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전체 글 2556

북한산 / 북한산계곡에서 진달래능선으로 2

북한산 / 북한산계곡에서 진달래능선으로 2 북한산성 입구 - 북한산계곡 - 중성사 - 대동문 - 진달래능선 - 우이동이동거리 9.3㎝. 이동시간 3:43. 휴식시간 0:50. 계 4:32 (2024.4.25. 맑음)     산은 안개가 드리웠지만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북한산계곡은 연초록으로 싱그럽다. 이즈음 북한산계곡의 주인공은 귀룽나무다. 산길에 귀룽나무 꽃잎이 점점이 흩날린다. 남한산성 귀룽나무 꽃은 이미 다 지고 없는데,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차이가 있다. 귀룽나무가 아니더라도 야광나무가 하얗게 피었고, 한창 돋아나는 수목의 연초록이 계곡을 환하게 한다. 그것을 보느라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북한산계곡을 벗어나기도 전에 온도가 더 올라갔다. 계곡의 물소리는 우렁차서 ..

카테고리 없음 2024.04.26

개미지옥과 개미귀신 / 명주잠자리 애벌레가 파 놓은 함정

개미지옥과 개미귀신명주잠자리 애벌레가 파 놓은 함정  지옥은 죄지은 사람이 가는 곳이고, 귀신은 형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혼을 빼어놓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얘기한다. 지구상 생물 중에 가장 많이 사는 개미에게 지옥이 있고, 귀신이 있다. 산에 가다가 나무나 바위 밑에서 곱게 체로 친 듯한 마른 흙을 깔때기 모양으로 파놓은 구멍이 있다. 바닷가 사구 한쪽에도 그렇게 파놓은 구멍을 이따금 볼 수 있다. 그 구멍이 개미지옥이라는 함정이다. 그 구멍 바닥 밑에 명주잠자리 애벌레인 개미귀신이 숨어 있다.  같은 육식성 곤충류이기는 하지만 명주잠자리는 잠자리가 아니다. 그런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잠자리는 날쌔고 더듬이가 털처럼 짧은데, 명주잠자리는 행동이 둔하고 더듬이가 길고 몸은 더 가늘다. ..

북한산둘레길 3-5. 북한산성입구~교현리 / 산의 초록을 전합니다

북한산둘레길 3-5. 북한산성입구~교현리 산의 초록을 전합니다 북한산성 입구- 효자리 - 밤골 - 사기막야영장 - 솔고개 - 교현리(우이령 입구) 이동거리 8.6㎞. 이동시간 3:10. 휴식시간 1:20. 계 4:30 (2024.4.19. 맑음. 11.5~24.3℃) 4월 20일 경 돌아오는 곡우(穀雨)는 모심기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날이다.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때 산에 들면 연초록 푸른 숲이 눈에 확 들어온다. 구파발에는 다른 평일에 비해 산에 가는 사람이 많다. 구파발은 조선시대 파발(把撥)이 있던 곳이라는 유래가 있는 지명이다. 파발은 공문서를 전달하기 위해 설치한 역참이다. 산에 다녀와 산의 초록을 전하기 위한 파발꾼이 모인 셈이다. 벚나무는 꽃이 지고 꽃자..

북한산 영봉 · 백운대 / 가던 길 뒤돌아보면 생각지 못한 경치가 있다

북한산 영봉과 백운대 가던 길 뒤돌아보면 생각지 못한 경치가 있다 우이동 - 용덕사 - 영봉 - 하루재 - 백운대 - 대동문 - 소귀천계곡 - 우이동 이동거리 12.5㎞. 이동시간 7:07. 휴식시간 1:40. 계 8:47. (2024.4.16. 대체로 흐림) 산에서 진달래가 피면 봄이다. 진달래는 봄산에 피는 온대식생을 대표하는 우리 꽃나무이기 때문이다. 산 아래는 진달래꽃이 지고 철쭉꽃이 피고 있는데, 해발 400에 올라서니 진달래는 지금이 한창이다. 소나무가 척박한 능선으로 올라가며 자라듯 진달래도 그렇다. 진달래는 암석이 있는 곳도 좋아해서 바위틈에서도 자란다. 산길에는 어제 내린 비로 꽃잎이 많이 떨어졌다. 그 꽃잎을 밟고 걸었다. 영봉은 바로 앞에 인수봉을 볼 수 있는 멋진 조망터이다. 오늘은..

남한산성에 온 봄 / 기지개를 켜고 나온 봄의 풍경

남한산성 26 남한산성에 온 봄 기지개를 켜고 나온 숲의 풍경 남위례 - 옥천약수터 - 위례계곡 - 수어장대 암문 - 서문 - 수어장대 암문 - 위례능선 - 전망데크 - 옥천약수터 - 남위례 이동거리 12.2㎞. 이동시간 5:34. 휴식 1:19. 계 6:53 (2024.4.12. 맑음. 12.0~24,2℃)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숲은 하루가 다르다. 겨울이 없다면 봄이 귀한 줄 어찌 알겠는가. 봄바람이 불어오더니 풀과 나무는 기다렸다는 듯 달음박질을 한다. 나무가 잎을 내기 전에 풀은 생명의 꽃을 피운다. 산 아래 진달래는 거의 졌고, 산 위에 진달래는 한창은 지났다. 산벚나무 꽃잎도 분분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진달래가 질 즈음 흑자색 꽃을 달고 나온 족도리풀은 꽃가루 심부름을 시킬 개미들을 모을 것이..

소나무 그늘에도 살 수 있는 식물

소나무 그늘에도 살 수 있는 식물 진달래, 철쭉, 비비추, 맥문동, 둥굴레, 원추리 … 단풍나무, 잣나무, 소나무 밑에는 다른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기 어렵다. 산에 다녀 보면 참나무류 아래서도 풀이 없고 낙엽만 수북하다. 잎에 들어 있는 성장억제물질 때문이다. 그런 나무들 주변에서 다른 종의 물질이 살지 못하도록 생장을 억제하는 작용을 '타감작용(Alleopathy)'이라 한다. 소나무는 뻗어나간 뿌리에서 싹이 올라오지 않는다. 나무를 베고 나면 더 이상 싹이 올라오지 않는 유일한 나무가 소나무이다. 나무를 베거나 설해(雪害)를 입은 소나무는 새로운 줄기를 만드는 것을 거부한다. 원래 자랐던 줄기가 없어지면 그냥 받아들이며 살아가거나 죽는다. 소나무가 번식을 하는 방법은 씨앗뿐이다. 소나무 숲은 건조한..

천마산 / 이제는 꽃을 보러 가는 산

천마산 (812m) 이제는 꽃을 보러 가는 산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버스종점 - 청소년수련원 - 돌핀샘 - 정상 - 꺽정바위 - 청소년수련원 - 호평동 버스종점 이동거리 7.4㎞. 이동시간 4:02. 휴식시간 2:01. 계 6:03 (2024.4.8. 맑음) 서울을 중심으로 산 지맥을 보면 한북정맥에서 갈라지며 북한산과 도봉산이 자리 잡은 도봉지맥이 있고, 그 오른쪽에 수락산과 불암산을 차린 수락지맥이 있다. 서울을 둘러싼 두 지맥에서 한 발 벗어나면 수원산과 운악산 사이에서 천마산으로 내려오며 운길산과 예봉산으로 갈라지는 것이 천마지맥이다. 예전에 교통이 불편하던 때에 서울서 천마산에 가려면 버스를 오래 타고 가야 했다. 물이 적고 후미진 산이었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 때만 하여도 천마산(天馬..

수액이 많은 나무 / 고로쇠나무, 가래나무, 층층나무 …

수액이 많은 나무 고로쇠나무, 가래나무, 층층나무, 물박달나무, 다래 쇠박새는 단풍나무줄기를 콕콕 찍어 단물을 꺼내서 먹는다. 쇠박새는 나무줄기에 수액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봄철이 되면 사람도 나무에서 수액을 받는다. 수액은 무기질 즉 미네랄이 풍부하다.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 중 수소, 산소, 탄소, 질소를 제외한 모든 원소가 미네랄이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도 미네랄이 없으면 체내 흡수와 작용이 불가능하다. 미네랄은 몸의 골격을 유지하고, 혈액과 호르몬을 만드는 작용을 한다. 수액의 미네랄은 80%가 칼슘과 칼륨이다. 일반 생수에 비해 칼슘과 칼륨이 아주 많다. 수액이 많은 나무는 단풍나무과인 고로쇠나무와 당단풍나무, 신나무가 있다. 자작나무과 나무로는 자작나무, 박달..

남한산성에서 봉암성으로 /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남한산성 25 남한산성에서 봉암성으로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중앙주차장 - 남 2 옹성 - 수구문 - 동문 - 동장대 - 남한산 - 봉암성 암문 - 은고개(샘밭)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21. 휴식시간 0:34. 계 3:55 (2024.4.2. 맑음. 8~22℃) 춘분이 지나 청명이 다 되어 오는데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산에 오르니 귀룽나무만 초록으로 산빛을 밝히고, 조팝나무도 약간 흉내를 낼 뿐 다른 나무들은 묵묵부답이다. 봄은 아래로부터 온다. 산 아래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는데, 중턱 위에 진달래는 꽃봉오리 끄트머리만 붉다. 척박한 곳에서 사는 진달래는 그래도 성질이 급한 나무다. 진달래는 오래 사는 나무이기도 하다. 늙어서도 꽃이 피는 나무가 진달래이다. 남한산성 남쪽 성밖을 걸었다..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진천 탐방 3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식파정 - 김유신 탄생지 - 보탑사 삼층목탑, 연곡리 석비 - 길상사(사당) - 용화사 석조보살입상 생거진천자연휴양림 뒤는 무제산이고 골을 내려가면 백곡저수지다. 저수지 물가에 정자 식파정(息波亭)에 잠시 들렀다가 김유신 탄생지로 갔다.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595~673)은 진천에서 탄생한 역사 인물이다. 김유신은 이곳 만노군(신라시대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진흥왕의 증손인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유신의 증조부는 금관가야 마지막 왕으로 신라에 투항하여 진골귀족으로 편입되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무장으로 공을 세우고, 결혼으로 세력을 높였다. 김유신도 여동생을 김춘추에 시집보내고, 조카딸이자 무열왕의 딸인 지소공주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