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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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0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1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1겨울눈은 꽃과 잎이 세상으로 나오는 문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2020.2.13-2.14)   한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따스해지면 겨울눈이 보인다. 풀에는 겨울눈이 없고 나무는 겨울눈이 있다. 나무는 꽃과 열매로 무슨 나무인지 알아낼 수 있는데, 겨울에 잎과 열매가 다 떨어지고 나면 나무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겨울눈이다. 겨울눈은 가지 끝이나, 가지 옆, 줄기나 잎 사이에 있다. 겨울눈은 보송보송한 털로 싸여 있거나, 끈끈한 점액으로 덮여 있거나, 매끄러운 껍질에 싸여 있다.  나무들은 한눈에 꽃눈과 잎눈이 같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것은 그 눈이 따로 있다. 딱총나무는 겨울눈이 같이 있고, 생강나무나 산수유는 그 눈이 따로 있다. 생강나무 잎눈은 타원형으로 끝이 ..

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뿌리 / 한라산 둘레길 (2019.11.25) 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뿌리를 내려 평생 살 자리를 확보한다. 뿌리는 땅을 향해서 자라고, 줄기는 하늘을 향해서 큰다. 뿌리는 중력의 방향으로 자라고, 줄기는 그 반대 방향으로 크기 때문이다. 나무의 키는 어느 정도 되면 멈추어 더 이상 크지 않지만, 부피 성장은 죽을 때까지 한다. 부피성장은 뿌리에서 시작한다. 봄이 되어 줄기가 활동하기 전부터 뿌리는 활동을 하고, 가을에는 줄기가 활동을 멈춘 후에도 뿌리는 계속 일을 한다. 뿌리가 활동을 멈출 때면 나무가 죽을 때이다. 뿌리는 기온이 오르면 활동량이 많아지고, 어린 나무일수록 활동량이 많다. 성장이 왕성한 나무는 활동량 중 성장에 쓰는 양이 많고, 나이가 많은 나무는 ..

은행나무 심은 뜻

은행나무 심은 뜻 - 문묘, 볼음도, 용문사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열매 속에 씨앗이 은백색이고, 겉모양이 살구와 비슷하여 은빛 살구란 의미로 은행(銀杏)이라 하였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세 나라에만 있는 나무다. 1억 5천만 년 전에 터 잡은 나무라서 화석 나무라 부른다.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쳐 행단(杏檀)이란 이름이 붙었다. 성균관에 있는 은행나무는 1519년 심었다는 안내판이 있어 600년이 넘은 나무다. 수나무에 달린 유주(乳柱)는 젖가슴에 달린 것처럼 생겼는데, 오래된 고목에만 생기는 현상으로 이곳 유주는 특히 크다. 공자의 학문을 공부하는 유생들이 학문을 닦았던 곳이어서 행단이란 말이 어울리는 나무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볼음도 안머리골에 가면 큰 은행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수선화 / 겨울에도 꽃대를 올리는 봄꽃

수선화 겨울에도 꽃대를 올리는 봄꽃 과명 : 수선화과 속명 : 수선. 금잔은대 개화 : 1~4월 결실 : 5월 높이 : 20~30㎝ 용도 : 관상용, 약용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자존 수선화 / 백련사 ( 전남 강진. 2020.1.14) 제주 대정에서 피는 수선화는 추사 김정희가 아끼는 꽃이었다. 제주의 수선화는 중국에서 해류에 실려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수선화를 강진에 있는 다산오솔길 끄트머리 백련사에서 만났다. 수선화를 우리 문헌에서 처음 전한 것은 다산전서(茶山全書)이다. 다산이 자주 찾았던 백련사였고, 다산을 존경하였던 추사도 수선화를 좋아하였으니, 그곳에서 본 수선화가 반가웠다. 그리스신화에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미모에 도취하여 여러 님프의 구애를 거절하고 연못에 얼굴을 비춰보다가..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2)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⑭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2)   - 전남 강진 다산오솔길에서 (2020.1월)    ▼ 동백나무 (차나무과)추운 겨울에 꽃이 피는 나무란 뜻으로 동백(冬栢)이라 한다.  백(栢,柏)은 측백나무나 잣나무를 가리키는 글자지만 다른 나무 이름에도 널리 쓰인다.     ▼ 황칠나무 (두릅나무과)옻칠은 적갈색인데, 황금빛이 나는 황칠이 있다. 나무진으로 황칠을 할 수 있는 나무다. 남해안이나 섬에서 나는 늘푸른나무로 아름드리로 크게 자란다.    ▼ 가시나무 (참나무과)가시나무는 참나무과인데 늘 푸른나무다. 왕의 행차에 앞에서 깃대를 매는 긴 막대를 가서봉(哥舒棒)이라 하는데, 가시나무를 가서봉을 만들 때 흔히 사용하여서 그 이름이 가서목-가서나무-가시나무로 변한 것으..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1)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⑬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1)  - 강진 무위사, 월출산 경포대계곡, 해남 녹우당 (2020.1월)  겨울에 전남 강진,장흥,해남 일원을 여행하였다. 원래 따뜻한 남쪽지방이지만 올해는 겨울이 춥지 않아 더 따뜻하였다. 남쪽지방은 아무래도 중부지방 보다는 겨울 기온이 5~6도 정도는 높아서 여행하기도 좋지만 상록수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춥기 전에 겨울 옷을 사고 문풍지를 바르고 연탄을 드여놓듯, 나무도 춥기 전에 물기를 세포와 세포 사이로 옮기고 당분을 농축시켜 세포내 점도와 혼합도를 증가시켜 쉽게 어는 것을 방지한다. 올해는 추운 겨울이 없었기에 나무도 한시름 놓을지도 모른다. 꽃샘 추위가 닥치면 사람이 적응하기 어렵듯 나무도 마찬가지다. 여행을 다니..

까치집은 어떻게 지을까?

까치집은 어떻게 지을까? 까치는 '갗갗' 우는 새라 '갗+이"가 가치가 되었다가 까치로 부르게 되었다는 새이다. 까치는 북반구에 사는 새인데, 우리나라처럼 사람 사는 주변에 많이 사는 것은 드물다고 한다. 아마도 길조라고 해서 보호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먼 섬을 제외하고 어디서든 볼 수 있다. 까치가 울면 반갑다는데 낯선 사람이 오기에 울고 경계하는 의미이다. 이제 까치설이 지나면 까치가 집을 지을 때가 되었다. 음력 설날 전날이 까치설인데, 작은설이란 뜻인 아치설이 변한 것이란 얘기다. 까치는 동네에 있는 큰 나무에다가 집을 짓는다. 천적의 침입을 막는 높은 곳에 바람에 잘 흔들리지 않는 위치에 자리 잡는다. 까치집이 높이 있으면 그해는 덥고 풍년이 들고, 낮게 지으면 태풍이 온다는 말이 있다. 까치..

창경궁 온실에서 본 남부지방 나무

창경궁 온실에서 본 남부지방 나무 창경궁에서 온실을 연 것은 1909년으로 110년이 지났다. 온실은 크지 않아서 많은 수종을 들여놓지 못하였다. 왕궁의 온실이니 애당초 과욕은 부리지 못했을 것이고, 관상용으로 키우는 역할에 만족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한겨울에 몇 가지 꽃을 보거나, 희귀한 작은 나무들이나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창경궁 온실 ▼ 광나무(물푸레나무과) 윤이 나는 나무라는 뜻인 제주 방언 '꽝낭'을 바탕으로 광나무라 정하였다. 동백나무 잎과 비슷한데, 잎 표면은 햇빛이 비치면 광택이 난다. ▼ 구골나무(물푸레나무과) 열매에 구연산 성분이 있고 뼈 질환에 좋은 약재라서 구골나무라 하였다. 잎은 뾰족 나온 개수가 많고, 톱니 굴곡이 크고, 폭이 좁다. ▼ 구실잣밤나무..

쥐 이름 식물 / 작아서 앙증맞다

쥐 이름 식물 작아서 앙증맞다 12 지지(地支)중 첫 번째 오는 지지는 자(子)이다. 하루는 자정(子正)에서 시작하며, 60 간지(干支)는 갑자(甲子)에서 시작한다. 자(子)는 쥐요, 자년(子年)은 쥐띠 해이다. 방향에서 자(子)는 정북(正北)이요, 자오선(子午線)은 북극(子)과 남극(午)의 양극을 이은 선이다. 누가 말하길, 기다리지도 않은 경자년(庚子年)이 찾아왔다고 한다. 세월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보내기 싫어도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알면서 그렇게 우스개로 얘기한다. 천지창조의 신화에서 쥐는 현자(賢者)를 나타내고, 우리 속담에 '꿈에 쥐가 나타나면 길조'요, '쥐띠는 밤중에 나야 잘 산다'는 말이 있다. '곡간 쥐는 쌀 고마운 줄 모른다'거나 '나라에는 도둑 있고, 집안에는 쥐가 있다'는 속..

2019년 '올해의 나무' / 오래된 나무

2019년 '올해의 나무' 오래된 나무 씨앗은 어미로부터 떨어져서 세상으로 나온다. 사는 위치는 저마다 다르고, 사는 곳 기온도 저마다 다르다. 어렵게 나무로 터를 잡아 홀로 살아간다. 나무는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꽃을 세상에 전하였다. 후손은 그 선한 결실이다. 나무는 겨울을 나려 잎을 벗고, 수피로 몸을 감싸서 혹독한 추위를 견딘다. 살면서 몸은 생채기가 나서 피부는 거칠어지고, 꺾이고, 퇴색이 된다. 나무는 그렇게 세월이 쌓인다. 줄기에 저승꽃이 피고 쓰러져 생명을 다 하지만, 쓰러진 나무는 세월에 분해되면서 다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 느티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300살이 넘은 나무다 회화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사도세자의 비극을 본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