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제주도 103

도두봉 / 제주 관문에 있는 오름

제주의 오름 도두봉(도들오름) 제주 관문에 있는 오름 표고 65.3m. 비고 55m. 제주도 제주시 도두1동 산 1번지 도두봉 오름 몇 군데를 더 가려던 계획은 아침부터 굵은 가을비가 내려 포기하였다. 가을비는 뭇 생명의 위축에 대한 예령이다. 오름을 오르기도 어려운 비였다. 일찍 제주공항으로 발길을 돌려 숙소를 떠났다. 우산을 쓰고도 갈 수 있는 몇 군데를 가기로 하고 도두봉으로 갔다. 도두봉(道頭峰)은 말 그대로 제주도의 머리이다. 한쪽은 바다에 몸을 담그고, 또 한쪽은 공항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은 오름이다. 비행기 이착륙이 포화에 이를 만큼 수많은 비행기가 꼬리를 물고 뜨고 또 내린다. 개발의 공간에서 이 작은 오름이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견하다. 입구에 있는 관음정사를 지나니 올레 17..

자배봉(자배오름) / 서귀포 위미 해맞이 오름

제주의 오름 자배봉(자배오름, 망오름) 서귀포 위미 해맞이 오름 표고 211.3m 비고 111m. 둘레 2,829m. 면적 440,293㎡. 저경 816m 이동 거리 2.3㎞. 소요시간 58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산 133-1 (2018.11.7) 제주의 모든 신은 송당마을의 본신으로부터 뻗어나갔다는데, 송당마을의 신이 아들 딸을 낳고 다시 낳은 손주가 368명으로 제주 각 마을에 퍼져나가 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 숫자가 공교롭게 제주의 오름 숫자와 같다. 자배봉도 그중 한 오름이다. 제주의 오름을 소개하는 책에는 자배봉을 찾아보기 어렵다. 서귀포 사는 친구의 안내로 자배봉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육지에서 여기 오는 사람이 없는데 의외라는 표정이다. 자배봉 이름부터 궁금했다. 자..

큰사슴이오름 / 억새가 넘실거리는 갑마장길로 가는 오름

제주의 오름 큰사슴이오름 억새가 넘실거리는 갑마장길로 가는 오름 표고 474.5m. 비고 125m. 둘레 2,794m. 면적 522,097㎡. 직경 961m 이동거리 3.5㎞. 소요시간 1시간 반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2018.11.7) 큰사슴이오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로 가는 길인 녹산로를 달리면 길가는 온통 초록이다. 내년 봄 유채꽃 축제를 위해서 벌써부터 가꾸느라 비료를 뿌리고 있었다. 이곳이 제주에서 유채꽃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으로, 봄이면 이 길 10㎞에서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 환상적인 꽃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던 길이기도 하다. 자동차로 따라비오름에서 나와 큰사슴이오름으로 갔다. 따라비오름에서 큰사슴이오름으로 걸어가..

따라비오름 / 제주 오름 중 가장 아름다운 오름

제주의 오름 따라비오름 제주 오름 중 가장 아름다운 오름 표고 342m, 비고 107m, 둘레 2633m, 면적 448,111㎡, 직경 855m 오름 이동거리 2.7㎞. 소요시간 1시간 12분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2018.11.7) 이번 오름은 제주 오름 368개 중 가장 아름답다는 따라비오름이다. 제주 사람들과 오름은 밀접하다. 굼부리에 소를 길렀고, 오름에 망자를 묻고, 오름에 있는 나무를 해서 썼다. 굼부리는 분화구를 뜻하는 제주 말이다. 이곳 굼부리는 말발굽 형태인데 3개의 원형 분화구가 그 안에 있다. 화산 폭발로 용암의 흔적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어 가장 아름다운 오름이 되었다. 그래서 다랑쉬오름과 함께 오름의 여왕을 다툰다. 따라비오름은 북쪽에 새끼오름, 동쪽에 모지오름과 장자오..

영주산 / 성읍 민속마을 뒷산

제주의 오름 영주산(瀛洲山) 성읍 민속마을 뒷산 표고 326m, 비고 176m, 둘레 4,688m 오름 이동 거리 2.3㎞. 소요시간 1시간 8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 1리 (2018.11.7) 오름은 '작은 산'을 뜻하는 제주 말이다. 지질학적으로는 기생화산을 이른다. 제주에서 368개의 오름을 오르내리는 것은 땅의 파노라마를 즐기는 멋진 일이다. 오늘은 성읍에 있는 영주산이다. 성읍은 제주 동부 오름의 시작점이요, 그 대장 오름이 영주산이다. 한라산의 다른 이름도 영주산이다. 신령이 살고 신령스럽다고 영모루, 영머리라 하던 것을 한자로 영지(瀛旨)로 하였고, 다시 영주산으로 바꾼 것으로 본다. 성읍의 영주산도 신성한 산으로 여겨 붙은 이름일 것이다. 영주산은 표고 326m 비고 176m로 그리 ..

추자도 올레 ② 산길과 해안길을 걷는 섬 둘레길

추자도 올레 (올레길 18-1길) ② 산길과 해안길을 걷는 섬 둘레길 제주시 추자면 (2018.11.6) 예초리 돈대산 입구-예초기정길-신대산전망대-황경한의 묘-모진이해수욕장-신양항-묵리 고갯길-담수장-추자교-추자항 (11.2㎞. 이동 3:53, 휴식 0:36. 계 4:29) 11.5~11.6. 총 이동거리 21.7㎞. 이동시간 8:05, 휴식 1:59. 합계 10:04 모진이해변 해맞이로 아침을 시작하였다. 바다 일출은 해무가 있어 선명한 해맞이가 어려울 수 있으나 다행히 수면 바로 위로 뜨는 맑은 해를 볼 수 있었다. 예초리 돈대산 입구에서 다시 걷기 시작하였다. 엄발장사가 횡간도 섬으로 건너뛰다가 미끄러져 죽었다는 엄바위 장승을 지나면 예초리 바닷길이다. 홍합과 물고기를 걷어올리고, 젓갈을 담은 통..

추자도 올레 ① 상추자 하추자를 넘나드는 섬 둘레길

추자도 올레 (올레길 18-1길) ① 바람이 머무는 섬, 상추자 하추자를 넘나드는 섬 둘레길 제주시 추자면 (2018.11.5) 추자항-최영장군사당-봉글레산-후포-용웅덩이-나바론하늘길-등대산전망대-발전소-추자교- 묵리 고갯길-돈대산 해맞이길-돈대산 입구 (10.5㎞. 이동 4:12, 휴식 1:23. 계 5시간 35분) 상추자도 나발론 하늘길 해안절벽 추자도는 바람이 머무는 섬이라는데, 10월까지 불던 바람은 달이 바뀌니 조용하다. 제주항에서 가는 배는 400명 정도가 타는 배인데 꽉 찼다. 동티베트 스꾸냥산에 같이 갔던 선배도 배에서 우연히 만났다. 제주섬 속의 섬 추자는 여행 맛이 나는 섬이다. 추자도 올레는 제주올레의 곁가지다. 한 바퀴 17.7㎞를 도는데 6~8시간 걸린다는데, 아름다운 섬을 주마간..

제지기오름 / 섶섬을 조망하는 오름

제주의 오름 제지기오름 (표고 94.8m) 섶섬을 조망하는 오름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275-1 (2017.10.18) 제주에서 한라산을 빼어 놓고 얘기할 수 없듯 오름을 제외하면 또한 허전하다. 제지기오름은 올레길 6코스인 쇠소깍을 떠나면서 처음 만나는 곳이다. 섶섬이 바로 앞에 있다. 보목포구 뒤편 해안도로를 동편으로 따라가면 오름 입구가 보인다. 표고는 94.8m인 나지막한 오름이다. 올라가는 거리는 400m로 10분 정도 걸린다. 제주에 있는 360여 개 오름 중에서도 낮은 오름에 속한다. 산길에는 제주도나 울릉도 해안가에 자라는 털머위가 피었다. 잎은 동의나물과 비슷하나 더 두껍고, 노랗게 핀 꽃은 곰취를 닮았으나 더 길쭉하다. 제지기는 절을 지키는 절지기가 있어 절지기오름이라 하다가 바뀌었다..

한라산 / 변화와 신비의 산

한라산(1950m) 8 변화와 신비의 산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개미등-탐라계곡-관음사입구 2017.10.17. 흐린 후 맑음. 이동거리 18.3㎞. 걸린 시간 9시간 20분 제주도는 동서 73㎞, 남북 31㎞인 타원형으로 그 안에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2만 5천여 년 전 화산활동으로 한라산이 생겼다. 섬이 비좁을 정도로 앉음새가 넓다. 생명 탄생의 요란함으로 불기둥이 천지를 뒤흔들며 용솟음쳤다. 그래서 이은상 선생은 백록담을 불늪이라 하였다. 불늪을 뚫고 분출한 펄펄 끓는 바윗 물은 바닷가까지 넘쳐 제주를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하였다. 어제 종일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늦은 밤에 그쳤다. 오늘은 설문대할망이 우리의 산길을 도와주었다. 올해 초 큰 눈이 내려 산행을..

올레길 10코스. 화순~모슬포 / 산방산과 송악산 둘레를 걷는 길

올레길 10코스. 화순~모슬포 산방산과 송악산 둘레를 걷는 길 화순 금모래 해변-산방산-용머리해안 입구-사계-마라도 선착장-송악산-알뜨르 비행장-모슬포항 2017.10.16(흐린 후 한 때 비). 이동 거리 15.5㎞. 걸린 시간 5시간 20분 제주의 날씨는 변화가 많다. 특히 한라산은 높이에 따라 온대로부터 한대까지 다양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수가 있다. 마른 계곡도 급박히 물이 불어나기도 하고, 몰아치는 구름이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올해 초 겨울에 앞을 볼 수 없는 눈보라로 산 밑에서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돌아선 일이 있었다. 오늘은 아침에 비가 와서 아예 산행을 포기하고 올레길 걷는 것으로 바꾸었다. 화순에서 모슬포까지 걷는 올레길은 산방산이 내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산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