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서울 산 116

북한산 숨은벽능선 3

숨은벽은 이제 더 이상 숨은벽이 아니다 북한산 숨은벽능선 고양,서울 (2008.8.24) 밤골-마당바위-숨은벽능선-백운산장-하루재-우이동(4시간반) 산이 몰래 길을 열어주어 다니던 길이었는데, 이제는 산꾼이 늘어 산길이 좁아졌다. 숨은벽은 이제 더 이상 숨은벽이 아니었다. 신령님이 깊이 숨겨두었던 곡간을 열고 있는 것이다. 밤골 폭포 마당바위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왼쪽부터) 숨은벽능선 숨은벽능선 인수봉

원효봉에서 구름 보기

원효봉에서 구름 보기 북한산 원효봉 경기도 고양시 (2008.7.27) 효자원-시구문-병풍바위-원효봉-북문-효자비 (3시간반) 비 온 뒤 구름을 볼 작정으로 원효봉으로 갔다. 시구문을 지나 앞서 가는 사람들이 길을 벗어나길레, 빗길로 올라가기가 좀 까탈스런 길인데 하고 생각은 했지만 호기심이 발동했다. 바위 밑에서 사람들이 헬멧을 쓰고 바위 올라가는 차림으로 장비를 갖추었다. 아이구 이게 아니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미 한참 올라 온 뒤였다. 바위는 축축하고 신은 미끄럽고 손 잡을 곳이 어렵고 발 디딜 데 정하기가 어려웠다.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아 바위꾼 도움을 두어 번 받아 겨우겨우 올라섰다. 더 이상 올라가기가 어려워 원효암 가는 길로 내려섰으나 천길 벼랑이라 포기하고, 북문 쪽으로 돌아가는 산길을 잡..

북한산 노적봉 숲길

한적한 노적봉 숲길 북한산 노적봉(716m) 여기소-백화사-가사당암문-국녕사-중성문-중흥사지-노적봉-용암문-도선사(4시간) (2008.6.28) 독사에 물린지 한 달만에 산으로 갔다. 내 에너지원은 산에서 나오는데 뱀독으로 보충(?)하였다 하나, 山 기운 보단 못한 것이다. 인적이 드물고 숲이 우거지고 바람은 상쾌하나, 발은 아직 무겁고 처음 산 타는 사람처럼 호흡이 고르지 못하였다. 그래도 이번 주초부터 매일 저녁 아픈 다리로 남산을 두 시간씩 걸으며 훈련한 힘이다. 의상봉 밑 국녕사는 주변 지세에 비해 부처를 너무 크게 모시어 빈축을 받기 십상이어서 쏟아부은 공력에 흠이 될까 염려된다. 왕건 때 창건하고 보우대사가 중수하고 사명대사의 승군 총사령부가 있던 폐사지 중흥사가 절터를 복원 중이다. 국녕사의..

상장봉 신록성찬

상장봉 신록성찬 북한산 상장봉 고양,서울 (2008.5.5) 솔고개-상장봉-구봉-육모정고개-영봉-하루재-우이동(4시간반) 내 좋아하는 산자리에서 신록성찬을 즐긴다. 눈 앞에 펼쳐진 산자락은 황홀하고 초록 산빛이 부드럽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한 줄기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면 가슴도 맑은 하늘처럼 같이 푸르다. 상장봉 상장능선 상장능선 오봉 / 상장능선에서 영봉 만경대 인수봉 백운대(좌로 부터) / 상장능선에서 상장능선 / 영봉을 오르며

북한산 / 산빛이 초록으로 물들었다

북한산이 초록으로 물들었다 북한산 문수봉(715.7m) 서울 (2008.4.27) 북한산초등학교-중성문-부왕사지-부왕동암문-삼천사계곡-나한봉-청수동암문-문수봉-대남문-구기동탐방관리소-이북5도청(5시간반) 지난 주 절정이었던 진달래가 지고 산꽃이 철쭉으로 바뀌고 있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질 때를 아는 까닭이다. 북한산 산빛이 초록으로 물들었다. 산빛이 고운 계절 산내음이 풋풋한 계절 부왕사지 오르는 길은 산빛이 늘 고운 길인데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원효봉,만경대,노적봉(좌로부터) / 북한산성 입구에서 부왕동암문 가는 길 부왕동암문 가는 길 부왕사지 부왕사지 나한봉에서 문수봉 가는 길 대남문 부근 / 남장대에서 문수사 가는 길 / 대남문에서

북한산 / 인수봉을 오르는 사람들

인수봉을 오르는 사람들 북한산 인수봉 고양 ,서울 (2008.4.9) 밤골-사기막골-숨은벽능선-인수봉-인수산장-하루재-우이동(4시간반) 오늘 북한산숨은벽 하늘길은 바람길이다. 그래도 바윗꾼들은 인수봉 바윗길을 오른다. 늘 열려있는 하늘인데 오늘도 오른다. 오늘도 신령님 세상을 엿보고 싶은 모양이다. 숨은벽능선-인수봉 사잇길에서 인수봉 북사면을 오르는 바윗꾼 인수봉 남사면을 오르는 바윗꾼 인수봉 / 하루재에서

북한산 상장능선 / 북한산과 도봉산을 굽어보는 능선

북한, 도봉 건너보며 걷는 산길 북한산 상장봉-영봉 2008.2.24 솔고개-상장봉-육모정고개-영봉-하루재-우이동(5시간) 상장능선은 도봉, 북한산을 굽어보는 맛이 좋고 인수 백운 숨은벽을 건너보는 맛도 좋으며, 이제는 개방한 영봉 능선길을 이어가는 맛도 좋다. 숨겨두었다가 생각날 때 펼쳐보며 걷던 상장능선도 찾아오는 발길이 자꾸만 늘어나 산길이 패여서 이제는 제법 하얗게 되었다. 하늘을 찌르는 구봉이 암릉 묘미의 절정이라면 영봉은 하염없이 머물다가 가는 곳이다. 산이 좋아 산이 된 사람들이 잠든 이곳에 오늘도 그들의 영혼을 축원할 사연 많은 발길이 있다. 상장능선에서 본 인수봉,백운대,염초봉 상장능선 (왼쪽부터) 여성봉, 사패산, 오봉, 도봉산 상장능선 낙타처럼 생긴 바위 상장능선 오봉 전망바위 부근 ..

북한산 / 북한동 사람들

북한동 사람들 북한산 상원봉능선 고양, 서울 (2008.1.27) 북한산성 입구-대서문-북한동-중성문-행궁터-남장대지-청수동암문- 대남문-대성문-영취사-정릉(4시간) 북한산성이 생기고 안과 밖이 또 생겼다. 북한산성 안에는 고양시 북한동 주민이 살고 있고, 그들이 성밖을 나서자면 대서문을 통해야 한다. 학교 다닐 때 입산 허가를 받고 이곳 계곡길을 두어 번 왔었는데, 군부대가 주둔하고 마을에 사람들이 띄엄띄엄 살고 있었다. 그 뒤에도 어떻게 여기 사람이 들어와 사는지 의문을 가졌다. 마을 역사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마을 안내판이 있다. 북한동 사람들은 조선 숙종 북한산성 축조 때 들어온 사람들 후손이라 한다. 사람들은 일제에 합방되기 전 1907년 무장해제 때 내쫓기고, 1915년 대홍수에 물에..

청계산 / 겨울 청계산 종주

겨울 청계산 종주 청계산 서울, 과천, 의왕, 성남 (2008.1.12) 양재화물터미널-옥녀봉-원터골갈림길-매봉-망경대-석기봉-이수봉-국사봉-금토동 (6시간 20분) 내가 겨울산을 사랑하는 것은 눈이 있기 때문이다. 온 산을 덮은 흰 눈에 감탄하고 눈이 부시다. 하얀색이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눈 온 산에서 배운다. 산에 들면 세상 일을 잊고 머리가 맑아지게 되는 것이거늘 눈 빛으로 하얗게 덧칠까지 하였다. 같이 산행하기를 청한 사람과 눈밭에 앉았다. 해를 등지고 앉았으나 햇빛은 눈밭을 지나 목덜미로 들어온다. 세상에 사람을 만나 말을 건네고 緣을 만드는 일도 모두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또 배운다. 오늘도 산에서 또 배우고 간다. ※대중교통 : 양재역 7번 출구 앞에서 양재화물터미널 가는 마을버스는 수..

관악산 / 불꽃 같은 기암괴봉

불꽃 같은 기암괴봉 관악산(629m) 서울,안양,과천 (2007.12.30. -3℃~-8℃) 서울대입구-무너미재-8봉능선-연주대-지도바위-사당역(5시간40분) 관악은 갓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이름인데, 불꽃 같은 기암괴봉으로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8봉길은 관악의 공룡이라 할만큼 오르내림이 호쾌하며 연주대 하산길 급경사 암벽은 긴장의 끈줄이다. 대설한파가 예보되어 제대로 된 겨울 산행을 생각하였는데 눈 구경은 못하고 찬바람만 종일토록 만났다. 바람은 나무가지 끝에서 울고 귓볼을 맵차게 때리며 지나간다. 눈 구경 못한 아쉬움을 바람 속에 같이 날려 보낸다. 왕관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