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전철산행 38

예봉산 / 겨울엔 눈 밟으러 간다

예봉산 (683.2m) 겨울엔 눈 밟으러 간다 경기도 남양주시 (2012.2.5. 맑음. -6℃~4℃) 팔당역-하팔당-철문봉(632)-예봉산-율리봉(587)-직녀봉(589.9)-견우봉(590)- 조개울-팔당역 (4시간 반) 산을 구분할라치면 덕이 있는 군자가 있고, 빼어난 가인이 있으며, 험준한 협객이 있다는 표현이 있다. 산의 생김새를 보고 구분 지은 것이다. 오늘 찾아간 산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군자의 산이라 부를 수 있다. 더구나 다산 정약용선생이 생가인 마재에서 철문봉까지 자주 걸었던 산으로 강을 끼고 있는 앉음새도 좋고 조망이 참으로 좋다. 며칠 전 눈 내려 멀리 첩첩산봉이 제법 겨울 맛이 난다. 겨울산은 눈 밟는 소리를 듣고 칼춤 추는 바람을 만나야 제격이다. 산새 푸드덕 날아..

검단산 / 팔당호 조망이 으뜸인 산

검단산(黔丹山. 657m) 팔당호 조망이 으뜸인 산 경기도 하남시 (2012.1.28. 맑음. -6~1℃) 산곡초등-산곡샘-검단산-전망대-유길준묘-창우동 (3시간 10분) 검단산은 남·북한강이 합수하여 넓게 자리한 팔당호를 굽어보는 조망이 으뜸이다. 얼어붙은 강물에 하얀 눈 내려 물길은 더욱 아름답고 뚜렷하다. 광주(廣州) 땅 진산인 검단산은 한강 앞까지 바짝 다가서서 뭉치어 정기가 살아 숨쉰다. 모름지기 정기란 뭉쳐야 생기는 것이요, 퍼지면 사라지는 것이다. 바람은 자고 겨울 날씨에 걸맞지 않게 따뜻하다. 어김없이 계절은 바뀌고 있다. 곳곳에서 봄을 맞으러 새들이 나서고 사람들도 나섰다. 길을 나서지 않는 자에겐 산은 없다. 산에 살지 않은 이상 그러하다. 계절의 바람은 늘 산을 넘어서 오는 것이 틀림..

도봉산 / 산에서 소망을 말하라

산에서 소망을 말하라 도봉산(740m) 서울 도봉구,경기도 의정부시 (2012.1.8. 맑음. -5.5~0.4℃) 도봉동-은석암-다락능선-만월암-도봉대피소-도봉서원-도봉동 (4시간) 신년 산행으로 도봉산에 올랐다.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넓게 보이는 큰 바위 앞에 섰다. 산은 묵묵하고 풍경은 장쾌하다. 눈비와 바람을 맞으며 계절의 변화를 담아왔던 산이다. 뭇짐승과 풀과 나무들이 발을 뻗을 자리를 품 안에 마련하여 기다리며 받아들인 산이다. 산에 올라 소망을 말하라! 산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진데, 그대의 소망도 들어주지 않겠는가. 도봉산 정상 (좌로 부터 선인봉,만장봉,자운봉) 다락능선에서 보는 도봉산 정상 끄트머리 다락능선에서 자운봉 가는 길 도봉산 큰 바위봉우리 위용 중간에 펼쳐진 우이암이 있는 능선 ..

사패산 / 안갯 속 단풍잎만 붉다

사패산(552m) 안갯속 단풍잎만 붉다 경기도 의정부시 (2011.11.19. 흐림) 회룡역-석굴암-범골능선-사패산-사패능선-회룡사-회룡역 (3시간 40분) 산 위에도 산 아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씨이면 신선이 산속에 계시지 않을까. 우리도 신선처럼 홀연히 산속에 잠기고 산도 신비 속 깊은 잠에 빠진다. 석굴암을 지나면 산길은 더욱 홀연하다. 신선이 범이라도 한 마리 몰고 나타날 듯하더니 바위는 잠을 깨우기라도 했다는 듯 표정이 사납다. 산 밖은 볼 수도 없고, 안갯속 단풍잎만 붉다.

청계산,부용산 / 산길이 부드럽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

청계산(658.4m), 부용산(365m) 산길이 부드럽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2010.3.28. 맑음. 0~9℃) 국수역-형제봉(509)-청계산-형제봉-부용산-양수역 (약 15㎞. 5시간 반) 양평 청계산은 2008년 말 전철이 국수역에 서면서 알려졌다. 산 안내도를 보면 淸鷄山으로 쓰고 있는데, 산 아래 마을이 淸溪里인 걸 보면 둘 중 하나는 한자표기가 잘못되었을 것이다. 청(淸)은 맑다는 의미도 있지만 수수하다는 의미도 있다. 청계산이야말로 이제 세상에 알려진 깨끗하고도 수수한 산이고, 산길이 부드러워 편안하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이다. 국수리(菊秀里) 지명도 국수봉(菊秀峰)이 있어서 유래한 이름인데, 아마 이곳이 예로부터 국화가 아름답게 피었을 것이다. 들머리엔 소나무가 도열하..

운길산-예봉산/두물머리 풍광을 보는 산

예봉산(683.2m) 운길산(610.2m) 두물머리 풍광을 보는 산 남양주시 와부읍,조안면 (2009.2.22) 팔당역-남서릉-예봉산-철문봉(632m)-적갑산(564m)-오거리-운길산-수종사-조안보건지소-운길산역(7시간반) 예봉산과 운길산은 중앙선 전철 개통으로 산행 인구가 많이 늘었다. 두 산을 종주하는 인구도 전보다 많이 늘었다. 이제 이 산도 산길이 패이고 산이 몸살을 앓을 것이다. 발길이 늘어 길섶 나무뿌리는 온몸을 다 드러낼 것이다. 운치가 좋고 조용한 맛에 시간을 조금 더 보태서 찾아오는 산인데 좀 그러하다. 예봉산은 구름 구경이 좋으며, 철문봉은 다산이 걷던 체취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운길산 수종사는 묵객들의 시향을 느낄 수 있으며, 차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운치있는 두물머리 풍광을 구경할..

청계산-부용산 / 해 질 녘 두물머리 금빛물결

청계산(淸溪山 658.4m), 부용산(芙蓉山 365.9m) 해 질 녘 두물머리 금빛 물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2009.2.21) 양수역-양서고교-갑산공원-벗고개-송골고개-청계산-형제봉-임도-부용산-용담 IC갈림길-약수터-양수역(도상거리 약 18㎞. 9시간)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거꾸로 한 바퀴 길게 돌았다. 용늪언덕 쪽 길엔 이정표가 없어서 길을 잘 아는 동행이 없었다면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멀리 운길산을 건너다보고 북한강 풍광을 내려다 보며 걷는 길은 사색을 하며 걸을 수 있을 만큼 호젓하다. 갑산공원엔 최근에 죽은 배우 최진실 묘가 있다. 그를 기억하는 팬들이 큰 판에 사진을 붙이고 꽃을 묘지 앞에 놓아 추모하고 갔다. 어떤 일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인지 안타까운 일이다. ..

백운봉 / 구름 머무는 산, 풍성한 함왕골 계곡

백운봉(941m) 구름이 머무는 산, 풍성한 함왕골계곡 양평군 옥천면 용천 2리, 용문면 연수 1리 (2008.8.23) 용천 2리 주차장-사나사-함왕골-삼거리-865봉-고개-백운봉-고개-함왕골-사나사-주차장(7시간 반) 서울에서 양평 가는 길 옥천 부근에 삼각형으로 뾰족 솟은 산이 백운봉이다. 용문산 줄기 맨 앞에 우뚝 버티고 서서 멀리서도 뚜렷하다. 히말라야를 다녀온 산꾼들은 그 모양새가 에베레스트 어구에 푸모리봉을 닮았다고 '용문산 푸모리봉'이라 부른다. 밤새 비가 그쳐 산정은 구름 위에 삐죽 내밀고 있다. 산 입구에 맨 처음 만나는 절이 사나사이다. 사나사는 고려 때 보우국사 부도가 있는 유서 있는 사찰이다. 용문사 명성에 밀려있기는 하지만 소나무와 바위와 계곡이 풍성하여 도를 닦을만한 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