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 218

미륵산 / 고성반도 끝, 통영에 있는 산

미륵산(461m) 고성반도 끝, 통영에 있는 산 경남 통영시 미륵도 용화사 광장-관음사-도솔암-여우재-미륵산-미래사-산림길-용화사 광장 (4시간) (2015.4.4) 고성반도 끄트머리에서 한산도 미륵도 등 아름다운 섬들을 거느린 통영이다. 조선시대 통제영이 설치되고 수군의 본부가 되었다. 통제사가 있는 본진을 통제영이라 하는데, 지금의 통영이라는 지명은 여기서 유래했다. 가는 날이 장 이랬다고 우리가 가는 날이 미륵도에서 벚꽃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통영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용화사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용화사 광장에 이르니 사람과 꽃에 파묻혀서 안쪽까지 더 이상 버스가 들어갈 수가 없었다. 여러 행사로 한창 흥겹게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잔치판이 벌어진 도로에서 벗어나니 산은 새로운 세계였다. 동백꽃 ..

한라산 / 겨울 설경을 그리며

겨울 설경을 그리며 한라산 (1950m) 5 제주 (2014.11.20) 성판악-진달래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관음사 (18.3㎞. 8시간 40분) 한라산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산 맛은 오묘하다. '은하수를 끌어 끌어당길 수 있는'(雲漢可拏引也) 높은 산이라 한라산이라 하였듯, 산이 가지는 놓임새와 앉음새가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밤 중에 설문대할망이 깨어나 하늘에 있는 별을 떼어 산에다가 자꾸 붙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라산이 이름도 스무 개나 되는 것은 신령하다는 뜻이고, 느낌이 저마다 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며칠간 어승생에서 시작하여 열두 개의 오름을 오를 때 한라산은 늘 눈앞에 있었다. 한라산을 오르지 않는다면 허전할 것이다. 어찌 그냥 말 수 있으랴. 제주도는 동서로 73㎞ 남북이 31..

좌보미오름 / 오름 사이를 오르내리는 오름

제주의 오름 좌보미오름 오름 사이를 오르내리는 오름 표고 342m. 비고 112m. 2.6㎞. 1시간 10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6 (2014.11.19) 좌보미오름은 백약이오름 바로 앞에 있는 오름이다. 금백조로에서 남쪽으로 가면서 오른쪽인데, 길가 숲 안에 희미한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고 철조망을 뚫고 올라갈 수는 있으나 길이 명확하지 않다. 처음부터 백약이오름 주차장 바로 앞으로 나 있는 들길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조금 들어가면 소를 방목하고 있는 지역이니 입산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서 있고, 더 돌아가 반 바퀴를 돌아가면 나무로 만든 미로로 된 문 앞에 좌보미오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반대로 들어서면 표선 공설묘지 앞을 지나서 온다). 입구에도 소들이 십 여 마리가 있다. 방목한 ..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 / 고성의 우뚝함과 평탄함을 같이 보는 오름

제주의 오름 고성의 우뚝함과 평탄함을 같이 보는 오름 동검은이오름 (표고 340m. 비고 115m)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문석이오름 (표고 291.8m. 비고 67m)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합계 3㎞. 1시간 30분. 2014.11.19) 백약이오름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금백조로 길 건너로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 안내 표지가 있다. 차를 두고서 다니면 된다. 백약이오름과는 큰길인 금백조로를 사이에 두고 있고,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은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있는 곳으로, 멀리서 보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검은이오름은 고성처럼 우뚝 솟아 힘을 느낄 만한 산세인데, 문석이오름은 오름이라 이름 붙이기에는 좀 작은 오름으로, 살짝 솟아올라 있다. 어느 쪽을 먼저 가더라도 이어서 다닐 곳이다...

백약이오름 / 편안하고도 상쾌한 조망

제주의 오름 백약이오름 편안하고도 상쾌한 조망 표고 356.9m. 비고 132m. 둘레 1089m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 (2014.11.19)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산굼부리를 지나는 비자림로가 숲으로 에워싼 길이라면, 금백조로로 접어들면 갑자기 숲을 걷고 하늘을 열고 달리는 기분이다. 앞이 훤히 열린 들길을 내달리는 것처럼 상쾌하다. 길 이름도 금백조로가 아니던가.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송당목장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2.4㎞를 가서 내리막 거의 다 내려가 오른쪽에 백약이오름 주차장이 있다. 약초가 백 가지나 될 정도로 많다 난다고 하여 백약이인데, 진행 방향으로 봐서는 앞쪽에 좌보미오름, 길 왼편엔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이 있어 수고를 더 하면 한 번에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

절물오름과 민오름 / 절물휴양림 부근 오름

제주의 오름 절물휴양림 안에 있는 절물오름 표고 697m. 비고 147m. 이동거리 4.3㎞. 1시간 45분 절물오름을 건너 보는 민오름 표고 651m. 비고 136m. 50분 제주시 봉개동 (2014.11.19) 몇 년 전 절물휴양림을 인터넷으로 예약하려 하였더니 순식간에 예약이 완료되었다. 그만큼 제주의 휴양림은 물론, 전국에 휴양림을 찾는 사람이 많아서 성수기에 자리를 구하기는 정말 어렵다. 절물휴양림은 숲이 좋기로 이름이 나 있어 더욱 그렇다. 이번에는 부근에 방을 얻고서 오름 산행을 하며 절물휴양림을 찾아갔다. 절물휴양림은 300ha 숲에 1962년에서 1969년까지 심은 40~50년 된 삼나무 숲이 주종을 이룬다. 나무가 빨리 크는 재질이라 숲이 울창하다. 휴양림 숲길을 돌아보는 데는 몇 분이..

사라오름 2 / 하늘호수가 있는 오름

제주의 오름 하늘 호수가 있는 오름 사라오름 (해발 1324m) 2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산 2-1 (2014.11.18) 사라오름은 성판악에서 백록담 오르는 길 반을 지나면 길을 바꾸어 올라간다. 시간 여유가 있지 않으면 백록담 가는 길에 시간을 할애하여 사라오름을 찾는 이는 적다. 한라산국립공원 자료에 따르면,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9.9㎞인데, 6.1㎞ 지점에서 왼쪽으로 사라오름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갈림길에서 왕복 1.2㎞로 40분이 걸린다. 제주 사람들은 봄장마 때 고사리를 딴다는데, 물이 있는 오름 부근이 고사리를 딸 수 있는 곳이라 한다. 사라오름 부근도 그 중 한 곳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고사리를 따는 사람도 많고, 골프장 등 개발로 좋은 고사리밭이 없어지는 바람에 고사리 구경하기가 ..

당산봉과 차귀도 / 제주도 가장 서쪽 땅

제주의 오름 당산봉(堂山峰 148m)과 차귀도(遮歸島) / 제주도 가장 서쪽 땅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2014.11.17) 고산평야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오름이 수월봉과 당산봉이다. 고산리 들어서서 바다 쪽으로 보면 오른쪽이 당산봉, 왼쪽에 기상대가 있는 곳이 수월봉이다. 당산봉이나 수월봉 중 어느 오름을 먼저 오르든지 해변길과 연결하여 걸을 수 있다. 수월봉에서 도로로 가면 당산봉 가는 길에 선사유적 발굴을 하는 곳을 오른쪽으로 끼고 달리면 2시 방향에 당산봉이 있다. 차는 자구내포구 부근이나 올레길12코스길에서 당산봉에 가까운 곳에 세우고 오르면 된다. 당산봉 안내판이 있는 곳 바로 앞은 도로이고 개인이 경영하는 모텔로 차 세울 곳이 마땅하지가 않다. 당산봉 입구에는 요즘 새로 알려지기 시..

수월봉 / 화산쇄설암이 있는 일몰이 아름다운 오름

제주의 오름 수월봉 화산쇄설암이 있는 일몰이 아름다운 오름 표고 78m, 비고 73m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3763번지 (2014.11.17) 제주 수월봉은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 바로 가까이 당산봉이 있지만,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보는 맛이 아무래도 수월봉이 좋다. 차귀도 쪽으로 지는 낙조는 풍경이 아름다워 달력 화보로 등장하는 곳이다. 해 뜨는 풍경은 해가 지는 것보다 그 속도가 빨라서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엔 너무 짧다. 장중함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수월봉은 노꼬물이라는 샘이 있어서 노꼬물오름이라고 하는데, 해질 때 오름의 모양이 반달처럼 생겼다고 하여 수월봉이라 부른다. 옛날 수월과 녹고 남매가 어머니 병구완을 하려 약초를 구하다가 여동생 수월이가 그만 절벽에서 ..

비양도 / 천년 전에 생긴 섬

제주의 오름 비양도(飛揚島. 표고 114m. 비고 104m) 천년 전에 생긴 섬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014.11.17) 협재와 금릉해수욕장 초록빛 해안가에서 보이는 작은 섬이 비양도이다. 날 비(飛)에 날릴 양(揚)으로, 날아갈 듯 날렵한 몸매를 지녔다. 초록빛 바닷물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담아가는 섬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시대 목종 5년(1002년)과 10년(1007년)에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났다는 기록이 있다. 바다 가운데서 닷새 동안 붉은 물을 쏟아내며 솟아올랐다는 것이다. 땅은 수백만 년 수억 년 전 인간이 살기 이전 형성된 것이 대부분인데, 비양도는 천 살 밖에 되지 않은 젊은 땅이다. 서귀포에서 일주도로(1132번)를 달려 한림항에 도착한 것은 배 떠나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