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아름다운 얼음 계곡 중원산

중원산(中元山 800m) 아름다운 얼음 계곡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2011.2.19.雨水. 맑음. -6.9~9℃) 용문사 주차장 - 조계골- 용계골 - 삼거리 - 중원산 - 사거리안부 -용계골 - 용문사 주차장 (약 8㎞. 휴식시간 1시간 10분 포함 5시간) 중원산은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오대산에서 내려오던 산줄기가 용문산을 내리고, 오른쪽으로는 중원산과 도일봉을 만들었다. 용문산과 지척에서 마주 보고 있어 산 위에 오르면 바로 건너 볼 수 있다. 도가에서 제(祭)를 지내는 곳으로 썼다는 곳이 중원산이라는 얘기가 있다. 맹추위가 지나간 계곡에도 우수(雨水) 절기는 오고 봄기운이 오고 있었다. 산밑 버드나무는 연초록 물이 오르고 얼음 밑으로 물소리가 제법 들려 정겹다. 피라미 몇 마리가 벌써 ..

겨울에 가는 천불동계곡

설악산 21 겨울에 가는 천불동계곡 설악산 강원도 속초, 양양 (2011.1.24. 맑음. -7~1℃) 설악동-비선대-천불동계곡-양폭산장-천불동계곡-비선대-설악동 (5시간) 설악은 편서풍과 동해기류로 눈이 많다 하는데, 우리가 설악을 찾아 인제에서 미시령을 넘을 때는 눈은 흔적도 없었다. 건조한 날씨로 산과 들이 메말라 있었다가, 지난 주말 100년 만에 내렸다는 눈폭탄이 1m나 와서 설악산 동쪽 지역이 심한 피해를 입었다. 20일이 지나 이 글을 쓴 것은 실수로 디카에 있던 사진을 모두 날려버려 사진 복구 전문가에 맡겨 사진 복원을 기다리다 그러하였다. 그러나, 복구 내용이 그리 신통치 못하였다. 학창 때는 아름다운 천불동계곡에 반하여 매년 여름에 찾아갔었고, 요즈음은 공룡능선을 가느라 가을에 천불동에..

북한산 절터 산행

북한산 절터 산행 북한산 서울 은평구,성북구 (2011.2.5. 맑음. -0.8~5.5℃) 구파발역-진관근린공원-하나고-삼천사-삼천사계곡-부왕동암문-부왕사터-북한산성계곡-중흥사터-행궁터-보국사터-보국문-정릉계곡-정릉동(6시간) 북한산 옛절터를 두루 돌아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같은 거리라도 겨울산은 길다. 애당초 욕심을 부린 탓이다. 북한산성 축성 당시에 절은 중흥사 하나 뿐이었으나, 축성 뒤 3년 동안 12개 절과 암자가 들어서고, 그 뒤에 수 많은 절이 들어섰으니 북한산은 절로 채워진 성(城)이 되었다. 작년말에 주민들이 모두 철수하여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은 절집에 사는 사람만 남았다. 절터가 물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서 산등성이를 오르내려도 다시 계곡 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율리봉-견우봉 / 조용한 겨울산

율리봉(587), 예빈산(590), 견우봉(590) 조용한 겨울산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2011.1.29. 맑음. -9~-5℃) 운길산역-진중리-율리봉-율리고개-예빈산(직녀봉)-견우봉-조개울-팔당역 (약10㎞. 5시간) 진중리에서 율리봉으로 오르면, 산길이 부드럽고 산 위로 오르며 한강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는 맛이 좋고 풍광도 그만이다. 조선중기 오랑캐를 물리치기 위해 진을 치고 있었던 곳이라 진중(陣中)이라 이름 붙인 곳이다. 산길은 조용하고 겨울 강도 조용하다. 다산 정약용이 '만 가지 움직임은 한 가지 조용함만 못하다' 하였는데 이곳 산천경개가 그러하다. 오직 북사면을 넘나드는 바람소리와 사람이 머무는 양지바른 곳에 까마귀만 오락가락하며 겨울 맛을 낸다. 다산이 걸었던 겨울 산길도 이러할까. 두물..

남한산성 광암동-천현동 종주

남한산성 7 연주봉(465), 벌봉(515) 남한산성 광암동-천현동 종주 서울, 하남 (2011.1.22. 눈 후 맑음. -7.1~-0.8℃) 광암정수장-금암산(325)-연주봉(465)-서문-북문-동장대지-암문-벌봉-암문-가지울 갈림길- 교산동 갈림길-객산(292)-산불 감시초소-쥐봉(128)-천현동-마방집 (약 14㎞. 5시간 50분) 서울 동쪽 광주 땅에 남한산성이 있다. 광주산맥 주맥 산등성이를 따라 8도 승군을 부려 요새를 쌓았다. 요새는 상처로 남아 슬픈 곳이고, 가슴 아픈 곳이다. 조선은 후금 태조가 하자는 화친정책을 거부하였다. 조선은 후금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였다. 적의 침공을 알아차려 봉수대에서 연기를 피워 올려도 이미 조선은 청군을 막아낼 힘이 없었다.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왕실..

맵찬 바람, 용마산-검단산 종주

용마산(龍馬山 595.4m), 검단산(黔丹山 659.8m) 맵찬 바람, 용마산-검단산 종주 경기도 하남시 (2011.1.15. 맑음 -15.7~-7℃. 평균풍속 5m) 어진 마을-126번 길-중부고속도로 밑길-밤골-장군약수-용마산-고추봉(570m)-큰 삼거리-검단산-572봉-유길준묘-애니메이션고교검단산-572봉- (4시간 50분)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기온이라는 기상대 일기예보가 있었다. 버스를 타고 내린 어진마을 아침 바람이 몹시 차다. 귀가 쩡쩡 얼 듯하다. 거기다가 우리는 거꾸로 바람을 맞으며 남에서 북으로 걸었으니 추위 강도가 더하였다. 그런데도 산에 올라 보면 생각 이상으로 사람들이 많다. 겨울 맹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려는 것일까? 산 밑 온도가 아침 최저 영하 15.7도이니 산 정..

북한산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화강암 산

북한산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화강암 산 북한산 서울 종로구,서대문구 (2011.1.9. 맑음. -12~-4℃) 상명대-탕춘대능선-비봉-사모바위-응봉능선-진관사 일주문-구파발역 (5시간) 소한 한파가 주말까지 이어져 바람이 차다. 차가운 날씨에도 북한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바위봉우리 우뚝 선 모습이 시원해서 좋고, 봄눈 녹을 때도 질퍽거리지 않아서 좋다. 북한산 오르는 길은 온통 바위길이다. 탕춘대 능선 끄트머리 향로봉은 이름대로 불길이 타오를 듯한 모습이고,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우람한 비봉은 경사가 급하여 겨울엔 접근하는 발길이 드물다. 사모바위에서 방향을 틀어 응봉능선으로 내려서자면 밧줄을 잡아도 바윗길이 까탈스럽다. 북한산은 온통 바위요, 화강암 큰 덩어리 산이다. 한반도를 가장 넓게 덮고 ..

운길산 / 겨울 담금질

운길산 (610m) 겨울 담금질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0.12.26. 맑은 후 흐림. -14~-5℃) 운길산역-수종사-운길산-오거리-새재고개-억수농원-어룡마을-도심역 (4시간 반) 올해는 기록적인 날씨가 많았다. 폭설에 폭염에 폭우에 혹한까지 있었다. 30년 만의 혹한인 성탄절 다음날, 찬기가 뼛속까지 스미는 아침에 집을 나섰다. 떠나야 겨울 산을 맛볼 수가 있다. 바람이 불어오고 날씨가 추운 겨울은 사람만이 아니라 나무에게도 시련이다. '자연에도 늙는다는 것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계절이 바뀌고 잎새가 떨어지는 것은 나무가 옷을 갈아입고 새봄에 성장을 기다리며 꿈쩍 않고 지내는 탈의 시간이다. 담금질을 하며 스스로 단련하는 인고의 시간이다. 나무가 그렇고 뭇 생명들을 품은 산이 그..

적갑산, 철문봉 / 겨울바람을 녹이는 넉넉함이 있는 산길

적갑산(534), 철문봉(632) 겨울바람을 녹이는 넉넉함이 있는 산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0.11.28) 도심역-어룡마을-새재고개-세정사 갈림길-적갑산-철문봉-팔당역 (4시간) 바람은 차고, 한낮인데 아직 되돌아가지 못한 하현달은 하늘가에 하얗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떠나기 위한 기다림은 더 길다. 새재고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비슷한 행선지로 가는 버스를 무작정 탔다. 표지판만 보고 탄 버스는 반대 방향이었고, 또 되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버스 기사가 그런다. "새재고개 끄트머리 집에 담근 막걸리가 괜찮습니다" "그냥 갈 수가 없잖아" 친구가 한 마디 하였다. 목을 축이게 막걸리를 청하였다. 술 반 주전자에 이것저것 내온다. 주막 이름만큼이나 정을 듬뿍 담아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