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세상 이야기 58

국수

국수(麵) 이번 주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리저리 국수를 매일 먹었다. 국수가 좋긴 하지만 빈도가 잦다. 「고려도경(高麗圖經)」에 국수라는 말이 등장하고, 고려사(高麗史)에서도 '제례에 면을 쓰고 사원에서 면을 만들어 판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아 국수는 고려시대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기 이후에는 국수틀을 사용하였다 하니 대량으로 만들어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내에는 유명한 국수집이 많다. 혜화동 주변은 국수집이 모여 있고 맛도 좋아 가히 찾아서 먹을만하다. 문어와 수육도 같이 먹을 수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마포 포이동 대치동 안동국시집은 서울사람 식미에 맞춘 것 같은데 좀 비싼 편이다. 명동에는 김치맛에 곁들여 먹는 칼국수,시원한 해물칼국수, 얼큰한 즉석칼국수, 북창동엔 멸치국물로 ..

하숙에 대한 추억

하숙(下宿)에 대한 추억 하숙은 1920년대 초 처음 등장한 말이다. 도시가 생겨나고 유학생과 직장인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로 와서 살면서 생겼을 것이다. 새 학기초 대학교 담장에는 하숙생을 찾는 쪽지를 붙이고 하숙생을 찾고 있다. 요즈음은 합방인 경우 30~35만 원이 최저선인 듯하다. 유학생이 치러야 할 만만치 않은 돈이다. 대학가 하숙촌에도 대학생 보다 직장인이 늘어나고 대학생은 고시촌이나 원룸으로 밀려간다니 향토장학금을 줄여보려는 유학생의 선택일 것이다. 그만큼 하숙집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그 옛날 하숙집 낭만을 찾기도 어려워졌을 것이다. 내가 하숙할 때만 하여도 하숙집 주인아주머니인심이 좋아서 친구들이 점심밥 먹으러 수시로 들락거리고, 생일 때에는 돼지갈비 잡채에 포도주까지 차려주었는데 그..

안동 음식 / 건진국시, 헛제사밥, 안동식혜, 간고등어

안동 음식 건진국시, 헛제사밥, 안동식혜, 간고등어 어디 여행을 할라치면 먹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안동지방에 음식이 뭐가 있는지 물어보면 건진국시,헛제사밥,안동식혜,간고등어 이런 것을 있다고 말한다. 안동시내에서 동쪽에 있는 석주 이상룡선생의 생가인 법흥동 임청각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안동댐 보조댐이 있고 낙동강을 따라 상류로 가면 안동댐 본댐이 있다. 본댐 가기 직전에 월영교가 있는데 그곳을 건너면 산자락으로 민속박물관과 민속경관지가 보인다. 안동댐으로 수몰되는 건물에서 예안 선성현 객사,월영대.석빙고 등을 옮겼고 까치구멍집,도투마리집,통나무집 같은 민가도 옮겨왔다. 그 민가와 본댐 가기 전에 향토음식을 파는 여러 음식점이 있고, 요즈음엔 시내에도 몇 군데 생겼다. 건진국시는 건진국수의..

향교골 우리집 마당

향교골 우리집 마당 어제 저녁 식탁에 모처럼 푸짐한 나물이 올라왔다. 찐 호박잎,가지무침,풋고추,근대쌈,오이무침, 고추찐것에 된장국에 먹다보니 지금은 없어진 우리집 넉넉한 마당 텃밭이 생각났다. 동네에서 제일 큰 감나무와 측백나무가 우리집 표지였고, 깊은 큰우물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을 감나무집,큰우물이 있는 집,교장선생님댁이라 불렀다. 앞뒤마당에 있던 감나무에 감꽃이 떨어질 때면 아이들이 실에 꿰어가느라 모여들었고, 여름철 어린애 주먹만한 풋감이 기왓장을 때려 가끔 밤잠을 깨웠던 그 감나무 아래 시원하게 자리를 펴고 숙제하던 시절엔 더위를 몰랐다. 그 시퍼런 감을 신문지에 널어 물렁해지면 우리 간식이었다. 가을엔 지붕에 올라가거나 사다리를 나무에 걸쳐 놓고 굵은 대나무막대기로 감을 따서 광주리에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