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 217

제지기오름 / 섶섬을 조망하는 오름

제주의 오름 제지기오름 (표고 94.8m) 섶섬을 조망하는 오름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275-1 (2017.10.18) 제주에서 한라산을 빼어 놓고 얘기할 수 없듯 오름을 제외하면 또한 허전하다. 제지기오름은 올레길 6코스인 쇠소깍을 떠나면서 처음 만나는 곳이다. 섶섬이 바로 앞에 있다. 보목포구 뒤편 해안도로를 동편으로 따라가면 오름 입구가 보인다. 표고는 94.8m인 나지막한 오름이다. 올라가는 거리는 400m로 10분 정도 걸린다. 제주에 있는 360여 개 오름 중에서도 낮은 오름에 속한다. 산길에는 제주도나 울릉도 해안가에 자라는 털머위가 피었다. 잎은 동의나물과 비슷하나 더 두껍고, 노랗게 핀 꽃은 곰취를 닮았으나 더 길쭉하다. 제지기는 절을 지키는 절지기가 있어 절지기오름이라 하다가 바뀌었다..

한라산 / 변화와 신비의 산

한라산(1950m) 8 변화와 신비의 산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개미등-탐라계곡-관음사입구 2017.10.17. 흐린 후 맑음. 이동거리 18.3㎞. 걸린 시간 9시간 20분 제주도는 동서 73㎞, 남북 31㎞인 타원형으로 그 안에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2만 5천여 년 전 화산활동으로 한라산이 생겼다. 섬이 비좁을 정도로 앉음새가 넓다. 생명 탄생의 요란함으로 불기둥이 천지를 뒤흔들며 용솟음쳤다. 그래서 이은상 선생은 백록담을 불늪이라 하였다. 불늪을 뚫고 분출한 펄펄 끓는 바윗 물은 바닷가까지 넘쳐 제주를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하였다. 어제 종일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늦은 밤에 그쳤다. 오늘은 설문대할망이 우리의 산길을 도와주었다. 올해 초 큰 눈이 내려 산행을..

올레길 10코스. 화순~모슬포 / 산방산과 송악산 둘레를 걷는 길

올레길 10코스. 화순~모슬포 산방산과 송악산 둘레를 걷는 길 화순 금모래 해변-산방산-용머리해안 입구-사계-마라도 선착장-송악산-알뜨르 비행장-모슬포항 2017.10.16(흐린 후 한 때 비). 이동 거리 15.5㎞. 걸린 시간 5시간 20분 제주의 날씨는 변화가 많다. 특히 한라산은 높이에 따라 온대로부터 한대까지 다양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수가 있다. 마른 계곡도 급박히 물이 불어나기도 하고, 몰아치는 구름이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올해 초 겨울에 앞을 볼 수 없는 눈보라로 산 밑에서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돌아선 일이 있었다. 오늘은 아침에 비가 와서 아예 산행을 포기하고 올레길 걷는 것으로 바꾸었다. 화순에서 모슬포까지 걷는 올레길은 산방산이 내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산방..

한라산 어리목~영실 / 오름과 기암을 보는 산행

한라산 7 한라산 어리목~영실 오름과 기암을 보는 산행 제주도 제주, 서귀포 (2017.10.15. 흐림) 한라산 어리목주차장-사제비샘-만세동산-윗세오름대피소-영실기암-영실휴게소 (4시간) 제주에서는 어디에서든 산이 보인다. 한라산이 제주이고 제주가 한라산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2만 5천 년 전 화산활동이 높은 산과 큰 섬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러 오간다. 한라산도 그렇지만 화산활동의 마지막 작품인 오름은 또 다른 축복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어리목으로 갔다. 아침에 비가 와서 땅이 축축하다. 조릿대 숲을 지나 어리목계곡 다리를 건너면 숲길이 있는 계단이다. 단풍을 밟고 오르는 호사를 누렸다. 몸속까지 화사하게 물들었지 싶다. 설악산에 다람쥐가 많듯 이곳..

소야도 / 덕적도 옆 한적한 섬, 떼뿌루해수욕장 지나 막끝까지

덕적군도 4 소야도(蘇爺島) 덕적도 옆 한적한 섬, 떼뿌루해수욕장 지나 막끝까지 인천광역시 옹진군 나루개-국사봉-떼뿌루해수욕장-막끝-왕재산(142.8)-떼뿌루해수욕장 이동거리 8.5㎞ 이동시간 3:00. 휴식시간 0:39. 계 3:39 (2017.9.25) 소야도는 대부도 방아 선착장에서 배로 1시간 40분 정도 가는 섬이다. 덕적도가 바로 옆에 있다. 신라가 당나라와 군사동맹을 맺으려고 사신을 보냈을 때 출항지가 덕적도였다. 그때 덕적도는 신라의 영역이었다. 신라의 요구로 당나라가 응하여 소정방을 우두머리 삼아 원군을 보내 머무른 곳이 소야도이다. 소정방이 머문 곳이라 하여 소정방의 소(蘇), 아비의 뜻인 야(爺)를 써서 소야도라 하였다. 뜻있는 이곳 주민들은 소야도가 사대적인 이름이라 하여 그전부터 ..

제주 올레길 16코스. 애월에서 광령까지 / 눈과 바람과 바다와

눈과 바람과 바다와 제주 올레길 16코스. 애월에서 광령까지 애월항-고내포구-수산봉-당동-예원 교차로-항파두리-청화 마을-광령초교 19.3㎞. 이동 5시간 31분. 휴식 1시간 12분. 계 6시간 43분. 2017.2.9. 눈 후 흐림 전날 제주도 산간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 한라산 등반은 진달래대피소까지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산간도로를 올라가는 차창 밖으로 눈발이 날린다. 성판악에 내리니 눈은 바람을 타고 갈지자로 휘날리며 혼돈스러웠다. 날리는 눈이 얼굴을 들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내린다. 대설주의보는 대설경보로 바뀌어 입산을 통제하였다. 설문대 할망이 펼친 겨울 한라산을 찾아보려고 나섰더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한라산 아래와 위가 이렇게 다르다. 그러기에 우주를 담고 있는 곳이 한라산이라 하였다..

옥포대첩기념공원 / 이순신장군 첫 승전지

거제 가을여행 3 옥포대첩 기념공원 이순신 장군 첫 승전지 경남 거제시 옥포동 (2016.10.23. 흐리고 바람) 1592년 4월 14일 부산포로 침략한 왜적은 파죽지세로 밀고 올라가 5월 2일 한양을 점령하였다. 경상도 바다에서 적군에 밀리자 거제의 경상우수사 원균은 여수의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이순신은 함대를 지휘하여 그해 5월 7일 거제도 옥포 선창에 있던 적선을 일시에 공격하여 26척을 격파하니 첫 해전이요, 첫 승전이었다. 첫 승전을 기념하는 공원을 이곳에 마련하였다. 지금은 대우해양조선이 항구 안에서 배를 만들고 있으며, 기념공원에는 이충무공사당, 기념탑과 전시관이 있다. 기념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귀신 폭탄이라는 비격진천뢰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의..

바람의 언덕 / 바람 부는 곳으로 가서 하늘의 기운을

거제 가을여행 2 바람의 언덕 바람 부는 곳으로 가서 하늘의 기운을 경남 거제시 남부면 (2016.10.22) 망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바람의 언덕'으로 갔다. 해 질 녘 아직도 사람들이 많다. 진입로에 빼곡히 대어 놓은 차 때문에 버스가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몇 이서 나가 길을 막고 틔우며 들어갔다. 언덕에 올라서니 바람이 분다. 바람의 언덕에 와서 바람을 맞으니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바람은 바람소리의 의성어인 바라/브르에 명사 형성 접미사 '-암'이 붙어 이루어진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바람은 하늘의 기운이요 우주의 기운을 지녔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풍백(風伯)을 거느리고 온 것도 천상의 기운을 내린다는 의미가 있었다. 거제 최남단 망산에서 다도해 바다를 조망하고, 바람이 부..

망산 / 다도해 천하일경

거제 가을여행 1 망산(397m) 다도해 천하일경 경남 거제시 남부면 명사 - 망산(397m) - 홍포 (2.5㎞. 2시간. 2016.10.22) 단풍철에 차가 밀려 계획보다 1시간 늦은 오후 1시에 통영에 도착하였다. 통영은 임진왜란 때 한산도에 삼도수군통제사가 있었던 통제영이 있던 곳이라 후에 통영이라 이름 지었다. 통영이나 거제 모두 이순신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곳이다. 점심 후 견내량을 지나 거제로 들어섰다. 이순신은 견내량에 와서, 육지로 건너가는 길목인 이곳으로 왜군이 들어온다면 육지의 피해가 크겠구나 싶어서 한산도 앞바다로 왜군을 유인하여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 이순신은 한산도 앞바다에서 학익진 전법으로 대첩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차는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한참을 갔다. 우리나라에서 ..

주문도길 / 강화 외포리에서 건너가는 섬나들길

주문도길 (강화나들길 12길) 강화 외포리에서 건너가는 섬나들길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2016.10.1-10.2. 흐린 후 비) 주문진-주문저수지-서도중앙교회-뒷장술해변-서도파출소-서도초중고-서도파출소-주문도선착장 (10.2㎞. 3시간) 볼음도에서 저녁 배를 타고 아차도를 지나 주문도로 갔다. 선착장 매표원은 결혼식장에 갔다 하기에 그냥 탔더니 여객선 직원은 그 사정을 다 아는지 배에서 뱃삯을 받았다. 아차도는 우럭과 망둥이가 많이 난다는 섬이다. 이무기가 육지와 바다에서 천년을 보낸 뒤, 용이 되어 승천하다가 임신한 여자를 보고서 아차 하는 순간에 바다로 떨어져 아차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에 결정 나는 일이 더러 있다. 큰 일을 할 땐 정신을 바로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