫동안 굳건하길 바라며 지은 절 望月寺. 태조(이성계)가 돌아오기를 빌어 소원성취한 뒤로 왕(용)이 돌아왔다는 뜻으로 고쳐 부른 回龍寺. 김구선생 이름자를 새겨 준공식을 하던 1949.6.26 그날 선생이 경교장에서 피살된 기막힌 사연이 있는 석굴암도 있..

태화산 / 천혜 비경을 굽어본다

태화산(太華山 1027m) 천혜 비경을 굽어본다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단양군 영춘면 (2006.3.25) 팔괴리 봉정사-태화산성-태화산-달곳-팔괴리(6시간) 옛날 뗏목을 타고 강물을 휘돌다가 강가에 잠시 쉬어 주막집 호롱불 밑에서 주안상 차려놓고 하룻밤 보냈음직한 마을이 있다. 팔괴리 마을 산 어귀에 차를 세워두고 산에 올랐다. 얼마나 산이 아름답기에 태화산이라 하였겠는가. 이 마을 사람들은 화산(華山)이라 부른다. 산 입구에 생강나무가 꽃대를 내밀고 봄소식을 전한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게 깔려있다」고 하였는데, 김유정의 소설 속 동백이 바로 생강나무이다. 지방에 따라 생강나무를 동백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절벽능선에서 강을 내려보며 걷는 산길이 아름답다. 계방..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당신이 3일 후에 죽는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미국 유학 시절의 일입니다. 교양과목 중 하나인 심리학을 들을 때였습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전공과목을 듣기만도 벅찼지만, 금발의 아름다운 여교수 제니 선생님에게 반했던 나는 머리를 쥐어짜가며 공부했습니다. 여름 방학을 앞둔 화창한 여름날, 제니 선생님이 칠판에 강의 내용을 적었습니다.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우리가 만일 사흘 후에 죽게 된다면 당장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세가지만 순서대로 대보세요. 자! 누가 먼저?"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평소 말 많은 친구 마이크가 입을 열었습니다. "에, 일단 부모님께 전화하고, 애인이랑 여행 가고... 아, 작년에 싸워서 연락이 끊어진 친구한테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