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0

우담바라? 풀잠자리 알

우담바라? 풀잠자리 알입니다 풀잠자리 알 (가운데 하얗게 뾰족 나온 것) / 바라산 휴양림 (경기도 의왕. 2019.8.28) 여름에 경기도 의왕에 있는 바라산 휴양림에서 진행하는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그곳에서 어느 절에서 우담바라 꽃이라 하였던 것을 보았다. 우담바라는 3천 년마다 한번 여래(如來.*)가 태어날 때나 인도에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만 복덕으로 꽃이 핀다고 하였다. 그것이 불상에서 피었다고 떠들썩하였다. 우담바라(***)는 부처님을 의미하는 상상의 꽃으로 여긴다. 우리나라에서 얘기하는 우담바라는 불상이 아니더라도 드물게 볼 수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말하는 우담바라는 모두 풀잠자리 알이라고 한다. 식물은 곤충과 싸우면서 살지만, 곤충이 없으면 식물도 삶의 터전을 ..

2019년 '올해의 꽃'

2019년 '올해의 꽃' 식물이 살아가며 꽃을 피우기 위해서 겪는 과정이 있다. 기온의 변화에 맞추고, 낮의 길이를 느껴서 움직여야 한다. 길어진 낮의 길이를 통해서 계절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온도 변화에 움직이기에 앞서 겨울에 잘 적응해야 한다. 추운 겨울을 지나야 꽃의 분화가 일어나고 꽃이 핀다. 한 송이 꽃을 피우는 데에도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 영춘화 / 한강 잠실지구 (2019.3.9) 복사나무 / 남산 (서울. 2019.4.19) 매화말발도리 / 청계산 (서울 서초. 2019.4.24) 매미꽃 / 청계산 (서울 서초. 2019.5.3) 족도리풀 / 산음휴양림 (경기도 양평. 2019.5.4) 골담초 / 동구릉 (경기도 구리. 2019.5.8) 때죽나무 / 서울창포원 (서울 도봉구. 20..

명자나무 / 아가씨 바람난다는 나무

명자나무아가씨 바람난다는 나무  과명 : 장미과개화 : 4~5월. 붉은 꽃결실 : 9~10월. 황록색 열매높이 : 1~2m분포 : 중부 이남. 중국 원산       명자나무는 아가씨 이름을 붙인 나무 이름 같다. 명자꽃은 수수하게 아름다워서 아가씨 꽃이라 부를만하다. 장미꽃과 모과꽃 중간 정도 모양인 명자꽃은 공원이나 동네 화단에서 볼 수 있다. 옛사람들은 이 꽃을 집안에 심으면 아가씨가 바람난다고 하여 심지 못하게 하였는데, 꽃이 어여뻐 마음이 안정되지 못해서 그랬을 것이다. 노처녀를 시집보낼 집안에서는 오히려 심어야 할 것 같다. 노총각은 어떨까. 명자야 명자야, 노총각도 바람이 나지 않을까? 명자는 한자로 명사(榠樝)로 쓰고 명자로 읽는다. 열매가 명사자(榠樝子)인데, 중간 글자를 빼고 명자(榠子)..

쥐똥나무 / 열매가 쥐똥을 닮은 나무

쥐똥나무 열매가 쥐똥을 닮은 나무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 5~6월 결실 : 10월 쥐똥나무는 이름만 들어도 눈치를 챌 수 있는 나무이름이다. 쥐똥나무는 열매가 쥐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가 그 이름을 알아차릴까마는 참으로 얄궂은 이름이다. 심지어 나무 타령에서는 '더럽구나 쥐똥나무'라고 대놓고 말한다. 그렇지만 5월에 피는 하얀 꽃은 장난감 트럼펫처럼 생겨서 앙증맞고 아름답다. 녹색 잎과 가지 사이에서 얼굴을 내미는 꽃은 맑고 깨끗하여 나무 이름을 붙인 사람을 부끄럽게 한다. 제주도에 가면 바닷가에 쥐똥나무처럼 생긴 광나무가 있다. 나무 크기는 좀 더 크지만 꽃이나 열매나 잎이 비슷하다. 다만 광나무가 잎이 짙은 녹색이고 육질이 단단하고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데 비해서, 쥐똥나무..

문묘에 있는 나무 / 500년 된 은행나무도 있고

문묘에 있는 나무500년 된 은행나무도 있고  문묘(文廟)는 서울 혜화동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입구에 있다. 문묘는 공자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유학자들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고, 성균관은 조선시대에 세운 최고 교육기관이다. 문묘에 있는 나무를 둘러보았다. 이곳에 나무는 은행나무, 회화나무, 느티나무, 향나무가 문묘 건물 앞쪽에 있고, 주목, 매화나무, 매자나무, 모란, 벽오동 등이 건물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명륜당 앞쪽에 있는 큰 은행나무 두 그루는 성균관의 최고책임자인 대사성(大司成)을 지낸 윤탁이 중종 14년(1519년)에 심었다고 전한다. 이 나무를 심은지 500년이 되었다. 사람으로 치면 육십갑자를 여덟 번 보낸 것이다. 높이가 21m 되는 이 은행나무 굵은 가지 아래는 뿌리 ..

꽝꽝나무 / 소리가 나는 나무

꽝꽝나무 소리가 나는 나무 과명 : 감탕나무과 학명 : Ilex crenata 개화 5~6월 결실 9~10월 꽝꽝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늘 푸른 작은 키나 무다. 회양목을 닮아서 일본 사람들은 개회양목이라 부르고, 잎이 겨울에도 푸르다 하여 중국사람들은 동청(冬靑)이라 부른다. 잎 가장자리는 얕고 둔한 톱니가 있다. 학명 뒤에 종소명 crenata는 잎 가장자리에 얕고 둔한 톱니를 나타내는 특징을 의미한다. 감탕나무, 먼나무, 호랑가시나무와 한 집안인 감탕나무과 나무다. 집안에 다른 나무들은 열매가 빨간색인데, 꽝꽝나무는 콩알만 한 새까만 열매를 맺는다. 꽝꽝나무는 손톱만큼 작은 잎은 회양목과 비슷한데, 회양목은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꽝꽝나무 잎 끝은 뾰족한데, 회양목은 잎 끝이 모아져 살짝 ..

한라산둘레길 나무들 천태만상

한라산둘레길 ⑤한라산둘레길 나무들 천태만상 천아숲길-돌오름길-동백길-수악길 (2019.11.24-11.26)  한라산둘레길은 한라산 중산간을 걷는 둘레길이다. 숲은 우람하고 공기는 청정하다. 숲 생태계가 건강하여 나무들도 건강하다. 계곡은 용암대지로 이루어져 비가 내리면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내린다. 이런 환경에서 사는 나무들은 환경에 순응하고 때론 저항하며 살아간다. 나무는 벌레나 짐승이나 자연환경 등 도처에 위험 요인을 견디며 살아간다. 생존의 원칙은 유전적 다양성이고, 환경이 다양하면 생존방식도 다양하다. 한라산둘레길을 걷다가 보면 다른 나무들과 어울리거나 붙어서 사는 나무를 자주 볼 수 있다. 송악이 많아 나무를 휘감고 오르고 있어 그것도 이겨야 할 대상이다. 바위 위에 올라서 자라는 나무도 많은데..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1. 한라산둘레길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1한라산둘레길 식물천아숲길-돌오름길-동백길-수악길 (2019.11.24-11.26)  산에 들면 산을 볼 수 없듯, 둘레길에서는 한라산의 웅장한 겉모습은 볼 수가 없다. 그 대신에 한라산이 숨겨 놓은 보물인 식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 400여 종 정도 되는데, 그중 한라산은 가장 많은 특산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멸종위기식물이나 보호 야생식물도 한라산이 가장 많다. 그만큼 한라산은 생태계의 보고다. 한라산의 식물 분포는 등고선과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위로 갈수록 고산식물이 많고, 아래로 갈수록 난대성 식물이 많다. 둘레길은 700~800m 내외의 길이고,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이라 찾아볼 수 있는 식물은 적었지만, 한라산둘레길에서 본 ..

구기자나무 / 장수마을에 가면 구기자나무가 있다

구기자나무 장수마을에 가면 구기자나무가 있다 가지과 개화 : 6~9월 결실 : 8~10월 용도 : 관상, 약용 구기자나무는 도시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시골로 내려가면 울타리로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가지가 늘어진 것이 개나리처럼 생겼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보라색 꽃은 가지 꽃처럼 생겼고, 열매는 가을에 산수유처럼 빨갛게 익는데 작은 고추를 닮았다. 나무 타령에 보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란 가사가 있는데, 구긴다는 말에 맞추어 만든 말인 듯하다. 가시가 있는 것도 있으니 깔고 앉았다간 가시에 찔릴 수가 있다. 구기자나무는 우리 말로는 '괴좃나무'이다. 열매가 작은 고추를 닮아서 개고추라고 하는데, 나무이름을 그렇게 부르기가 좀 그렇다. 구기자의 어원은 중국말 '구기(枸 구기자 구, 杞 구기..

아그배나무와 야광나무

아그배나무와 야광나무 꽃과 열매는 비슷하고 잎이 다른 사과나무속 나무 사과나무속 나무는 봄에 하얀 꽃이 피고, 가을이면 굵은 콩알만 한 열매를 맺는 잎 지는 넓은 잎 중간 키 나무이다. 종류가 여럿으로 사과나무, 꽃사과나무, 능금나무, 아그배나무, 서부해당화, 야광나무가 그것이다. 그중에서 꽃과 열매까지 비슷한 나무가 아그배나무와 야광나무다. 아그배나무는 긴 자루를 가진 열매가 대여섯 개씩 모여서 달린다. 그 열매가 아기 배 같다고 해서 '아기배'라 부르다가 아그배가 되었다. '악(兒)+으(매개모음)+배'의 구조다. 열매를 보면 배 보다는 사과를 더 닮았다. 야광나무는 봄에 피는 하얀 꽃이 어두운 데서도 빛을 내는 야광주(夜光珠)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역시 사과나무속이다. 야광나무 열매는 아그배나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