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땅이름 44

봉화산 / 구곡폭포가 있는 산

봉화산(519m) 구곡폭포가 있는 산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2013.11.23. 맑음. -4~10℃) 강촌역-봉화산-임도-감마봉-문배마을-구곡폭포-주차장(4시간) 경춘선을 곧게 만들면서 강촌역을 이전하였다. 북한강변에 있던 역이 봉화산 쪽으로 물러서서 역에서 내리면 바로 산행을 할 수가 있다. 산행은 동네 산을 다니는 것처럼 편하다. 온 산을 머리를 깎은 것처럼 시원하게 간벌하였다. 참나무는 나일론끈으로 표식을 하였다. 간벌의 기준으로 삼는 것 같다. 나무의 살생부인 셈이다. 산에도 삶과 죽음을 나누는 일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온조왕이 우두산성을 치려고 왔다가 이곳에서 큰 눈을 만나 돌아간 기록이 있다. 우두성은 춘천의 옛 이름이었다. 그만큼 이곳 산은 깊다. 봉화산 산중 문배마을 사람들은 6.25가 ..

운길산 / 시처럼 아름다운 두물머리 풍경

운길산(雲吉山 610m) 시처럼 아름다운 두물머리 풍경 경기도 남양주시 (2010.10.2 흐린 후 비 약간) 도곡리-문용마을 표지석-어룡마을-궁촌길-도곡3리 종점-새재고개-갑산(546)-새재고개-약수터-오거리-운길산-수종사-진중리-운길산역 (약 13㎞. 5시간 40분) 운길산을 뒤로 돌아가면 의외로 호젓하다. 영조 때 영의정인 도곡(陶谷) 이의현의 호를 따서 도곡이요, 마을 안쪽으로 흐르는 물길에 고기가 많고, 폭포와 동굴에서 용이 승천한 곳이라 하여 어룡(魚龍)이요, 고려와 조선시대 군사훈련을 하던 곳이라 궁말(弓村)이며, 석학이 많이 모인 문우(文友)의 중심이라 문용(文龍) 마을이다. 어젯밤 폭포 물길 옆에 '문(文) 골'이라는 표석이 뚜렷하였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 잔 나무를 잘라내 숲 곳곳을..

함왕봉 / 수량이 풍부한 계곡 산행지

함왕봉(咸王峰 966m) 수량이 풍부한 계곡 산행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2010.8.8) 용천 2리-사나사-함왕골-함왕봉-안부-암봉-구름재-사나사-용천 2리 (약 11.4㎞. 7시간 20분. 휴식시간 1시간 포함) 함왕봉은 용문산 줄기 장군봉 바로 아래 봉우리이다. 용문산(龍門山)은 원래 미지산이나 미리산으로 불렀다. '미지산(彌智山)'은 두루 지혜를 갖춘 산인데, 미리산에서 '미리'란 '미르' 즉 용이다. 미리산이 용문산이 되었다. 용문산은 산세가 높고 계곡이 깊다. 산 높고 계곡이 깊어 물이 많다. 함왕봉은 함왕대왕이 함왕혈에서 탄생하고 함왕성지가 있어 그리 부른다는데, 함왕이 있었는지는 역사서에서 확인할 길이 없다. 함왕봉 가는 길은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인데, 사나사( 舍那寺) 있는 곳 ..

북한산성 300년. 북한동 사람들이 떠난다

북한산 상원봉 북한산성 300년. 북한동(北漢洞) 사람들이 떠난다 경기도 고양시, 서울 성북구 (2010.7.31) 북한산초교-중성문-중흥사터-행궁터-남장대터-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영취사-정릉동 (5시간) 북한산에 드니 산성 안 북한동 사람들이 올 12월말까지 이주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북한산성을 만들면서 성을 지키는 병사 가솔들이 살기 시작하여 이어왔던 마을이었다. 1907년 일제에 의해 군대가 해산되고, 1915년 집중호우로 행궁지와 중흥사와 수문지가 무너졌다. 일제 때 방치되던 행궁이었고, 북한산성을 지을 때 유일한 절이었고 승병훈련 총본부였던 중흥사가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난데다가 호우로 폐허가 되어 지금까지 황량하다. 1925년 을축년 여름에는 사흘동안 650㎜가 내린 대홍수로 산영루 정..

백송 / 흰 얼룩무늬 소나무

백송(白松) 흰 얼룩무늬 소나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뒤뜰에 가면 귀한 나무인 백송이 있다. 재동은 조선시대 김종서가 살던 동네로 단종 때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피비린내가 났던 곳인데, 그것을 덮으려 재를 뿌려 잿골이 되었다가 나중에 재동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조선이 한양에 터를 잡을 즈음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백송이라 하니 오랜 세월을 살았다. 그 뒤 풍양조씨 세도가 집터였다가 여학교가 있었던 터이기도 했다. 백송은 껍질이 흰 얼룩무늬 소나무이다. 소나무도 오랜 세월 자란 모습을 보면 기품이 있지만, 백송은 외관부터가 귀티가 나고 주변에서 보기가 쉽지 않다. 백송은 처음에는 줄기가 푸른빛을 띠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희게 된다. 잎은 소나무가 2개, 잣나무가 5개인데, 백송은 3개가 모여 나..

퇴계 오솔길 '예던길'

퇴계선생 발자취를 찾아서 2 퇴계 오솔길 '예던 길' 경북 안동시 도산면 단천리-가송리 (2010.6.13) 단천교-백운동-미천 장담(전망대)-경암-한속담-학소대-벽력암-농암종택-월명담 (3㎞) 퇴계종택에서 나와 이육사문학관을 지나면 단천리 가는 길이 있다. 이육사는 퇴계의 14대손인데, 시비 '광야'가 서있는 부근이 이육사의 생가터이기도 하다.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공민왕 어머니가 피신하였다는 왕모산성 가는 길이고, 퇴계 오솔길은 왼쪽 길이다. 퇴계가 13세 때부터 숙부인 송재 이우에게 학문을 배우려 청량산으로 가기 위해 다녔다는 길이다. 길 안내판은 산길을 가르키지만 물소리를 더 느끼기 위해 물가 길을 택하였다. 단천교 오기 전에 있는 층암절벽이 단사벽인데 퇴계가 시를 남겼다. 아래에 용소 깊..

수락산 덕능고개~석림사계곡 / 선인들 인품이 묻어나는 석림사계곡

선인들 인품이 묻어나는 석림사계곡 수락산(水落山) 덕능고개~석림사계곡 서울 노원구, 의정부시 (2010.4.18) 덕능고개-흥국사 갈림길-치마바위-하강바위-정상-홈통바위-안부-노강서원-장암역(4시간 반) 선조의 부군(府君) 덕흥대원군 묘인 덕능이 부근에 있다 하여 이름 붙인 덕능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곳곳에 진달래가 산길을 아름답게 하는 곳인데, 사격장에서 콩 볶는 소리가 들린다. 세조가 사냥하던 터였는데 예나 이제나 번잡스럽다. 수락산을 오르는 재미는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바위가 둘러선 능선을 밟으며 기묘한 바위 구경을 하고, 옛사람들 자취를 새기며 찾아보는 데에 있다. 어찌 그리 희얀한 바위가 많은지 기기묘묘한 바위를 신령님이 여기에 다 모아둔 듯하다. 정상에 서면 청학동계곡 아래 김시습이..

청계산,부용산 / 산길이 부드럽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

청계산(658.4m), 부용산(365m) 산길이 부드럽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2010.3.28. 맑음. 0~9℃) 국수역-형제봉(509)-청계산-형제봉-부용산-양수역 (약 15㎞. 5시간 반) 양평 청계산은 2008년 말 전철이 국수역에 서면서 알려졌다. 산 안내도를 보면 淸鷄山으로 쓰고 있는데, 산 아래 마을이 淸溪里인 걸 보면 둘 중 하나는 한자표기가 잘못되었을 것이다. 청(淸)은 맑다는 의미도 있지만 수수하다는 의미도 있다. 청계산이야말로 이제 세상에 알려진 깨끗하고도 수수한 산이고, 산길이 부드러워 편안하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이다. 국수리(菊秀里) 지명도 국수봉(菊秀峰)이 있어서 유래한 이름인데, 아마 이곳이 예로부터 국화가 아름답게 피었을 것이다. 들머리엔 소나무가 도열하..

견우봉, 직녀봉 / 다산이 걸었던 산길

견우봉(590), 직녀봉(예빈산 590) 다산이 걸었던 산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2010.3.13) 팔당역-조개울-견우봉-직녀봉(예빈산)-율리고개-팔당 2리 마을회관-팔당역 (4시간) 그제 온 눈으로 산길은 또 눈길이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진 소나무가 많다. 이번 겨울은 눈이 참 많았다. 그래도 개울가엔 버들개지가 피고 나뭇가지에움이 튼다. 봄은 개울가에서 오고 있었다. 이제 잎 나고 꽃도 곧 필 것이다. '사람도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고 하신 법정스님 말씀대로 늘 깨어있어야 함을 배운다. 차에서 내린 팔당(八堂)은 '바댕이'가 토박이 말인데, 강가에 넓은 나루가 있어서 바다나루란 뜻을 가졌다. 조개울을 지나 견우봉에 섰다. 다산이 태어나고 묻힌 마현마을이 눈앞..

화야산 고동산 / 북한강 굽어보는 맛이 청량하다

화야산(禾也山 755m), 고동산(固同山 600m) 북한강 굽어보는 맛이 청량하다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설악면 (2010.3.6) 솔고개-회곡 2리 마을회관-임도-화야산-고동산-삼회 2리 (6시간 반) 화야산은 용문산에서 청평호 쪽으로 뻗어 나온 산줄기 중 가장 높은 산이다. 북한강도 굽어보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길게 이어져 늘 청량하다. 봄 여름엔 야생화가 넘쳐나 산행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이번엔 가장 깊은 쪽 산길 설악면 솔고개에서 시작하였다. 지명이 설악이라 설악산 가는 줄 알고 버스를 잘못 탔다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는 곳이다. 솔고개가 있는 마을이 하율림인데 옛날엔 아래밤가시였다. 솔고개 오른쪽 배치고개는 양평으로 오가는 사람들이 이 고개가 험하여 '숨이 차다' '숨이 바치다'란 뜻으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