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바위 44

서리산-축령산 / 봄이 오는 곳에서

봄이 오는 곳에서 서리산(825m)-축령산(879m)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2013.3.16. 맑음. 1.6~12.7℃) 비금리(220m)-요양병원-철쭉동산-서리산-절고개-축령산-남이바위-수리바위-휴양림 (6시간) 봄이 오는 산길은 질퍽하다. 산길이 녹는 것은 봄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이다. 북사면은 눈이요, 남사면은 마르거나 눅눅하다. 산길은 진흙창이요 얼음이어서, 물리적 경계선에 있고 계절의 경계선에 있다. 산 오르내리기 불편한 계절이지만 이것이 계절이 오는 소식이구나 생각하며 다녀야 한다. 그 춥던 겨울의 흔적은 낙엽 밑에 얼음으로 남아있을 뿐, 봄은 이미 산 너머에서 다가서고 있다. 나뭇가지도 물이 올라 겨울에 거칠던 모습이 제법 부드러워졌다. 생강나무도 움이 생겼다. 며칠 뒤에는 노란 꽃망울이..

북한산 숨은벽능선 5. 거친 비온 후

북한산 숨은벽능선 5 거친 비온 후 경기도 고양시,서울시 (2010.9.24 ) 효자2리-밤골-사기막골-마당바위-숨은벽능선-백운산장-하루재-우이동 (5시간20분) 거친 비 휘몰아치더니 티끌 마저 쓸어 내렸다. 그저 구름이 살짝 걷히기만 바랐을 뿐인데. 그저 모습만 한번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리 맑은 모습 보이려 그렇게 거센 호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모질게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퇴계 오솔길 '예던길'

퇴계선생 발자취를 찾아서 2 퇴계 오솔길 '예던 길' 경북 안동시 도산면 단천리-가송리 (2010.6.13) 단천교-백운동-미천 장담(전망대)-경암-한속담-학소대-벽력암-농암종택-월명담 (3㎞) 퇴계종택에서 나와 이육사문학관을 지나면 단천리 가는 길이 있다. 이육사는 퇴계의 14대손인데, 시비 '광야'가 서있는 부근이 이육사의 생가터이기도 하다.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공민왕 어머니가 피신하였다는 왕모산성 가는 길이고, 퇴계 오솔길은 왼쪽 길이다. 퇴계가 13세 때부터 숙부인 송재 이우에게 학문을 배우려 청량산으로 가기 위해 다녔다는 길이다. 길 안내판은 산길을 가르키지만 물소리를 더 느끼기 위해 물가 길을 택하였다. 단천교 오기 전에 있는 층암절벽이 단사벽인데 퇴계가 시를 남겼다. 아래에 용소 깊..

북한산 삼천사계곡에서 승가사 넘는 길

북한산 삼천사계곡에서 승가사 넘는 길 북한산 승가봉 서울 은평구,종로구 (2010.2.21) 구파발역-진관근린공원-삼천사-삼천사계곡-사모바위-승가사-구기동(4시간반) 어제 짙었던 황사가 사라지고 하늘이 맑아졌다. 겨울이 다 지나지 않고 어찌 봄이 오랴마는 그래도 춘분인데 아침 날이 차다. 계곡에 찬 바람이 남아 있는데, 삼천사 마애불에 기도하는 어른은 꿈쩍도 않는다. 바램이 간절하면 소원은 꼭 이루어질 것이다. 기도는 형식이 필요없다 하였다. 묵언으로 간절히 하면 된다 하였다. 계곡을 빠져나와서 승가사로 넘어오니 볕이 달라졌다. 마애불이 버티고 있어 다행이나 요란한 불사로 절집이 볼상사나워졌다. 마애불이 선 자리에 올라가 지형을 살펴본다. 승가사 좌청룡 자리가 나부반와형(裸婦半臥形)이라 하는데, 보현봉에..

설악산 울산암봉 / 동해 푸른 바다를 보는 전망봉

설악산 18 동해 푸른 바다를 보는 전망봉 설악산 울산암봉(1002m) 강원도 고성군(2010.2.6. -13~-3℃. 맑음) 산길 따라 산에 들면 물길도 산길 따라간다.설악을 적시고 동해바다로 가는 물길이 아름답다. 신령님이 구경거리로 숨겨둔 물길일 것이다. 물길을 건너면 산길이 보이는 곳에 큰 바위산 울산암봉이 떡 버티고 있다. 조물주가 천하에 으뜸 가는 경승을 만들고 싶어서 온 산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서 심사를 하였다. 울산에 있던 울산바위도 뜻이 있어 길을 나섰는데, 동해 절경을 구경하다 그랬는지 그만 늦어버렸다. 아쉬움을 삭혀도 이미 늦은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겸연쩍어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금강산 가는 길목 고성 땅 미시령 고개 아래 터를 잡았다. 모를 일이다. 다시 고향 ..

관악산 불꽃 암봉에 눈꽃이 가득

불꽃 암봉에 눈꽃이 가득 관악산(冠岳山 629m) 서울특별시 관악구 (2010.1.16 기온 0~-10℃) 남현동-사당능선-6거리안부-연주대-자운암능선-자운암-서울대 (4시간 20분) 올 겨울은 어느 산에 가나 눈 구경이 좋다. 관악산 불꽃 암봉에도 눈꽃이 가득하다. 예로부터 연주대에 올라 아름다운 경관도 보고 산 정기를 얻고자 이곳에 오르는 산객이 많았다. 양녕과 효녕이 충녕(세종)에게 왕위를 넘기려고 숨어들었던 곳도 이곳 연주대이다. 산 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며 마음을 풀었을 것이다. 날카로운 정상 암봉 못지않게 하산 길도 그리 녹록지 않다. 자운암 산허리도 8봉 명성에 뒤지지 않을세라 등허리를 곳초 세우고 발길을 잡는다. 한눈을 잠시 팔았다간 온몸을 끌어 당길 것 같은 경사다. 바위마다 멈..

여성봉 오봉, 설경산수 눈꽃 세상

설경 산수. 눈꽃 세상 여성봉,오봉(660)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서울 도봉구,강북구 (2010.1.10. 기온 -8~0℃) 송추골-여성봉-오봉-오봉샘-우이암-원통사-우이동 한일교 (5시간) 날이 좀 풀려도 눈은 쌓여 여성봉은 사람들에게 좀처럼 오름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성봉이 벼랑 건너 오봉을 바라본다. 많은 나무들이 상고대로 잔뜩 치장을 하고 유혹을 하여도, 오늘도 여성봉은 오봉을, 오봉은 여성봉만 바라본다. 둘이서 늘 그러하였듯이. 김시습이 말하길, 산에 올라 높이를 배우며, 돌에 앉아 견고함을 배우며, 소나무를 보며 곧음을 배운다 했는데 ...... 그래, 공부는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다고 했는데. 눈 가득 내려 마음 쓸 일도 없다. 산도 나무도 하얗고 온 세상이 온통 하얗고 내 ..

선바위 / 조선 건국에 얽힌 일화가 있는 바위

조선 건국에 얽힌 일화가 있는 바위 선(禪)바위 / 서울특별시 민속자료 제4호 서울특별시 종로구 무악동 산3-4 (2010.1.8) 선바위를 찾아가는 길은 독립문역에서 나와서 아파트촌과 절마을을 지나서 가야 한다. 20여분 걸어가면 맨 끝에 국사당이 있고, 그 위가 선바위다. 국사당은 최영장군 이태조 무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