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화악산 중봉 / 경기 제일봉 늠름한 품새

화악산 중봉(華岳山 中峰 1446m) 경기 제일봉 늠름한 품새 경기도 가평군 북면 (2010.9.18. 맑음. 20~30℃) 건들내 왕소나무-칠림계곡-옥녀탕-오림계곡-군사도로-너덜-중봉-언니통봉(928)-용수목 갈림길-적목리 가림 (약 12㎞. 7시간) 화악산은 한북정맥이 뻗어내리는 경기 알프스라 부르는 산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산이다. 늠름한 품새와 넉넉한 앉음새가 지리산을 방불케 한다. 산이름에 악(岳) 자가 들어 있지만 바위산은 아닌 산이 화악산이다. 둔중함이 악산의 힘을 누르고도 남을 만큼 힘이 넘쳐 그렇게 이름 지었을 것이다. 계곡은 남으로 옥녀탕을 끼고 있는 오림계곡이 있고, 북서로는 쌍룡폭포와 복호등폭포가 있는 조무락계곡이 있어 계곡미도 넘치는 곳이다. 어둑새벽 집을 나서 경춘선 열차와 화악..

북한산 숨은벽능선 4. 구름 속에 숨은 숨은벽능선

북한산 숨은벽능선 4 구름 속에 숨은 숨은벽능선 경기도 고양시,서울시 (2010.9.12 ) 효자2리-밤골-사기막골-마당바위-숨은벽능선-백운산장-하루재-우이동 (4시간50분) 아침에 풀벌레가 우는 것은 비가 그친다는 소식이다. 배낭을 꾸려 나섰다. 마당바위에서 숨은벽능선을 구경하려 기다렸으나 구름이 내놓지 않는다. 구름 가기를 기다리다간 오늘 하루가 다 지나갈 노릇이다. 산새가 지나가야 신령님이 구름을 걷는다는 소식을 들을 것인데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다. 구름 속 숨은벽능선을 지나 인수봉과 백운대 사잇길로 백운산장에 내려섰다. 팔도 산꾼들이 빗속에 산으로 모였다. 부부 산행팀이 체하여 약을 건네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술 한 잔 나누고. 산사람들은 그렇게 나누며 다닌다. ※ 교통편(가는 길) : 서울지..

백운봉 / 구름 위에서 구름을 보는 산

백운봉(941m) 구름 위에서 구름을 보는 산 경기도 양평군 (2010.8.29) 연수 1리 연암삼거리-백운암-수도골-형제우물-정상-삼태재-새수골-용문역 (6시간) 산 입구에 도착하니 빗줄기는 굵어지고 구름 사이로 산봉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여러 번 하였다. 빗방울이 굵어져 삼태재에서 수도골로 길을 바꾸었다. 산길 환영객은 물봉선과 이삭여뀌이다. 들꽃이 산길 끝나는 곳까지 줄을 서서 산꾼을 맞았다. 오락가락하던 비가 정상 아래 형제우물에 도착하니 다시 굵어졌다. 어젯밤을 산에서 잤다는 산꾼이 쳐놓은 비닐막에 들어갔다. 투둑투둑 산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술 한 잔을 나누었다. 이슬을 머금은 국화에서 가을을 느낀다더니, 산에서 감국주를 마시며 서둘러 가을을 기다린다. 계절의 변화를 산에서 맞는다. ..

함왕봉 / 수량이 풍부한 계곡 산행지

함왕봉(咸王峰 966m) 수량이 풍부한 계곡 산행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2010.8.8) 용천 2리-사나사-함왕골-함왕봉-안부-암봉-구름재-사나사-용천 2리 (약 11.4㎞. 7시간 20분. 휴식시간 1시간 포함) 함왕봉은 용문산 줄기 장군봉 바로 아래 봉우리이다. 용문산(龍門山)은 원래 미지산이나 미리산으로 불렀다. '미지산(彌智山)'은 두루 지혜를 갖춘 산인데, 미리산에서 '미리'란 '미르' 즉 용이다. 미리산이 용문산이 되었다. 용문산은 산세가 높고 계곡이 깊다. 산 높고 계곡이 깊어 물이 많다. 함왕봉은 함왕대왕이 함왕혈에서 탄생하고 함왕성지가 있어 그리 부른다는데, 함왕이 있었는지는 역사서에서 확인할 길이 없다. 함왕봉 가는 길은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인데, 사나사( 舍那寺) 있는 곳 ..

칠선계곡 /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지리산 4 지리산 칠선(七仙) 계곡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추성마을-두지동-선녀탕-비선담 (왕복 7.4㎞. 약 3시간 반)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2010.8.5-8.6)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꼽는다. 칠선계곡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이요, 지리산 산길 중 가장 어려운 길이다. 칠선계곡 통행제한을 하지 않을 때인 1992년에 칠선계곡으로 천왕봉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원시 수림과 폭포와 소(沼)가 번갈아 나타나 산행 내내 눈을 시원하게 하였다. 마지막 3㎞ 지점인 마폭에서 천왕봉까지는 엄청 가파른 암벽이어서 체력이 소모되고 목이 탔다. 수통에 물이 바닥에 젖었을 때, 키 보다 높은 배낭을 짊어진 여성 산꾼에게 얻어 마신 물 맛은 정말 기..

북한산성 300년. 북한동 사람들이 떠난다

북한산 상원봉 북한산성 300년. 북한동(北漢洞) 사람들이 떠난다 경기도 고양시, 서울 성북구 (2010.7.31) 북한산초교-중성문-중흥사터-행궁터-남장대터-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영취사-정릉동 (5시간) 북한산에 드니 산성 안 북한동 사람들이 올 12월말까지 이주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북한산성을 만들면서 성을 지키는 병사 가솔들이 살기 시작하여 이어왔던 마을이었다. 1907년 일제에 의해 군대가 해산되고, 1915년 집중호우로 행궁지와 중흥사와 수문지가 무너졌다. 일제 때 방치되던 행궁이었고, 북한산성을 지을 때 유일한 절이었고 승병훈련 총본부였던 중흥사가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난데다가 호우로 폐허가 되어 지금까지 황량하다. 1925년 을축년 여름에는 사흘동안 650㎜가 내린 대홍수로 산영루 정..

수락산 동막골~청학동 / 골을 울리며 내리치는 계곡물

수락산(水落山. 640.6m) 동막골~청학동 골을 울리며 내리치는 계곡물 경기도 의정부시,양주군 별내면 (2010.7.18)회룡역-장암동주민센터-동막골-도정봉(526)-주봉-수락대피소-내원암-청학동 (4시간반)   비 그치고 산에 가면 산이 가진 아름다움을 모아서 구경하기가 좋다.구름은 산을 에워싸고, 산빛은 더욱 푸르고, 물은 골을 울리며 내리친다.계곡은 물이 콸콸 흘러야 제 맛이다. 그래야 마음도 굽이쳐 흐르고, 혹시라도 산 밑에서 가져온 생각이 남아있다면 마저 보낼 수가 있다.   계곡에 발 담궈 탁족(濯足)을 하였다. 탁족은 생각을 씻어내는 일이다.물소리 들으며 책을 읽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이마저도 좋다.    ※ 교통편, 길 안내  (갈 때) 회룡역1번 출구 - 회룡역사거리 - 동막교- 장암동..

용문봉 / 암릉으로 이어지는 용문산 줄기

용문봉(龍門峰 970m) 암릉으로 이어지는 용문산 줄기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0.7.10) 용문사 주차장-538봉-용문봉-문수골-용각골-용문사-용문사 주차장 (6시간 반) 용문사 동쪽에 용문봉이 있다. 산길은 긴 오르막을 벗어나면 또 까탈스러운 암릉 구간이다. 올라갈수록 발걸음 옮기기가 여간 까탈스럽지 않다. 경사도 있고 바위가 날카롭고 미끌하여 긴장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용문산 원래 이름엔 '두루 지혜를 갖추다'는 의미인 '미지산(彌智山)'이 있는데, 용문산 장군봉이 있는 후덕한 육산과 용문봉이 있는 바위산이 조화를 이루라는 뜻일 것이다. 용문봉에서 사는 소나무는 암릉에서 좁은 땅을 비집고 바위와 엇물려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다. 원래부터 살아가는 힘이 대단한 소나무지만, 용문봉에서 사..

어비산 / 아름다운 어비계곡, 부드러운 산세

어비산(魚飛山. 826.7m) 아름다운 어비계곡, 부드러운 산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2010.7.4) 어비산장-725봉-어비산-어비계곡-어비산장 (5.7㎞. 약 3시간) 양평 문호리에서 중미산휴양림을 지나 농다치고개를 넘어서면 용문산 쪽으로 뻗은 산들이 구름 속에 살짝 가려 있다. 유명산으로 부르는 마유산(馬遊山) 들어가는 왼쪽이 어비계곡이다. 고기(魚)가 날아다닐(飛) 정도로 많다고 붙은 이름이다. 산길은 부드럽고 400이 넘는 표고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능선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능선에 오르면 중미산, 마유산, 대부산, 어비산이 차례로 보이고, 정상에 서면 용문산이 바로 앞에 있다. 조금만 올라서도 산 높이가 훤칠하여 눈길은 시원하고 바람이 청량하다. 능선에 있는 소나무도 아름답지만 어비계곡..

남한산 / 안갯속으로 가는 남한산성

남한산성 5 안갯속으로 가는 남한산성 남한산(522) 서울 송파구,경기도 하남시 광주시 (2010.6.27. 비 후 갬) 광암정수장-금암산(325)-연주봉(465)-북문-동장대 암문-남한산초교 (4시간) 난리 때는 갇힌 자나 바깥에서 있는 자나 모두 힘들었던 남한산성이었다. 장막을 둘러치듯 성을 쌓고 그 안에 든 것은 이미 방어적일 수밖에 없었다. 매복으로 적을 무찌르고자 북문에서 나간 군졸은 모두 나가 싸우고, 북문의 이름을 전승문(全勝門)으로 하였다. ※교통편 (갈 때) 잠실역 7번 출구 앞에서 30-5번 검단산행 버스를 타고 광암정수장 앞 하차 (올 때) 남한산성 안에서 8호선 전철 산성역까지 가는 버스 이용 북문(전승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