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192

털머위 / 바닷가에서 사는 머위

털머위 바닷가에서 사는 머위 과명 : 국화과 다른 이름 : 말곰취, 갯머위, 넓은잎말곰취 제주 서귀포 보목동에 있는 제지기오름을 오르는 산길에 노란 꽃이 핀 털머위가 줄을 지어 자란다. 털머위는 울릉도나 제주도 등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바닷가에서 자생하여 갯머위라고도 부르며, 잎과 꽃이 곰취와 비슷하여 말곰취라고도 부른다. 자세히 보면 잎은 원형에 가까운 동의나물을 닮았으나 더 두껍고, 꽃은 곰취를 닮았으나 꽃갈래가 길쭉하다. 머위와 비교하면 잎은 닮았으나 꽃은 아주 다르다. 이름을 지은 유래는 열매에 털이 나고, 잎이 머위를 닮아 털머위로 지은 것으로 본다. 제지기오름을 내려와 위미리와 남원큰엉을 가다가 길에서 띄엄띄엄 자라는 털머위를 더 볼 수 있었다. 털머위 / 제주 서귀포시 보목동 털머위..

수크령 / 강아지풀보다 큰 풀

수크령 강아지풀보다 큰 풀 강아지풀처럼 생겼는데 강아지풀보다는 크다. 이게 수크령이다. 다른 이름을 찾아봤더니 랑미초(狼尾草) 요, 구자미(狗子尾)이다. 모두 개꼬리풀이란 의미이니, 강아지풀보다 큰 풀이 맞다. 그령은 길 중간에 자라는 작은 풀이고, 길가에 자라는 큰 풀은 수크령이다. 종류는 다른데, 그렇게 부른다. 습지가 있는 양지쪽 들가나 논둑에서 자란다. 아이들은 그령을 묶어 뒤에 오는 친구들 걸려 넘어지라고 장난도 한다. 강아지풀을 뜯어 풀씨름을 해도 잘 뜯어지지 않는데, 수크령은 더 억세서 손을 베기 십상이다. 수크령을 벨 때는 연장이 필요하다. 한여름에 보들보들 하던 수크령이 가을바람이 부니 갈색이 되어 간다. 풀도 가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연꽃 /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연꽃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세미원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2017.7.19) 연꽃을 보러 연꽃 정원인 세미원으로 갔다. 연꽃은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순결함이 있다. 연잎은 담긴 물을 연신 비워낸다. 사람이든 무엇이든 비우지를 못하면 담지를 못한다. 또한 연꽃이 받아들이는 죽음처럼 깔끔한 것이 없다. 연꽃이 지고 난 뒤에 그 뒷모습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향기로 세상을 맑게 하고 찬연히 사라진다. 연꽃이 이르는 진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앙선 열차를 타고 오거나 양수리로 오가는 국도를 지나면 한여름에 강가에 핀 연꽃을 볼 수 있다. 연꽃이 물 위로 줄기를 쑥 내밀어 꽃을 피우는 수생식물이라면, 수련은 잎이 물에 떠 있고 그 사이로 꽃을 피운다. 연꽃,수련,가시..

참꽃마리 / 꽃차례를 풀어 하늘빛을 수놓는다

참꽃마리 꽃차례를 풀어 하늘빛을 수놓는다 과명 : 지치과 다른 이름 : 꽃다지, 갓냉이, 꽃말이 높이 : 10~15㎝ 개화 : 5~7월 결실 : 9월 생육 : 여러해살이풀 분포 : 중부 이남 깊은 산 참꽃마리 / 가리산(홍천. 2016.5.1) 참꽃마리는 보기 귀한 들꽃이다. 세계에서도 드문 한국특산식물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꽃을 보기는보기는 쉽지가 않다. 설악산, 백병산(태백), 가리산(홍천), 매봉(가평) 등지에서 이 꽃을 보았다. 산 아래로 거의 다 내려와서 그늘진 곳에 연한 하늘빛 꽃을 피운다. 마치 어머니가 수를 놓을 때 이런 모습의 꽃을 수놓지 싶다. 늦봄에서 여름 사이에 말려 있던 꽃차례가 풀리면서 하늘빛 꽃이 핀다. 꽃차례가 말려 있다가 풀리면서 핀다고 하여 '꽃말이'고 그것이 '꽃마리'..

질경이 / 길이 있는 곳에 질경이가 산다

질경이 길이 있는 곳에 질경이가 산다 과명 : 질경이과 다른 이름 : 길경이, 배짱이, 차전초 크기 : 10~50㎝ 개화 : 5월 말~8월 식생 : 길가, 빈터 용도 : 나물, 약용 산 아래 길에서 나지막이 자라는 풀 질경이가 있다. 산에서 내려오다가 질경이를 만나면 산을 다 내려왔다고 생각한다. 길에서 자라는 풀이라서 '길경이'인데, '질경이'가 되었다. 끈질기게 살아 질기다는 의미로 질경이가 되었다는 유래는 아니다. 버티고 산다는 뜻으로 '배짱이'라 부른 이름도 500년이 더 되었다. 15세기말 구급간이방과 16세기 나온 책 훈몽자회에서는 '배짱이'라고 썼다. 질경이는 사람이 지나가는 밟힐 만한 길에 많다. 길 가다가 보면 경운기 바퀴 자국이 지나간 자리에도 살고 있다. 한자로는 마차에 밟혀도 사는 ..

옥잠화 / 선녀의 옥비녀

옥잠화 선녀의 옥비녀 과명 : 백합과 속명 : 옥잠, 자잔 분포 : 전국 개화 : 7~8월 결실 : 10월 높이 : 30~60㎝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추억 옥잠화는 한여름에 꽃대가 쑥쑥 올라간다. 아침에 나가보면 꽃봉오리는 붕그러 올라서 금세 터질 듯 아름답다. 하늘에 있던 선녀가 떨어뜨리고 간 옥비녀라는데, 길게 핀 꽃잎이 천상 그러하다. 꽃봉오리가 열리기 전 모습이 옥비녀처럼 생겨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 백합과의 꽃이 그러하듯 꽃은 청초하고 아름답다. 꽃잎 안쪽에서 나온 꽃술은 향기를 멀리 보내려는 듯 길다. 아침에 피고 저녁이면 오므라드니 그 짙은 향기를 간직하는 모양이다. 옥잠화 향기는 하도 강하여 백화주(百花酒)를 담글 때 옥잠화와 왜철쭉, 싸리꽃은 같이 넣지 않는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꽃며느리밥풀 / 양지 산에 핀 며느리의 전설 꽃

꽃며느리밥풀 양지 산에 핀 며느리의 전설 꽃 과명 : 현삼과 속명 : 꽃새애기풀,새애기풀 분포 : 전국 개화 : 7~8월 결실 : 9월 생육 : 한해살이풀 꽃말 : 여인의 한(恨) 설악산 봉정암으로 올라가는 깔딱고개를 지나면 봉정암 가까이에 꽃며느리밥풀이 많다. 봉정암에서 가야동계곡 쪽으로 내려와 오세암으로 넘어서는 산길에도 꽃며느리밥풀이 능선을 따라 나무 아래에 옹기종기 피어 있다. 전국 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설악산에서는 높이 올라가서야 볼 수 있다. 며느리밥풀꽃이 부드러운 꽃잎만 있다면 꽃며리밥풀은 날카로운 꽃받침 끄트머리가 꽃잎을 보호하고 있다. 한꺼번에 모여서 피기에 꽃며느리밥풀이 있는 곳은 산이 붉다. 꽃들은 빙 둘러 앉아서 며느리 그들의 가여운 일을 어쩌네저쩌네 얘기하는 모양이다..

둥근잎유홍초 / 나팔꽃 닮은 귀화식물

둥근잎유홍초 나팔꽃 닮은 귀화식물 집에서 가꾸는 꽃밭에도 그렇지만 들과 산에도 귀화식물이 많다. 둥근잎유홍초, 미국자리공, 서양민들레, 붉은토끼풀, 환삼덩굴, 가시박, 개망초, 망초, 서양등골나무, 뚱딴지 등 자기 집인 양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환삼덩굴, 가시박 등은 생태계를 어지럽히며 기왕에 살고 있는 식구들을 못살게 하기도 한다. 이제는 그게 귀화식물이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게 들에서 같이 살고 있다. 둥근잎유홍초는 귀화식물이기는 하지만 얌전한 편이다. 꽃이 주홍색으로 이쁘고 요란을 떨지도 않는다. 미국에서 건너온 것인데, 빈터나 민가 근처에서 가끔 볼 수 있다. 생김새가 나팔꽃을 닮았고, 잎이나 덩굴도 닮은 구석이 많다. 나팔꽃보다는 약간 작고 귀여워서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둥근잎유홍초, ..

노랑망태버섯 / 노랑 그물망에 갇힌 버섯

노랑망태버섯 노랑 아름다운 그물망 버섯 노랑망태버섯은 여름 장마철 뒤에 볼 수 있는 버섯이다. 습한 장마가 지나는 여름에 낙엽이 쌓인 습지에서 한 두 개 따로 살거나 몇 개씩 모여 살기도 한다. 버섯의 삶이 원래 어느 식물보다 유한하다. 노랑망태버섯을 구경하는 것도 여름 장마 후 잠깐이다. 그 일생은 허무하여 태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고작 두어 시간이다. 비 온 뒤 산에 갔다가 말뚝처럼 기둥을 세우고 아름다운 그물망을 두른 노랑망태버섯을 보았다. 그물을 닮아 그물버섯이라고도 부른다. 외양은 화려해도 암모니아 냄새 비슷한 역겨운 냄새가 난다. 그래서 독은 없다고 하지만 식용을 하지는 않는다. 내일에 기댈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 아름답게 살고 있다. 사람도 다를 것이 없다. 노랑망태버섯 / 화야산 (가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