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방태산 / 맵찬 겨울바람, 호쾌한 설산 능선

방태산(芳台山 1443.7m) 맵찬 겨울바람, 호쾌한 설산 능선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2009.12.6. -8.6~0.6℃)휴양림-적가리골-지당골-주억봉삼거리-구룡덕봉(1388.4m)-매봉령-적가리골-휴양림(6시간 반)  눈 온다 하여 길을 나섰다. 산에 쌓인 눈이 점점 더 많아지고 산 밑 도로도 눈길이었다. 나뭇가지엔 눈떨기요 조릿대는 눈 속에서 파릇하다. 눈 녹은 물이 얼음장 사이로 흘러 계곡을 겨울답게 하였다. 향기롭고 아름다워 방태산이라 하였는데 겨울 방태산은 다르다. 사람 발길이 한적한 산허리를 올라서니 무릎까지 눈에 빠졌다. 맵찬 바람이 발길을 더 힘들게 하였다. 찬바람에 귀는 아리고  손은 얼어 감각이 무디어져 갔다. 방한복과 장갑으로 한 겹 더 무장하고 언 손을 움직여가며 눈을 헤쳐 나갔..

검단산 / 멀리 볼 수 없어도 좋다

검단산(黔丹山 657m) 멀리 볼 수 없어도 좋다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2009.11.29. 비) 창우동-유길준묘-검단산-검단샘-산곡초등학교 (3시간) 안개가 가득하여 멀리 볼 수가 없다 세상 사는 일도 멀리는 쉽게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산에서 날씨를 탓할 일은 없다 날씨가 흐린 날은 바깥세상을 볼 일이 없고 안갯속에 서있는 나무가 홀연히 다가서서 좋다

고래산-문안산 / 양수리 동북쪽 북한강을 굽어보는 산줄기

고래산(531.9m) 문안산(536.1m) 양수리 동북쪽 북한강을 굽어보는 산줄기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화도읍 (2009.11.15. -2~5℃) 월문리 선원교-먹치고개-고래산-맹골재-재재기고개-문안산-문바위-그린주유소(5시간반) 양수리 동북쪽 북한강을 굽어보는 고래산 문안산으로 나섰다. 입동이 지나 한파주의보가 내리고 바람이 차서 움직이지 않으면 냉기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초겨울에 들어서면 옷차림도 애매해서 산행을 감안하여 좀 가볍게 나서면 갑자기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길 잘 닦았다는 말을 하지만 도로 신설과 지형 변경으로 산행지도로는 산 들머리를 찾을 수가 없다. 구 길을 따라 먹치고개까지 간 후 주민에게 몇 번 길을 물어 낙엽으로 덮인 산을 치고 올라갔다. 바람은 차고 숨은 턱에 ..

계룡산 / 천하의 길지, 꿈틀거리고 요동치는 자연성릉

천하의 길지, 꿈틀거리고 요동치는 자연성릉 계룡산(845m) / 충남 공주시 반포면·계룡면 (2009.11.7) 주차장-갑사-갑사계곡-연천봉고개-관음봉(816)-자연성릉-삼불봉고개- 금잔디고개-신흥암-갑사-주차장 (5시간반) 계룡산은 산줄기와 물줄기가 휘돌아 태극을 이루는 중심에 있는 길지라 하여 이름 높은 산..

오봉산, 부용산 / 청평사 뒷산 연결 산행

오봉산(五峰山 779m), 부용산(芙蓉山 882m) 청평사 뒷산 연결 산행 강원도 춘천시 북상면, 화천군 간동면 (2009.11.1 비 후 갬) 주차장-청평사-적멸보궁터-구멍바위-오봉산-백치고개-부용산-잣나무 숲-주차장(6시간 반) 소양호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연이어 있어 오봉산이라 부르는데, 세종실록 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 산경표에서는 청평산이라 불렀다. 물 맑고 잔잔한 곳에 솟아 청평산이요, 물에 뜬 연꽃처럼 자리 잡아 부용산이라고 선조들이 지은 이름이었다. 춘천에 들어서니 비가 갠 듯 흐린 듯 날씨 변화를 종잡을 수 없다. 38선이 지나는 배후령을 넘어 배치고개로 차를 부려 청평사 입구에서 산길을 잡았다. 김시습이 청평사에 머물며 '먼 산 푸른빛 창을 열고 바라보니, 이웃 절 종소리 산 너..

몽덕산~계관산 종주 / 억새 산행의 요람

억새 산행의 요람, 몽덕산~계관산 종주 몽덕산(690m)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30m) 경기도 가평군 북면,강원도 춘천시 서면·사북면 (2009.10.11) 윗홍적-홍적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싸리재고개-싸리재 (약17㎞.7시간30분) 홍적마을 아침 공기가 코 끝에 상쾌하다. 풀과 나무와 바람이 변하는 속도는 하루가 다르다. 사람 사는 데서 모르는 변화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들꽃은 곱고 산빛은 가을 볕에 붉어 화려한 아침을 연다. 고개마루 서늘한 공기가 조금씩 따스해졌다. 먼발치로 지나온 산길을 뒤돌아본다. 가슴이 열린다. 앞 사람이 키를 넘은 억새풀 속으로 사라진다. 억새가 다가와서 얼굴을 부비고 기대고 눕는다. 이 가을에 주역은 억새이고 우린 신나는 구경꾼이다. ..

귀목봉 / 화려한 분단장 고운 산빛

귀목봉(1036m) 화려한 분단장 고운 산빛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하면 상판리 (2009.10.11) 논남-임산계곡-귀목고개-귀목봉-깊이봉 능선-362번 도로-논남 (7시간) 시월은 단풍나무에겐 화려한 분단장 철이다. 가을 볕을 모으고 아침 안개를 모아 온몸을 곱게 한다. 사람들아 헤어질 때는 아름다운 것만 기억하라 단풍나무는 이별도 아름답게 한다. ※ 유의사항 : 귀목봉에서 깊이봉 가는 길은 희미하여 길 찾기가 어렵다. ※ 가는 길 : 경춘국도 - 가평읍 - 목동- 명지산입구 익근리- 논남 - 폭포민박 안내판 산국

설악산 봉정암 / 모든 것 잊어버릴 아름다운 곳

설악산17 모든 것 잊어버릴 아름다운 곳 설악산 봉정암(1244m) 강원도 인제군 북면 백담사-영시암-수렴동대피소-구곡담계곡-쌍폭-봉정암 (2009.10.4 / 4시간 40분) 봉정암-쌍폭-구곡담계곡-수렴동대피소-영시암-백담사 (2009.10.5 / 4시간 20분) 설악산 봉정암 가는 길은 이제 익숙한 길이 되었지만 자연이 펼치는 아름다움으로 산길은 늘 새롭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싶도록 아름다운 이 계절에 놓아 버리지 못한 번뇌를 가슴에 안고 올라온 사람들 맑은 바람이 불면 바람결에 놓아버리자. 물속에 두고 불현듯 잊어버리자.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 봉정암 뒤 바위 봉정암 사리탑 봉정암 사리탑 / 2009.10.5 새벽 3시 용아장성의 아침 / 사리탑에서 봉정암의 아침 / 사리탑에서 봉정암 ..

설악산에서 잠자는 일

설악산 16 설악산에서 잠자는 일 어제 설악산 봉정암 절에 갔다가 겨우 잠자리를 구했는데, 요즈음 설악산에서 등산을 하면서 산장을 잡아서 자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등산 인구가 늘어 설악산 속에서 숙소를 정하기가 만만치 않아 무박산행이 늘었지만, 오래전에는 산장을 잡기가 쉽지 않아 텐트를 짊어지고 다니기도 했다. 30 수년 전 설악산 가서 숙소로 처음 삼은 곳은 백담사였다. 좀 특이한 경우지만 백담사에서 잠을 자고, 저녁식사는 백담계곡 부근에서 해 먹고 다음 날 아침은 영시암터로 가면서 해결하였다. 한 번은 백담사 건너편에 가게 옆에 민가가 있어서 민박을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그 집 총각이 아침에 산에서 캤다며 송이버섯을 주기에 된장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였다. 그 뒤로 그런 송이는 비싸서 먹..

점봉산 흘림골 주전골 / 산세 아름답고 물길 깊은 산

점봉산 흘림골 주전골 산세 아름답고 물길 깊은 산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2009.9.12) 흘림골-등선대(952m)-주전골-오색석사-오색주차장 (4시간) 다섯 가지 색깔 꽃이 피는 나무가 자란다 하여 오색이라 하고, 구름과 안개 끼는 날이 많아 골이 늘 흐리다 하여 흘림골이요, 엽전을 만들어낸 곳이 있었다 하여 주전골이라 이름을 얻었다. 강선리쪽 산세는 수더분하고, 오색리쪽 산봉은 씩씩하다. 강선리쪽 산은 수수하며, 오색리쪽 산은 화려하다. 한계령이 점봉을 갈라 놓았지만 설악의 아름다움과 씩씩함을 빼어 닮았다. 강선리 곰배령은 들꽃으로 넘치고 흘림골 주전골은 물길로 골이 깊어, 심산 물소리에 취하고 첩첩 산봉 풍경에 흠뻑 취할 수 밖에 없다. ※ 참고사항 1. 강선리쪽과 한계령쪽은 2026년까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