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192

낙엽이 있는 산길

낙엽이 있는 산길 나무는 몸을 가볍게 하고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한다. 내려 놓음은 또 다른 시작이며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봉암성 (2012.12.1. 하남) 봉암성 (2012.12.1. 하남) 북한산 (2010.12.5. 고양) 진관근린공원 (2011.12.3. 서울) 검봉 (2011.3.20. 춘천) 왕방산 (2012.12.2. 포천) 청평산 (2009.11.1. 춘천) 구룡령옛길 (2011.11.12.양양) 구룡령옛길 (2011.11.12. 양양) 석룡산 (2013.10.26. 가평) 금대산 (2008.10.18. 태백) 청평산 (2009.11.1. 춘천)

제비는 지지배배 울까?

제비는 지지배배 울까? 처갓집 뒤꼍에 제비가 집을 지었다. 국립 산림과학원에서 제비에 대해 번식지도를 만들 정도로 이젠 멸종위기등급의 새이다. 원인은 농약 살포이다. 부화도 어렵고 먹이 구하기도 그렇고, 농약을 살포한 곳에 제비가 오기 싫은 것이다. 제비들은 귀소성이 강한데 점점 돌아오는 비율이 떨어지는 것은 순전히 사람들 탓이다. 제비를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집은 어떻게 지었을까? 지지배배라고 울까? 먹이는 순서대로 잘 줄까? 사람이 가도 피하지는 않을까? 집은 지붕 밑 벽에다 바깥으로 불룩하게 진흙을 날라다 비를 잘 피하도록 지었다. 알에서 나온 지얼마 안된 새끼 네 마리가 어미를 기다리고 있다. 2주 정도 품어 알을 부화한다는데, 좁은 집에서 부부가 겨우 비집고 살 수 있을 정도인데, 새끼가 생겼..

숲 속의 기지개

숲 속의 기지개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2014.5.4~5.6)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고, 그 모습은 아름답다. 숲 속에서 보는 들풀과 나무도 그와 같다. 풀은 말랑거리는 흙을 밀고 나오고, 나뭇잎은 잎눈을 젖히고 부드러운 모습을 내민다. 서둘러 나오기도 하고 기지개를 켜며 슬그머니 나오는 녀석도 있다. 게으름도 부지런함도 다 살기 위한 요령이다. 강원도 산골 숲은 아무래도 기지개가 늦다. 모두 터를 잡은 곳에서 살기 위한 방편이다.

꽃의 대칭

꽃의 대칭 거의 모든 생물체는 1개 이상의 대칭을 몸속에 지닌다고 한다. 이 말을 꽃에서 찾아보기로 하였다. 꽃은 식물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있고 다른 동물도 있지만 꽃이 접근하기가 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꽃의 외형은 색깔로도 알 수 있지만 형태로도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물론 향기로 알리기도 하지만 향기를 표현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두산 세계 대백과사전에는 '대칭'을 이렇게 적었다. 대칭 對稱 symmetry : 점이나 직선 또는 평면의 양쪽에 있는 부분이 꼭 같은 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일. 점인 경우에는 점대칭, 직선인 경우는 선대칭, 또 평면인 경우는 면대칭이라고 한다. 대칭의 요소에는 대칭 중심, 대칭축, 대칭면이 있다. 대칭 중심은 이 점을 지나 물체의 내면을 잇는 선이 이 점에..

이름에 오줌이 들어간 식물 / 노루오줌 쥐오줌풀 ‥

이름에 오줌이 들어간 식물 노루오줌. 쥐오줌풀. 여우오줌. 말오줌때. 계요등 오줌 냄새나는 풀 ‥‥‥ 마타리 오줌은 중세 국어에 원형은 '오줌'이라 불렀다. 오줌을 하찮게 여겨서 '젊잖은 개 부뚜막에 오줌 싼다' 하였고, '제 발등에 오줌누기'는 미련한 사람에게 쓰는 말이 있다. 반대로 '오줌 누는 소리 듣고 외상 준다'는 말처럼 오줌 소리를 듣고 건강을 재는 척도로 삼기도 하였다. 오줌을 약에도 쓰기도 했다. 옛날 동네 아이들이 옥수수 마른 더미에 불장난을 하다가 불이 번지자 겁이 나니 옷을 내리고 오줌을 누어 불을 끄던 모습이 생각난다. 식물에 오줌이 들어가는 이름이 몇 종류 있다.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면 오줌 냄새가 나는 것으로 이름을 지었다. 특징을 찾다가 냄새로까지 간 것이다. 기막힌 발상이다...

남산에 지는 해

남산에 지는 해 우주가 무한히 크다 해도 우리가 볼 수 있는 별과 은하의 수는 유한할 수밖에 없다. 대폭발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150억 년 전에 시작되었다. 우리가 보는 은하가 150억 광년 떨어져 있다면 우리는 150억 광년 전 은하의 모습을 보는 것이니, 어찌 그 크기와 거리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해는 너비가 160만㎞ 되는 기체구로 거대한 연료인 열과 빛이 지구까지 1억 5천만㎞를 날아와서, 우리는 고맙게도 잘 쓰고 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 건너편에서는 남산으로 지는 해를 멀리서 건너 볼 수 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하늘은 붉어지고 그 붉은빛은 금방 사그라진다. 밤이 어두운 건 우주가 젊기 때문이고, 해는 100억 년 동안 수소융합을 유지할 수 있다니 그것은 무한에 가깝다. 해가 넘어가는 ..

산 다니며 이렇게 하련다

산 다니며 할 일 나는 산에 들고나며 이렇게 하련다 1. 산에 들고나며 - 산이름, 이름의 유래, 역사, 전설 알기 - 새로운 산, 새로운 산길 가보기 - 운치있고 한가한 산길 걷기 - 산에 들고 나올 때 고마워하기 - 산에 대한 시 외우기 2. 산에 있는 것에 가까이 식물 (꽃, 풀, 버섯), 동물 (나비, 새, 기타 곤충), 물, 바위, 별 등에 대하여 - 이름, 유래, 용어,고 향, 전설, 생태 공부하기 - 모습과 사는 방법 (좋아하는 것, 움직임, 소리 ‥‥) 관찰 하기 - 나무와 바위 안아보기 - 큰 나무, 동물들에게 말 걸어보기 - 귀 대고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들어보기 - 고마운 점 찾아 감사하기 3. 몸과 마음을 편안히 - 툭 터진 곳이나 큰 나무 밑에서 크게 호흡하기 - 평평한 곳에..

새 중의 새, 참새

참새 1 새 중의 새, 참새 아침에 강가를 걸었더니 겨우내 조용하던 새소리가 커졌다. 영하의 날씨를 벗어나자마자 새들이 늘어난 것이다. 계절은 바람이 미리 알고 나서, 땅이 알고 생물들이 아는데, 새들은 바람과 같이 오는 것 같다. 참새들도 강가에 떼로 나타나 '바람이 달라졌다'는 둥, '벌레들이 나와야 밥 문제를 해결할 텐데' 하며 재잘거린다. 참새는 작고 움직임이 빠르다. 종족이 많아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면도 있지만 하는 짓도 그러하다. 봄에는 뿌려 놓은 씨앗을 파먹고, 가을엔 벼이삭을 뒤져서 가을걷이를 앞둔 곡식을 축내서 애써 지은 농사를 다 망치는 족속이다. 허수아비를 세워 두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날아드니 약은 족속이기도 하다. 때로는 제 꾀에 빠져 들기도 한다. 참새를 잡으려고 광주리 밑..

햇살이 아름답다

햇살이 아름답다 햇살은 아름답다. 마루 창틀 밑 쇠줄을 달구는 햇살 안방 광창을 환하게 하는 햇살 뚜껑 열어 놓은 장독 안을 가득 채우는 햇살 발에 썰어 놓은 무 말리는 햇살 암탉 등에서 졸고 있는 병아리에 앉은 햇살 감나무에 달린 감을 더 빨갛게 하는 햇살 호박 널어 두었던 신문지 누렇게 만드는 햇살 댓돌에 벗어 놓은 고무신 바닥을 뜨겁게 하는 햇살 지붕에 내린 눈을 녹여 물로 바꾸는 햇살 풀 먹인 빨래 꾸덕꾸덕하게 하는 햇살 누런 벼 더 누렇게 하는 햇살 부엌 위 창빗살로 들어와 너울거리는 아침 햇살 새로 바른 문종이 하얗게 비추는 햇살 두레박 줄에 언 얼음 녹이는 햇살 마루 끝에 앉아 있을 때 엉덩이 밑에 손 따뜻하게 하는 햇살 햇살은 늘 아름답다 햇볕이 벗겨준 눈 / 서울 동묘 사자상 (2010...

나물 하는 예절

나물 하는 예절 옛날 보리고개 시절에는 묵나물이 떨어지면 나물을 하러 다녔다. 나물 하기 좋은 시기는 4월 20일경 곡우부터 거의 한 달이다. 모내기철이 되면 바쁘기도 하지만 그 이후부터 나물이 억세 져서 나물나물 하는 시기는 끝무렵이다. 봄에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나물을 한 움큼씩 뜯어서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면 산에는 먹을 나물이 참 많구나 생각하였다. 나물에 대해 문외한이라 아는 나물이 없었는데, 30여 년 산 다니다 보니 곰취와 참나물 정도는 알게 되었다. 곰취는 높은 산에 있고 향기도 좋다. 일부러 나물 하러 다니지도 않고, 몇 년 전 뱀에 물린 이후는 숲에 들어가는 것을 조심하니 그것도 가물가물하다. 유홍준교수도 최근 나물을 공부하고 있는데, 나물에 관한 책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