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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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래봉 / 호젓한 들꽃 산길

보래봉(寶來峰. 1324m) 호젓한 들꽃 산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2006.9.9) 운두령-1261봉-보래령-보래봉-보래골(4시간 20분) 운두령(1000m) 높은 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산 올라가는 맛은 없다. 운두령을 경계로 오른쪽이 계방산, 왼쪽이 보래봉이다. 풀밭을 잠시 헤치고 들어서면 경사도 별로 없는 호젓한 숲길이어 산 다니기에는 좋다. 돌쩌귀꽃, 고삼, 앵초, 물봉선 등 야생화가 지천이라 꽃길을 걷는 맛이 좋다. 간간이 비를 뿌리고 안개가 숲을 덮어 산길은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되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하니 적설기 산행도 무리 없을 곳이다. 봉평에 평창효석문화제가 열릴 때면 겸사겸사 찾을만하다.

코스모스 / 하늘 향해 가녀린 손짓

코스모스 하늘 향해 가녀린 손짓 국화과 꽃말 : 순정, 애정, 조화 가을 하늘 애달프게 모가지를 내밀고 가녀린 손짓하는 코스모스이다. 18세기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가면서 코스모스란 이름을 얻었다는데, 정연한 질서가 있는 세계를 뜻하는 그리스어인 Kosmos에서 유래하였다. 길가에서 질서 있게 오손도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어서 그 이름을 얻었던 모양이다. 코스모스 / 석룡산 조무락골 코스모스 / 상해봉 자명동계곡 코스모스 윤 동 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

석룡산 / 원시비경 고새피골 조무락골

석룡산(石龍山. 1155m) 원시비경 고새피골 조무락골 가평 북면,화천 사내면(2006.9.3) 38교-고새피골-1100 고지-석룡산-방립고개-조무락골-38교(6시간) 석룡산은 비구름 몰아 풍운조화를 일으키는 큰 용이다. 산세는 웅장하고 계곡은 깊다. 고새피골 이끼 무성한 원시 비경은 깊고 아름다우며, 담, 소, 폭포가 이어지는 조무락골은 또 다른 청정이다. 새가 노래하고 춤추는(鳥舞樂) 선경이다. 계곡이 똬리를 틀고 소리 내며 흐르는 물길은 수고하는 산꾼에게 주는 고마운 보답이다. 계곡에서 여름을 보내고 서정의 가을을 맞는다.

도봉산봉 천장만길

도봉산(道峰山. 740m) 도봉산봉 천장만길 서울 도봉구 (2006.9.2) 도봉산매표소-금득사-다락원능선-포대능선-망월사-원도봉계곡(4시간) 도봉산봉 천장만길 하늘 속에 빚었구나. 우뚝 솟아 웅혼하고 아름답고 빼어나다. 다락능선 포대능선 이어이어 바위길 장엄으로 드러내어 준봉위용 드높구나 가을 빛 따사한 빛 깎아지른 바위봉 온몸으로 받은 산빛 희고도 눈부시다.

참나리 / 나리 중의 나리

참나리 나리 중의 나리 백합과 속명 : 호피백합, 당개나리, 산나리 꽃말 : 순결, 존엄 참나리는 전국 산과 들에서 여름내 볼 수 있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짙은 황적색 바탕에 반점이 있어 화려하여 호랑무늬를 연상시킨다. 꽃잎이 호랑나비를 닮아서 인지 호랑나비가 즐겨 찾는다. 한껏 뒤로 꽃잎을 젖혀 멋을 내고 암수 수술을 힘껏 내밀며 자랑하고 있다. 산길을 가며 화려함을 자랑하는 참나리가 아름다움을 과시하는데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나리 중의 여왕나리가 참나리다. 상해봉 원아사계곡 올라가다가 참나리 여왕님을 배알 하였다. 참나리 / 철원 상해봉 원아사계곡

용문봉 오지산행

용문산 용문봉(龍門峰 970m) 용문봉 오지산행 양평군 용문면 (2006.8.27) 용문사매표소-전적비-용문봉-915봉-용각골-용문사-용문사매표소(5시간반) 밤새 비 오고 아침에 갠 듯 하더니 산 들어서자 또 비가 왔다. 나무는 비에 젖고 바위도 축축하다. 바위 지나 바위 그리고 또 바위 내려서는 길은 너덜이 이어지고 용각골은 폭포와 담 그리고 소 … 두어 시간 물 소리에 귀가 멍멍하다.

복사나무 / 도원경이 있는 곳

복사나무 도원경이 있는 곳 장미과 여름날 복숭아 한 입 베어 물면 그 당도가 입 속까지 가득하여 푸근하다. 복사꽃은 산골동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꽃이요, 중국 소설에나 나오는 요염한 미인이 생각나는 도화(桃花)는 정염에 넘치는 이름이다. 그만큼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래 함께한 친근한 나무이다. 과실나무 몇 그루씩 있었지만 복사나무는 그 과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온통 벌레가 달려들어 인간보다 앞서 그 맛에 빠져든다. 통조림으로 먹는 백도도 엄청 맛있고, 손오공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힘을 얻었을 만큼 훌륭한 과실이다. 달빛 아래 먹은 봉숭아는 예뻐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얼마나 낭만적인가. 벌레를 먹든 말든. 예로 부터 복사나무는 신령스럽고 귀한 나무로 쳤다. 이 나무를 가까이 두면 귀신이 오지 않..

봉선화 / 울밑에 선 봉선화야

봉선화(鳳仙花) 울밑에 선 봉선화야 봉선화과 속명 : 봉숭아, 금봉화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봉선화는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이 원산지인 한해살이 원예식물이다. 붉은색, 흰색, 자주색 꽃이 고개를 숙여 핀다. '울 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우리의 신세를 노래한 것인가, 우리를 그렇게 만든 노래인가. 이웃집 여자들이 우리 집 마당에 와서 봉선화 물을 들였다. 봉선화 꽃잎에 괭이밥풀잎과 소금을 넣고 돌멩이로 짓뭉갠다. 그것을 손톱에 얹고 헝겊으로 묶어 하룻밤을 두면 손톱이 곱게 물든다. 야생봉선화를 물봉선이라 하는데 습지에서 주로 자란다. 물봉선 씨앗이 익으면 아주 민감해서 손대면 톡 터진다. 그래서 꽃말도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me-not)이다. 고려 충선왕은 몽고에서 보낸..

상해봉 / 망망대해에 솟은 바위봉

상해봉(上海峰. 1000m) 망망대해 바위봉 철원군 서면 자등리 (2006.8.19) 자등리-원아사계곡-상해봉-광덕산-기상관측소 공터-장명동-자등리(6시간 10분) 정상 바위봉이 망망대해에 솟아있는 것 같다 하여 상해봉이다. 태풍 '우쿵'이 시계를 넓혀 천지사방이 끝이 없고, 짙푸른 고산준봉이 점점이 이어져 북녘 땅이 뚜렷하다. 우리가 못 가는 우리 땅이 여기 있다. 하산 뒤 등목 해주던 자등리 가겟집 신 씨 노인이 지척에 둔 고향을 살아 생전 갈 수 있길 바랐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노을빛은 화려하고 쌍무지개가 숲 속마을에 너무도 선명하여 넋 놓고 감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