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9

봄, 남한산성 꽃길

2020 봄 꽃길 ⑤ 남한산성 꽃길 우리가 남한산성으로 부르고 있는 산이 청량산이다. 북한산에 대응하는 남한산은 남한산성 동쪽 벌봉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안성 칠현산을 거쳐 금북정맥과 갈라져서 나온 한남정맥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산이 청량산이다. 죽어간 나무보다 산 나무가 많기에 숲은 점점 많아진다고 하지만, 숲은 도시화로 위협받고 있다. 청량산은 그러한 도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면서 생태계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남한산성은 사방으로 오르는 길이 많다. 겨우내 남한산성에 올라보면 울창한 것이 소나무인데, 서문 성벽 밖 소나무들은 죽어가고 있다. 토지의 산성화와 산성비로 소나무가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되었고, 귀한 식물을 훼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계곡을 낀 산길과 성벽..

하늘을 덮은 층층나무 잎

하늘을 덮은 층층나무 잎 새로 나는 나뭇잎을 보면 아름답지 않은 잎이 없다. 초록은 늘 싱그러운 생명의 빛이다. 습관대로 나무 위를 쳐다보았는데, 층층나무 잎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궁금하여 며칠 뒤 다시 찾아갔다. 그 사이 비가 와서 잎이 무성하여 넓게 보이던 하늘 공간은 좁아졌다. 층층나무는 가지가 뻗을 때 거의 수평으로 돌려서 난다. 층층이나무라고 부르다가 층층나무가 되었다. 아예 계단나무라고도 한다. 숲 속에서 다른 나무를 제치고 너무 빨리 자라서 '폭군 나무'라고도 한다는데, 다시 가보니 다른 나무들도 많이 자라 넓던 하늘이 좁아졌다. 폭군 나무가 아니라 그냥 층층나무다. 층층나무 (2020.4.14) 층층나무 (2020.4.18) 층층나무 (2020.4.20) 층층나무 (2020.4.23)

다산길 꽃길

2020 봄 꽃길 ④ 다산 4길 (운길산역-세정사-운길산역) 경기도 남양주시 (2020.4.13) 이동거리 13.1㎞. 이동시간 3:35, 휴식 0:12 계 3:47 다산길을 걸으려 나섰다. 다산길은 계절별로 그 맛이 다 다르다. 들꽃이 필 때, 초록이 짙은 여름, 하늘이 푸른 가을날, 그리고 잎이 다 진 겨울철은 그 풍경이 다르다. 길을 걷는 것은 초록이 물 오를 때나 가벼운 가을바람이 있는 계절이 좋다. 우리가 살면서 좋은 계절이 걷기에도 좋다. 길에 꽃과 나무가 없다면 그 맛이 덜 할 테고 느낌이 당연히 다를 것이다. 임도를 걷는 것이라 들꽃은 적었다. 주변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주안점이 되었다. 그래도 길 중간에 홀아비바람꽃을 구경할 수 있었고, 모퉁이를 돌면 화사한 봄빛이 자락에 핀 진달래 꽃잎..

느릅나무 위용

느릅나무 위용  잎이 떨어진 큰 나무를 쳐다보면 나무의 수형이 아름답다. 그래서 잎이 없는 계절에 큰 나무를 올려다 보는 일이 더러 있다.푸른 하늘 사이로 보는 나무 모습은 더 아름답다. 남한산성에 갔다가 성벽 바깥에서 늠름한 느릅나무를 보았다. 화살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 느릅나무 껍질은 지역에 따라 세로로 갈라져 조각조각 일어나면서 벗겨질듯이 붙어 있는 등 변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줄기나 가지에 혹 같은 코르크질이 발달하는 것을 흑느릅나무라 하는데지금은 느릅나무와 같은 것으로 본다.위용이 대단하였는데 남한산성 성밖 정리를 하면서 베어버렸다.    화살나무 /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2020.4.10)

천마산의 봄 2. 천마산계곡길

2020 봄 꽃길 ③ 천마산의 봄 2. 천마산 계곡길 경기도 남양주 팔현리 (2020.4.8) 한북정맥에서 주맥은 둘로 갈라져 동으로는 서리산과 축령산으로 가고, 서로는 철마산에서 천마산으로 내려온다. 산행을 하려면 마석에서 내려서 올랐는데, 요즈음엔 천마산역이 생겨서 접근로가 가까워졌다. 주로 묵현리나 호평동에서 산행을 많이 했으나, 이번은 들꽃을 탐행하러 팔현리로 갔다. 옛날 이름은 영묘하다고 하여 고령산(古靈山)이었다가 천마산(天摩山)으로 바뀌었다. 대동여지도에 적기는 말 마(馬)였는데, 언제 갈 마(摩)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산이 비켜 있고 숲이 우거져 그랬으리라 짐작해본다. 팔현리 다래 산장이 승용차가 갈 수 있는 끄트머리다. 지능선이 모이는 계곡에 들어서면 길이 좁아지고, 산길로..

머위 / 머구 또는 머굿대

머위 머구 또는 머굿대 과명 : 국화과 개화 : 3~4월 분포 : 전역 머위 (4.6) 집 부근 공터에는 봄에 여러 가지 풀이 돋는다. 쑥은 일찍 나기에 어머니와 한동안 쑥을 뜯었다. 쑥 뜯는 것은 잠시이고 사진기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무슨 풀인지 아는 재미가 더 있다. 쑥, 냉이, 꽃다지, 민들레, 망초와 개망초, 씀바귀는 흔하고, 뽀리뱅이, 고들빼기, 개갓냉이, 달맞이꽃, 방가지똥 등 여러 가지가 자란다. 이름을 지을 때 가장 흔한 것은 쑥처럼 한 글자이고, 그다음이 냉이, 망초 등 두 글자이고, 이름이 길수록 중요도나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는 빈도가 덜한 것 같다. 사진기에 담다가 보면 식물이 어릴 때 모습은 다 자란 뒤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기간을 두고 식물을 사진으로 담아두기..

봄에 나는 풀

봄에 나는 풀 어린잎과 큰 잎 비교하기 날씨가 풀려도 4월 초 날씨는 아침으로는 여전히 쌀쌀하다. 겨울부터 초봄에 밖으로 나가보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사는 풀잎이 있다. 그것을 뿌리잎이라 하는데, 한자로는 근생엽(根生葉), 영어로는 로제트 라 한다. 로제트는 장미와 비슷하다고 해서 쓰는 말이다. 그렇게 겨울을 나는 풀들에는 냉이, 달맞이꽃, 개망초, 민들레 등이 있다. 뿌리잎을 내는 이유는 경쟁자들이 나오기 전에 빨리 꽃을 피워 결실을 맺기 위해서다. 납작 엎드린 풀잎을 자세히 보면 잎에 털이 붙어 있다. 우리가 털옷을 입고 겨울을 보내듯, 풀에 있는 털은 서리가 내리면 털이 얼어서 안이 어는 것을 방지하여 추위를 막는다. 바짝 엎드리기는 하지만 땅에 아주 붙지는 않아서 그 사이로 햇볕도 받는다. 뿌리잎..

축령산 꽃길

2020 봄 꽃길 ② 축령산 서리산-축령산-잣향기푸른숲 경기도 가평군 상면 (2020.4.1) 요즈음 도로가 이곳저곳에 많이 났지만 축령산을 대중교통으로 들어가긴 아직도 후미진 산골길이다. 축령산은 남으로는 남양주 수동, 북으로는 가평군 상면을 경계로 하고 있어서, 뒤로 간다면 산을 돌아가야 해서 접근로가 더 멀다. 그래도 잣향기푸른숲 쪽으로 일찍 피는 봄꽃이 있을 것 같아서 차를 가지고 청평을 돌아 산 뒤쪽으로 돌아서 갔다. 산길은 잣향기푸른숲에서 서리산을 올라, 능선을 거쳐 축령산으로 갔다가 원점회귀하는 것으로 잡았다. 잣향기푸른숲을 거쳐서 서리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단순하다. 잣나무가 많고 철쭉이 많지만, 철쭉이 피기까지는 한참 멀었다. 버드나무가 꽃을 피우고, 키 작은 풀들은 앉은부채나 노랑제비꽃이..

복수초 / 추위를 뚫고 나온 얼음새꽃

복수초 추위를 뚫고 나온 얼음새꽃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 3~4월 다른 이름 : 눈색이꽃,얼음새꽃,복풀,설련화 분포 : 제주 제외 전역 꽃말 : 영원한 행복, 행복을 부른다 복수초 / 축령산 (경기도. 2020.4.1) 겨울이 깊으면 봄이 기다려진다. 봄은 낮은 데서 온다는데, 누구보다 일찍 봄을 여는 꽃이 복수초다. 초봄에 아직도 찬바람이 남아 있는 산에 갔더니 복수초가 환하게 피어 있었다. 겨울 찬바람이 남아 아직도 골짜기를 스치는데, 이른 봄 비늘 조각으로 무장하고 눈 속을 헤치고 나오는 꽃이 복수초다. 음습지에 살지만 햇볕을 좋아한다. 꽃이 필 때는 연한 노란빛을 띠는 녹색이었다가 노란색이 된다. 눈 속에서 꽃이 나오니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얼굴도 밝아진다. 눈 속이어서 꽃이 밝을 수도 ..

화야산 얼레지

얼레지 화야산에 온 보랏빛 화신 경기도 가평군 삼회리 (2020.3.31) 과명 : 백합과 개화 : 3~4월 분포 : 제주 제외 전역 다른 이름 : 산우두, 가재무릇, 얼레지, 얼레기 꽃말 : 바람난 여인, 질투 4월 초순에 화야산은 얼레지 천국이다. 비옥하고 볕이 잘 드는 깊은 산속 능선 비탈에서 자라는 얼레지는 토종 들꽃이다. 이른 봄에 꽃대를 감싸듯 부드러운 육질의 잎이 나온다. 잎은 녹색 바탕에 자줏빛으로 얼룩져서 얼레지란 이름을 얻었다. 잎은 1장짜리도 있는데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이다. 얼레지는 꽃이 아래를 보고 있다가 기온이 올라가면 꽃잎 6장은 뒤로 젖혀진다. 보랏빛 꽃잎을 열면 긴 보랏빛 암술과 6개 수술이 드러난다. 꽃잎을 여는 것은 벌 나비를 부르는 신호다. 자줏빛 꽃잎을 활짝 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