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근교산행 68

북한산 계곡산행 2. 북한산 삼천사골-부왕사터

북한산 계곡산행 2. 북한산 삼천사골-부왕사터 눈 내려 산길이 더 아름답다 2013.1.5 (맑음.-12.1~-1.2℃) 삼천사골-부왕동암문-부왕사터-중성문-산성입구-구파발역 (5시간) 2013.1.19 (맑음. -2.0~1.6℃) 삼천사골-부왕동암문-부왕사터-중성문-산성입구 (4시간) 눈이 많은 곳은 지명도 눈과 연관하여 지은 곳이 많다. 히말라야에 있는 산도 눈과 연관한 이름이 많다. '히말라야'는 '눈의 집'이란 뜻이고, '칸첸중가'는 '큰 눈의 보고'요, '다울라기니'는 '하얀 산'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산도 백두(白頭)와 설악(雪嶽)이 '눈산'의 이름을 가졌고, 태백(太白)과 함백(咸白)이 눈처럼 희고 밝다. 모두 때 묻지 않은 산들이다. 눈 내린 깊은 산속은 자연도 사람도 때가 묻지 않았다. ..

북한산 계곡산행 1. 북한산계곡 겨울 풍경

북한산 계곡산행 1북한산계곡 겨울 풍경 북한산 계곡산행 (북한산성계곡-구천계곡) / 2012.12.29 (흐린 후 눈 조금. -1.9~0.6℃)북한산성입구-중성문-중성사-행궁터-대동문-구천계곡-아카데미하우스 (4시간)    북한산계곡은 산에 오른다는 표현보다는 산에 든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깊숙이 들어 편안한 곳이다. 마음이 한가로워진다. 적어도 대동문까지는 그러하다. 하산길은 가파른 얼음길이어서 쉽지 않지만, 눈 덮인 산과 얼음 계곡을 보며 걷는 겨울 풍경이 참 좋다. 사계절 이 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얼음은 차가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나는 것을 얼음의 속성에 비유한다. "숯이나 얼음은 제 능력을 자랑하지 않아도, 얼음은 차갑고, 숯은 스스로 뜨겁다"라..

여성봉-오봉 / 음양 조화로 서있는 산

음양 조화로 서있는 산 여성봉(495m)-오봉(660m) 경기도 고양시,서울 도봉구 (2012.11.24. 맑음. -1.8~6.7℃) 송추계곡 입구-여성봉-오봉-오봉샘-우이암-원통사-우이동(65m) (5시간) 나뭇잎이 다 떨어져 산이 훤하다. 사는 것은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요, 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도 같은 이치라 하였다. 바위는 장중하고 하늘은 푸르다. 사람이 말 그치면 바위처럼 듬직할까 마음이 맑으면 하늘처럼 푸를까. 오봉 오봉 중 제1봉 오봉 중 제2봉~제5봉 오봉 우이암 우이암 원통사 / 뒤에 우이암이 보인다

여성봉-오봉 / 도봉산과 북한산을 가슴에 품는 산

도봉산과 북한산을 가슴에 품는 산 여성봉-오봉 서울,고양 (2012.2.18.맑음.-13~-3℃) 송추계곡-여성봉-오봉(660m)-오봉샘-우이암-우이동 (4시간반) 겨울이 한 뼘정도 남아있는 우수(雨水) 전날, 거의 마지막 한파가 지나가고 있다. 골바람이 조금은 차다. 아무래도 정신이 번쩍 들도록 찬바람 내리불고 흰 눈 내려 자박자박 물기를 머금어야 기운을 차릴 수 있다. 세상 사는 일도 그런 자극이 있어야 하듯 말이다. 아름다운 산길 여성봉과 오봉은 음과 양의 봉이 늘 마주 보고 있는 곳이다. 이 산길에선 북한산과 도봉산 줄기를 멀리서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1770년 스무세살의 실학자 유득공이 친구들과 한양도성 유람을 나섰는데, 이 두 산을 표현한 내용이 참 재미있다. " 도봉산은 빼곡하게 투호 단..

예봉산 / 겨울엔 눈 밟으러 간다

예봉산 (683.2m) 겨울엔 눈 밟으러 간다 경기도 남양주시 (2012.2.5. 맑음. -6℃~4℃) 팔당역-하팔당-철문봉(632)-예봉산-율리봉(587)-직녀봉(589.9)-견우봉(590)- 조개울-팔당역 (4시간 반) 산을 구분할라치면 덕이 있는 군자가 있고, 빼어난 가인이 있으며, 험준한 협객이 있다는 표현이 있다. 산의 생김새를 보고 구분 지은 것이다. 오늘 찾아간 산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군자의 산이라 부를 수 있다. 더구나 다산 정약용선생이 생가인 마재에서 철문봉까지 자주 걸었던 산으로 강을 끼고 있는 앉음새도 좋고 조망이 참으로 좋다. 며칠 전 눈 내려 멀리 첩첩산봉이 제법 겨울 맛이 난다. 겨울산은 눈 밟는 소리를 듣고 칼춤 추는 바람을 만나야 제격이다. 산새 푸드덕 날아..

검단산 / 팔당호 조망이 으뜸인 산

검단산(黔丹山. 657m) 팔당호 조망이 으뜸인 산 경기도 하남시 (2012.1.28. 맑음. -6~1℃) 산곡초등-산곡샘-검단산-전망대-유길준묘-창우동 (3시간 10분) 검단산은 남·북한강이 합수하여 넓게 자리한 팔당호를 굽어보는 조망이 으뜸이다. 얼어붙은 강물에 하얀 눈 내려 물길은 더욱 아름답고 뚜렷하다. 광주(廣州) 땅 진산인 검단산은 한강 앞까지 바짝 다가서서 뭉치어 정기가 살아 숨쉰다. 모름지기 정기란 뭉쳐야 생기는 것이요, 퍼지면 사라지는 것이다. 바람은 자고 겨울 날씨에 걸맞지 않게 따뜻하다. 어김없이 계절은 바뀌고 있다. 곳곳에서 봄을 맞으러 새들이 나서고 사람들도 나섰다. 길을 나서지 않는 자에겐 산은 없다. 산에 살지 않은 이상 그러하다. 계절의 바람은 늘 산을 넘어서 오는 것이 틀림..

남한산성 벌봉 / 위례둘레길로 남한산성 오르는 산

남한산성 8 남한산성 벌봉 (515m) 위례둘레길로 남한산성 오르는 산 경기도 하남시 (2012.1.21. 흐린 후 약한 비. 0.1㎜. 0.7~5.7℃) 마방집-샘재-객산(292)-봉암성 암문-벌봉(515)-남한산성 암문-산성 종로 (약 8㎞. 3시간) 실비는 뿌리고 산은 적막한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나무가지엔 송알송알 물구슬이 맺혀 산길엔 오그라진 가랑잎이 주름을 편다. 바위틈에서 꾸덕꾸덕하였던 이끼도 제법 부드러운 초록빛을 내보인다. 설에 또 추위가 온다지만 이제 바람결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벌봉은 봉암성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산이다. 암문 쪽으로 올라 보면, 꼭대기에 있는 바위가 벌처럼 생겼다 하여 벌봉이요, 봉암이다. 호란 때 청나라 군대는 남한산성이 눈앞에보이는 이곳에 자리..

운길산 / 어둔함이 바람 탓이랴

운길산 (610m) 어둔함이 바람 탓이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2011.12.24. 맑음. -7.8~-3.0℃) 운길산역-수종사-운길산-새재고개-도곡리 버스종점 (약 10㎞. 4시간 40분) 북사면 바람은 차고, 적은 눈 내려도 하산은 까탈스럽다. 지고 온 짐으로 오름은 무겁고 내리막은 둔하다. 간소한 것이 좋다는 말은 일상사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오늘 이 어둔함이 어찌 바람 탓이랴. ※ 대중교통 (갈 때) 용산-용문을 운행하는 중앙선 열차를 이용하여 운길산역 하차 (30분 간격) (올 때) 도곡리에서 덕소역 가는 버스(99-2번)를 타고 중앙선 열차 환승. 버스는 도곡리에서 매시 00분, 30분에 있으며, 덕소역까지는 20분 걸린다. 운길산역에서 수종사 올라가는 길. 멀리 두물머리 풍경이 뒤로 보..

사패산 / 안갯 속 단풍잎만 붉다

사패산(552m) 안갯속 단풍잎만 붉다 경기도 의정부시 (2011.11.19. 흐림) 회룡역-석굴암-범골능선-사패산-사패능선-회룡사-회룡역 (3시간 40분) 산 위에도 산 아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씨이면 신선이 산속에 계시지 않을까. 우리도 신선처럼 홀연히 산속에 잠기고 산도 신비 속 깊은 잠에 빠진다. 석굴암을 지나면 산길은 더욱 홀연하다. 신선이 범이라도 한 마리 몰고 나타날 듯하더니 바위는 잠을 깨우기라도 했다는 듯 표정이 사납다. 산 밖은 볼 수도 없고, 안갯속 단풍잎만 붉다.

혈구산 /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 자리

혈구산(穴口山. 466m)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 자리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2011.10.23) 외포정미소-퇴모산-혈구산-매재미 (4시간) 한의학에서 혈(穴)은 생명에너지가 지나가는 자리인데, 풍수지리에서 혈(穴)은 맥의 정기가 모인 자리라 하였다. 혈구산은 백두산에서 499㎞ 남쪽이고, 한라산에서 485㎞ 북쪽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간 자리이다. 강화에서도 가운데에 있다. 멀리 외포리 쪽 바다 건너로 해명산이 보이고, 남으로는 마리산이 있다. 그 너머로는 장봉도가 삐죽 옆구리를 내밀고 있다. 산이 몸을 한참 낮추어도 앉음새가 좋아 너른 벌판과 바다를 볼 수 있다. 솔숲을 거느려 아름다운 숲향이 있고, 산길이 좋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호젓함이 있다. 산에 오른 시간은 산과 벗하는 시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