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나무 14

느릅나무 위용

느릅나무 위용  잎이 떨어진 큰 나무를 쳐다보면 나무의 수형이 아름답다. 그래서 잎이 없는 계절에 큰 나무를 올려다 보는 일이 더러 있다.푸른 하늘 사이로 보는 나무 모습은 더 아름답다. 남한산성에 갔다가 성벽 바깥에서 늠름한 느릅나무를 보았다. 화살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 느릅나무 껍질은 지역에 따라 세로로 갈라져 조각조각 일어나면서 벗겨질듯이 붙어 있는 등 변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줄기나 가지에 혹 같은 코르크질이 발달하는 것을 흑느릅나무라 하는데지금은 느릅나무와 같은 것으로 본다.위용이 대단하였는데 남한산성 성밖 정리를 하면서 베어버렸다.    화살나무 /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2020.4.10)

양수에서 음수로 바뀌는 숲의 변화

양수(陽樹)에서 음수(陰樹)로 바뀌는 숲의 변화 생물 요소로 따진다면 육지 생태계에서 생산자는 식물이고, 동물이나 인간은 소비자이다. 그러한 식물이 크는데 필요한 것이 기후, 토양, 고도 등의 조건과 빛, 수분 등의 자원이 필요하다. 나무를 심는다고 가정하면 그러한 것을 관찰하고, 그 성질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나무는 빛의 양을 받는 성질에 따라 양수(陽樹)와 음수(陰樹)로 구분한다. 양수와 음수는 빛을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늘에서 견딜 수 있는 정도에 따라 구분한다. 즉 내음성이 기준이다. 그늘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나무가 양수이고, 그늘에서 잘 자라는 나무가 음수이다. 물론 음수라도 어릴 때는 햇빛을 잘 받아야 잘 자란다. 숲은 보통 햇빛과 수분의 양에 따라 바뀐다...

2017년 '올해의 나무'

2017년 '올해의 나무' 나무는 자연에서 선택하여 스스로 모양을 만든다. 바람에 이기기 위해서 줄기를 굵게 하고, 가지를 질기게 하며, 잎을 납작하고 딱딱하게 하며, 뿌리를 깊게 한다. 곤충이 달려드는 것을 막으려 화학물질을 만든다.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 온몸에 전달하고, 가을에는 잎에서 영양분을 걷고 겨울 채비를 한다. 빨리 자란 것은 무를 것이요, 속을 채우고 천천히 큰 것은 야무질 것이다. 큰 나무는 큰 나무 대로, 비뚤어진 나무는 비뚤어진 대로 쓸모가 있다. 사람이 그러하듯, 나무의 모습은 나무가 살아온 결과물이다. ※ 사진 : 향곡

나뭇잎은 다투지 않는다

나뭇잎은 다투지 않는다 사람의 감각기관이 뛰어나지만 동물이나 식물도 그에 못지않다. 식물도 의사소통을 하며, 음악을 듣고서 큰 식물은 성장과 수확이 다르다고 한다. 사랑을 하면 사람도 나무도 건강해진다. 식물도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느끼며, 자기의 위치를 안다. 빛에 반응하여 몸을 구불릴 방향을 알고, 밤낮의 길이를 잰다. 빛을 가지고 물과 이산화탄소를 당분으로 바꾸어 동물에게 식량을 제공한다. 땅으로 뿌리를 내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싹을 틔운다. 이웃 식물이 벌레로부터 공격을 당하면 냄새로 알고서 방어 물질을 생성한다. 이 모든 것이 감각이 있다는 얘기다. 산에 다니며 나뭇잎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같은 시기에 태어난 잎은 다른 잎이 빛을 받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식물에게 빛은..

가래나무 / 산추자나무

가래나무 산추자나무 과이름 : 추자나무과 다른 이름 : 산추자나무 개화 및 결실 : 5월, 9월 용도 : 관상수, 식용, 약용, 목재 가평에 있는 귀목봉을 20년 전부터 십수 차례 산행을 하였는데, 대개 다락터마을에서 시작하여 귀목고개로 올라가서 장재울계곡으로 내려온다. 산에서 내려오면 노부부가 살고 있는 집에 밥을 부탁하여 산나물을 된장이나 고추장에 비벼서 먹고, 가평 가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평상에서 쉰다. 그 평상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가 가래나무다. 누워 있다가 보면 할아버지가 닭의 모가지에 부엌칼을 대고 닭의 멱을 따는가 하면, 술안주로 나물과 된장을 더 내오기도 한다. 가림막이 가마니인 화장실은 널판지로 되어 있고 볼 일을 다 보면 부삽으로 재를 떠서 덮어야 하는 곳이다. 몇 년 후 그 할아..

숲 속의 기지개

숲 속의 기지개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2014.5.4~5.6)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고, 그 모습은 아름답다. 숲 속에서 보는 들풀과 나무도 그와 같다. 풀은 말랑거리는 흙을 밀고 나오고, 나뭇잎은 잎눈을 젖히고 부드러운 모습을 내민다. 서둘러 나오기도 하고 기지개를 켜며 슬그머니 나오는 녀석도 있다. 게으름도 부지런함도 다 살기 위한 요령이다. 강원도 산골 숲은 아무래도 기지개가 늦다. 모두 터를 잡은 곳에서 살기 위한 방편이다.

오대산에서 사는 할아버지 나무

오대산에서 사는 할아버지 나무 오대산 두로봉-동대산 (강원도 평창 2012.6.6) 오대산엔 할아버지 나무들이 많다. 나무껍질이 딱딱해짐은 늙어가는 과정이다. 이는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나무 둥지가 갈라지고 속이 비어도 나무는 살아간다. 껍질 안쪽에 순환기능이 있어 자양분을 나누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설적이게도 나무의 생명의 중심부는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 기력이 다해 주저앉음은 생명이 있는 나무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동물에게 안식처을 주고, 먹이를 제공하고, 세상을 맑게 하고 살아온 세월이지만 쓰러짐도 숲을 풍성하게 하는 일이다. 그 자리에 벌레가 자리 잡고, 그 벌레를 따라 새가 찾아 들고, 땅을 기름지게 하고 ……. 아름다운 인연을 그렇게 만들어 간다.

마가목 /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은 나무

마가목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은 나무 마가목은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난다 하여 마아목(馬牙木)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이름난 높은 산에 가야 구경할 수 있다. 군자산,설악산,함백산,성인봉에서 볼 수 있었다. 톱니가 있는 잎은 가지런하여 끄트머리가 뾰족하다. 적갈색 껍질은 반질반질하고, 연노란 빛 꽃과 빨간 열매는 앙중맞다. 건강에 좋다면 사람들에 의해 남아나는 게 없는데, 껍질은 벗겨지고,열매는 술 담그느라 정말 남아나지 못한다. 나무 도움을 받는 만큼 나무를 아낄 줄도 알아야 한다. 마가목 / 군자산 (2007.8.16) 마가목 / 설악산 (2005.8.28) 마가목 / 설악산 (2011.5.30) 마가목 / 함백산 (2011.4.3)

나무를 사랑하는 나무 회사

나무를 사랑하는 기업 어느 특수목재 회사 내가 근무하는 직장 옆에 나무를 사랑하는 목재회사가 있다. 나무에 대한 대단한 내공이 있는 회사이다. 쌓아 놓은 나무를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넓은 나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내가 산 다니면서 초보아마추어 수준으로 나무 공부를 하지만 이런 나무나라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목이 대부분이지만, 사람들이 필요한 쓰임새로 나무를 숙성시켜 제공하기 때문에 건축자재용 고급목재나 작가가 쓰는 귀한 나무원목을 이곳에서 구할 수 있다. 대학 교수나 작가가 상주하는가 하면, 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전공학생들의 탐방 코스이기도 하다. 올림픽 카누팀 노를 여기서 만들었고, 대기업에서 귀한 나무제품 재료는 여기서 주문하여 쓴다. 회사 안에 원목을 수년에서 수십..

백당나무 /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백당나무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과목 : 인동과 개화 : 5~6월, 결실 9월 분포 : 전국 산지 높이 : 3m 용도 : 정원수, 약용 백당나무는 꽃이 산수국과 비슷하게 생겨 구별이 쉽지 않다. 꽃이 엇비슷한 경우 종방 간인지 남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더구나 산수국은 꽃무리가 흰색 초록색 하늘색 분홍색 보라색으로 변하여 헷갈린다. 백당나무는 봄이 다 가고 여름이 오는 무렵에 피는 꽃이다. 앙증맞은 술잔이나 접시꽃 같이 생긴 가장자리 꽃잎이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꽃차례가 오밀조밀한 중간 부분은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꽃(有性花)이고, 가장자리는 암술과 수술이 모두 없는 꽃(無性花)이다. 모습이 수국과 닮아 목수국(木水菊) 또는 백당수국이라 부르지만 수국(과목: 범의귀과)과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