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땅이름 44

식영정 /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담양 정자여행(4) 식영정(息影亭)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2009.9.19)  명옥헌에서 나와 소쇄원 쪽으로 가다 보면 광주호가 끝나는 지점에 식영정이 있다. 그전에는 배롱나무가 줄지어 바로 옆 창계천에 붉은 꽃이 냇가를 따라 줄을 섰다는데, 창계천의 옛 이름이 자미탄(紫薇灘)이었다 한다. 자미(紫薇)가 배롱나무의 한자말이니 명옥헌과 마찬가지로 배롱나무가 많았던 모양이다. 식영정 뒤로는 성산(星山)이 있는데, 이름대로 별을 보기 좋은 산 아래에 서하당을 지어 살던 김성원이 장인이자 스승인 임억령을 위해 식영정을 지었다.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란 뜻이니 시적인 감성이 넘치는 이름이다. 송강 정철이 여기에서 자연을 맛깔스럽게 그려낸 성산별곡을 지어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하였다..

점봉산 흘림골 주전골 / 산세 아름답고 물길 깊은 산

점봉산 흘림골 주전골 산세 아름답고 물길 깊은 산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2009.9.12) 흘림골-등선대(952m)-주전골-오색석사-오색주차장 (4시간) 다섯 가지 색깔 꽃이 피는 나무가 자란다 하여 오색이라 하고, 구름과 안개 끼는 날이 많아 골이 늘 흐리다 하여 흘림골이요, 엽전을 만들어낸 곳이 있었다 하여 주전골이라 이름을 얻었다. 강선리쪽 산세는 수더분하고, 오색리쪽 산봉은 씩씩하다. 강선리쪽 산은 수수하며, 오색리쪽 산은 화려하다. 한계령이 점봉을 갈라 놓았지만 설악의 아름다움과 씩씩함을 빼어 닮았다. 강선리 곰배령은 들꽃으로 넘치고 흘림골 주전골은 물길로 골이 깊어, 심산 물소리에 취하고 첩첩 산봉 풍경에 흠뻑 취할 수 밖에 없다. ※ 참고사항 1. 강선리쪽과 한계령쪽은 2026년까지 자..

북한산 영봉 / 더워도 산은 시원하다

더워도 산은 시원하다 북한산 영봉(604) 경기도 고양,서울 강북구 (2009.8.15) 서울 24~34℃,북한산 20~30℃ 아침에 매미 우는 소리가 여유가 있는 걸 보니 매미도 지낼만한 모양이다. 날씨가 엄청 더울 때는 매미소리도 날카롭다. 발목 부상으로 한달만에 산행을 하였다. 하루재를 넘는다. 하루재는 북한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쉼터이다. 옛날에 차가 없던 시절 서울 도성에서 미아리를 거쳐 북한산을 넘어 송추로 가자면 하루 해가 다 되어 도착한다는 곳이다. 인수봉 전망터 영봉에 오르니 폭염에도 인수봉 높은 바위에 바위꾼들이 매달려 있다. 그들은 바위에 매달려 그럴 것이다. '아무리 더워 봐라 내 신명나는 일을 누가 막으랴'라고. 일은 신명이 나야 재미 있다. 등 떠밀려 하면 신도 나지 않고 재미..

채석강 / 변산반도 아름다운 층암 절벽과 바다

채석강변산반도 아름다운 층암절벽과 바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2009.7.31)   변산은 변한(卞韓)에서 유래한 땅으로 변산(卞山)으로 불렀으나 어찌 된 연유로 바뀌었는지 확인이 안 되지만 변산(邊山)으로 되었다. 변산은 기암괴봉과 낙락장송과 폭포와 담과 소와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이 가득한 절경지이다. 변산은 400여미터 산록으로 둘러싼 산 쪽을 내변산, 바다쪽을 외변산이라 부른다. 산은 높낮이가 심하지 않으나 벼랑바위가 있고 암곡이 절경이다.  변산반도 끄트머리로 가면 채석강과 적벽강이 있다. 변산반도에 붙어있는 강이거니 생각하게끔 이름이 오해를 살만하게 되어있다. 격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변산반도 위쪽으로 툭 튀어나온 곳이 적벽강이고, 격포해수욕장 아래쪽에서 격포항까지 닭이봉을 중심으로 층..

동구릉 / 조선왕릉으로 처음잡은 터

동구릉(東九陵) ① 조선왕릉으로 처음 잡은 터 경기도 구리시 동구동 (2009.7.11) 동구릉은 태조가 후손의 유택으로 터를 잡기를 고심하다가 길지로 낙점하고 터를 잡은 곳이다. 이 터를 잡고 난 뒤 유택에 대한 근심을 잊어버렸다 하여 동구릉 터를 보았던 고개를 망우리로 이름 지었다는 얘기가 있다. 예나 이제나 묘터 잡기는 고심해야 할 큰일이다. 동구릉은 이전에 비공개능이던 숭릉과 목릉을 마저 공개하고 있어 한 바퀴 둘러보려면 두세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목책으로 막아 정자각(丁字閣) 위로 더 올라갈 수는 없지만 최근 개방한 목릉(선조, 의인왕후, 계비 인목왕후)은 둘러볼 수 있도록 하였다. 북한산맥의 정혈(正穴)에 해당한다는 건원릉(태조릉)은 높은 좌대에 앉은 듯 위세가 당당하다. 봉분에다 억새를 ..

북설악 마산봉 / 새이령 옛길과 물굽이 계곡길

마산봉(1052m) 새이령 옛길과 물굽이 계곡길 강원도 고성군 (2009.6.27) 알프스리조트-대간길-마산봉-병풍바위(1058)-전망바위-큰새이령(641)-마장터-물굽이 계곡-흘리 계곡-흘리 강원도 고성은 대한민국 최북단이요, 마산봉 일원은 북으로 산행하는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이다. 날씨가 좀 더웠지만 최북단이라 더위가 좀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길을 떠났다. 고추잠자리가 맴을 도는 날씨인데, 몇 주 산을 쉬었더니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오르막은 항상 힘들다. 마산봉에서 가까이 북측 산이 보인다. 작은 능선 두어 개만 넘으면 바로 금강산이다. 새이령 건너보는 신선봉도 올라보면 금강산 신선봉이라고 되어있다. 신선봉은 미시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황철봉과 마주 보고 있는 산으로 지금은 자연휴식년 제한 ..

관산-앵자봉 종주 / 다시 보는 초록 산빛

관산(冠山 555m), 앵자봉(670.2m) 관산-앵자봉 종주, 다시 보는 초록 산빛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2009.5.5) 퇴촌 관음리 버스종점-우산1리(소미)-관산-무갑리 갈림길-무갑산 갈림길-소리봉(612.2)- 천진암입구 갈림길-앵자봉-헬기장(양자산 갈림길)-천진암 주차장(6시간 30분) 퇴촌(退村)은 조선 개국공신 조영무가 관직에서 물러나 살던 곳이라 하여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며, 관산은 갓산으로 불리다가 한자어로 정착되었는데, 조영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곳 주변 산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것이 불편하여 아직도 깨끗하고 조용한 산으로 남아있다. 이번에도 한참 남은 버스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걷기로 하였다. 산길은 부드럽고 조용하여 오르내림이 적으나 연일 계속한 유람과 산행에..

인능산-대모산-구룡산 종주

인능산-대모산-구룡산 종주 인능산(仁陵山), 대모산(大母山), 구룡산(九龍山) 성남, 서울 (2009.2.8) 옛골-넘 밑골-인능산-오야동능선-헌인마을-엘림동산-대모산-구룡산-학술진흥원(5시간) □ 인능산(仁陵山 326.5m) 성남시 상적동, 심곡동, 신촌동. 서울 강남구 세곡동 조선시대 영남으로 가는 큰 길인 영남대로는 지금 양재역 사거리인 말죽거리를 지나 청계산 입구 원터를 지나 옛골과 금토동 고개로 넘어서 갔다. 과객들이 머물다 간 원(院)이 있었던 자리라서 원터이다. 옛골에서 청계산은 西로 가고 인능산은 東으로 간다.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 청계산과 달리 한적하다. 이정표가 있어서 기본지도만 가지고 있으면 길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산은 신구대 연습림과 군부대가 크게 차지하고 있어서 정상까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