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관산-앵자봉 종주 / 다시 보는 초록 산빛

관산(冠山 555m), 앵자봉(670.2m) 관산-앵자봉 종주, 다시 보는 초록 산빛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2009.5.5) 퇴촌 관음리 버스종점-우산1리(소미)-관산-무갑리 갈림길-무갑산 갈림길-소리봉(612.2)- 천진암입구 갈림길-앵자봉-헬기장(양자산 갈림길)-천진암 주차장(6시간 30분) 퇴촌(退村)은 조선 개국공신 조영무가 관직에서 물러나 살던 곳이라 하여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며, 관산은 갓산으로 불리다가 한자어로 정착되었는데, 조영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곳 주변 산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것이 불편하여 아직도 깨끗하고 조용한 산으로 남아있다. 이번에도 한참 남은 버스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걷기로 하였다. 산길은 부드럽고 조용하여 오르내림이 적으나 연일 계속한 유람과 산행에..

앵자봉 / 백년성당 천진암 뒷산

앵자봉(鶯子峰 667m) 백년성당 천진암 뒷산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실촌면 (2009.4.25)천진암주차장-청소년야영장 입구-소리봉-박석고개-앵자봉-천진암주차장(4시간)   초록빛 가로수길을 따라 우산리 깊숙이 들어가면 한국천주교 발상지로 백년성당을 짓는 천진암이 있다. 1780년 천주학 신지식을 공부하던 권철신형제 정약전형제 등 젊은 사람들이 모여 공부하던 곳이었다. 이들을 숨겨주었던 절이 천진암이었다. 신유박해 때 이곳에서 공부하던 이승훈 등 여러 사람이 모두 참수되고, 그들을 숨겨준 스님들도 모두 참수되었다. 그 뒤 절은 폐사되고, 그 자리에 천주교회 초기인물들의 묘를 이장하고, 한국천주교 최초발상지를 기념하여 백년성당을 짓고 있다. 과거 유적과 도움을 준 사람들도 기억하였으면 한다.  앵자봉 산..

백봉산 / 산벚꽃 흩날려 아름다운 산길

백봉(589.9m) 산벚꽃 흩날려 아름다운 산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09.4.18) 월문리-묘적사-백봉-철탑-고개-수리봉(485)-샘-진곡사-남양주실내체육관-홍유릉-금곡동 (4시간) 선월교에서 묘적사계곡에 들어서니 산벚꽃이 흩날린다. 花無十日紅은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바람 불어 떨어진 산벚꽃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처럼 휘날려 운치가 있다. 묘적사(*)는 이름 그대로, 조용하고 자연스러워 아름다운 절집이다. 울퉁불퉁한 나무를 기둥으로 써서 자연스러운 맛을 담아내려 하였다. 따스한 봄볕에 새순이 한창 나오기 시작하여 산빛이 초록으로 파릇하다. 들꽃들이 대지에 나직이 붙어서 겨우 얼굴을 쏘옥 내민다. 미리 나온 조팝나무 꽃빛은 눈처럼 희고, 솔숲 사이 진달래군락은 천상회원처럼 붉..

청계산의 봄

청계산의 봄 서울, 성남 (2009.4.12) 옛골-혈읍재-마왕굴-이수봉-국사봉-금토동(5시간) 봄은 색깔로 다가온다. 겨울이 긴 만큼 봄빛이 더 밝다. 겨우내 모진 추위를 견딘 초목들이 움트고 혈읍재엔 박새가 봄 마중 나와 분주하다. 청계산 숲도 깊은 산을 닮아가고 있다. 피나물 현호색 괴불주머니 개별꽃 흰제비꽃이 피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꿩의바람꽃도 숨어 있었다. 노린재나무 국수나무 팥배나무엔 물이 올라 잎이 제법 피었고 금토동 하산길엔 넘치는 진달래로 산빛이 화사하다. 산복숭아 현호색 꿩의바람꽃 혈읍재 진달래 조팝나무

원적산 / 산수유마을 뒷산

천덕봉(天德峰 635m), 원적산(圓寂山 563.5m) 산수유마을 뒷산 경기도 광주시 실촌읍, 이천시 백사면 (2009.4.4) 동원대학-정개산(406.7)-천덕봉-원적산-산수유마을(도립 1리) (약 10㎞. 4시간 40분) 이천 백사면 경사리와 도립리는 산수유마을로 이름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뒷산 원적산에도 사람들이 많다. 지방마다 향토 축제를 열어 고장의 명소와 명물을 알리고 볼거리를 제공하여 구경거리는 많이 늘었으나 사람과 차 구경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천덕봉은 이천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답게 광주 앵자봉과 양자산이 눈앞에 들어오고 남으로 도드람산과 주변 산세가 한 눈에 펼쳐진다. 키 작은 산들이 도열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넙죽 엎드렸다. 바로 앞 원적산으로 이어지는 아름..

여성봉과 오봉 / 자연이 빚은 오묘한 조화

자연이 빚은 오묘한 조화 여성봉,오봉(660m) 경기도 양주시,서울 도봉 (2009.3.28) 송추골-송추남능선-여성봉-오봉-송추폭포-송추계곡-송추분소-송추골(4시간반) 봄은 오고 있으나 아직 북사면 산빛은 희다. 도봉산은 사람이 많아 몸살을 앓는데, 아직 여성봉 오봉 산길은 그래도 덜한 편이다. 철줄을 붙잡고 여성봉에 오르면 자연이 빚어놓은 오묘한 여성 모습에 감탄을 하는 사이에 눈 앞 조망이 갑자기 훤해진다. 건너편 오봉 바위는 눈을 떼는 사이 금방이라도 굴러서 떨어질듯한 모습으로 위태하다. 수만 년 수천만 년 저리 서 있으면서 모두가 조바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서 있도록 사람들의 눈을 잡아 놓았을 것이다. 오봉에 오르니 구름이 걷혀 상장능선 너머 히끗히끗한 북한산 높은 봉우리가 그림처럼 눈 앞에 서 ..

남한산성에서 갈마치고개까지

남한산성 4 남한산성에서 갈마치고개까지 경기도 하남시, 성남시 (2009.3.21) 마천역-연주봉(465)-서문-청량산(482.6)-수어장대-남문-검단산(538.1)-왕기봉(500)-갈마치고개-갈현동 (6시간) 남한산성에 오면 민초의 고초가 생각난다. 성안팍 민초의 고생은 말이 아니었다. 전장에서 백성의 고초를 물어 무엇할까. 낮이 길다 하여 이름을 붙인 일장산(日長山 453m) 아래 수어장대가 있다. 4개 장대 중에서 제일이다 하여 수어장대였지만 치욕의 장대가 되었다. 볼모로 잡혀갔다가 8년만에 돌아온 효종도 이 치욕을 영원히 잊지 말자고 하였고, 이 장대를 무망루(無忘樓)라 하였다. 꽃망울이 움트고 봄빛이 밝다. 얼마 전까지 찬바람이 볼을 때리더니 이젠 바람이 부드럽다. 올동백 생강나무 노란빛도 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