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안동 탐방 35

안동 가을여행 5 / 제비원

2015 안동 가을여행 5 제비원 / 성주의 고향 안동시 이천동 (2015.10.25) 다음날 아침 숙소인 경당종택에서 떠나 제비원으로 향하였다. 우리가 사는 집(家)의 신이 성주인데, 그 성주의 고향이 안동 제비원이다. 성주풀이에 '성주님 고향이 어미메냐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 본일러라'라는 민요가 있다. 지금 제비원미륵불이라고 부르는 그 일대의 솔밭이 그 제비원이다. 그래서 안동은 민속문화의 본향이기도 하다. 그 부근에 있는 절이 연미사이다. 연미(燕尾)는 제비꼬리란 뜻으로, 그곳 처녀 연(燕)이를 사모하던 도공 총각이 절을 짓다가 기와에서 미끄러지면서 혼이 날아가 제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제비원에는 보물인 미륵불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두번째 크기이며 늘씬하고 아름답다. 공식명칭은 안동이천동석..

안동 가을여행 4 / 봉정사

2015 안동 가을여행 4 봉정사 2 / 고건축 박물관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2015.10.24) 봉정사는 의상대사가 영주 부석사에서 종이로 봉황을 만들어 도력으로 날려 보내, 봉황이 머문 자리라는 설화가 있어 봉정(鳳停)이다. 설악산 봉정암은 봉황의 이마같이 생겨 봉정(鳳頂)이고. 봉정사에는 극락전, 대웅전, 고금당, 화엄강당 등 오래된 목조건물들이 많다. 그래서 봉정사를 고건축박물관이라 부른다. 극락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대웅전도 조선 세종조에 중창을 하였다는 기록이 발견되어 2009년 보물에서 국보로 바뀌었다. 중창은 건축 후 보통 150~200년 뒤에 한다는 것이다. 날이 어두워 대웅전 안에 있는 용과 봉황의 멋들어진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팔작지..

안동 가을여행 3 / 부용대, 옥연정사, 겸암정사

2015 안동 가을여행 3 부용대, 옥연정사, 겸암정사 안동시 풍산읍 하회동 (2015.10.24) 부용대는 하회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이다. 부용이 연꽃인데, 연꽃처럼 떠 있는 아름다운 조망처다.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가 왜 물도리동인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절경에 눈을 놓지 못한다. 부용대 꼭대기에서 서편으로 내려가면 서애의 형님 겸암 류윤룡선생이 공부하던 겸암정사가 있고, 반대편 동쪽으로 내려서면 서애 류성룡선생이 징비록을 집필하였던 옥연정사가 있다. 옥연정사 원락재에서 집필하였다. 옥연정사는 집을 지을 돈이 없어서 한 스님이 10년간 지었다고 한다. 서애종택인 충효당도 나중에 후손들이 지은 집이었지 서애 생전에는 없던 집이다. 동분서주하며 전란의 총책임자가 된 그의 어깨는 너무 ..

안동 가을여행 2 / 하회마을

2015 안동 가을여행 2 하회마을 / 500년을 이어온 마을 안동시 풍산읍 하회동 (2015.10.24) 하회마을은 500년을 이어온 풍산 류 씨의 동성마을이다. 보존이 가장 잘 되었다 하여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중환은 최고의 가거처(可居處)로 하회와 도산을 꼽았다. 겸암 류운용 종택인 양진당, 서애 류성룡 종택인 충효당,그리고 북촌댁 남촌댁이 있으며, 탈춤 구경은 이곳에서 구경할 수 있는 보너스이다. 건너편 언덕 부용대에서 보는 조망은 절경이어서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마을 입구 식당에서 안동찜닭으로 점심을 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느지막이 하회탈춤장으로 갔더니, 인터넷에 고지된 시간과 달라 뒤에 부분만 볼 수 있었다. 양진당(입암고택. 류운룡선생 종택). 입암고택은 한석봉의 글씨다..

안동 가을여행 1 / 병산서원

2015 안동 가을여행 1 병산서원 / 한국건축사의 백미 안동시 풍산읍 하회동 (2015.10.24) 하회마을 입구를 지나 2㎞ 가량 비포장도로를 가면 병산서원이다. 서애 유성룡선생과 그의 아들을 배향하고 있는 서원으로, 서애 사후에 제자들이 세웠다. 서원 중에서는 나중에 세워서 서원의 전형이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 건축으로 꼽힌다. 만대루에서 보는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고 푸근하다. 자연을 품 안에 다 안고 있어 넉넉하다. 만대루의 만대(晩對)는 '느즈막이 마주함이 좋다'는 두보의 시에서 따온 것인데, 그만큼 여유롭다. 마침 안전성을 이유로 만대루에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놓았기에 아쉬움이 컸다. 병산서원 정문 복례문 만대루 만대루 머슴뒷간 병산과 백사장

하회(河回) 마을 / 낙동강물 돌아가는 물돌이동

낙동강물 돌아가는 물돌이동 하회(河回) 마을 / 세계문화유산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2014.7.28) 낙동강 줄기가 안동시내를 지나 풍산들을 적시고 하회로 오면 마을을 휘감아 지나간다. 길지를 택할 때 배산임수(背山臨水)를 명당으로 치지만, 하회는 그것을 한목에 모아서 터 잡은 땅이다. 강이 휘감아 도니 태극형이라기도 하고, 그 속에 자리한 마을은 연꽃이 물 위에 뜬 것처럼 보인다 하여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라고 부른다. 초가집과 기와집들이 넓은 들 안쪽으로 다정스럽다. 마을 안 길을따라 이 집 저 집 들여다 보기는 하여도 사람들이 사는 살림집들이라 사뭇 조심스럽다. 하회는 마을의 분위기처럼 천천히 보아야 한다. 회회 탈놀이에 빠져 여유를 가지면 좋다. 마을을 돌아 오른쪽으로 나가면 솔숲이 좋고..

안동 호반나들이길 / 달빛이 비치는 호숫가 산책길

달빛이 비치는 호숫가 산책길 안동 호반나들이길 (법흥교~월영교. 2080m) 안동시 (2014.6.15) 안동 호반나들이길은 안동시내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 가벼운 산책길이다. 안동댐과 보조댐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를 끼고 나무다리로 난 숲길을 걷는 길이다. 왕복으로 걸어도 십여 리이니 가벼운 산책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물 건너에는 독립운동가 명문 집안 고성이 씨 종택이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전탑인 칠층전탑이 있다. 또한 왕건이 견훤을 물리쳤던 곳인 진모래가 있고, 호반나들이길 끄트머리엔 임금께 진상할 음식을 갈무리 하였던 석빙고와 민속촌이 있어 발걸음을 더 옮기면 들러볼 수 있다. 나들이길은 서늘하다. 숲이 있고 강물이 있어 시원하다. 중간중간 전망대에선 주변 문화재와 관련 있는 편지글..

가일마을 / 고택에서 나누는 가을 정취

가일마을 고택에서 나누는 가을 정취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 가일마을 (2011.10.1~10.2) 가일마을은 600년 세월 지나온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안동권 씨와 순흥 안 씨 집성마을이다. 바로 옆 하회마을의 역사문화나 지형의 절묘함, 소산마을이 자랑하는 충절과 고적엔 덜할지 모르지만, 아름다울 가(佳) 날 일(日) 마을이름대로 오랜 세월을 수수하게 간직한 아름다운 마을이다. 친구 본가가 그곳이어서 가끔 가는 편이고, 그 깊이를 알수록 늘 정겹고 새롭다. 마을 앞에 펼쳐진 가일벌은 가슴이 다 시원하고, 가일못 옆 수백 년 된 양버들과 회화나무 위용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구 밖에서 가져온 잡념이 있다면 틀림없이 다 두고 가게 할 가일못도 있다. 마을을 지키는 거목의 위용인지, 외지인이 찾아오지 ..

닭실마을과 충재종가 / 삼남 4대 길지의 하나인 곳

닭실마을과 충재종가 삼남 4대 길지의 하나인 곳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2011.6.12) 봉화읍에서 청량산으로 가는 초입에 기와집이 늘어선 '닭실마을'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달실'이라 부른다. 한자로는 유곡(酉谷)이라 쓰고 행정동명도 유곡리이다. 마을 앞으로 내(川)가 흐르는데, 동쪽을 해가 뜨는 곳이란 뜻으로 토일(吐日)이라 하고, 해가 지는 서쪽은 12지의 닭(酉) 방향이라유곡이라 한다. 실제 주변을 돌아보면 정자에 토일정, 다리는 유곡교 등 그 이름이 많다. 마을 서쪽 산에서 보면 마을 형상이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금계포란(金鷄抱卵)"이라 하는데,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 보면 이곳 닭실마을과 안동에 있는 내앞, 안동 풍산에 있는 하회, 경주에 있는 양동을 '삼남 4대 길지'..

가송리예던길 / 천길 파란 물, 겹겹 푸른 산

가송리예던길 천길 파란 물, 겹겹 푸른 산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2011.6.12. 맑음. 18.1~31.5℃) 가사리마을-월명담-벽력암-장구목-월명담-가사리마을 (약 5㎞. 2시간 반) 퇴계오솔길을 예던길이라 하는데, 퇴계종택을 지나 이육사문학관을 지나면 그 길이 있다. 퇴계가 도산에서 청량산 가던 길을 되살려서 만들었다. '예던'이란 말이 '걷던'이란 뜻을 가진 옛말인데, 퇴계는 그 예던길을 '그림 속으로 드는 길'이라 하였다. 강 건너편 마을 사람들이 어른들은 예안장 가고 아이들은 학교 가던 길을 기억으로 더듬어서 가송리예던길을 새로 만들었다. 친구가 농사짓는 밭이 가송리예던길 시작점에 있어서 밭일을 잠시 멈추고 같이 걸었다. 굽이굽이 물 건너 고산정(孤山亭)이 솔숲에 있고, 젊은이 둘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