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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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그곳 동식물 121

서울식물원에 가다

서울식물원에 가다서울 강서구 마곡동(2021.9.7)  교외 숲으로 가려던 계획은 비가 와서 포기하고 서울식물원을 찾았다. 식물원은 수목을 한 군데 모아놓은 곳이니 짧은 시간에 많은 식물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고, 보지 못하였던 귀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궂은날에 찾아가기도 좋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그곳에는 어떤 식물이 있을지 궁금하였다. 서울식물원은 온실과 주제 정원으로 되어 있고, 그 바깥으로 습지원, 호수원, 열린 숲이라 이름 붙인 공간이 있다. 온실과 주제 정원이 관람하는 주 공간이다. 온실은 열대와 지중해 12개 도시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동남아 여행하면서 보았던 인도보리수와 처음 본 바오밥나무, 올리브나무 등이 있었다. 식충식물을 주제로 준비한 공간은 특이하였다. ..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3. 팔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3. 팔월에 꽃 ①   남한산성은 성벽의 주봉인 서쪽에 있는 청량산(481.2m)과 남동쪽에 있는 동장대를 중심으로 한 바퀴 빙 둘러 서 있다. 성 안쪽은 구릉성 분지로 사람들의 생활공간이고, 성 밖을 나서야 계절별로 특색을 갖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초봄에는 동문 바깥에서 노루귀와 앉은부채를 볼 수 있고, 서문 밖에서는 복수초를 구경할 수 있다. 봄이 무르익기 시작하면 서쪽과 남쪽에서 꽃잔치를 시작하는데, 봄부터 가을로 가면서 남서쪽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차례로 피는 여러 꽃을 만날 수 있다. 여름 더위에 피는 꽃을 볼라치면 남쪽 옹성과 서문 밖을 찾아다녀야 한다. 성벽 밖은 전보다는 식생이 줄었다. 그래도 여름에 만날 수 있는 꽃이 있기에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2. 칠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2. 칠월에 꽃 ①   꽃은 대부분 봄에 피는 것이 많고 여름에 피는 꽃은 적다. 그래서 여름철을 꽃 궁기라 부른다.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전년도에 모아 놓은 영양분으로 꽃부터 피운다면, 여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몸집부터 키우고 시작하는 것이 작전이다. 식물은 여름에는 한창 줄기와 잎을 키우고, 나름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 경쟁을 하는 계절이다. 살아 남아 꽃을 피운다는 것은 삶의 승리를 반쯤은 쟁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후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있으니 말이다. 꽃이 적은 여름 꽃 궁기에 남한산성 산등성이에서 이리저리 다니며 찾은 들꽃을 모았다.    ▲ 고삼(콩과) : 쓴맛이 나는 삼(蔘)이란 뜻에서 고삼(苦蔘)이라 한다. 산기슭이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

8월에 남한산성에는 큰제비고깔이 핀다

8월에 남한산성에는 큰제비고깔이 핀다 - 2021.8.13 남한산성  큰제비고깔은 중부나 북부지방 깊은 산에서 피는 여름꽃이다. 그 귀한 꽃이 남한산성에서 피기에 매년 8월 한여름 그 꽃을 보러 간다. 큰제비고깔 잎은 단풍잎처럼 생겼고 가장자리가 손가락처럼 깊게 갈라지고, 꽃봉오리는 올챙이 같은 작은 꽃망울에서 시작한다. 드디어 8월이 되면 긴 꽁지를 비튼 보랏빛 싱싱한 큰제비고깔이 자태를 드러낸다. 꽃받침 안에는 검은색 얇은 막질의 꽃잎이 제비가 날아가는 것처럼 조르륵 앉아 있다. 꽃밥도 깜장이라 그냥 보면 구별이 어렵다. 올해는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많이 피었다. 땀 흘리며 남한산성에 오른 보람이 있다.

8월, 가평 용추계곡 식물

8월, 가평 용추계곡 식물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2021.8.25)  가평은 경기도 동쪽 끝이요 강원도와 경계로 수목들이 청청한 고장이다. 숲 동호인들과 가평 용추계곡으로 갔다. 용추계곡은 가평읍 승안리 칼봉산과 연인산 사이에 있다. 가평 읍내를 지나자 풍성한 초록이 펼쳐진다.  버스가 마을에 들어서면 차창 밖은 초록의 캔버스에 한 움큼씩 보이는 해바라기, 옥수수밭, 냇물, 사과나무 등이 점묘의 기법으로 뿌려 놓는 그림이 된다. 용추 종점에서 내리면 맑은 물줄기는 소리를 내고 달리고, 산은 주변을 에워싸서 하늘이 겨우 보일 정도이다.  물이 풍성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싱싱하다. 물과 나무로부터 왕성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햇빛과 물로부터 에너지를 듬뿍 받고 자란 식물들이다.  숲은 공간을 ..

초여름, 북한산계곡에서 본 나무와 풀

초여름, 북한산계곡에서 본 나무와 풀북한산계곡-소귀천계곡-우이천계곡 (2021.6.21)  여름이 무성한 계절에 북한산계곡에 들었다. 여름은 뜨거운 열기만큼 수목도 성장이 왕성한 계절이다. 풀과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한창 열매를 맺고 있다. 6월은 새들과 곤충이 짝짓기 철이라 식물과 곤충에 대한 수요도 많다. 활동적인 숲일수록 숲의 구조는 다양하다. 북한산은 암산이라 하지만 계곡에 가까운 곳일수록 여러 풀과 나무가 자란다. 풍부한 빛과 물이 있는 곳이니 식물에게는 좋은 조건이 제공되고 있는 곳이다. 올해 비가 잦은 편이라 계곡에 물이 많다. 땅은 물을 품고 있다가 고루 나누니 식물들도 싱싱하다.   계곡에는 고욤나무가 여럿 있다. 개량종 밤톨을 심으면 산밤나무, 감 씨를 심으면 고욤나무, 귤 씨를 심으면..

서울 둘레길 나무와 풀 12. 북한산길 ④ 우이동-도봉산역

서울 둘레길 나무와 풀 12 북한산길 ④ 우이동-도봉산역 우이령입구-연산군묘-정의공주묘-무수골-도봉탐방지원센터-도봉산역-서울창포원이동거리 8.7㎞. 이동시간 3:49, 휴식시간 1:26. 계 5:152021.6.9. 맑음. 19.5~31.6℃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은 안쪽에 있는 산과 바깥쪽에 있는 산을 크게 내사산과 외사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내사산(內四山)은 동서남북으로 낙산 인왕산 남산 북악산이고, 외사산(外四山)은 용마봉 덕양산 관악산 북한산이 마름모꼴로 서 있다. 서울 둘레길은 서울 외사산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그중 용마봉은 아차산과 어깨를 마주하는 산이다. 덕양산은 행주산성이 있는 산인데, 더 남쪽 서울 경계에 있는 봉산을 지나서 걷는다. 서울둘레길을 이어 보면 우묵한 중절모 모양이고,..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1. 북한산길 ③ 솔샘~우이동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1. 북한산길 ③ 솔샘~우이동 솔샘-빨래골-화계사-이준 열사묘-419 묘지-우이령 입구이동거리 10.2㎞. 이동시간 6:30. 휴식시간 1:40. 계 8:102021.5.31. 흐린 후 맑음. 16.5~23.8℃  2010년 북한산둘레길을 개방한 후 북한산을 찾는 사람들이 산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늘어났다. 북한산에는 1300여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그것을 찾아 나선 탐방객들이 늘었을 것이다. 북한산은 신갈나무와 소나무 비중이 높은데, 이번에 걷는 솔샘공원에서 우이동까지 가는 길은 계곡, 묘지 등이 있어 다양한 식생 분포를 가지고 있다. 나무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환경부에서 특정종으로 관리하고 있는 고광나무, 모감주나무, 전나무, 오리나무가 있고, 한반도 특산식물인 은사시나무,..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0. 북한산길 ② 구기동~솔샘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0. 북한산길 ② 구기동~솔샘구기동-평창동길-형제봉입구-정릉탐방안내소-솔샘이동거리 9.4㎞. 이동시간 4:10. 휴식시간 0:57. 계 5:072021.5.24 맑음. 16.4~24.5℃   서울둘레길은 옛터골 구기동(舊基洞)부터 인왕산을 뒤에 두고 걷는다. 옛날에 인왕사(仁王寺)란 절이 있어서 인왕산이라 했는데, 인왕(仁王)은 금강역사(金剛力士)라고도 부르는 불법의 수호신이다. 평창동(平倉洞)은 총융청의 창고인 평창(平倉)이 있었던 곳인데, 예로부터 이곳은 물산의 집산이 필요할 정도로 도회에서는 멀지 않았던 곳이다. 보현봉 봉우리를 보며 형제봉 입구까지 걷는 평창동길은 산과 주택가 사이에 아스팔트 길이다. 보현봉은 북한산 혈맥이 모인 곳이라 중히 여겼는데, 그래서 그러한지 지금도..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9. 북한산길 ① 구파발~구기동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9. 북한산길 ① 구파발~구기동구파발-진관내천-선림사-장미공원-탕춘대성 암문-구기동이동거리 10.1㎞. 이동시간 4:34. 휴식시간 1:14. 계 5:482021.5.18. 맑음. 13.6~24.5℃  도봉산역에서 시작한 서울둘레길을 거의 돌아 이제 북한산길 첫 구간에 들어섰다. 구파발에서는 하천 길인 진관내천으로 걷고, 진관내천 끄트머리 선림사에서는 다시 산길로 접어드는 길이다. 길 구성이 그렇듯 하천길에서는 물가에서 자라는 풀이 많고, 산에서는 나무 위주가 되었다. 5월에 접어들면서 풀과 나무가 자라는 것이 왕성하여 꽃 피고 열매를 맺는 것은 순식간에 일이다. 더불어 곤충들도 계절에 맞추어 많이 볼 수 있다. 지구상에 사는 식물은 30만 종이고, 동물은 150만 종으로 추정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