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도봉산 보문능선-무수골 / 낙수소리 청량하고 물소리 좋은 곳

낙수소리 청량하고 물소리 좋은 곳 도봉산 보문능선에서 무수골까지 서울 도봉구 도봉동 (2011.7.3. 비. 20.7~24.8℃) 도봉동-보문능선-우이암-원통사-무수골 (4시간 반) 도봉산(道峰山)은 불성의 이름이 가득한 산이다. 도봉이 그러하고 보문(普門)과 원통(圓通)이 관세음보살을 의미하는 말이니 또 그러하다. 우이암도 원래는 부처를 향해 기도하는 형상이라 하여 관음암이었는데, 소의 귀처럼 생겼다 하여 우이암으로 부르는 곳이니 오늘 산길은 관음의 세상을 찾아간 셈이다. 산속에 드니 조망이 없는 데다가안개와 구름에 싸여 밖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희끗희끗 만장봉과 자운봉은 볼 수 있으려니 하는 기대는 비가 와서 애당초부터 가질 수 없는 날씨였다. 그래도 점심을 차려 놓은 동안은 비가 그쳐서 잠시 구..

금주산 / 완만하나 윤기가 없는 산

금주산(金珠山 569.2m) 완만하나 윤기가 없는 산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일동면 (2011.6.18. 맑음. 18.5~31.2℃) 금주 4리-금용사 입구-미륵불-금주산-촛대봉-갈림길-47번 국도 밑-일동버스터미널 (4시간) 숲에서 계절이 지나가는 모습을 발견하는 기쁨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금주산은 숲의 천이가 다양하지 못하여 그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금주산은 신북면 만세교를 깃점으로 금용사로 들어서서 능선을 탄 후 일동터미널로 내려오는 길을 보통 잡는데, 산길에서 물을 구경하기는 어려운 산이다. 여름산을 갈 때 계곡물을 즐길 수 없는 산은 다소 인내가 필요하다. 계곡에서 물 구경을 하자면 북쪽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주등산로에서 벗어나게 된다. 설레설레 내려오다가 나무 밑에 깔개를 깔..

설악산 대승령 / 폭포와 구름바다와 천상화원이 있는 곳

설악산 22 폭포와 구름바다와 천상화원이 있는 곳 설악산 대승령(大勝嶺. 1210m) 강원도 인제군 (2011.5.30. 흐린 후 맑음. 11.8~14.6℃)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안산 갈림길-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 (5시간) 설악산 장수대는 6.25 전쟁 때 설악산을 손에 넣은 것을 기념하여 세운 산장이라 하는데, 나에게는 진한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는 곳이다. 학교 다닐 때 남교리를 출발하여 십이선녀탕을 지나 대승령에서 하룻밤을 텐트에서 자고 장수대로 내려오는 산길을 잡았었다. 중간에 폭포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져서 놀란 사람이 있어 약을 건네주고, 쓰러진 산꾼을 발견하여 장수대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하산 후 찦차를 얻어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 차가 전복되어 이마와 다리에 상처를 입어 아직도 남은..

북한산 초록 융단

북한산 초록 융단 북한산 의상능선 경기도,서울 (2011.5.14. 맑음. 12.1~22.9℃) 백화사입구-가사당암문-용출봉(571)-용혈봉(581)-증취봉(593)-나월봉(651)-나한봉-상원봉(715.5)-대남문-구기계곡-구기동 (5시간) 북한산 상원봉에 서면, 멀리 주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고, 울퉁불퉁 의상능선 연봉을 건너다 보며 넘치는 싱싱함을 맛 볼 수가 있다. 문수봉에서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비봉능선에서는 그윽함을 느낄 수가 있으며, 넘실대는 초록 융단을 실컷 감상하는 곳이요, 온 몸이 초록으로 물드는 곳이다. 의상봉(앞)과 원효봉(뒤) / 용출봉에서 용혈봉(앞)과 용출봉(뒤) / 증취봉에서 바다 속 수초 사이로 헤엄쳐 다니는 듯한 고기바위 의상능선 / 나한봉에서 비봉능선 의상..

해협산 / 초록이 푸르른 5월에

해협산(海峽山 531m) 초록이 푸르른 5월에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2011.5.5. 맑음. 12.7~23.7℃) 퇴촌사거리-국사봉(207)-해협산-정암산 갈림길-귀여 1리 (5시간 20분) 생명을 창조하는 무쌍한 변화로 5월의 산은 하루가 다르다. 아름다운 초록에 하염없이 빨려 들어가고 물드는 계절이다. 천지 기운을 듬뿍 받아 꽃을 피우고 초록 잎새가 움트는 것은 산새 한번 울 때마다 산빛이 바뀌는 약동의 달음질이다. 초록은 머물지 않고 달려가는 빛나도록 아름다운 숲의 빛이다. ※ 교통편 (갈 때) 지하철 2호선 강변역 1번 출구 버스환승센터에서 1113-1 버스 승차, 광주 IC 하차- 광주IC에서 상번천까지 걸어서 5분 - 상번천에서 38-2 버스 승차 - 퇴촌 4거리 하차 (강변역 1번 출구 버..

백봉산 호젓하고 부드러운 산골길

백봉산(栢峰山 590m) 호젓하고 부드러운 산골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1.4.23. 맑음. 6~14℃) 월문리(묘적사 입구)-묘적사-철탑-백봉-고개-수리봉(485.5)-샘-남양주시청 (약 12㎞. 4시간) 곡우가 지나 들에도 산에도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계곡에는 현호색, 괴불주머니가 줄을 섰다. 기둥이 자연스러운 절집 묘적사를 지나면 잣나무숲이 많아진다. 잣나무(栢)가 우거져 백봉이라고 한 모양이다. 산벚나무에는 봄꽃이 오지 않았지만, 절을 지나자 단풍취가 올라오고, 양지꽃, 제비꽃, 금붓꽃이 주섬주섬 피기 시작하고, 나무마다 여린 잎이 말간 얼굴을 내밀었다. 백봉산은 능선에 올라서면 산길은 더 편안하다. 다른 마을 가는 길처럼 부드럽다. 진달래가 피어 봄맛을 느끼게 하고, 봄바람 꽃바람 맞..

함백산 / 품이 넓고 겨울빛이 아름다운 산

함백산(咸白山 1572.9m) 품이 넓고 겨울빛이 아름다운 산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태백시 (2011.4.3. 맑음. -2~7℃) 적조암 입구-자작나무샘터-중함백(1505)-함백산-만항마을 (5시간 반. 휴식 1시간 포함) 함백산은 겨울빛이 아름다운 산이다. 그래서 산 이름도 다할 함(咸)이요 흰 백(白)이다. 박달나무, 물박달나무, 피나무, 자작나무, 마가목, 소사나무, 주목 … 깊고 큰 산에서 볼 수 있는 귀한 나무들이다. 산정으로 올라가면 할아버지 나무들이 세월의 무게를 안고 위엄있는 자태로 살아간다. 함백산은 품이 넓어 정상에 서면 넓게 펼친 많은 산들을 다 구경할 수가 있다. 정상이란 단순한 꼭대기가 아니며, 모든 선들이 모여드는 곳이고 출발하는 곳이란 말이 실감 난다. 눈 내려 산 주름이 더..

예봉산 산길에서 만난 봄

예봉산(禮峰山 683m) 산길에서 만난 봄 경기도 남양주시 (2011.3.26) 팔당역-팔당 2리-벚나무쉼터-예봉산-철문봉(632)-적갑산(564)-새재고개-도곡3리-도심역(4시간) 산길이 녹기 시작하였다. 산에 봄이 오는 것은 땅이 녹는 것이고, 생강나무 꽃이 움트는 것이다. 질퍽질퍽 산길이 젖으면, 봄이 오는 것이다. 산꾼은 젖은 산길을 밟으며 봄맞이를 한다. 땅이 녹은 후에야 들꽃이 기지개를 켜고, 생명이 오는 봄을 확인할 수가 있다. 도롱뇽은 물속에 알을 놓고 개구리는 물속에서 발자국 소리를 피하고 있다. 봄은 계곡 물가에서 오고 있었다. 산길에 옥수수알만 한 연보랏빛 노루귀 한 송이가 피었다. 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봄은 산길에서도 오고 있었다. 멧새 한 마리가 나무 위아래를 오가며 두리번거린다..

검봉 봉화산 / 북한강 굽어보는 빼어난 조망

북한강 굽어보는 빼어난 조망 검봉(劍峰 530m),봉화산(烽火山 510m)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2011.3.20) 강촌역-봉화산-임도-감마봉(454m)-사람바위-서낭당고개-검봉-구곡폭포주차장-강촌역 (산행거리 약13.3㎞. 산행시간 6시간) 곡우가 되면 나무에 물 오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곡우가 한 달이나 남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