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소나무 38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숲 / 북서 허한 기운을 메운 소나무숲

안동 나무 탐방 7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숲북서 허한 기운을 메운 소나무숲 천연기념물 제473호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1164-1    소나무는 솔+나무에서 'ㄹ'이 탈락하여 소나무가 되었다. 솔은 산의 꼭대기를 뜻하는 수리가 변한 고유어로 산 정상부에서 자라거나 높이 자라는 나무란 뜻이다. 소나무는 우리와 가장 친숙한 나무이고 가장 흔한 나무이다. 소나무로 집을 짓고, 흉년에는 껍질을 벗겨 먹기도 했고, 죽어서는 소나무 관속에 들어가는 생활문화 속에 나무다. 소나무는 조선시대부터 엄격하게 관리하여 오래된 나무가 많다. 천연기념물 나무 중에서 소나무 관련은 열여덟 건이나 된다.  안동 하회마을 북서쪽 강변 모래 퇴적층에 소나무를 심어서 만든 숲이 만송정숲이다. 100~150년 된 소나무 300여 그루가 자라..

못된 소나무가 솔방울만 많다 / 떠나야 할 때를 아는 나무

말속에 자연 28 못된 소나무가 솔방울만 많다떠나야 할 때를 아는 나무  나무 중에서 소나무만큼 우리와 인연이 있는 나무도 드물다.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에 엮는 솔가지 잎에서 시작하여 소나무 관속에 들어가 솔밭에 묻히니 말이다. 어릴 때 땔감을 마련하러 뒷산에 올라갔다. 주로 솔잎이나 참나무잎을 긁어서 담아 온다. 어떻게 늘 푸르다는 솔잎이 긁어와도 늘 쌓인다. 늦가을이 되면 참나무 잎은 그 해 봄에 난 것이 모두 떨어지는데, 솔잎은 올해 난 것과 지난해 난 것은 그대로 붙어 있고, 지지난 해 난 것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잎갈이를 하고도 남아 있는 것이 많기에 늘 푸르게 보인다.  추석이 되어 송편을 만들 때면 솔잎을 따온다. 송편을 찔 때 밑에 깔기 위해서다. 솔향도 좋지만 항균력과 방부력이 뛰어..

북한산 향로봉과 비봉 / 진관사 원점회귀 1. 기자능선 - 진관사계곡

북한산 향로봉과 비봉 진관사 원점회귀 1. 기자능선 - 진관사계곡 진관사 입구 - 진관사 - 기자능선 - 향로봉(535) - 비봉(560) - 진관계곡 - 진관사 - 진관사 입구 이동거리 7.2㎞. 이동시간 4:22. 휴식시간 0:55. 계 5:17 (2023.8.31. 맑음)    한창 더위가 끝나가니 산에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름 꽁무니는 남아 있고, 가을 첫머리에 들어서는 바람결이다. 먼산이 뚜렷이 보이면 비가 오고, 가까운 산이 멀리 보이면 날씨가 좋다. 새털구름과 양떼구름이 보이면 비가 오고, 뭉게구름이 보이면 날씨가 맑다. 시계가 뚜렷하고 뭉게구름이 끼어 풍경도 좋은 날이다.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향로봉 1.9㎞라 쓴 표지판을 따라 산으로 올랐다. 산 곳곳에 버섯이 피었다가 스러져가고 있..

왕릉과 숲 6. 영월 장릉(莊陵.단종)과 청령포

왕릉과 숲 6 영월 장릉(莊陵. 단종)과 청령포 강원도 영월군 장릉(莊陵) : 조선 6대 단종(端宗. 문종의 맏아들. 수양대군(세조)의 조카. 1441-1457(16세), 재위 3년 2개월(1452-1455))의 능. 단릉 단종의 짧은 생애는 참으로 기구하다. 어머니 현덕왕후 권 씨는 난산으로 단종을 낳은 지 3일 만에 죽었다. 할머니뻘인 세종의 후궁 양 씨가 젖을 먹여 키웠다. 병석에 있던 아버지 문종도 즉위 2년 3개월 만에 승하했으니 단종이 즉위한 것이 11살 때이다. 대왕대비도 대비도 왕비도 없었으니 수렴청정도 못할 때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켰다. 왕에 오른 지 2년 뒤 왕비 송 씨를 들였다. 수양대군이 금성대군 등 종친과 신하들을 유배시키자 즉위 3년째 14살 때 왕위를 내려놓는다. 15세 ..

왕릉과 숲 4. 여주 영릉(英陵.세종)과 영릉(寧陵.효종)

왕릉과 숲 4 여주 영릉(英陵. 세종)과 영릉(寧陵. 효종)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왕대리 산 83-1(영릉로 269-1) 영릉(英陵) : 조선 4대 세종(世宗. 태종 3남. 충녕대군. 1397-1450(53세). 재위 31년 6개월(1418-1450))과 소헌(昭憲) 왕후 심(沈)씨(1395-1446. 51세) 합장릉 영릉(寧陵) : 조선 17대 효종(孝宗. 인조 2남. 봉림대군. 1619-1659(40세). 재위 10년(1649-1659))과 인선(仁宣)왕후 장(張)씨 (1618-1674. 56세) 동원상하릉 영릉 가는 길은 경강선이 생겨서 찾아가기가 나아졌으나 세종대왕릉역에서 다시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여주시내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십여 리 여강길을 걸어서 영릉으로 갔다. 신륵사 앞 남한강 ..

무덤에 도래솔을 심은 뜻

무덤에 도래솔을 심은 뜻 무덤 주위에는 숲과 경계를 짓기 위해 둘레 나무를 심는다. 도래는 '둥근 물건의 둘레'란 뜻이고, 거의 다 소나무를 심어 무덤의 둘레 솔이 도래솔이 되었다. 즉 도래솔은 무덤가에 죽 둘러서 심은 소나무이다. 조선 왕릉에는 송백(松栢)을 주로 심었다고 하는데, 송백은 소나무와 잣나무인데 주로 소나무를 심었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계급별로 아예 나무를 정해서 심으라 했는데 우리는 그런 제한은 없었던 것 같다. 도래솔을 심은 뜻은 이승과 저승의 가리개 역할이 크다. 조상이 이승을 보지 않게 하여 걱정을 덜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서 고생하고 가셨는데 저승에서 더 이상 이승을 보지 말고 편히 쉬시라는 뜻이다. 도래솔이 건강하게 크는 것은 좋은 나무를 골라 심기도 했겠지만 넓고 좋..

청령포 소나무

청령포 소나무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 (2018.9.24)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는 강과 산으로 막혀 있고, 청령포 안은 소나무로 덮여 있다. 오래된 큰 소나무들이다. 나룻배로 건너간 곳은 섬과 같은 땅이요,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소나무와 노산대에서 쳐다보는 하늘과 강물 뿐이다. 사방팔방 막고 가려놓은 유배의 땅이었다. 이곳에는 단종 유배시 설화를 가지고 있는 소나무 관음송(觀音松)이 있다. 단종이 유배 오는 모습을 보고(觀),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音)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수령 600년인 이 나무는 단종이 걸터앉아 쉬었다는 전설이 있다. 깊은 회한의 단종이 의지할 수 있었던 작은 쉼터였다. 관음송 (천연기념물 제349호)

소나무의 운명

소나무의 운명 어릴 때 학교 다니던 초여름에 뒷산에 가서 송충이를 잡은 일이 몇 번 있었다. 송충이를 잡아 깡통에 담아 시간이 되면 한 군데 모아 처리하였다. 좀 일찍 마치면 나무 밑에 떨어진 소나무 껍질을 주어 와서 운동장 옆에 있는 탄지라고 하는 연못에서 띄우고 놀았다. 그만큼 학교 뒷산엔 소나무가 많았다. 지금 도심 부근에는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허물어 건물을 짓느라 소나무가 줄었다. 일제 때는 전쟁물자를 위해 송진을 채취하고, 춘궁기에는 구황식으로 소나무 껍질을 벗겨 내느라 소나무가 줄었다. 춘궁기에는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살았다. 초근의 대표는 칡이고, 목피의 대표는 소나무 껍질이었다. 소나무 두꺼운 껍질을 벗기고 그 안에 물기가 있는 얇은 부분을 벗겨서 허기를 달랬다. 소나무 껍질은 거북등처럼..

소나무야 소나무야 14 / 2016년의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14 2016년의 소나무 소나무와 난 소나무 아래는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자신의 몸을 지키고 자신에게 성장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물질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타감작용'이라는데 토종식물보다 귀화식물이 곱절도 넘게 만들어낸다. 춘란이 자생하는 곳은 마을 가까운 동남향에 해를 가려주는 소나무가 있고, 그 가까이 저수지가 있다고 한다. 마을에 개 짖는 소리나 닭 우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의 거리에서 자라지 심심 산골에는 자라지 않는다 한다. - '꽃, 윤후명의 식물이야기' 중에서 사진 : 향곡 소나무 / 강원도 삼척 (2016.9.29) 소나무 / 운길산 (남양주. 2016.1.29) 소나무 / 묵계서원 (안동. 2016.4.24) 소나무 / 오봉산 (춘천. 2016.10.30)..

소나무야 소나무야 13

소나무야 소나무야 13 2015년의 소나무 소나무의 형태 소나무 잎은 3~13㎝ 길이로 2개 잎이 마주난다. 바늘잎 사이에 사이눈이 있어 소나무 잎을 통째로 꺾꽂이하면 새로운 순을 얻을 수 있다. 사이눈에서 뿌리와 줄기가 생겨나는 것이다. 나이테가 커질수록 잎의 길이는 짧아진다. 원가지에서 나는 바늘잎은 곁가지 보다 수명이 길다. 소나무 줄기는 태백산맥 등 동쪽지역에는 곧게 뻗었고, 남서해안은 대체로 굽었다. 뿌리는 깊게는 5~6m나 들어가 줄기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소나무는 암수 한 몸이다. 수꽃은 1㎝ 내외로 타원형이고 황색이며, 보통 20~30개가 난다. 암꽃은 윗 가지에 2~3개 달리는데, 길이는 5㎜ 내외로 엷은 보라색이다. 수분은 4~5월에 하고, 다음 해 봄에 수정된 종자가 익는다. 둥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