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2

가시박 / 녹색 저승사자

가시박 녹색 저승사자 박과 한해살이풀 개화 : 8월 결실 : 10월 가시박 / 한강 미사지구 (2013.10.4) 한강을 걷다가 보면 강가에서 가장 넓은 터를 차지하는 식물이 무엇인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대표 생태교란종 식물인 가시박이다. 10년 전인 2009년 6월에 가시박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하였지만 점점 더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시박은 강물을 따라 퍼져서 강변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생태교란식물은 토종식물의 자리를 강한 번식력으로 침범하여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그중에 가시박은 녹색저승사자로 부를 정도로 주변 식물을 덮고 말려 죽이기 때문에 가시박이 있는 곳은 다른 식물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가시박은 여름 한철에 하루 20~30㎝나 자라는 성장속도로 주변 나무를 휘감고 고사시킨..

까마중 / 까맣게 익어가는 개멀구

까마중 까맣게 익어가는 개멀구 가지과 다른 이름 : 가마중, 가마종, 개멀구, 하늘가지 개화 : 5~7월 결실 : 7~10월 한여름에 산길이나 들길을 걷다가 보면 콩알만 한 열매가 까맣게 익어가는 까마중을 볼 수가 있다. 가지가 옆으로 뻗고 5월에서 7월까지 겨드랑이에 잔꽃이 아래로 내려보고 달리는데, 녹색 열매가 7월이면 까맣게 익기 시작한다. 어릴 때는 개멀구라고 했다. 독성이 있어서 덜 익거나 많이 먹으면 입이 부르트고 좋지 않다. 아이들은 길가에 있는 까마중을 두고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까마중을 먹고 나면 손에 물이 푸르두둑하게 들어 지워도 잘 없어지지도 않았다. 까맣게 익는 열매가 승려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하는데, 열매가 검게 익는다는 뜻일 것이다. 까마종이라 부르기도 하고,..

쇠무릎 / 뿌리를 달여 마시면 무릎에 좋다는 풀

쇠무릎 뿌리를 달여 마시면 무릎에 좋다는 풀 비름과 다른 이름 : 우슬 개화 8~9월 쇠무릎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19.8.22) 어머니가 무릎이 좋지 않을 때 우슬 뿌리를 달여 마시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슬(牛膝)은 우리말로 소의 무릎인데, 풀이름이 쇠무릎이다. 쇠무릎은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에 힘이 없는 경우 달여 마시면 좋다고 한다. 약재로 쓰려면 잎이 마르고 난 뒤에 가을에 캐는 뿌리가 더 좋다고 한다. 서울 경동시장에 가서 쇠무릎을 샀다. 다른 뿌리에 비해 묵직하였다. 뿌리가 묵직한 것은 하체에 좋은 약이 많다고 한다. 맛이 써서 마시기가 어려워 쇠무릎을 약으로 많이 쓰지는 못하였다. 술에 담가서 마시기도 한다지만 술을 못 드시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쇠무릎은 습기가 있는 곳에서..

나비나물 / 늘 나비가 앉아 있는 풀

나비나물 늘 나비가 앉아 있는 풀 콩과 개화 : 7~8월 나비나물 / 청량산 (서울 송파. 경기도 하남. 2019.9.9) 나비나물은 여름이 되면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여러 개가 나오고, 거기에 끝이 뾰족한 작은 겹잎이 달린다. 꽃은 잎 겨드랑이에 싸리꽃처럼 생긴 붉은 보랏빛 꽃이 옹기종기 모여서 핀다. 나비나물은 2개씩 모여 달리는 잎을 나비에 비유하여 지은 이름이다. 가지나 줄기에 두 잎이 나 있는 모습이 나비가 앉아 있는 모습과 천상 비슷하다. 잎은 딱딱한 편이고 거칠며, 잎 가장자리는 가는 톱니가 있어 꺼끌하여 보기와는 좀 다르다. 나비는 '날다(飛)'와 '방이'의 합성어로 곤충,새 등 '날아다니는 것'이라는 뜻인데, 나방과 나비가 그 대표로 이름을 차지하였다. 꽃이 좋아야..

병아리꽃나무 /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보기 드문 꽃나무

병아리꽃나무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보기 드문 꽃나무 과명 : 장미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병아리꽃나무 / 유명산 휴양림 (경기도 가평. 2019.5.11) 병아리꽃나무는 경기, 강원, 경북에 있는 낮은 산지에서 드물게 자라는 나무다. 병아리꽃나무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전하는 것은 없지만 봄에 피는 꽃차례가 병아리처럼 귀여워서 붙였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병아리 눈물 만큼이나 보기 드문 병아리꽃나무는 궁궐이나 왕릉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보기가 좋고 귀한 꽃나무이니 심었을 것이다. 귀티가 나고, 밝은 꽃이라 가까이 두고 보면 좋은 꽃나무다. 병아리꽃나무는 4~5월에 새 가지에서 흰색 꽃이 핀다. 꽃잎 가장자리는 구부러지고 둥그스름한 것이 귀엽다. 잎은 꼬리처럼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

서어나무 / 근육질의 나무

서어나무 근육질의 나무 과명 : 자작나무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분포 : 강원, 황해 이남 산에 다니다가 보면 서어나무는 자주 볼 수 있다. 소나무가 줄고 참나무는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지만, 단풍나무와 서어나무도 많이 늘었다. 산림의 변화는 사람이 비켜 있어도 나무의 세계는 그렇게 바뀐다. 우리가 바꾸지 않아도 바뀌는 것이 식생의 세계다. 식물의 집단인 군집이 변하는 것을 천이라 하고, 식물의 군집이 기후, 온도에따라 안정된 산림군락을 극상림이라 한다. 우리나라 산림 생태계에서 극상림이 서어나무다. 서목(西木)이 변하여 서어나무가 되었다는 유래가 있다. 서(西)는 방향을 가리키는 뜻이 있었을 텐데 찾을 수가 없다. 서어나무는 나무줄기가 아름답다. 줄기에 힘줄이 잔뜩 들어가 있는 듯한 근..

큰꿩의비름 /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큰꿩의비름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과명 : 돌나물과 개화 : 8~9월 며칠 전부터 한여름 뙤약볕이 차츰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지난주에 산길에서 보지 못했던 큰꿩의비름이 성벽 아래에서 줄을 지어 서 있다. 주로 들이나 산기슭에 햇볕이 잘 드는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 꿩의비름이다. 아마도 지난주 비가 흠뻑 내려 햇빛을 쬐러 나온 모양이다. 돌나물이 노란 별꽃잔치를 열듯, 큰꿩의비름도 줄기 끝에 별모양으로 진홍빛 꽃잔치를 열었다. 꿩의비름 유래는 꿩과는 상관없다는데, 그래도 작명의 연유가 있었을 텐데 그것이 못내 궁금하다. 큰꿩의비름은 꿩의비름 보다 색깔이 진하고 수술이 꽃잎보다 긴 것이 차이점이다. 봄에는 돌나물처럼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줄기 속에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물을 ..

맥문동과 개맥문동 /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풀

맥문동과 개맥문동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풀 우리나라는 다른 온대지역 나라보다 특히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다. 작은 땅에서 사는 식물이 꽤 많다. 그것은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가 한반도를 비켜가서 다양한 종들이 지속될 수 있었고, 우리 자연환경이 이들 식물이 자라는 조건에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산을 오르며 보는 식물들이 참으로 많고, 그래서 공부할 것도 더불어 많아졌다. 자연을 모르면 진리의 세계를 알 수 없다는데, 자연 속에 묻혀 있어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산에 올라가다가 신갈나무 아래에 맥문동이 꽃 핀 것을 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개맥문동이다. 맥문동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개맥문동이란 이름을 쓴다. 다른 식물들은 빛이 있는 밝은 곳을 찾는데, 맥문동은 그 반대다. 소나무는 다른 식물들..

파리풀 / 파리를 잡는 즙액을 만드는 풀

파리풀 파리를 잡는 즙액을 만드는 풀 과명 : 파리풀과 개화 : 7~9월 높이 : 30~80㎝ 분포 : 전국 파리풀 / 청량산 (경기도 성남) 한여름에 산에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파리풀이 있다. 한번 파리풀을 알게 되면 파리풀이 지천인 것을 알 수 있다. 파리풀은 그늘진 곳에서 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가는 줄기를 뻗어서 그 위에 작은 꽃차례가 달려 있고, 이쁜 리본처럼 잎을 줄기에 매달고 있다. 꽃에 이름을 붙일 때는 꽃이나 잎, 줄기, 열매 등의 모양이나 냄새나 맛, 크기, 자라는 위치, 쓰임새 등을 보고 정한다. 파리꽃은 모양이 파리처럼 생긴 것은 아니고, 파리를 잡는데 쓰는 용도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파리풀 뿌리를 찧어 나온 즙액을 밥에 뿌리거나 종이 등에 칠하면 파리가 거기에 붙어 꼼짝 못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