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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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文鎭) / 아버지의 문진

문진(文鎭) 아버지의 문진 얼마 전 아버지 제사에 쓰라고 어머니가 보내주신 제수용품 보따리를 풀다가 아버지가 쓰시던 문진(文鎭)이 나왔다. 문진(文鎭)을 서진(書鎭)이라고도 하는데, 책장이나 종이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누르던 물건을 이른다. 아버지의 체취가 묻어있는 문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어릴 때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 한테 가서 붓글씨를 익혔다. 아침마다 먹내가 방안에 가득하도록 벼루에 먹을 갈고 신문지 서너장에 빈 공간이 없어질 때까지 한자를 썼다. 습자시간에는 붓글씨를 쓰는데 종이가 얇은지 먹물이 많은지 책상까지 먹물이 배어나고 … 어릴 때 부터 한문을 배울 시간이 계속 있었지만 막상 요즘 벌어지는 일을 한자 사자성어로 쓸라치면 재대로 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배우기를 게을리한 탓..

감나무 / 까치밥의 여유

까치밥의 여유 감나무 과 : 감과 꽃말:좋은 곳으로 보내다오 꽃 떨어질 땐 실에 아이들이 감꽃을 끼워가느라 모여들었던 감나무. 여름철 어린애 주먹만 한 풋감이 기왓장을 때려 가끔 밤잠을 깨웠던 그 감나무 아래 시원하게 자리를 펴고 숙제하던 때엔 더위를 몰랐다. 그 퍼런 감을 신문지에 널어 물렁해지면 좋은 간식이 되었다. 가을엔 지붕에 올라서거나 사다리를 걸치고 대나무 막대기로 감을 따서 광주리에 담아 나르던 넉넉한 감나무다 곶감은 허함을 보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체한 것을 없애준다고 하여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였다. 고염나무에 접을 붙여야 감나무가 되듯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의미로 감을 제사상에 올렸다. 감나무는 사람 사는 곳과 가까이 있어 푸근하고 넉넉하며 유익한 덕이 있다. 감나무의 ..

청계산 2. 새해 청계산에서

청계산 2 새해 청계산에서 옛골-매봉-마왕굴-석기봉-망경대-혈읍재-옛골(4시간10분) 2006.1.8 인도인들은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고개를 숙여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건넨다. "제가 그대 안에서 신의 불꽃을 보았습니다"라는 뜻이다. 좋은 말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믿음이 큰 만큼 현실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 강한 희망과 꿈은 현실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것을 피그말리온효과라 한다. 산에서 목을 축이고, 산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희망을 얘기하고 좋은 말을 한다. 긍정의 힘을 믿는다. 청계산 돌문바위 - 등산인들이 돌문을 돌며 기복을 한다 청계산 마왕굴 - 고려의 유신 조견이 쉬었다 간 곳 망경대 아래에서 본 석기봉 망경대 아래에서 본 석기봉과 청계산 능선 혈읍재~옛골 하산길 얼음 속 흐..

조팝나무 / 별주부가 처음 만난 나무

조팝나무 별주부가 처음 만난 나무 과명 : 장미과 고전소설 '토끼전'에서 용왕의 병을 낫게 하려 토끼를 데리려 온 별주부가 처음 만난 나무가 조팝나무라고 한다. 부지런한 별주부처럼 봄부터 여름에 집을 나서면, 들에도 낮은 산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어릴 때 집에서 핀 옥매화를 보고 흰빛이 어찌 이리도 화려할까 하고 감탄하곤 했는데, 영월에 있는 태화산에 갔다가 눈가루를 뒤집어 쓴 것처럼 눈부신 조팝나무를 보았다. 꽃이 한창 피었을 때 좁쌀로 지은 조밥을 흐트러 놓은 것 같다 하여 조밥나무로 부르다가 조팝나무가 된 것이라 한다. 꽃도 좋지만 약용 쓰임새가 더 화려하다. 잎에 조팝나무산 이라는 해열과 진통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버드나무의 아세틸살리실산과 함께 진통제의 원료가 되었다. 진통제의 ..

철문봉 예봉산 / 다산이 걷던 산길

철문봉-예봉산-견우봉 茶山이 걷던 산길 남양주 팔당 (2005.12.31) 상팔당-철문봉-예봉산-율리봉-직녀봉-견우봉-천주교묘지(5시간) 섣달 그믐날 해 넘어가는 날. 철문봉에서 두물머리까지 걷는 것은 茶山이 걷던 길을 걷고 싶은 숙제를 하기 위해서이고, 무엄하게도 그 분위기도 느껴 보고 싶어서이다. 산길을 걷는다. 찬 바람이 매섭게 볼을 때린다. 올 한 해 열심히 살지 못한 나를 나무라는 것일 것이다. 억새고개에서 본 예봉산 정상 직녀봉에서 본 예봉산 견우봉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견우봉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견우봉에서 건너 본 검단산

청계산 1. 하얀 겨울 하얀 청계산

청계산 1 하얀겨울 하얀 청계산 양재화물터미날-옥녀봉-매봉-망경대-석기봉-이수봉-옛골(4시간반) 2005.12.25 산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산자락은 눈 속에서 조용하다. 겨울 산맛은 눈 내리고 볼을 때리는 매서운 바람 맛이 있어야 한다. 제법 찬 바람이 불어 나무가지가 흰 눈을 꼭 붙잡고 있다. 청계산 원터골 청계산 매바위 나무가지에 내린 눈송이 청계산 망경대 부근 석기봉에서 본 청계산 능선 석기봉에서 본 이수봉 석기봉에서 본 청계산 능선 청계산 옛골에서 배웅하는 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