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0

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산에 가면 행복하다. 새소리를 듣거나, 막 돋아나는 연초록빛 잎을 보거나, 나무에서 떨어진 가랑잎을 밟거나, 펑펑 온 눈을 밟거나, 산길을 걸으면 마음이 맑고 편안하다. 산에 들면 일상의 잡념이 멈춰서는 정신의 숙면처이다. 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은 참으로 많다. 도토리를 몇 알 땅에 심고 온다. 큰 나무를 가슴 가득 안아본다. 바위나 땅에 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가만히 귀 기울여 새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다. 눈을 감고 물소리를 듣는다. 나뭇잎을 쓰다듬어 향기를 맡아본다. 바람에 스치는 꽃향기를 맡는다. 꽃에 드나드는 벌 나비들 춤을 감상한다 겨울눈에서 나오는 새싹을 본다. 산을 막았다 여는 구름 속에 서 있는다. 풍경 좋은 산길에서 좋은 경치를 본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을 쳐..

연리목 4. 사랑도 인연으로 만나는 것

연리목 4. 사랑도 인연으로 만나는 것 뿌리가 다른 두 그루의 다른 나무가 자라면서 서로 마주 닿아 마치 한 나무에서 자란 것처럼 보이는 나무를 사랑나무라 한다.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나무가 생장하면서 수형이나 바람 등 외부 영향으로 가지 등이 맞닿아 접촉 부분에서 비슷한 경우 서로 가지를 파고들어 한 몸으로 거듭나게 된다. 가지가 만나면 연리지(連理枝), 나무줄기가 만나면 연리목(連理木), 나무뿌리가 만나면 연리근(連理根)이라 부른다. 사랑은 몇 겁의 인연으로 만나는 것이다. 사랑은 따뜻한 나눔이고 관심이다.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진정 사랑이다. 사랑은 연결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다. 매일매일 지속한 정성스러운 노력이 있었기에 사랑은 이루어진다. 사..

얼룩무늬 껍질 나무

얼룩무늬 껍질 나무나무껍질은 나이를 말해준다  얼룩은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자국이고, 무늬는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무늬다. 그런 두 가지를 합한 얼룩무늬는 본바탕과 다른 자국을 무늬로 들여온 것이다. 동물이나 식물에는 그런 것들이 여러 종 있다. 얼룩말이나 얼룩소는 대표적인 얼룩무늬 동물이고, 개도 얼룩무늬 품종이 있다. 위장을 하기 위한 것이 있고, 실용의 용도도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피를 빠는 말파리의 눈길을 끌지 않는 무늬이다. 얼룩말의 태아는 검은 피부인데 출산 전에 흰 줄이 나타난다.      식물에도 얼룩무늬가 있다. 얼룩무늬 잎도 있지만 나무껍질에서 얼룩무늬를 찾아보았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모과나무는 나무에 달리는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가 모과가 되..

노각나무 / 사슴뿔나무

노각나무 껍질이 갓 돋아난 사슴뿔 같다는 나무 우리나라는 다른 온대 지역 국가들보다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구 빙하기가 한반도를 비켜 지나가서 다양한 종들이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우리 자연환경도 그러한 다양성에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백산 부근과 남부지방 산에 가서 우리나라 특산종인 노각나무를 만났다. 학명(Stewartia Koreana)이나 영문명(Korean Stewartia)이나 모두 '한국'임을 표기하는 고유종이다. 소백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지리산까지 볼 수 있다는데, 우리가 갔던 월출산이나 천관산도 그 연장선상이다. 노각나무는 차나무과로 낙엽 지는 큰 키 나무다. 껍질이 마치 갓 돋아난 사슴뿔 같다는 뜻인 녹각(鹿角)나무가 노각나무가 되었다. 껍질을 보면 왜 ..

모과와 명자

모과와 명자 모과와 작은 모과 사람들이 과일을 다 좋아하지만, 과일 중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못난이라고 말하는 과일이 모과이다. 그래도 요즈음에는 잘 키우는지, 품종을 개량하였는지, 못난이 모과가 많이 없어졌다. 수요가 적으니 많이 심지는 않는 편이다. 모과는 나무에 달린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듯 참외처럼 노랗고 향긋하다. 그래서 결실의 계절이 지나면 집안 한편에 따로 두고 향을 음미하는 과일이 모과이다. 모과나무와 비슷한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명자나무다. 열매를 명사자(榠樝子)라 하는데 줄여서 명자가 되었고, 나무이름이 되었다. 두 나무 이름은 모두 열매에서 유래되었다. 명자는 꼭 모과처럼 생겨서 작은 모과라 부른다. 모양으로 구분하자면 모과가 좀 길쭉하고, 명자는 사과 모양으로..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 청량산 (경기도 광주. 2020.2.13) 나무가 새싹으로 자라는 나무는 10%도 안 되고, 다시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은 1%도 안 된다고 한다. 땅에 뿌리를 박고 나와도 많은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초식 곤충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가뭄과 홍수와 산불이 일어나 죽기도 하고, 대기 오염에 의한 지구온난화 등으로 사는 환경이 열악해지는 데다가 주변 나무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거기에 병이 생기면 치명적이다. 산에 오르다가 보면 나무줄기 옆으로 잔가지가 한꺼번에 많이 난 산벚나무를 드물게 볼 수 있다. 빗자루병이라 하여 가지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가늘고 길게 뭉치로 많이 뻗어 나왔다. 빗자루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으로, 곰팡이 병원균에 감염되어..

딱따구리 /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 산을 울리고

딱따구리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 산을 울리고 까막딱따구리 / 도봉산 (서울 도봉구. 2012.3.31) 딱따구리는 산에 들면 가끔 볼 수 있는 텃새다. 큰 나무에 붙어서 나무를 쪼는 모습에 학명이나 영어 이름은 '나무를 쪼는 새'란 뜻을 지녔고, 우리도 예전부터 탁목(啄 쫄 탁,木 나무 목)이라 하여 같은 의미를 가졌는데, 지금은 나무를 쪼는 소리를 이름으로 삼았다. 다리는 짧지만 힘이 세고 발톱이 날카로워 나무줄기를 붙잡고서 나무를 쪼는데 머리가 부서질까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서 부리도 머리도 끄떡없다. 번식기에 큰 나무에 구멍을 뚫어 새 살림을 차리게 되는데, 나무를 쪼는 소리는 산이 울릴 정도로 요란하다. 산에 다니며 몇 종류 딱따구리를 보았다. 보기 드물다는 까막딱따구리와 큰..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는 숲에서 재잘재잘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는 숲에서 재잘재잘 분류 : 참새목 딱새과 붉은머리오목눈이속 이동성 : 텃새 다른 이름 : 뱁새 산란기 : 4~7월 붉은머리오목눈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14) 겨울이 끝나가니 산에 새들이 많아졌다. 사계절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새들인 텃새들도 겨울에는 조금 더 따뜻한 곳에 있다가 온다는데 이제 새들이 돌아오는 모양이다. 참새와 까치는 인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인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박새, 멧새, 딱새,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을 볼 수 있다. 새들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무리를 지어 행동하던 것을 멈추고 저마다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새들의 노래는 자기 세력임을 알리고 짝을 부르기 위해서다. 집 바로 뒤가 산이라 새들의 노래를 즐겨 들을 수 있다. 가장 먼..

새들은 늘 바쁘다

새들은 늘 바쁘다 - 남한산성 (2020.2.17) 붉은머리오목눈이. 우리가 뱁새라 하는 새이다 눈이 많이 내린 날 다음 날 또 산으로 올라갔다. 우수가 다가오는데 눈은 내리고 날이 추워졌다. 나무 겨울눈에서 꽃이나 잎이 나올 때인데 잘 견딜지 모르겠다. 큰 나무가 있는 숲을 지나서 덤불이 있는 계곡으로 들어섰더니 풀숲에 새들이 많다. 덤불은 새들의 서식처이자 먹이의 공급처다. 먹이도 많고 피하기도 좋다. 바람도 잦기에 보금자리를 만들기도 좋다. 낙엽 속에 뒹굴며 목욕을 하기도 한다. 멀리서 보니 새들은 풀섶에 달린 풀씨를 따먹느라 바쁘다. 새들은 여름에는 곤충을 먹고, 겨울에는 남은 열매나 풀씨를 먹는다. 새들의 영양식이다. 눈이 많이 왔는데 풀씨들은 눈 위에 드러나 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짹짹거리며 ..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겨울눈은 저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르다남한산성 (2020.2.14-2.16)   나무는 영양분을 모아서 겨울눈을 만든다. 겨울눈이 꽃이나 잎, 가지가 되어서 나가면, 얼마 뒤 겨울눈을 다시 만든다. 겨울눈을 키워 세상으로 내보내는데 공이 들어서 그렇지, 밖에 나오면 인생에 봄날이 쉬 지나가듯 금방 자라서 꽃이 되고 잎이 된다. 어린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듯 그렇게 큰다. 나무의 겨울눈은 잎이나 턱잎이 변해서 발달한 것인데, 비늘처럼 보이는 작은 조각인 인편으로 둘러 싸여 있다. 인편은 그 나무의 재질로 만든 천연 외투다. 목련의 겨울눈은 목련처럼 부드럽고, 잣나무 겨울눈은 송진처럼 끈끈한 점액으로 덮고 있고, 참나무류는 껍질이 매끈하며 단단하다. 겨울눈을 씹어보았다. 쌉싸름하다. 나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