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제주도 103

한라산 남벽 2 /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한라산 4 한라산 남벽 2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영실-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 대피소-방아오름 샘-한라산 남벽분기점-평지궤 대피소-돈내코 주차장 16.5㎞. 8시간. 2014.6.18. 비 후 맑음 지난 해 한라산 남벽 상고대 절경을 감상한 뒤 이번에는 같은 산길로 한라산 철쭉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한라산은 6월 둘째 주에 철쭉이 절정이라는데 한 주 정도 늦었다. 어제 비가 와서 등정을 하루 미루었는데, 아침에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영실에 도착하여도 비는 없어 기대를 하며 행장을 차렸다. 그러나 한 시간도 채 못 가서 안개비를 맞기 시작하였다. 큰 산에 날씨는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 맞다. 무지개는 떴는데 비는 내려 이번에도 영실기암 절경은 구름 속에서 어렴풋하게 볼 뿐이다. 신령스럽다. 영실이 신령이 사는..

영천악(영천오름) / 한라산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오름

제주의 오름 영천악(영천오름) 한라산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오름 표고 277m 비고 97m. 둘레 2154m. 약 50분 제주도 서귀포시 상효동 산123 (2014.6.16. 19.6~26.7℃. 비 2㎜ 후 갬) 영천악은 서귀포에서 516 도로를 따라 성판악으로 가는 길에, 돈내코 입구를 600여m 지나서 오른쪽에 마을 옆으로 조금 들어가 있다. 건너편에 칡오름과 마주 보고 있는 오름이다. 영천악 주변에 흐르는 내(川)가 효돈천인데, 전에는 영천천(靈泉川)이라 하였다. 영천천 주변에 있다 하여 영천오름, 한자로 영천악이라 한다. 조선시대에 주변에 영천관(靈泉館)이 있었다 하니 교통의 요지였다. 탐라지와 대동여지도에도 영천악은 뚜렸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난대림으로 백량금이 많다. 보석같은 열매로 ..

수악(물오름) / 오름 꼭대기에 물이 있었던 오름

제주의 오름 수악(水岳. 물오름) 오름 꼭대기에 물이 있었던 오름 표고 473m. 왕복 40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2014.6.16. 19.6~26.7℃. 비 2㎜ 후 갬) 수악(물오름)은 서귀포에서 516 도로로 성판악으로 가는 길에 돈내코 입구를 지나 하례리에 있다. 도로로 치면 1131번과 1119번 도로 사이 각(角) 안쪽에 있다. 차는 길가 정자 앞에 세우고 가면 된다. 워낙 높은 곳에 차를 세웠으니 오른다는 표현은 좀 궁색하다. 입구에 물오름 탐방로라 표시하고 있고, 계속 표시판을 따라가면 되니 길 잃을 염려도 없다. 오름 꼭대기에 물이 있어 물오름(水岳)이라 하였다는데, 산정화구는 없고 물도 찾을 수가 없다. 성판악주차장 옆에 있는 물오름도 물웅덩이가 없는데, 오래전 이름 지을 ..

이승이오름 / 신례리 목장길 얼기설기 숲속 길

제주의 오름 이승이오름 신례리 목장길 얼기설기 숲속 길 표고 539m. 비고 114m. (약 3.2㎞. 1시간 반)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계리 산 2-1 (2014.6.16. 19.6~26.7℃. 비 2㎜ 후 갬) 이승이오름으로 가는 신례리 목장길은 아름답다. 오름에 오르지 않고도 주위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다. 이슥이오름 또는 이승이오름이라 하는데 줄여서 '이슥이' 또는 '이승이'라 한다. 한자말로는 이승악이다. 오름 모양이 삵(살쾡이)처럼 생겨 이승이라 한다는데, 제주말로 '삵'을 '식' 또는 '슥'이라 하고, 한자로는 이(狸)가 살쾡이이다. 제주말은 설명이 붙어야 이해가 간다. 같은 나라라도 말이 이렇게 다르다. 영아리오름은 인동초로 시작하였는데, 이승이오름은 산수국이 아름답다. 오름마다 대표..

새별오름과 이달봉 / 억새가 있는 축제의 오름

제주의 오름 새별오름(표고 519m, 비고 119m)과 이달봉(표고 488.7m, 비고 119m 억새가 있는 축제의 오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2013.11.14) 대정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 같은 평화로가 있다. 평화로 옆 금악휴게소가 있는 봉성 교차로에서 서북쪽으로 보이는 오름이 새별오름이다. 제주 서부를 대표하는 오름으로, 길가에 우뚝 서 있어서 한번 오르고 나면 기억에 쏙 들어온다. 분화구는 말굽형인데 봉우리가 5개여서 이어서 보면 별 모양이 되어 새별오름이다. 산 아래는 새별 공동묘지가 있다. 벼슬을 했던 사람들 묘소가 아랫쪽에 죽 늘어서 있었다. 이곳에서 매년 들불 문화제가 열린다는데, 중간에 억새를 베어낸 것을 보니 방화선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불타는 모습을 멀리서 보면 더 ..

송악산 / 물결이 우는 절울이오름

제주의 오름 송악산(표고 104m, 비고 99m) 물결이 우는 절울이오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산 2 (2013.11.14) 제주도 본섬 최남단에 있는 오름이 송악산이다. 산이라 부르지만 역시 오름이다. 송악산은 '절울이'라 부르는데, 물결이 제주말로 '절'이어서, '물결이 운다'는 뜻을 가졌다. 파도가 바람에 실려 삼면이 절벽인 이곳에 부딪쳐 운다는 것이니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곳은 2차 화산 폭발로 안팎으로 분화구가 생겼다. 정상에 서면 둘레 600m, 깊이 69m의 분화구가 움푹 들어가 미끄러질 듯 깊다. 오름에 오르는 길과 주변은 화산재인 붉은 송이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밖으로는 제주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연결되어 있고, 봉우리로 올라가면 동쪽으로는 바로 가까이 형제섬과 산방산 그리..

군산 / 한라산과 바닷가가 다 보이는 오름

제주의 오름 군산(軍山. 표고 334.5m) 한라산과 바닷가가 다 보이는 오름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564 (2013.11.14) (2023.3.7) 제주 중문에서 대정으로 가다가 안덕계곡이 있는 창천리 왼쪽으로 솟아 있는 오름이 군산이다. 오름 모양새가 군인이 천막을 친 것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으로, 정상에 오르면 두 바위가 툭 튀어나온 모습이 그렇게 생겼다. 1007년(고려 목종 때) 화산이 폭발하여 솟은 상서로운 산이라 하여 서산이라고도 불렀다. 1132번 도로 옆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고, 왼쪽으로 더 돌아 아예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길이 있다. 찻길은 여유가 없는 외길이라 차를 만나면 피하기가 아주 난감하다. 정상엔 투박한 조그만 바위가 뿔처럼 서있다. 그곳 조망은 거칠 것이 없다. 북..

물영아리오름 /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습지보호지역

제주의 오름 물영아리오름 (표고 508m. 비고 128m)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습지보호지역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 189 (2013.11.13) 산정호수가 있는 오름을 오르기로 하여 사라오름을 거쳐 물찻오름에 찾아갔더니, 원형 보존을 위해 정비중이어서 2014.6.30 까지는 입장할 수가 없었다. 사려니숲길에서 3㎞ 정도 들어간 지점에 있는 현수막에다 적었는데, 입구에 걸어 두었으면 좋을 걸 아쉬웠다. 다음 행선지로 삼았던 물영아리오름으로 갔다. 교래 사거리에서 1118번 도로인 남조로를 따라 수망교차로에 거의 다 와서 왼쪽으로 물영아리오름이라 큼지막한 표지판이 있다. 물영아리오름은 동백동산, 물장오리, 1100 고지 습지와 함께 제주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습지보호지역이란 습지 중 자연 ..

사라오름 / 산정화구호가 있는 오름

제주의 오름 사라오름 (표고 1324.7m) 산정화구호가 있는 오름 성판악휴게소-속밭-사라오름 입구-사라오름 (왕복 약 13㎞. 5시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산 2-1 (2013.11.12) 사라오름은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중간 정도에 있다. 성판악에서 한라산 오르며 옆으로 왕복 40여분을 할애하면 덤으로 구경하고 갈 수 있는 오름이다. 그러나 오늘은 순전히 사라오름만을 위해 한라산을 오른다. 백록담 동쪽에서는 가장 높은 오름이며, 제주 동쪽 편에서는 멀리서도 볼 수 있는 오름이다. '사라'라는 의미는 아직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예전엔 사라악이라고도 불렀다. 왕복 약 13㎞로 5시간이 걸렸다. 사라오름길이 끝나는 숲 속에 산정호수가 나타났다. 산 위에 호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기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