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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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195

광대나물 / 벌을 모으는 광대의 춤사위

광대나물 벌을 모으는 광대의 춤사위 과명 : 꿀풀과 개화 : 3~5월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이른 봄 생강나무가 필 때면 풀들도 같이 돋기 시작한다. 소나무나 참나무가 덮힌 곳은 풀이 자랄 틈을 주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공간에는 겨울을 이기고 풀들이 올라온다. 풀에는 이름이 다 있다. 사람들이 풀 이름을 모르면 그 풀은 잡초가 된다. 잡초인지 아닌지는 사람이 가진 지식이나 사람이 정한 가치에 달렸다. 그에 따라 잡초의 경계에서 이름을 가진 풀이 되는 것이다. 광대나물도 그 중 하나다. 수평의 잎 위로 꽃대를 내밀어 생긴 모습이 묘기를 다하는 광대 모양이라 하여 그 이름을 받았다. 광대(廣大)는 가면극,인형극,줄타기,땅재주,판소리 들을 하던 직업을 가진 예능인을 통틀어 부른 이름이었다. 대체로 가면을 쓰고..

쑥 / 봄 향기 나물

쑥 봄 향기 나물 쑥은 봄 향기의 대표 나물이다. 흔하다고 하지만 찾아 나서면 귀한 풀이다. 어머니가 우리 집에 머물면서 주변을 산책하시다가 거의 매일 쑥을 뜯는다. 먹는 쑥은 4월에, 약으로 쓰는 쑥은 독이 오르기 직전 단오쯤에 뜯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은 어리다. 쑥을 3년만 먹으면 속병을 고친다며 몸이 불편하신데도 부지런히 뜯는다. 내가 앞서 나가도 쑥만 보이면 앉아서 쑥을 뜯느라 오실 줄 모른다. 쑥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 거친 땅이나 매우 어지럽거나 못 쓰는 땅을 비유적으로 쑥대밭이나 쑥밭이라 한다. 쑥대란 쑥의 대, 즉 줄기를 이르는 말이다. 쑥은 토양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큰다. 어디서나 쑥쑥 잘 자라 쑥이다. 쑥이 메마른 땅에서 잘 자라는 이유는 잎 뒷면에 털이 있어 통기성을 떨..

별꽃 /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

별꽃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 이른 봄 풀밭에 가면 하얀 별꽃을 만날 수 있다. 쑥이나 냉이와 같이 나지막하게 핀다. 해(日)가 하늘에 낳은(生) 것이 별(星)이라면, 해가 땅에 내린 꽃이 별꽃이다. 별꽃은 해가 낳은 꽃이다. 우주는 천억 개의 은하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은하는 3개뿐이지만, 은하마다 1조 개의 별을 품고 있다. 별꽃은 풀밭에 나서면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이다. 밝기가 급작스럽게 수 만 배 밝아지는 별을 신성(新星)이라 한다. 별꽃은 추운 겨울을 나고 봄볕에 신성처럼 다가온 꽃이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별이 반짝이듯, 초록 풀밭에서 별꽃은 더 빛난다. 옛사람들은 별꽃을 가까이 하였다. 별꽃 어린 잎과 줄기를 된장국에 넣어서 먹으면 산모의 젖이 잘 나오고 산후회..

큰개불알풀 /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

큰개불알풀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 큰개불알풀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3.12) 개불알풀속은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막 내밀 무렵 개불알풀속 꽃이 미리 가냘픈 꽃대를 내민다. 집 근처 공원에 나갔더니 별꽃과 큰개불알꽃이 봄을 맞으러 진작 나와 있었다. 개불알풀속은 개불알풀이 있고 큰개불알풀이 있는데, 개불알풀은 꽃이 분홍빛이고 지름이 5㎜ 정도로 작은데, 큰개불알풀 꽃은 청색이고 꽃의 지름이 10㎜ 정도 되어서 구분할 수 있다. 개불알이라는 이름을 부르기 뭣하여, 요즘음은 '개불알풀'을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른다. 봄까지만 꽃이 피고 여름이 오기 전에 서둘러 열매를 맺는다고 '봄까지꽃'이 '봄까치꽃'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 난초과의 복주머니란이 있는..

수선화 / 겨울에도 꽃대를 올리는 봄꽃

수선화 겨울에도 꽃대를 올리는 봄꽃 과명 : 수선화과 속명 : 수선. 금잔은대 개화 : 1~4월 결실 : 5월 높이 : 20~30㎝ 용도 : 관상용, 약용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자존 수선화 / 백련사 ( 전남 강진. 2020.1.14) 제주 대정에서 피는 수선화는 추사 김정희가 아끼는 꽃이었다. 제주의 수선화는 중국에서 해류에 실려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수선화를 강진에 있는 다산오솔길 끄트머리 백련사에서 만났다. 수선화를 우리 문헌에서 처음 전한 것은 다산전서(茶山全書)이다. 다산이 자주 찾았던 백련사였고, 다산을 존경하였던 추사도 수선화를 좋아하였으니, 그곳에서 본 수선화가 반가웠다. 그리스신화에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미모에 도취하여 여러 님프의 구애를 거절하고 연못에 얼굴을 비춰보다가..

방가지똥 / 엉겅퀴와 비슷하나 줄기에 가시가 없는 풀

방가지똥 엉겅퀴와 비슷하나 줄기에 가시가 없는 풀 과명 : 국화과 다른 이름 : 방가지 풀, 고채(苦菜) 개화 : 5~10월 결실 : 10월 길가나 빈 터에 자라는 풀 중에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줄기에 가시가 없는 식물인 방가지똥이 있다. 방가지풀이라고도 하는데 한두해살이풀이다.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 즙이 나중에 끈적끈적한 갈색으로 변해서 방가지똥이란 이름이 붙었다. 마치 애기똥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액이 나와서 애기똥풀이라 하는 것과 같다. 잎은 잎자루가 없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잎 가장자리에 가시 같은 톱니가 있는 것은 방가지똥, 잎 가장자리가 굴곡이 뚜렷하고 바늘 모양 가시가 있는 것은 큰방가지똥이다.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잎에는 가시가 있다고 하지만 부드러워서 엉겅퀴처럼 ..

서양등골나물 / 들과 산을 점령하는 생태교란종

서양등골나물 산과 들을 점령하는 생태교란종 과명 : 국화과 다른 이름 : 사근초. 미국등골나물 개화 : 8~10월 결실 : 9~11월 서양등골나물은 환경부가 2002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한 유해식물이다. 지정한 지 오래되었는데 번창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가시박이 강가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교란한다면, 환삼덩굴과 서양등골나물은 들과 산을 점령하고 있다. 한여름이 지나면서 하얀 꽃이 피면 사람들은 그것이 그냥 들꽃이거니 여긴다. 서양등골나물이 퍼지면 땅에서 나지막하게 자라는 민들레, 고들빼기, 냉이 등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다른 식물이 터를 잡지 못하게 온 산을 차지하고 땅을 척박하게 한다. 서울 남산에서 1978년 처음 발견하였다 하는데, 북한산 남한산 등 경기도 일원의 산에는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핑크뮬리 / 가을빛 분홍 물결이 아름다운 풀

핑크뮬리 가을빛 분홍 물결이 아름다운 풀 과명 : 벼과 개화 : 9~11월 미국 원산 여러해살이풀 핑크뮬리 / 제주 (2019.9.25) 꽃을 피우는 식물을 속씨식물이라 부른다. 속씨식물은 대략 26만여 종으로 지구상에 사는 식물 30만종에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중 벼과 식물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벼도 그 중에 하나지만, 그외에 억새,갈대,강아지풀,수크령,잔디와 수 많은 사초 종류 등 들풀에는 벼과 식물이 참으로 많다. 작은 꽃들이나 사초 등 들풀은 특별히 화려하지가 않다. 넓은 공간에서 바람에 의해서 수분이 되니 화려할 필요가 없다. 그런 식물들 하나하나는 화려하지 않지만 모이면 아름답다. 제주에 갔다가 핑크뮬리라는 풀을 보았다. 미국에서 건너온 여러해살이풀인데, 조경용으로 들여온 것..

석산 / 꽃무릇이라 부르는 상사화속 식물

석산 꽃무릇이라 부르는 상사화속 식물 과,속 : 수선화과, 상사화속 다른 이름 : 꽃무릇,붉은가재무릇,유령화,산수초 개화 : 9~10월 꽃말 : 슬픈 추억,죽음,환생,잃어버린 기억 석산 / 경기도 남양주 (2012.9.12) 9월이 깊어지면 고창 선운사나 영광 불갑사로 석산을 보러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 절들은 석산 군락지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석산을 달리 꽃무릇이라 많이 부른다. 간혹 석산을 상사화로 부르는 사람이 있는데, 모두 상사화속이기는 하지만 상사화와 석산은 다르다. 상사화는 연분홍 꽃이 깊게 갈라지며 피고, 꽃이 헝클어지듯 피는 석산은 진한 주홍색이다. 또한 석산은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피는데, 상사화는 잎이 먼저 피고 나중에 꽃이 핀다. 잎과 꽃이 함께 피지 못하는 특징은 같아서 상..

가시박 / 녹색 저승사자

가시박 녹색 저승사자 박과 한해살이풀 개화 : 8월 결실 : 10월 가시박 / 한강 미사지구 (2013.10.4) 한강을 걷다가 보면 강가에서 가장 넓은 터를 차지하는 식물이 무엇인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대표 생태교란종 식물인 가시박이다. 10년 전인 2009년 6월에 가시박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하였지만 점점 더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시박은 강물을 따라 퍼져서 강변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생태교란식물은 토종식물의 자리를 강한 번식력으로 침범하여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그중에 가시박은 녹색저승사자로 부를 정도로 주변 식물을 덮고 말려 죽이기 때문에 가시박이 있는 곳은 다른 식물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가시박은 여름 한철에 하루 20~30㎝나 자라는 성장속도로 주변 나무를 휘감고 고사시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