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3

돌쩌귀 / 아름답지만 독이 있답니다

돌쩌귀 아름답지만 독이 있답니다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꽃말 : 용사의 모자 돌쩌귀 꽃은 모양에 따라 각시투구꽃, 가는줄돌쩌귀, 가는돌쩌귀 등 이름이 모두 다르지만 모두 미나리아재비과 꽃이다. 돌쩌귀는 밀림지대 나무 밑 그늘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자란다. 평창 운두령에서 보래봉 오르는 길에 군락을 이루고 줄 지어 핀 돌쩌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산 다니면서 풀잎을 입에 물기도 하는데, 돌쩌귀 잎을 물면 혀가 마비되고 몸속에 들어가면 전신이 마비되거나 생명을 잃는 맹독성 식물이라 한다. 버섯에 독버섯이 있듯이 풀에도 독풀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돌쩌귀 / 평창 보래봉 돌쩌귀 / 설악산 공룡능선 돌쩌귀 / 홍천 연엽산 연엽골

코스모스 / 하늘 향해 가녀린 손짓

코스모스 하늘 향해 가녀린 손짓 국화과 꽃말 : 순정, 애정, 조화 가을 하늘 애달프게 모가지를 내밀고 가녀린 손짓하는 코스모스이다. 18세기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가면서 코스모스란 이름을 얻었다는데, 정연한 질서가 있는 세계를 뜻하는 그리스어인 Kosmos에서 유래하였다. 길가에서 질서 있게 오손도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어서 그 이름을 얻었던 모양이다. 코스모스 / 석룡산 조무락골 코스모스 / 상해봉 자명동계곡 코스모스 윤 동 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

참나리 / 나리 중의 나리

참나리 나리 중의 나리 백합과 속명 : 호피백합, 당개나리, 산나리 꽃말 : 순결, 존엄 참나리는 전국 산과 들에서 여름내 볼 수 있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짙은 황적색 바탕에 반점이 있어 화려하여 호랑무늬를 연상시킨다. 꽃잎이 호랑나비를 닮아서 인지 호랑나비가 즐겨 찾는다. 한껏 뒤로 꽃잎을 젖혀 멋을 내고 암수 수술을 힘껏 내밀며 자랑하고 있다. 산길을 가며 화려함을 자랑하는 참나리가 아름다움을 과시하는데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나리 중의 여왕나리가 참나리다. 상해봉 원아사계곡 올라가다가 참나리 여왕님을 배알 하였다. 참나리 / 철원 상해봉 원아사계곡

복사나무 / 도원경이 있는 곳

복사나무 도원경이 있는 곳 장미과 여름날 복숭아 한 입 베어 물면 그 당도가 입 속까지 가득하여 푸근하다. 복사꽃은 산골동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꽃이요, 중국 소설에나 나오는 요염한 미인이 생각나는 도화(桃花)는 정염에 넘치는 이름이다. 그만큼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래 함께한 친근한 나무이다. 과실나무 몇 그루씩 있었지만 복사나무는 그 과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온통 벌레가 달려들어 인간보다 앞서 그 맛에 빠져든다. 통조림으로 먹는 백도도 엄청 맛있고, 손오공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힘을 얻었을 만큼 훌륭한 과실이다. 달빛 아래 먹은 봉숭아는 예뻐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얼마나 낭만적인가. 벌레를 먹든 말든. 예로 부터 복사나무는 신령스럽고 귀한 나무로 쳤다. 이 나무를 가까이 두면 귀신이 오지 않..

봉선화 / 울밑에 선 봉선화야

봉선화(鳳仙花) 울밑에 선 봉선화야 봉선화과 속명 : 봉숭아, 금봉화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봉선화는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이 원산지인 한해살이 원예식물이다. 붉은색, 흰색, 자주색 꽃이 고개를 숙여 핀다. '울 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우리의 신세를 노래한 것인가, 우리를 그렇게 만든 노래인가. 이웃집 여자들이 우리 집 마당에 와서 봉선화 물을 들였다. 봉선화 꽃잎에 괭이밥풀잎과 소금을 넣고 돌멩이로 짓뭉갠다. 그것을 손톱에 얹고 헝겊으로 묶어 하룻밤을 두면 손톱이 곱게 물든다. 야생봉선화를 물봉선이라 하는데 습지에서 주로 자란다. 물봉선 씨앗이 익으면 아주 민감해서 손대면 톡 터진다. 그래서 꽃말도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me-not)이다. 고려 충선왕은 몽고에서 보낸..

해바라기 / 해를 바라보고 피는 꽃

해바라기 해를 바라보고 피는 꽃 과명 : 국화과 속명 : 향일화, 해바락이 꽃말 : 경모, 휘황 꽃이 해를 바라보고 핀다 하여 해바라기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동쪽이나 남쪽을 바라보고 고개를 숙여 피는데 꽃대가 강하여 이리저리 움직일 수는 없다. 해를 바라보고 핀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아닌 듯싶다.꽃이 옆으로 향해서 피고 꽃 모양이 해를 닮아서 이름을 그리 붙였을 것이다. 해바라기는 울타리 밖으로 고개를 삐죽 내밀고 담 밖 세상 구경을 혼자 다하기에 키다리의 대명사 이기도 하다. 해바라기는 노란색 밝은 모습과 달리 시기함이 묻어 있다. 옛날 어느 산골에 해님을 동경하는 형제가 살고 있었다. 욕심이 많은 형은 동생을 시기하여 한밤중 자고 있는 동생을 죽이고 혼자 해님에게 갔다. 그러나 해님은 ..

달맞이꽃 / 여름날 저녁에 피는 노랑꽃

달맞이꽃 여름날 저녁에 피는 노랑꽃  바늘꽃과속명 : 야래향(野來香), 월하향(月下香), 월견초(月見草)꽃말 : 기다림  달맞이꽃은 칠레에서 건너와 전국 산과 들에서 자라는 풀이다.한 포기에서 수백만의 씨가 쏟아져 번식력과 생명력이 강하다. 여름날 저녁 밝은 노란색으로 피었다가 아침이면 약간 붉은빛으로시들어 월견초(月見草)라고 부른다.  인디언 마을에 로즈라는 미모의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달을 좋아하는 로즈는 추장의 작은 아들을 좋아했는데 축제에서 추장의 작은아들은 다른 처녀의 손을 잡았다. 그것은 청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다른 남자가 다가와 로즈의 손을 잡았으나 로즈는 거절하였다. 부족의 규칙에 의해 거절은 추방이다. 로즈는 귀신의 골짜기로 추방되었다. 추방 후 작은 아들을 기다리던 로즈는 곱던 얼..

동자꽃 / 얼어죽은 동자의 혼

동자꽃얼어 죽은 동자의 혼 석죽과속명 : 전추라 (剪秋羅花)        동자꽃은 우리나라 중북부 높은 산에서 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석죽과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많은데 패랭이 별꽃 등이 있는데 대개 여름에 꽃 피우고 색깔이 뚜렷하다. 그중 동자꽃은 꽃이 크고 한여름이 조금 지난 후에 핀다 하여 전추라(剪秋羅)라고 부른다. 동자꽃은 고산지대에서 피는데 꽃은 모두 산 아래 쪽을 향해서 핀다. 그것은 동자꽃 전설과도 무관치 않다 아주 먼 옛날 강원도 산골짜기 절에 부모 잃은 동자가 스님과 살고 있었다. 겨울 채비를 위해 몇 십리 떨어진 마을로 스님이 내려갔는데, 산 내려 온 뒤 눈이 몇몇일 내려 암자로 돌아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동자는 추위와 배고픔으로 기다리다가 그만 얼어 죽었다.눈이 녹고 난 뒤에야 겨..

며느리밥풀꽃 / 시어머니 구박받다 죽어 핀 꽃

며느리밥풀꽃(山夢花) 시어머니 구박받다 죽어 핀 꽃  과명 : 현삼과속명 : 며느리밥풀꽃, 새애기풀     며느리밥풀꽃은 숲 속 길가에 낮게 자라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분홍색 입술을 살짝 벌리고 입안에 밥풀 두 개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꽃.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아 핀 꽃 그 전설이 애처롭다. 아들을 머슴으로 보낸 시어머니는 무슨 구실을 붙여서라도 며느리를 구박하였다. 불을 때어 밥을 하던 시절. 뜸이 다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몇 개 입에 물어 씹어보기 마련이지만 며느리가 어른이 먹기 전에 밥을 먹는다고 다짜고짜 때렸다.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문채 쓰러지고 끝내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죽은 뒤 며느리가 묻힌 무덤가에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이 피었다. 사람들은 착..

호박꽃도 예쁘답니다

호박꽃도 예쁘답니다 나무의 뜻을 가지고 있던 '받'이 '박'으로 변했는데, 함지박에서 '박'은 그릇이란 뜻이고, '뚝배기' '자배기'의 '배기'도 '박'에서 변한 그릇이란 뜻을 지닌다. 박이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데 '호박에 말뚝박기' '호박에 침주기' 왜 그리 호박을 못살게 하는지. 그래도 호박이 넝쿨째 굴러오면 입은 함지박만 할 테지. 애호박을 얇게 썰어 말리던 호박고지도 정겹고, 호박떡과 호박범벅은 생각만 해도 침이 넘어가고 출출할 때면 호박전에 막걸리 한잔도 좋다. 호박꽃이 못생겼다고요? 호박씨 까서 한입에 털어 넣듯이 그런 말 마십시오. 자세히 보십시오. 호박꽃이 정말 못생겼는지. 호박꽃 / 충북 제천 (200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