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 217

영천악(영천오름) / 한라산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오름

제주의 오름 영천악(영천오름) 한라산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오름 표고 277m 비고 97m. 둘레 2154m. 약 50분 제주도 서귀포시 상효동 산123 (2014.6.16. 19.6~26.7℃. 비 2㎜ 후 갬) 영천악은 서귀포에서 516 도로를 따라 성판악으로 가는 길에, 돈내코 입구를 600여m 지나서 오른쪽에 마을 옆으로 조금 들어가 있다. 건너편에 칡오름과 마주 보고 있는 오름이다. 영천악 주변에 흐르는 내(川)가 효돈천인데, 전에는 영천천(靈泉川)이라 하였다. 영천천 주변에 있다 하여 영천오름, 한자로 영천악이라 한다. 조선시대에 주변에 영천관(靈泉館)이 있었다 하니 교통의 요지였다. 탐라지와 대동여지도에도 영천악은 뚜렸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난대림으로 백량금이 많다. 보석같은 열매로 ..

수악(물오름) / 오름 꼭대기에 물이 있었던 오름

제주의 오름 수악(水岳. 물오름) 오름 꼭대기에 물이 있었던 오름 표고 473m. 왕복 40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2014.6.16. 19.6~26.7℃. 비 2㎜ 후 갬) 수악(물오름)은 서귀포에서 516 도로로 성판악으로 가는 길에 돈내코 입구를 지나 하례리에 있다. 도로로 치면 1131번과 1119번 도로 사이 각(角) 안쪽에 있다. 차는 길가 정자 앞에 세우고 가면 된다. 워낙 높은 곳에 차를 세웠으니 오른다는 표현은 좀 궁색하다. 입구에 물오름 탐방로라 표시하고 있고, 계속 표시판을 따라가면 되니 길 잃을 염려도 없다. 오름 꼭대기에 물이 있어 물오름(水岳)이라 하였다는데, 산정화구는 없고 물도 찾을 수가 없다. 성판악주차장 옆에 있는 물오름도 물웅덩이가 없는데, 오래전 이름 지을 ..

이승이오름 / 신례리 목장길 얼기설기 숲속 길

제주의 오름 이승이오름 신례리 목장길 얼기설기 숲속 길 표고 539m. 비고 114m. (약 3.2㎞. 1시간 반)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계리 산 2-1 (2014.6.16. 19.6~26.7℃. 비 2㎜ 후 갬) 이승이오름으로 가는 신례리 목장길은 아름답다. 오름에 오르지 않고도 주위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다. 이슥이오름 또는 이승이오름이라 하는데 줄여서 '이슥이' 또는 '이승이'라 한다. 한자말로는 이승악이다. 오름 모양이 삵(살쾡이)처럼 생겨 이승이라 한다는데, 제주말로 '삵'을 '식' 또는 '슥'이라 하고, 한자로는 이(狸)가 살쾡이이다. 제주말은 설명이 붙어야 이해가 간다. 같은 나라라도 말이 이렇게 다르다. 영아리오름은 인동초로 시작하였는데, 이승이오름은 산수국이 아름답다. 오름마다 대표..

자월도 국사봉 / 꽃향기 가득한 섬산행

자월도 국사봉(紫月島 國師峰. 178m) 꽃향기 가득한 섬산행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자월 2리-국사봉-자월 1리 갈림길-자월 3리-큰말-장골-달바위선착장 이동거리 7.5㎞. 이동시간 3:10. 휴식시간 1:20. 계 4:30. 2014.5.29. 맑음. 15.4~26.1℃. 운량 1.5 사람에게 아름다움은 건강의 척도이듯, 숲에서도 그렇다. 섬의 숲은 싱싱하고 아름답다. 자월도 숲에 들면 산행 내내 향기가 몸에 밴다. 자월(紫月)이 자줏빛 달이니 산에도 바닷가에도 무리지어 피어난 꽃무리로 섬에 걸맞은 이름이 되었다. 스스로 짝을 구하지 못하는 식물은 화려한 미모와 달콤한 꿀로 새나 곤충을 불러 들여 후세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 섬 멀리까지 향기가 날아갈듯 진하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

덕적도 비조봉 / 소나무와 들꽃이 있는 섬산행

덕적군도 1 비조봉(飛鳥峰 292m) 소나무와 들꽃이 있는 섬산행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도 (2014.4.29) 도우선착장-소나무군락지-충혼탑-밧지름해변-비조봉-진1리-덕적면사무소-도우선착장 (약 7㎞. 3시간 30분) 덕적도군(群)은 인구 1900여 명에 면적이 36.5㎢로, 유인도 8개, 무인도 33개를 가지고 있는 꽤 넓은 섬이다. 산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진 섬이 있어 조망이 참 좋다. 덕적도 들어가는 길목에는 소야도가 있고, 문갑도 울도 백아도가 뒤편에 차례로 서 있고, 멀리 서편으로 굴업도가 자리 잡았다. 덕적도는 소야도를 뒤에서 품에 안듯 감싸고 있는 어머니 같다. 섬 산행은 육지와 또 다른 산행 맛이 있다. 우선 능선에서 바다에 떠 있는 섬을 구경하는 맛이 좋다. 바다는 산길과 거리가 있어 ..

마리산 / 참성단이 있는 강화의 산

마리산(469.4m) 참성단이 있는 강화의 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2014.4.21. 맑음. 박무. 6.8~19.3℃) 화도-단군로 능선-참성단-마리산-정수사-함허동천 주차장 (6㎞. 4시간 40분) 마리산은 마니산으로 흔히 부른다. 당초의 이름은 마리산이고, 그 고장 사람들이 마리산으로 부르기에 나는 같이 마리산으로 부르려 한다. 마리산은 밑에서 보는 높이에 비해 올라보면 더 높아 보이고, 밑에서 보는 품새에 비해 올라보면 더 웅장하다. 강화도가 한강 하구를 지키고, 마리산이 강화도를 지키듯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듬직한 산이다. 얼마 전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여객선의 침몰로 사람들의 마음이 흐리듯, 오늘 이곳 날씨도 그러하다. 산에 오르니 너른 동막리해변도 보이고, 너른 갯벌이 눈앞에 있다. ..

교동도 4. 대륭시장과 교동벌

교동도 4 대륭시장과 교동벌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2014.3.27) 개화산 밑 연산군 유배지를 벗어나면 고구리 농촌 들녘이다. 농부들은 땅을 고르고 거름을 섞느라 바쁘다. 살금살금 봄기운은 어느새 다가와 마음은 바쁠 수밖에 없다. 버들개지가 피고 밭둑은 키 낮은 풀들로 파래졌다. 산자락 아래 교동초등학교에는 개교 100주년 기념탑이 서 있다. 섬의 높은 이름만큼 학교의 역사도 오래되었다. 아이들은 파했는지 교정은 조용하다. 바다의 큰 기운 들이마시고 맑은 심성을 기를 터이다. 대륭시장으로 들어섰다.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발관에 들어가 머리도 깎고, 선술집에 들어가 대포 한 잔 하고 가야 할 곳이다. 아니 되면 다방에 들어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야 할 곳이다. 이런 곳에 와서는 느릿느..

교동도 3. 화개산과 유배지

교동도 3 화개산과 유배지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2014.3.27. 맑은 후 흐림) 강화도는 원래 김포 땅에서 이어진 내륙이었는데, 한반도 서쪽이 조륙 운동을 하며 바다에 가라앉아 분리되어 섬이 되었다. 교동도도 세 개의 섬이었으나 둑을 메워 하나의 섬으로 만들었다. 교동도는 예전에는 이름 높은 고을이었다. 고려의 목은 이색이 교동도 화개산 아래에 살았던 적이 있어 교동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목은의 시 '교동에서'를 보면 '산 밑에 집집마다 막걸리를 거르고' 라는 구절이 있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고을이었다. 화개산에 올랐다. 산 아래 강 같은 바다 너머 북한 황해도 연백 땅이 보인다. 이곳 사람들 말씨는 강화 말 보다 연백 말이 더 익다는 말이 있다. 산 아래 마을 어른들이 산에 올라왔다. 난리 전..

교동도 2. 교동 향교

교동도 2 교동 향교 지방 유형문화재 제28호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읍내리 (2014.3.27. 맑은 후 흐림) 월선포 선착장에서 왼쪽에 있는 산 쪽으로 들면 바닷길로 먼저 시작하고, 도로 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돌아 개화산으로 먼저 가는 길이 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다. 갯버들이 움을 틔우고 농부는 논일을 하느라 길이 논흙으로 덕지덕지 덮였다. 산자락 아래는 탄흔으로 패인 묘비가 하나 서 있다. 산소의 주인은 가선대부 벼슬을 지낸 분이다. 산소는 보살피는 이가 없는지 중간이 허물어졌다. 조선 말에 가선대부는 양산한 벼슬이었다지만 그래도 벼슬인데 후손이 끊어졌는 모양이다. 산길을 돌아나오면 교동 향교이다. 서원이 학문 연구와 특정 성현의 제향을 위해 설립한 사설 교육기관이라면, 유학 성현을 모시어..

교동도 1. 교동도 가는 길

교동도 1 교동도 가는 길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2014.3.27. 맑은 후 흐림) 교동도는 강화도 서쪽에 있는 섬이다. 동서가 10㎞ 남북이 6㎞, 해안을 한 바퀴 돌면 36㎞인 우리나라에서 열네 번째 큰 섬이다. 교동도 북쪽 해안은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이다. 그래서 화개산에 올라서면 황해도 연백 땅이 눈앞에 보인다. 강화도 창후리와 교동도를 잇는 다리가 2014년 상반기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교동도를 배로 건너는 기회는 없을 것 같다. 교동도 앞바다는 간만의 차가 커서 물 때에 따라 낮 시간 동안 배가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옛이야기로 해야 할 것 같다. 교동면의 삼국시대 땅이름은 고목근(高木根)인데, 불휘(根:뿌리)가 뾰족하다는 의미를 가진 '부리'와 상통한 의미로 쓰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