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근교산행 68

용마산(하남) / 산속에서 설경을 감상하다

용마산(595.4) 산속에서 설경을 감상하다 경기도 하남시, 광주시 (2017.2.5. 눈)(2017.2.19. 흐림) (2/5) 공용주차장-고추봉(570)-용마산-어진 마을 (7.2㎞. 이동 3시간 40분, 휴식 35분. 계 4시간 15분) (2/19) 산곡초등-송전탑-고추봉-용마산-엄미1리 (7.4㎞. 이동 3시간 26분, 휴식 1시간 7분. 계 4시간 33분) 눈이 온다고 하여 산으로 나섰다. 산 밑에서 눈이 조금씩 날리더니, 산에 오르자 눈이 제법 굵어졌다. 밝고 흰 눈이 온 산에 내린다. 눈은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산에서 눈을 맞으니 마음이 흡족하다. 소설(小雪)이나 대설(大雪)은 눈이 많이 온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 하였는데,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지는 않지만 ..

이성산성에서 남한산성까지 / 눈과 바람, 겨울 산행의 맛을 보다

남한산성 12 이성산성에서 남한산성까지 눈과 바람, 겨울산행의 맛을 보다 춘궁동-이성산(이성산성)-향교 고개-금암산-425봉-남한산성 연주봉-425봉-마천동 이동시간 3시간 40분, 휴식 1시간 20분, 계 5시간. 2017.1.22. 맑음. -14~-11℃ 이틀 간격으로 밤새 눈이 왔다. 그리 많은 눈은 아니어서 산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남 미사리에서 춘궁동과 그 너머 남한산성과 암사동을 넘는 지역은 선사시대로부터 삼국시대로 이어져 역사의 무대가 오랫동안 펼쳐진 곳이었다. 아직 그 속 속을 다 알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산행 시작점 춘궁동은 춘장(春長)의 춘(春)과 궁말의 궁(宮)을 합한 이름이다. 춘장이나 궁말 모두 백제의 궁궐이 있었던 마을이었다. 산길을 들어서면 금방 나타나는 이성산성(..

수리산 / 오르내리는 바윗길이 만만치 않은 산

수리산(489.2m) 오르내리는 바윗길이 만만치 않은 산 경기도 군포, 안양 (2017.1.21. 흐린 후 눈) 대야미역-아이파크아파트-무성봉(258)-임도오거리-슬기봉(474.8)-칼바위-병풍바위-태을봉(489.2)-관모봉(426.2)-성결대학교-명학역 (약 10㎞. 5시간) 눈이 내린 다음 날 수리산에 가려 집을 나섰다. 산행 출발점은 대야미역이다. 이곳에 큰 논이 있었던 모양이다. 논의 크기와 관계없이 두렁으로 둘러싸인 논 하나를 배미라 하는데, 이곳에 큰 논이 있어 큰배미 한배미란 뜻인 대야미를 썼다. 한 섬의 볍씨를 심을만하다 하여 섬지기란 표현에 걸맞은 넓이란 의미겠다. 주변은 아파트로 둘러 싸였고 논은 보이지 않는다. 속리산에서 뻗어 안성 칠현산으로 다시 김포 문수산으로 가는 한남정맥에 있는..

노고산 / 북한산 우뚝함을 보러 가는 산

노고산 (老姑山. 487m) 북한산 우뚝함을 보러 가는 산 경기도 양주 (2016.11.20, 2016.12.25) 솔고개-철조망길-노고산-금바위저수지길-흥국사 (7.7㎞. 휴식 50분 포함 3시간 40분) 노고산은 해동지도에는 한미산(漢尾山), 동국지도에는 한미산(漢美산)으로 표기하였고, 동국여도에서 노고산으로 쓰고 있다. '노고(老姑)는 '늙은 시어머니'란 뜻이지만, 할미산을 노고산으로 쓴 것이다. 보통 '노고(老姑)'라 하면 지리산 노고단에서 그러하였듯이 산에서 평안을 위해 모시는 존재를 그렇게 일컬었다. 이곳 산은 한양의 서쪽 끄트머리에 있다고 한미산(漢尾山)이라 한 것이 할미산이 되었고, 다시 한자로 바꾸면서 노고산(老姑山)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노고산은 북한산 서쪽에서 북한산을 조망하는 ..

여성봉-오봉 /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배운 산행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배운 산행 여성봉(604m),오봉(660m) 경기도 고양, 서울 도봉구 (2016.12.18. 흐림) 송추계곡입구-여성봉-오봉-오봉샘-우이암-보문능선-도봉동 종점 (약10㎞.4시간45분) 여성봉과 오봉이 음양의 조화로 서 있는 것은 이곳 산에 다녀 본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기묘한 솜씨와 앉음새에 늘 감탄을 한다. 그런가 하면 돌아다 보면 숱하게 다녀도 못 보던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다니니 보였던 것이다. 뒷켠에 묻혀있는 것이라 그러한지 표정이 어둡다. 사람의 마음이 표정에서 나타나듯, 어두운 표정의 바위는 숨어서도 얼굴을 펼 줄 모른다. 자신을 학대하면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 되듯, 자연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오봉에서는 어떤 산악회 회원들이 산타 복장을 하..

인왕산 / 인왕산을 넘어가는 숲길

인왕산 1 인왕산인왕산을 넘어가는 숲길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 홍제역-문화촌-개미마을-기차바위-인왕산 정상(338m)-청운공원-경복궁역 6.24㎞. 3시간 13분. 2016.12.13. 맑음. -0.4~8.8℃   홍제동에서 출발하여 경복궁까지 인왕산을 넘어가는 숲길을 걸었다. 홍제역을 나와 문화촌으로 들어섰다. 1950년대 말 문화예술인들이 살아서 문화촌이라 했다. 박화목 시인이 이곳에 살았는데, 그가 작사한 '보리밭'과 '과수원길'은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다. 문화촌 입구를 지나 인왕중학교 쪽 언덕을 오르면 개미마을이다. 2013년 '7번 방의 선물'이란 영화에 나와서 알려진 이 마을은 개미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란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마을 집들은 비록 빈약하여도 담마다 예쁜 꽃무..

용마산 /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산행

용마산(596m)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산행 경기도 하남, 광주 (2015.12.20, 2015.12.26) 산곡초등-고추봉(두리봉)-용마산-엄미1리 (7.4㎞. 3시간50분) 검단산 남쪽 고추봉에서 용마산 가는 길에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팔당댐 물이 들어와 산 밑을 적신다. 물안개가 드리우면 온 세상은 신비에 잠기고, 날이라도 맑으면 멀리 두물머리 너머 푸모리봉을 닮은 백운봉과 용문산으로 잇는 하늘금과 올망졸망 보이는 첩첩 산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이 넓은 곳에서 산하를 굽어 보면 가슴이 다 시원해진다. 산이 나를 깨어 있게 한다. 옆구리를 스치는 바람도, 유유히 흐르는 강물도, 계절마다 피었다가 지는 풀과 나무도 나를 일깨운다. 그러니 산은 신선한 영혼을 일깨우는 스승이다. 참된 일 맑..

봉암성과 남한산성을 걷는 산행

남한산성 11 봉암성과 남한산성을 걷는 산행 경기도 하남, 서울 송파구 마천동 (2014.12.14, 2014.12.27) 마방집-샘재-객산-봉암-남한산성 북문-서문-마천동 (5시간 반) 마방길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른다. 샘재에서 시작하는 위례 둘레길로 남한산성을 오르는 산길은 순하다. 눈에 젖은 다복 솔밭에서 새 한 마리 파르르 날면 눈송이가 솔가리와 같이 살며시 떨어지는 아름다운 산길이다. 능선길 건너 검단산의 하늘금이 산수화처럼 펼쳐지고, 중간중간 유래를 알리는 표지판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산길은 눈 소복 내려 겨울 산 맛이 난다. 토성은 안팎 분간이 안되고, 외성인 봉암성은 허물어진 채로 있고, 남한산성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하면서 반듯하게 새로 고쳤다. 허물어진 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은지, 새..

남한산성 연주봉 / 순한 겨울산행길

남한산성 9 순한 겨울산행길 남한산성 연주봉 광암정수장-금암산(325)-연주봉-암문-연주봉-삼거리-마천동 (4시간) (2013.12.29. 맑음 -8.0~1.6℃) 광암정수장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예전엔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사람 자취가 드문 자욱길이었으나, 이제는 사람들 발길이 늘었다. 나무는 졸가리만 남았지만 눈 내려 산은 푸근하다. 더구나 군데군데 표지판에 나무이야기 마을이야기를 써두어서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다. 모름지기 길 나서면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열매가 팥처럼 작고 꽃은 배꽃처럼 희어 팥배나무, 9월에 열매가 익으면 술 담글 수 있는 돌배나무, 나무를 태우면 노란색 재가 남아 노린재나무, 땅에 바싹 붙어 자라는 땅비싸리, 짚신 바닥에 잎을 깔아 썼다는 신갈나무 등 나무이야기..

관악산 육봉과 팔봉이 있는 바위능선

육봉과 팔봉이 있는 바위능선 관악산 (629.9m) 서울,과천,안양 (2013.11.17) 정부과천청사역-육봉능선-깃대봉-팔봉능선-서울대수목원-안양예술공원 (4시간반) 단풍은 다 지고 잎마저 땅으로 내려앉아 나무들이 겨울로 들어가는 신호는 이미 시작되었다. 바람이 불어 산밑 도로까지 내려온 나뭇잎들이 곧추서서 내달린다. 관악산은 불의 산이라 부르듯 바위들이 날카롭다. 육봉의 바위에선 사람이 서서 가지를 못한다. 바위에 몸을 바짝 붙이게 한다. 그것이 육봉이 사람에게 허락하는 오름법이다. 맨손으로 바위 한 틈을 겨우 잡고 오른다. 바위가 차다. 겨울에 삭풍이 오면 이마저도 사람의 접근을 거부할 것이다. 깃대봉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요란하다. 팔봉으로 오면 긴장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팔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