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0

가을비 내리는 산길에서

가을비 내리는 산길에서 남한산성 (2019.11.15) 비가 그치기에 산에 올라갔다. 비 온 후 가을 잎이 더 화려해졌다. 잎은 서리가 내릴 때까지 쉬지 않고 양분을 저장한다. 저장 양분은 겨울을 나는 에너지가 되고, 봄에 잎이나 꽃이 된다. 부지런히 양분을 모으지 못한 나무는 봄에 꽃눈이 나와도 꽃을 피우지 못한다. 나무도 사람도 살갗이 거칠 때까지 일한다. 산길에 낙엽이 수북하다. 나고 죽는 것이 무량으로 되풀이되는 것이 생명체이고, 무량으로 되풀이하면서 사는 것이 또한 삶이다. 중간에 비가 후드득 내린다. 가을빛이 더 짙어졌다. 산정에 올라 구름을 보려 하였더니 아예 구름 속에 갇혔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르겠다. 빗소리가 내 귀를 씻고, 자욱한 안갯속 나무들은 실루엣이 아름답다. 안갯속에 있으니 ..

팥배나무 열매 / 산새를 기다리는 빨강 열매

팥배나무 열매 산새를 기다리는 빨강 열매 과 이름 : 장미과 분포 : 전국 산지 개화 : 5~6월 흰꽃 결실 : 9~10월 붉은 열매 용도 : 관상수, 기구재 팥배나무는 열매는 팥처럼 작고, 꽃은 배꽃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이름은 배나무와 가까운 것 같지만 배나무와 촌수가 멀다. 메마른 땅에서 자라는 나무라 그러한지 흰점이 띄엄띄엄 박힌 열매를 씹어 보면 별 맛은 없다. 그래도 봄에는 하얀 꽃을 피워 벌 나비를 부르고, 여름에는 초록잎으로 산을 푸르게 하며, 가을이 되면 아름답고 도톰한 빨강 열매를 만들어서 산새들을 기다린다. 무지 많으니 천천히 먹으란 듯 많기도 하다. 2019.11.7 남한산성에서

방가지똥 / 엉겅퀴와 비슷하나 줄기에 가시가 없는 풀

방가지똥엉겅퀴와 비슷하나 줄기에 가시가 없는 풀  과명 : 국화과다른 이름 : 방가지 풀, 고채(苦菜)개화 : 5~10월결실 : 10월   길가나 빈 터에 자라는 풀 중에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줄기에 가시가 없는 식물인 방가지똥이 있다. 방가지풀이라고도 하는데 한두해살이풀이다.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 즙이 나중에 끈적끈적한 갈색으로 변해서 방가지똥이란 이름이 붙었다. 마치 애기똥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액이 나와서 애기똥풀이라 하는 것과 같다. 잎은 잎자루가 없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잎 가장자리에 가시 같은 톱니가 있는 것은 방가지똥, 잎 가장자리가 굴곡이 뚜렷하고 바늘 모양 가시가 있는 것은 큰방가지똥이다.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잎에는 가시가 있다고 하지만 부드러워서 엉겅퀴처럼 아..

종이를 만드는 나무와 풀 / 닥나무, 닥풀, 파피루스

종이를 만드는 나무와 풀 닥나무, 닥풀, 파피루스 글자를 돌이나 쇳조각, 나뭇잎에 쓰던 것을 종이에 옮겨 썼으니, 종이를 발명한 것은 대혁명이다. 한지는 중국 후한시대 채륜이 서기 100년 경에 발명하였다. 전한 시대에 이미 대마와 모시로 만든 원시의 종이가 있었다. 서양에서는 나일강 주변에서 자라는 갈대와 비슷한 파피루스(Papyrus)로 질이 낮은 수준의 종이를 만들었다. 이 말이 종이란 뜻인 페이퍼(Paper)의 어원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종이를 널리 썼고 고구려 담징이 일본에 종이를 전하였으니 서양보다 이른 시기에 받아들였다. 8세기경 간행한 '무구정광대다리니경'이 우리가 종이를 쓴 증거이다. (※종이 기술을 전파한 경로는 아래 참조) 종이를 만들기 위해 등나무,뽕나무,소나무,버드나무 ..

무궁화와 부용

무궁화와 부용 아욱과 무궁화속 나무들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다. 무궁화를 국화(國花)로 한다는 것은 법률이나 어디에 근거가 되는 조항은 없지만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무로 삼고서 국가를 나타내는 각종 도안에 무궁화를 쓰고 있다. 그런데 무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꾸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무궁화는 새 가지에서 꽃이 피기에 꽃을 많이 보기 위해서 가지치기를 많이 한다. 그냥 두면 키가 큰 나무가 될 것 같은데 줄기도 자르고 가지도 자른다. 무궁화라 부르게 된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중국에서는 무궁화를 목근화(木槿花)라 하고, 우리나라를 근역(槿域) 또는 근향(槿鄕)이라 불러 무궁화가 많은 땅이라고 하였다. 무궁화는 단군 때부터 피었다고 하는데, 무궁화란 말은 고려시대에 문인 이규보가 동국이상국집에서 무..

단풍, 잎의 비밀

단풍, 잎의 비밀 잎이 가지고 있는 엽록소는 초록이다. 가을이 되면서 잎은 광합성 작용을 하지 않는다. 해도 짧아지지만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엽록소가 없어지면서 영양분을 가지로 보내고, 잎이 가지고 있었던 본래의 색깔이 나타난다. 나는 단풍의 비밀을 알려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잎에는 처음부터 단풍색이 들어 있다. 봄여름 내내 숨기고 있었을 뿐이다. 식물은 생명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색깔이 있고 향기가 있다. 나무는 낙엽이 지기 전에 잎이 가지고 있던 색깔의 비밀을 내놓는다. 2019.11.7 남한산성에서 벚나무 물푸레나무 산딸기 산초나무 생강나무 팥배나무 층층나무 떡갈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서어나무 느티나무 쪽동백나무 국수나무 이팝나무 개옻나무

노박덩굴 / 산길에서 만난 보석같은 열매

노박덩굴 산길에서 만난 보석 같은 열매 노박덩굴과 개화 : 5~6월 결실 : 9~10월 길 가장자리를 길섶이라 하는데, 옛 문헌에는 길섶을 노방(路傍: 길 노, 곁 방)이라 했다. 길가에서 잘 자라는 나무란 뜻인 노방덩굴이 노박덩굴이 되었다. 햇빛에 비치는 노란 열매에서 빨간 씨앗이 나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름답다. 참빗살나무, 화살나무, 사철나무, 회목나무, 참회나무, 회나무, 나래회나무, 푼지나무 등 노박덩굴과 나무들을 보면 전부 열매를 열고 나오는 빨간 씨앗이 앙증맞다. 산길에서 만날 수 있는 보석 같은 나무이다.

내장산 일원에서 본 식물

정읍 여행 ⑥ 내장산 일원에서 본 식물    정읍 1박 2일 여행을 하면서 산내면 장금리에 숙소를 두고서 내장산, 옥정호 주위를 두루 다녔다. 정읍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의 지형으로 산지와 평야의 중간지대에 해당한다. 가을 경치를 자랑하는 내장산은 정읍의 자랑이요 상징이며, 섬진강댐에 의해 생긴 옥정호는 물안개와 구절초로 정감 어린 풍경을 자아낸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정읍(井邑)으로 부른 이곳은 땅을 한자만 파도 물을 길어 올릴 수 있을 만큼 물이 넉넉한 고장이라 우물 정(井) 자를 붙인 모양이다. 갑오농민혁명의 고부 읍성, 만석보, 황토재 등은 들러보지 못했지만, 숙소가 있는 산내면 장금리는 조선 중종의 총애를 받은 의녀인 대장금의 고향으로 장금산 일원과 내장산 일원 숲과 절에서 야생으로 자..

국립수목원 식물 2. 여름, 풀

국립수목원 식물 2. 여름, 풀     - 2019.7.10. 경기도 포천 광릉     ↑ 광릉갈퀴 (콩과) : 광릉에서 처음 발견하였다는 갈퀴나물이다. 그렇지만 그 외에 지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 깽깽이풀 (매자나무과) : 개미에 의해 번식을 하다가 보니 깽깽이(깨금발)로 뛰어간 것처럼 띄엄띄엄 자란다고 붙은 이름이다. 한계령풀속 식물에 비해 잎이 뿌리에서 모여 나고 방패 모양인 점이 다르다.     ↑ 꼭두서니 (꼭두서니과) : '곱도숑'에서 유래하여 곡도손 그리고 '곡도손이'가 변한 이름이다. 뿌리를 염료로 썼는데, 귀신이 곡할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는 뜻이라 한다. 약간 덩굴성이고 가시가 있으며 잎이 심장형이다.     ↑ 낙지다리 (돌나물과) : 꽃차례나 열매 모양을 낙지다리에 비유..

국립수목원 식물 1. 여름, 나무

국립수목원 식물 1. 여름, 나무    - 2019.7.10. 경기도 포천 광릉      ↑ 가침박달(장미과) : 열매가 깃봉 모양이고 끝이 오목하다. 씨에는 막질의 날개가 있다. '감치기'와 박달처럼 단단하다는 의미를 합한 감치기박달이었다가 변하여 된 이름이다.     ↑ 개다래(다래나무과) : 다래와 비슷하지만 조금 못하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다래에 비해 꽃밥이 노란색이고 잎 밑이 둥글며, 열매가 짙은 노란색이고, 꽃받침조각이 젖혀지지 않는 점이 다르다     ↑ 겹수국(수국과) : 별수국이라 하는데 원예종이다     ↑ 계수나무 (계수나무과) :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어온 나무로 달나라 계수나무는 아니다. 늦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들면 잎에서 고소한 향기가 난다.     ↑ 광대싸리 (대극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