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한라산 12

3월, 눈 속에 한라산

한라산 11 3월, 눈 속에 한라산 성판악 주차장 - 속밭대피소 - 진달래대피소 - 백록담 - 용진각 쉼터 - 삼각봉대피소 - 탐라계곡 - 관음사 주차장이동거리 18.8㎞. 이동시간 7:50. 휴식시간 2:14. 계 10:04 (2023.3.8. 맑음. 1~8℃. 바람 3~4m/s) * 백록담 : 동서 700m, 남북 500m, 둘레 1.72㎞, 면적 2,1ha(6300평), 바닥 높이 1839m, 비고 111m, 동릉1933m 서릉 1950m       기록에 남아 있는 한라산 최초 등반은 존자암으로 올라 백록담 서북으로 오르는 길이었다. 나중에는 관음사에서 시작하여 한라산 북쪽으로 오르는 길을 1960년대까지 가장 많이 이용하였고, 1100 도로와 516 도로를 개설한 이후에는 어리목코스와 성판악코스..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 한라 최고의 경관지

한라산 10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한라 최고의 경관지 영실-병풍바위-윗세오름-만세동산-어리목 (2020.4.30) 이동거리 10.2㎞. 이동시간 4:13. 휴식시간 0:56. 계 5:09. 영실기암 영실에서 어리목광장까지는 한라산을 다니는 길 중에서 짧은 길이다. 영실(靈室)은 신령이 사는 집 또는 골짜기다. 그만큼 이곳은 신령스러운 곳이다. 구름이 조화를 부려 신비를 더한다. 영실기암(靈室寄岩)은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로 경승지가 된 것도 가경(佳景)에 신비의 힘이 더하여 생긴 명소이다. 산허리에 기암인 오백나한이 구름 속에 숨었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병풍바위 앞에서 숨을 고르고 보니 바위틈에서 털진달래 분홍빛 꽃망울이 나오고 있다. 조화를 부리는 구름을 넘어 노루샘에서 목을 축였다. 산자..

한라산 / 가슴 속에 남는 명산

한라산 (1950m) 9 가슴속에 남는 명산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사라오름(왕복)-백록담-삼각봉대피소-탐라계곡-관음사 / 제주도 이동거리 20.7㎞. 이동시간 7:56, 휴식시간 1:58. 계 9:54 (2020.4.27) 한라산 백록담 (2020.4.27) 한라산 초입인 성판악 아침 기온이 8℃로 선선하다. 한라산 나무는 이제야 초록이 움트고 산도 푸르기 시작했다. 큰 산이라 늦게 기지개를 켜는 것일 것이다. 한라산 초입의 대표 나무인 굴거리나무는 줄기 위쪽에 돌려나기로 새순이 나고, 다른 나무도 새순이 나오고 있었다. 한라산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그 외양도 다르지만, 산 안에 들면 식물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아열대 식물부터 한대 식물까지 수직 분포를 구경할 수 있다. 아열대의 북방한계요, 한대의..

한라산 / 변화와 신비의 산

한라산(1950m) 8 변화와 신비의 산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개미등-탐라계곡-관음사입구 2017.10.17. 흐린 후 맑음. 이동거리 18.3㎞. 걸린 시간 9시간 20분 제주도는 동서 73㎞, 남북 31㎞인 타원형으로 그 안에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2만 5천여 년 전 화산활동으로 한라산이 생겼다. 섬이 비좁을 정도로 앉음새가 넓다. 생명 탄생의 요란함으로 불기둥이 천지를 뒤흔들며 용솟음쳤다. 그래서 이은상 선생은 백록담을 불늪이라 하였다. 불늪을 뚫고 분출한 펄펄 끓는 바윗 물은 바닷가까지 넘쳐 제주를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하였다. 어제 종일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늦은 밤에 그쳤다. 오늘은 설문대할망이 우리의 산길을 도와주었다. 올해 초 큰 눈이 내려 산행을..

한라산 어리목~영실 / 오름과 기암을 보는 산행

한라산 7 한라산 어리목~영실 오름과 기암을 보는 산행 제주도 제주, 서귀포 (2017.10.15. 흐림) 한라산 어리목주차장-사제비샘-만세동산-윗세오름대피소-영실기암-영실휴게소 (4시간) 제주에서는 어디에서든 산이 보인다. 한라산이 제주이고 제주가 한라산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2만 5천 년 전 화산활동이 높은 산과 큰 섬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러 오간다. 한라산도 그렇지만 화산활동의 마지막 작품인 오름은 또 다른 축복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어리목으로 갔다. 아침에 비가 와서 땅이 축축하다. 조릿대 숲을 지나 어리목계곡 다리를 건너면 숲길이 있는 계단이다. 단풍을 밟고 오르는 호사를 누렸다. 몸속까지 화사하게 물들었지 싶다. 설악산에 다람쥐가 많듯 이곳..

한라산 / 한라산은 늘 굽어보는 맛이 좋다

한라산은 늘 굽어보는 맛이 좋다 한라산 (1950m) 6 제주 (2016.9.14. 흐린 후 때때로 비) 성판악-진달래밭 대피소-백록담-진달래밭 대피소-성판악 (19.2㎞. 11시간) 가족들과 한라산 산행을 하였다. 오래 전의 아름다운 등반 기억을 되살려 한라산에 가자는 제안을 따랐다. 하늘은 옅은 구름이 덮여 은빛이다. 한여름이 막 지나간 기온은 적당하다. 사람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한데, 체내 열 생산과 외부 기온의 차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온도가 체온보다 10도 낮은 26도 정도라는데, 지금의 낮 기온이 그렇다. 숲의 공기는 청정하고 고소하다. 맑은 공기를 여과하고, 열매를 익혀 공기에 실어서 내보내는 모양이다. 나무는 맑은 공기와 향긋한 내음과 초록빛을 내보내어 산에 오르는 이들..

한라산 / 겨울 설경을 그리며

겨울 설경을 그리며 한라산 (1950m) 5 제주 (2014.11.20) 성판악-진달래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관음사 (18.3㎞. 8시간 40분) 한라산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산 맛은 오묘하다. '은하수를 끌어 끌어당길 수 있는'(雲漢可拏引也) 높은 산이라 한라산이라 하였듯, 산이 가지는 놓임새와 앉음새가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밤 중에 설문대할망이 깨어나 하늘에 있는 별을 떼어 산에다가 자꾸 붙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라산이 이름도 스무 개나 되는 것은 신령하다는 뜻이고, 느낌이 저마다 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며칠간 어승생에서 시작하여 열두 개의 오름을 오를 때 한라산은 늘 눈앞에 있었다. 한라산을 오르지 않는다면 허전할 것이다. 어찌 그냥 말 수 있으랴. 제주도는 동서로 73㎞ 남북이 31..

한라산 남벽 2 /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한라산 4 한라산 남벽 2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영실-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 대피소-방아오름 샘-한라산 남벽분기점-평지궤 대피소-돈내코 주차장 16.5㎞. 8시간. 2014.6.18. 비 후 맑음 지난 해 한라산 남벽 상고대 절경을 감상한 뒤 이번에는 같은 산길로 한라산 철쭉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한라산은 6월 둘째 주에 철쭉이 절정이라는데 한 주 정도 늦었다. 어제 비가 와서 등정을 하루 미루었는데, 아침에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영실에 도착하여도 비는 없어 기대를 하며 행장을 차렸다. 그러나 한 시간도 채 못 가서 안개비를 맞기 시작하였다. 큰 산에 날씨는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 맞다. 무지개는 떴는데 비는 내려 이번에도 영실기암 절경은 구름 속에서 어렴풋하게 볼 뿐이다. 신령스럽다. 영실이 신령이 사는..

사라오름 / 산정화구호가 있는 오름

제주의 오름 사라오름 (표고 1324.7m) 산정화구호가 있는 오름 성판악휴게소-속밭-사라오름 입구-사라오름 (왕복 약 13㎞. 5시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산 2-1 (2013.11.12) 사라오름은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중간 정도에 있다. 성판악에서 한라산 오르며 옆으로 왕복 40여분을 할애하면 덤으로 구경하고 갈 수 있는 오름이다. 그러나 오늘은 순전히 사라오름만을 위해 한라산을 오른다. 백록담 동쪽에서는 가장 높은 오름이며, 제주 동쪽 편에서는 멀리서도 볼 수 있는 오름이다. '사라'라는 의미는 아직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예전엔 사라악이라고도 불렀다. 왕복 약 13㎞로 5시간이 걸렸다. 사라오름길이 끝나는 숲 속에 산정호수가 나타났다. 산 위에 호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기하기도..

한라산 남벽 / 영실~윗세오름~돈내코

제주의 오름, 한라산 3 한라산 남벽을 보며 걷는 산길 영실~윗세오름~돈내코 영실~윗세오름~방아오름~한라산 남벽 분기점~평계대피소~돈내코~한라산 둘레길~솔오름(미악산)~제2산록도로 (2013.11.12. 약 21.5㎞. 9시간 반) 제주가 한라산이요 한라산이 제주라고 한다. 그만큼 한라산은 제주의 모태요 제주 오름의 어머니인 산이다. 제주에서 살면서 한라산만 5백 번 이상 오른 친구와 동행하여 영실로 올라 윗세오름을 거쳐 한라산 남벽 아래로 걸었다. 다음 날 사라오름도 동행하여 귀한 풍경을 안내받았는데, 한라산을 십수 차례 다녀도 어줍게 다녀 한라산을 알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산길 떠나는데 경험이야말로 가장 큰 보배일 수밖에 없다. 영실에서 시작한 산길은 갑자기 추워져 비상용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