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192

북한산 참나무 숲길 / 숲이 주는 고마움을 생각한다

북한산 참나무 숲길 숲이 주는 고마움을 생각한다  여기소-백화사-가사당암문-용출봉(571)-용혈봉(581)-증취봉(593)-부왕사터-산영루터-중흥사터-북한산대피소-동장대-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수유동 (5시간 반) (2010.12.5)   산길에 활엽림 낙엽이 다 떨어져 멀리 보는 조망이 좋아졌다. 모든 산들이 그렇듯 이제 참나무들이 산을 덮고 있다. 영역을 넓혀가는 참나무의 위력이 거세다. 굴참 상수리나무에서 나는 열매가 상수리이고, 나머지 4가지 나무에서 나는 열매가 도토리인데 올해는 해거리를 하는지 상수리와 도토리가 적은 것 같다.  참나무 잎을 보면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참나무잎을 먹이로 한 벌레들이 지나간 자리인 모양이다. 식물들이 각각 테르핀(Terpene)을 발산하고 테르핀이 항균작..

독사에 물린 한 달

독사에 물린 한 달 독사에 물린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다리가 완전하지 못해 산에 가지 못하고 있다. 봄에 물렸으니 망정이지 가을에 만났다면 큰일 날 뻔하였다. 아직 딛는데 욱신하고 모래주머니를 단 것 같아서 이번 주 산행이 가능할는지 모르겠다. 이젠 거의 나아서 무용담처럼 얘기하면 그 좋은 걸 혼자 드셨느냐고 놀림을 받는다. 뱀은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가진 터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뱀은 음습하고 위험하고 교활한 동물이며 혐오의 동물이요 경원의 대상이다. 혀를 날름거리며 다니는 모습을 보면 도망가는 게 수다. 그래서 어릴 적 밤에 피리나 휘파람을 불면 뱀 나온다고 어른들이 못하게 하였다. 옛날에는 뱀(구렁이)을 업이라 하여 애기가 무얼 만질라 치면 '어비..

불무산 독사

불무산 독사 불무산(佛舞山 662.7m) 포천군 영북면 (2008.5.25) 야미리에서 시외버스를 내려 모내기가 끝난 횟가마길로 들어서니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 냄새에다가 지천이 엉겅퀴요 애기똥풀이다. 엉겅퀴란 이름도 들판에서 아무렇게나 자랄 야성을 지닌 이름인데 피를 엉기게 하는 성질이 있어 그렇게 이름 붙였다 한다. 손을 베어 피가 나는 경우 엉겅퀴를 찧어 바르면 피가 멎는다. 옛날엔 엉것귀라 하였다는데 엉기는 귀신풀의 뜻이라 하니 이름이 정말 퀴퀴하다. 산에 들어서니 골이 음습하였다. 고라니가 놀라서 후닥닥 달아나고 뱀도 지나갔다. 사격장이 철조망으로 가로막고 있어서 망을 따라 산 위쪽으로 더 올라갔다. 갑자기 오른쪽 장딴지를 예리한 칼날로 찌르고 고무막대로 후려치는 충격을 느꼈다. 걸음아 날 살려라..

화야산 들꽃

화야산 들꽃 화야산(禾也山. 754.9m) 가평군 외서면 삼회리 (2008.5.1) 삼회리-큰골-운곡암-안부-화야산-안부-안골고개-큰골-삼회리(5시간) 화야산 큰골 지나면 들꽃이 가득하여 산빛이 밝아진다. 애기똥풀 조팝나무 병꽃 둥굴레꽃 제비붓꽃 노랑제비꽃 금붓꽃 봄맞이꽃 현호색 제비꽃 홀아비꽃대 ‥ 큰골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곳곳이 피나물인데, 숲 속 양귀비인 피나물꽃은 고운만큼 독이 있다. 미나리아재비과 백작약도 외따로 피었다. 이 놈도 역시 이쁜 만큼 유독하다. 모름지기 이쁜 것들은 조심하여야 할 일이다.

진달래 꽃술을 마시며

진달래 꽃술을 마시며               4월 초 산에 오르면 온산이 진달래로 불붙는다.두견새가 피를 토하여 핀 꽃이 진달래라 하는데,한겨울 눈보라를 견딘 정숙하고 화사한 봄처녀이며,맑은 분홍 물빛이 뚝뚝 묻어나는 봄의 화신이다.  어릴 때 삼월 삼짇날 어른들 따라 화전놀이 가서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은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하며,친구들과 산에 올라서 진달래 꽃잎을 술잔에 띄워 마셨다.아름다운 봄빛이 내 몸 안으로 쑥 들어왔다.                                    - 2008.4.13. 삼성산에서 -                          진달래 / 북한산 우이동길                                          진달래 / 북한산 비봉

식물박사 이영노

“지난달에도 새로운 억새풀 찾았어” 70년째 산 오르며 식물학 연구… 250종 발견한 이영노 박사 한라산 250번·백두산 20번 답사 한국식물 99.9% 담은 도감 펴내… “美·英서도 식물 감정 부탁해와” “잎이 넓고 이삭의 털이 긴 것을 보니 이건 새로운 식물입니다. 억새 속 (屬)의 새로운 종(種)인데, ‘장수억새’라고 이름을 붙이려고 해요.” 한국 식물학계의 원로인 이영노(86) 한국식물연구원 원장은 지금도 전국의 산을 오르내리며 현장 연구를 계속 중이다. 1936년 전주사범학교 시절 ‘들풀과 꽃나무에 미치기 시작한’ 때로부터 올해로 꼭 70년째 그의 식물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22일엔 충북 단양 소백산에서 세계 학계에 전혀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식물을 또 발견했다. 식물학계로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