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장터 11

황학동 풍물시장 / 동묘 옆 벼룩시장

황학동 풍물시장 동묘 옆 벼룩시장 서울 중구 황학동 (2019.12.10) 황학동 풍물시장은 동묘역에서 청계천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벼룩시장이다. 동대문역에서 청량리 방면으로 왕산로를 따라 전철역 한 정거장 더 가면 동묘역이다. 동묘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지원하러 온 명나라 장수 진린이 촉한의 명장 관우의 사당을 세우기를 청하여 만든 사당이다. 왕산로는 일제에 맞서 싸우다가 붙잡혀서 처음으로 사형당한 의병장 왕산 허위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붙인 길이다. 왕산의 후손은 안동으로 시집갔으니, 한 분은 이육사의 어머니요, 한 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의 손부이다. 또 이곳 시장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시녀를 보내 채소를 팔며 끼니를 잇던 여인 시장터이기도 하다. 시장에 물건만 사러 오..

온양온천 전통시장 / 온양온천역 앞 상설시장

온양온천 전통시장 온양온천역 앞 상설시장 충남 아산시 온천동 (2017.12.29)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온양온천역에서 길을 건너면 있는 상설시장이다. 전통시장은 물건이 많기도 하지만 값도 싸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5일장 못지않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이다. 먹는 것이 대부분인 시장 안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고,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에서 시장 분위기가 난다. 소금장수, 물장수, 엿장수 등 사라지는 장수들도 있지만, 튀김 장수, 식자재 장수, 생활물품 장수 등 늘어나는 장수도 있다. 주전부리도 또뽑기, 달고나, 눈깔사탕, 아이스케끼에서 순대, 닭튀김, 떡볶이로 바뀌었다. 시장에서 파는 물건에서도 세상 변화를 볼 수 있다. 두부는 고려시대부터 사찰 전매특허였다. 임금에게 올리고 사대부들이 먹던 것이어서..

아우내장 / 천안 병천장

아우내장 / 천안 병천장충남 천안시 병천면 (2017.5.16)아우내 장날 : 1일. 6일   천안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까이 가면 아우내장터가 있다. 유관순 열사가 1919년 기미년 아우내에서 만세운동을 하여 더욱 알려진 장터다. 냇물이 아울러서 '아우내'이다. 물이 아울렀다는 것은 정선에 있는 아우라지도 같다. 아우르다는 어우르다의 작은 말이고, 합한다는 뜻의 옛말은 '아울'이다. '아우라지'는 '합해짐'이란 뜻이 된다. 아우르다의 어근이 '아울'인데, 옛말에는 '아울'보다는 '어울'이 많다. 이곳은 잣밭내(栢田川)와 치랏내(葛田川)가 어우러져 병천천(竝川川)이 흐른다. 병천천은 겹말이 되었다.   천안삼거리 능수버들은 휘휘 늘어졌다. 옛시에 버드나무는 사랑과 이별의 나무였다. 이곳에 사랑과 이..

해남장 / 땅끝 장터

땅끝 장터 해남장 / 전남 해남군 해남읍 (2016.11.1) 해남 장날 : 1일, 6일 육지의 땅끝 해남 장날이다. 장날은 삶의 터요 사람들이 숨 쉬는 공간이다. 누구한테는 기다림이요, 누구한테는 삶의 활기다. 서울에서 첫차를 타고 가서 점심 무렵에 도착하였다. 조금씩 거두는 분위기는 났지만 아직은 이른 시간이다. 가을 수확이 끝나가고 있는 철이라 남도음식 재료가 온 장에 가득하다. 감귤과 감은 장바닥을 노랗게 하고, 배추와 생강 잎은 푸르다. 장바구니에 담긴 생선들도 금방 들어온 듯 싱싱하다.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하고 상인들은 손님들을 부르느라 장날 분위기가 난다. 어릴 제 어머니가 장에 가실 때는 꼭 한복을 입고 나가셨다. 그때는 어머니만이 아니고 그 고장 어머니들이 다 그랬다. 장에 나가 먹을 거..

북평장 / 싱싱한 해물이 가득한 장터

싱싱한 해물이 가득한 장터 북평장 / 강원도 동해시 (2016.9.28) 북평 장날 : 3일, 8일 북평장으로 갔다. 북평은 동해시에 있는데, 1980년에 삼척의 북평읍과 명주의 묵호읍이 동해시가 되었다. 북평장은 해물장으로 큰 장이다. 바다생물이 장터에 가득하다. 물메기나 곰치로 더 부르는 꼼치는 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둔해 보이는 몸짓이 물에 사는 곰 같다고 곰치라 하였다. 어부들은 '물텀벙'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물에 던지면 큰 몸 때문에 '텀벙' 소리가 난다고 그리 불렀다는데, 지금은 돈이 된다고 하여 대접이 다르다. 등이 부풀어 오르는 생선이라 이름 지은 고등어(高登魚)는 살이 통통하고, 위기 탈출 때 먹물을 품어 지능이 높다고 생각하여 지은 문어(文魚)도 몇 마리가..

원주중앙 미로예술시장 / 미로 속에서 보는 시장

미로 속에서 보는 시장 원주중앙 미로예술시장 / 원주중앙시장 2층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로 (원주역사거리에서 2㎞) (2016.7.27) 원주 중앙시장 2층에 가면 미로 속으로 들어가는 시장이 있다. 이름하여 미로예술시장으로 미로 속에서 예술로 꾸민 시장이다. 젊은이들이 꾸미고 젊은이들이 찾아온다. 밥집도 찻집도 공방도 화장실도 예술로 꾸몄다. 사각사각 연필을 깎으면 느낌이 좋듯, 한발 한발 호기심의 발길로 들어가는 시장이다.

원주장 / 원주민속풍물시장

원주장 / 원주민속풍물시장 강원도 원주시 강변로 (원주역 왼쪽으로 2㎞) (2016.7.27) 장날 : 2일,7일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 지고 장에 간다 하는데, 장이라는 게 꼭 물건을 정해서 사거나 팔러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 구경하고, 반가운 사람 만나 얘기를 하고 그런 것이다. 원주장은 봄에는 산나물이 많고, 가을에는 버섯이 많다는 장이다. 한여름은 또 여름 나름대로 구경거리가 있다. 여주, 박, 노각(늙은 오이), 애호박과 호박잎, 고춧잎 등 싱싱한 농산물이 있고, 정성 들여 만든 메밀 전과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국수도 있다. 처음 보는 가지 고추를 사고, 이것저것 먹을 것을 샀다. 큰 수박 한 덩이 사서 먹는데 길 가던 사람들이 도와주고, 덤으로 얻은 대추를 장사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다...

백암장 / 용인에 있는 면 5일장

용인에 있는 면 5일장 백암장 / 경기도 용인 군 백암면 (2016.6.16) 백암장 : 1일, 6일 용인 시외터미널에서 백암면으로 가는 10번 시내버스를 탔다. 시골버스가 그렇듯 큰 도로에서 동네로 들어가는 소로를 이곳저곳 다 거쳐서 다닌다. 차 안에는 장 구경 가고 친구들 집에 놀러 간다는 아주머니들 목소리가 왁자지껄하다. 정오가 다 되어서인지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은 적고, 장도 규모가 작아서 한 바퀴 돌아보는데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백암장은 면에 서는 장으로는 큰 편에 속한다. 오늘 장엔 마늘이 많다. 알이 가장 굵은 것이 한 접에 5만 원 하여 예년에 비하여 다소 올랐다지만 내용물은 튼실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 동물들을 파는 곳인데, 장사꾼은 "사진을 찍어 동물 보호네 하..

용문장 / 봄장은 나물장입니다

용문장 / 봄장은 나물장입니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6.4.15) 용문장 : 5일,10일 5일장에 가면 계절마다 새로 나오는 진미를 구할 수 있는 데다가, 사라져 가는 토종을 본다거나 잊어버린 옛 것을 구경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5일. 10일이 용문장이다. 용문장은 용문역 앞에 서는데, 용문은 중앙선 전철 종점이요, 산꾼들이 많아서 장 보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농촌과 산간에도 인접해 농산물과 임산물이 많다. 봄철에 장에 가면 입맛이 도는 봄나물을 만날 수 있다. 겨우내 땅속에 있다가 지천으로 푸릇푸릇 피어오른 생명들이다. 어김없이 봄나물이 장에 쏟아져 나왔다. 2월에 보았던 방풍나물과 냉이는 벌써 들어가고, 두릅, 취나물, 햇고사리, 엄나무순이 나왔다. 봄나물도 취나물 등 생명력이 긴 ..

평택 통복시장 / 평택역앞 재래시장

평택역 앞 재래시장 평택 통복시장 경기도 평택시 통복동 (2016.3.30) 시골장터 하면 무와 대파를 덤성덤성 썰어 넣어 후후 불어 먹는 뜨거운 장터국밥이 생각난다. 신발전, 싸전, 어물전, 잡화전,우시장 등 구경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엿장수는 가위를 철거덕철거덕거리고,추억의 동동 구리무(크림) 장수는 북을 둥둥 울려대며 목소리를 높여 손님을 끌었다. 장날은 사거나 팔 물건이 없어도, 장에 나가서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비틀거리며 고등어 한 손은 사들고 왔다. 5일,10일은 평택장이다. 평택역에서 내려 오산 방향으로 1.2㎞를 가면 통복시장이 있다. 5일장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상설장에 흡수되었다. 5일장에 대한 정취는 그리 없어서 장 구경을 하기엔 아쉬움이 있다. 주말에야 사람이 장날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