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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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192

쇠무릎 / 뿌리를 달여 마시면 무릎에 좋다는 풀

쇠무릎 뿌리를 달여 마시면 무릎에 좋다는 풀 비름과 다른 이름 : 우슬 개화 8~9월 쇠무릎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19.8.22) 어머니가 무릎이 좋지 않을 때 우슬 뿌리를 달여 마시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슬(牛膝)은 우리말로 소의 무릎인데, 풀이름이 쇠무릎이다. 쇠무릎은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에 힘이 없는 경우 달여 마시면 좋다고 한다. 약재로 쓰려면 잎이 마르고 난 뒤에 가을에 캐는 뿌리가 더 좋다고 한다. 서울 경동시장에 가서 쇠무릎을 샀다. 다른 뿌리에 비해 묵직하였다. 뿌리가 묵직한 것은 하체에 좋은 약이 많다고 한다. 맛이 써서 마시기가 어려워 쇠무릎을 약으로 많이 쓰지는 못하였다. 술에 담가서 마시기도 한다지만 술을 못 드시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쇠무릎은 습기가 있는 곳에서..

나비나물 / 늘 나비가 앉아 있는 풀

나비나물 늘 나비가 앉아 있는 풀 콩과 개화 : 7~8월 나비나물 / 청량산 (서울 송파. 경기도 하남. 2019.9.9) 나비나물은 여름이 되면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여러 개가 나오고, 거기에 끝이 뾰족한 작은 겹잎이 달린다. 꽃은 잎 겨드랑이에 싸리꽃처럼 생긴 붉은 보랏빛 꽃이 옹기종기 모여서 핀다. 나비나물은 2개씩 모여 달리는 잎을 나비에 비유하여 지은 이름이다. 가지나 줄기에 두 잎이 나 있는 모습이 나비가 앉아 있는 모습과 천상 비슷하다. 잎은 딱딱한 편이고 거칠며, 잎 가장자리는 가는 톱니가 있어 꺼끌하여 보기와는 좀 다르다. 나비는 '날다(飛)'와 '방이'의 합성어로 곤충,새 등 '날아다니는 것'이라는 뜻인데, 나방과 나비가 그 대표로 이름을 차지하였다. 꽃이 좋아야..

큰꿩의비름 /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큰꿩의비름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과명 : 돌나물과 개화 : 8~9월 며칠 전부터 한여름 뙤약볕이 차츰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지난주에 산길에서 보지 못했던 큰꿩의비름이 성벽 아래에서 줄을 지어 서 있다. 주로 들이나 산기슭에 햇볕이 잘 드는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 꿩의비름이다. 아마도 지난주 비가 흠뻑 내려 햇빛을 쬐러 나온 모양이다. 돌나물이 노란 별꽃잔치를 열듯, 큰꿩의비름도 줄기 끝에 별모양으로 진홍빛 꽃잔치를 열었다. 꿩의비름 유래는 꿩과는 상관없다는데, 그래도 작명의 연유가 있었을 텐데 그것이 못내 궁금하다. 큰꿩의비름은 꿩의비름 보다 색깔이 진하고 수술이 꽃잎보다 긴 것이 차이점이다. 봄에는 돌나물처럼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줄기 속에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물을 ..

맥문동과 개맥문동 /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풀

맥문동과 개맥문동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풀 우리나라는 다른 온대지역 나라보다 특히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다. 작은 땅에서 사는 식물이 꽤 많다. 그것은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가 한반도를 비켜가서 다양한 종들이 지속될 수 있었고, 우리 자연환경이 이들 식물이 자라는 조건에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산을 오르며 보는 식물들이 참으로 많고, 그래서 공부할 것도 더불어 많아졌다. 자연을 모르면 진리의 세계를 알 수 없다는데, 자연 속에 묻혀 있어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산에 올라가다가 신갈나무 아래에 맥문동이 꽃 핀 것을 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개맥문동이다. 맥문동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개맥문동이란 이름을 쓴다. 다른 식물들은 빛이 있는 밝은 곳을 찾는데, 맥문동은 그 반대다. 소나무는 다른 식물들..

파리풀 / 파리를 잡는 즙액을 만드는 풀

파리풀 파리를 잡는 즙액을 만드는 풀 과명 : 파리풀과 개화 : 7~9월 높이 : 30~80㎝ 분포 : 전국 파리풀 / 청량산 (경기도 성남) 한여름에 산에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파리풀이 있다. 한번 파리풀을 알게 되면 파리풀이 지천인 것을 알 수 있다. 파리풀은 그늘진 곳에서 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가는 줄기를 뻗어서 그 위에 작은 꽃차례가 달려 있고, 이쁜 리본처럼 잎을 줄기에 매달고 있다. 꽃에 이름을 붙일 때는 꽃이나 잎, 줄기, 열매 등의 모양이나 냄새나 맛, 크기, 자라는 위치, 쓰임새 등을 보고 정한다. 파리꽃은 모양이 파리처럼 생긴 것은 아니고, 파리를 잡는데 쓰는 용도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파리풀 뿌리를 찧어 나온 즙액을 밥에 뿌리거나 종이 등에 칠하면 파리가 거기에 붙어 꼼짝 못 한..

밤에 피는 가시연꽃

밤에 피는 가시연꽃 세미원 (경기도 양평. 2019.8.8) 가시연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잎을 달고 사는 한해살이 수생식물이다. 잎이 다 자라면 120㎝ 정도에 이르고, 잎 앞쪽과 뒤쪽에는 가시가 빼곡하다. 한여름에 피는 가시연꽃은 오래된 연못에 주로 자라는데 보기가 쉽지 않다. 세계에서 자라는 곳이 몇 군데 안 되는 희귀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라지는 속도가 빠르다. 놀라운 것은 그 큰 식물이 한해살이라는 것이고, 밤에만 꽃을 피운다는 사실이다. 가시연꽃도 종별로 낮에 피는 것이 있지만 주로 밤에 피는 것이 많다. 빅토리아 가시연꽃은 밤에만 핀다는 것으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에 쓴 왕관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 양평에 있는 세미원에서 8월 중 세 차례 인원을 한정하여 밤에 피는 이 꽃을 개장한..

엉겅퀴 / 억센 가시로 무장한 가시나물

엉겅퀴 억센 가시로 무장한 가시나물 엉겅퀴는 늦은 봄부터 여름에 진분홍 꽃을 피운다. 나지막한 것부터 다 자라면 1m 정도까지 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을 들여다보면 한 송이가 아니라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서 피는 꽃차례다. 벌 나비들이 엉겅퀴에게 모여들면 엉겅퀴는 벌 나비를 유혹한 대가를 충분히 낸다. 작은 꽃차례로 둘러싼 총포 뒤에 숨겨놓은 귀중한 양식을 제공한다. 줄기와 잎에는 가시가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결연한 철옹성이다. 그래도 엉겅퀴는 벌나비를 위해서는 꽃차례를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나는 엉겅퀴를 보면 독사의 이빨이 생각난다. 포천 불무산에 갔을 때 엉겅퀴 밭을 지나갈 때 고라니가 지나가고 뱀이 지나가더니, 경사진 산길에 오르다가 독사에 물렸다. 습한 숲 속에서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 한여름 산길에서 조심해야 할 풀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한여름 산길에서 조심해야 할 풀 새로 주택지를 조성하였거나 정리가 안된 곳에서 자라는 풀에 돼지풀이 있다. 돼지풀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해식물이다. 터주 식생으로 쓰레기터 식물군락으로 쑥잎을 닮은 풀은 대개 돼지풀이다. 돼지풀이 있다는 것은 주변이 지저분하거나 생태 교란 지역이 있다고 본다. 돼지풀은 이웃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타감작용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려움증을 가져오는 식물이다. 서양 이름으로 이 풀은 '쑥을 닮은 풀'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돼지풀은 일본 이름을 그대로 번역한 이름이다. 돼지처럼 잘 자라고 생육 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서 자라서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돼지풀은 금방 쑥쑥 자란다. 택지를 조성한 부근이나 산길에 깔아놓은 야자매트 옆으로 줄지어 자란다. ..

양귀비와 개양귀비 / 아름답고 단명한 여인에 비유한 꽃

양귀비와 개양귀비 아름답고 단명한 여인에 비유한 꽃 양귀비 / 경북 봉화 (2019.6.25)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의 사랑을 받은 여인이다. 나라를 기울게 한 경국지색의 미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아는 꽃 양귀비는 섬세하고 화려하지만 수수한 맛은 없다. 양귀비 꽃은 귀티는 난다. 양귀비는 대마와 같이 아편을 만들었기에 단속의 대상이었다. 그 양귀비를 앵속이라 불렀다. 양귀비는 우리나라에서만 부르는 말이고, 중국에서는 앵속이라 부른다. 앵속(罌粟)은 열매가 항아리처럼 생기고, 그 속에 좁쌀처럼 많은 씨가 있어서 항아리 앵(罌), 조 속(粟)을 써서 붙인 이름이다. 중국은 열매를 보고 이름을 붙였고, 우리는 꽃을 보고 이름을 붙였다. 양귀비 꽃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데, 아름답고 단명한 것을 양귀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