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견우봉, 직녀봉 / 다산이 걸었던 산길

견우봉(590), 직녀봉(예빈산 590) 다산이 걸었던 산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2010.3.13) 팔당역-조개울-견우봉-직녀봉(예빈산)-율리고개-팔당 2리 마을회관-팔당역 (4시간) 그제 온 눈으로 산길은 또 눈길이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진 소나무가 많다. 이번 겨울은 눈이 참 많았다. 그래도 개울가엔 버들개지가 피고 나뭇가지에움이 튼다. 봄은 개울가에서 오고 있었다. 이제 잎 나고 꽃도 곧 필 것이다. '사람도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고 하신 법정스님 말씀대로 늘 깨어있어야 함을 배운다. 차에서 내린 팔당(八堂)은 '바댕이'가 토박이 말인데, 강가에 넓은 나루가 있어서 바다나루란 뜻을 가졌다. 조개울을 지나 견우봉에 섰다. 다산이 태어나고 묻힌 마현마을이 눈앞..

화야산 고동산 / 북한강 굽어보는 맛이 청량하다

화야산(禾也山 755m), 고동산(固同山 600m) 북한강 굽어보는 맛이 청량하다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설악면 (2010.3.6) 솔고개-회곡 2리 마을회관-임도-화야산-고동산-삼회 2리 (6시간 반) 화야산은 용문산에서 청평호 쪽으로 뻗어 나온 산줄기 중 가장 높은 산이다. 북한강도 굽어보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길게 이어져 늘 청량하다. 봄 여름엔 야생화가 넘쳐나 산행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이번엔 가장 깊은 쪽 산길 설악면 솔고개에서 시작하였다. 지명이 설악이라 설악산 가는 줄 알고 버스를 잘못 탔다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는 곳이다. 솔고개가 있는 마을이 하율림인데 옛날엔 아래밤가시였다. 솔고개 오른쪽 배치고개는 양평으로 오가는 사람들이 이 고개가 험하여 '숨이 차다' '숨이 바치다'란 뜻으로 '바..

주금산 /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다워 비단산

주금산(鑄錦山. 814m)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다워 비단산 남양주시 수동면, 포천군 내촌면 (2010.2.28. 흐린 후 맑음. 2~10℃) 몽골문화원-비금계곡-합수점-585봉-795봉-주금산-사거리-사기막-47번 도로 (5시간) 운악산이 있는 한북정맥에서 갈라져 내린 천마지맥은 주금산 천마산 예봉산을 거쳐 두물머리까지 맥을 이어간다. 주금산은 비단을 펼친 것처럼 아름다워서 부을 주(鑄) 비단 금(錦), 주금산이다. 정상에 서면 이름대로 수려하고, 비단을 펼친 듯 물결치듯 아름다운 능선이 펼쳐진다. 몽골문화원 뒤로 올라가는 비금계곡 또한 수려하다. 투닥투닥 뿌직뿌적 봄이 오는 전주곡이 계곡에서 들린다. 산은 계곡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로 봄을 시작한다. 이 소리가 산으로 올라가 들풀을 깨우고 나무를 깨운다..

설악산 울산암봉 / 동해 푸른 바다를 보는 전망봉

설악산 18 동해 푸른 바다를 보는 전망봉 설악산 울산암봉(1002m) 강원도 고성군(2010.2.6. -13~-3℃. 맑음) 산길 따라 산에 들면 물길도 산길 따라간다.설악을 적시고 동해바다로 가는 물길이 아름답다. 신령님이 구경거리로 숨겨둔 물길일 것이다. 물길을 건너면 산길이 보이는 곳에 큰 바위산 울산암봉이 떡 버티고 있다. 조물주가 천하에 으뜸 가는 경승을 만들고 싶어서 온 산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서 심사를 하였다. 울산에 있던 울산바위도 뜻이 있어 길을 나섰는데, 동해 절경을 구경하다 그랬는지 그만 늦어버렸다. 아쉬움을 삭혀도 이미 늦은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겸연쩍어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금강산 가는 길목 고성 땅 미시령 고개 아래 터를 잡았다. 모를 일이다. 다시 고향 ..

북한산 주봉을 둘러보는 산길 / 북한산 원효봉,영봉

북한산 주봉을 둘러보는 산길 북한산 원효봉(509m),영봉(604m) 경기도 고양,서울 강북구 (2010.1.30.맑음.-4~2℃) 효자비-북문-원효봉-북문-위문-백운대피소-하루재-영봉-육모정고개-우이동(6시간) 북한산 주봉인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앞 뒤로 둘러보는 산길을 잡았다. 햇볕이 비치는 곳은 눈이 다 녹았지만 북사면은 겨울 자욱이 남아있다. 북한산계곡 쪽에서 숨을 몰아쉬며 위문을 넘어서자 온 산이 겨울빛이다. 겨울 산빛이 산속에 가득하다. 겨울은 떠날 시간이 아직도 더 필요하다. 생명력이 가득한 곳이 산이지만 겨울산은 적막하다. ※ 가는 길 :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출구 부근에서 송추 가는 34번 이나 704번 버스를 타고, 효자비정류소에서 내려서 효자비 바로 옆 다리를 건너 개울을 ..

관악산 불꽃 암봉에 눈꽃이 가득

불꽃 암봉에 눈꽃이 가득 관악산(冠岳山 629m) 서울특별시 관악구 (2010.1.16 기온 0~-10℃) 남현동-사당능선-6거리안부-연주대-자운암능선-자운암-서울대 (4시간 20분) 올 겨울은 어느 산에 가나 눈 구경이 좋다. 관악산 불꽃 암봉에도 눈꽃이 가득하다. 예로부터 연주대에 올라 아름다운 경관도 보고 산 정기를 얻고자 이곳에 오르는 산객이 많았다. 양녕과 효녕이 충녕(세종)에게 왕위를 넘기려고 숨어들었던 곳도 이곳 연주대이다. 산 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며 마음을 풀었을 것이다. 날카로운 정상 암봉 못지않게 하산 길도 그리 녹록지 않다. 자운암 산허리도 8봉 명성에 뒤지지 않을세라 등허리를 곳초 세우고 발길을 잡는다. 한눈을 잠시 팔았다간 온몸을 끌어 당길 것 같은 경사다. 바위마다 멈..

여성봉 오봉, 설경산수 눈꽃 세상

설경 산수. 눈꽃 세상 여성봉,오봉(660)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서울 도봉구,강북구 (2010.1.10. 기온 -8~0℃) 송추골-여성봉-오봉-오봉샘-우이암-원통사-우이동 한일교 (5시간) 날이 좀 풀려도 눈은 쌓여 여성봉은 사람들에게 좀처럼 오름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성봉이 벼랑 건너 오봉을 바라본다. 많은 나무들이 상고대로 잔뜩 치장을 하고 유혹을 하여도, 오늘도 여성봉은 오봉을, 오봉은 여성봉만 바라본다. 둘이서 늘 그러하였듯이. 김시습이 말하길, 산에 올라 높이를 배우며, 돌에 앉아 견고함을 배우며, 소나무를 보며 곧음을 배운다 했는데 ...... 그래, 공부는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다고 했는데. 눈 가득 내려 마음 쓸 일도 없다. 산도 나무도 하얗고 온 세상이 온통 하얗고 내 ..

북한산 원효봉 설경

원효봉 설경 북한산 원효봉(509m) 서울,고양 (2010.1.3. 최저기온 -10.2℃) 효자비-북문-원효봉-북문-중성문-중흥사터-보국문-정릉동(5시간) 기온이 차서 전날 내린 눈이 고스란히 산에 남아 있다. 설경산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아름다운 풍경을 신령님이 밤새 그렸다. 산정은 강조하고, 그 아래는 생략한 묵필법으로 그렸다. 봉우리는 수묵화의 거칠고 고운 필법과 짙고 옅음을 조절하여 그렸는데, 능선은 붓을 뉘어 쓸어내리는 먹칠법으로 대담하게 쓸어내려 온 산하를 그렸다. ※ 가는 길 :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34번.704번 버스를 타고 효자비에서 내린다. 북한산 염초봉과 백운대(좌) 만경대(중) 노적봉(우) / 원효봉에서 노적봉 / 원효봉에서 북한산성 주능선 방향 / 원효봉에서..

북한산 부왕사터에 남은 가을

부왕사터에 남은 가을 북한산 상원봉 서울, 고양 (2009.12.13) 산성입구-중성문-부왕사터-남장대터-청수동암문-대성문-대성능선-정릉탐방센터 (4시간반) 부왕사터에는 낙엽이 흩어져 듬성듬성 가을빛이 남아 있었다. 오래 전 태조 이성계가 백일지성을 드렸다는 전설이 있는 절인데, 폐사되어 지금은 간이천막으로 절을 꾸려 놓았다. 이 가을 산빛도 산그늘 바람이 한번 불면 금방 겨울이 될 것이다. 희미한 산길을 따라 비껴 올라서면 풍경이 좋은 남장대터이다. 산성은 눈 앞에 있고 산마루 끄트머리에 앉아 있는 해가 따사하다. 저무는 가을에 올라선 능선이 금방이라도 겨울이 올듯하다. 너른 바위에 앉아 한참 동안 주변 풍경을 실컷 감상하였다. ※부왕사(扶旺寺)터 : 부왕사는 북한산성 축성 시기인 조선 숙종 때 건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