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0

더위지기 / 더위에 효과가 있다는 쑥

더위지기 더위에 효과가 있다는 쑥 개화 : 7~8월 결실 : 11월 다른 이름 : 인진고, 산쑥, 사철쑥, 애기비위쑥 더위지기란 식물이 있다. 국화과 식물로 나무다. 식물의 밑둥이 목질화되어 가을이 지나면 잎은 마르지만 줄기는 겨울에도 죽지 않는다. 사철 산다고 사철쑥 또는 인진쑥이라 부른다. 주로 강원도 석회암지대에 많이 난다. 줄기와 잎을 음력 5~7월에 뜯어서 찧어 찬물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먹거나 현기증으로 어지럽거나 구토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는 일명 더위지기 쑥이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몸에 열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데, 과용하거나 오래 마시면 좋지 않다고 한다. 무슨 약이든 알고 먹어야 하고 과용은 금물이다. 더위지기 / 홍릉 국립수목원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   나무도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듯 나무도 세월의 흐름을 줄기에서 짐작할 수가 있다. 나무줄기는 크게 나무 부분과 껍질 부분으로 나눈다. 또 나무 부분은 심재와 변재로 나눈다. 심재는 재질이 단단하고 색이 짙은 부분이고 생장이 끝난 부분이다. 변재는 아직도 수분이 오르내려 색이 옅다. 변재는 나중에 심재가 된다. 변재와 껍질 사이에 있는 부름켜는 형성층으로 나무가 굵어지는 것은 부름켜가 굵어지기 때문이다. 나무가 굵어지면 부름켜 안쪽 세포가 쌓이지만 부름켜 바깥쪽 세포는 쌓이지 못한다. 갈 곳이 없는 부름켜 바깥쪽 세포는 주름이 지고 벗겨진다. 느티나무 자작나무 사스레나무처럼 종이처럼 벗겨지는 나무가 있고, 소나무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벗겨진다...

구황식물 / 배고픔에 찾았던 먹을거리

구황식물 배고픔에 찾았던 먹을거리 조선시대에는 2~3년에 한 번씩 기근이 들 정도로 흉년이 잦았다. 질병과 흉년이 같이 찾아와 어려움이 말도 못했다는 것은 역사책에서 많이 읽을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구황이란 말은 980여 번 나온다. 산천을 다 헤매어 구황식물을 찾았다. 구황(救荒)이란 농사는 안 되어 거친 땅에서 먹을 것을 찾는 일이다. 일제 때에도 만주에서 들여온 콩깻묵과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주린 배를 채우는 일이 많았다. 그런 구황식물이 몇 가지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와중에 목숨을 이을 풀이 천 개란 뜻인 구황천초(救況千草)란 말이 있는데, 실제 용도로 쓸 수 있는 것이 백여 가지 된다고 한다. 배고픔에 찾았던 구황식물은 잎이나 싹, 줄기를 먹는 식물, 껍질이나 뿌리를 먹는 식물, 씨나..

엉겅퀴 / 억센 가시로 무장한 가시나물

엉겅퀴 억센 가시로 무장한 가시나물 엉겅퀴는 늦은 봄부터 여름에 진분홍 꽃을 피운다. 나지막한 것부터 다 자라면 1m 정도까지 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을 들여다보면 한 송이가 아니라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서 피는 꽃차례다. 벌 나비들이 엉겅퀴에게 모여들면 엉겅퀴는 벌 나비를 유혹한 대가를 충분히 낸다. 작은 꽃차례로 둘러싼 총포 뒤에 숨겨놓은 귀중한 양식을 제공한다. 줄기와 잎에는 가시가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결연한 철옹성이다. 그래도 엉겅퀴는 벌나비를 위해서는 꽃차례를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나는 엉겅퀴를 보면 독사의 이빨이 생각난다. 포천 불무산에 갔을 때 엉겅퀴 밭을 지나갈 때 고라니가 지나가고 뱀이 지나가더니, 경사진 산길에 오르다가 독사에 물렸다. 습한 숲 속에서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 한여름 산길에서 조심해야 할 풀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한여름 산길에서 조심해야 할 풀 새로 주택지를 조성하였거나 정리가 안된 곳에서 자라는 풀에 돼지풀이 있다. 돼지풀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해식물이다. 터주 식생으로 쓰레기터 식물군락으로 쑥잎을 닮은 풀은 대개 돼지풀이다. 돼지풀이 있다는 것은 주변이 지저분하거나 생태 교란 지역이 있다고 본다. 돼지풀은 이웃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타감작용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려움증을 가져오는 식물이다. 서양 이름으로 이 풀은 '쑥을 닮은 풀'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돼지풀은 일본 이름을 그대로 번역한 이름이다. 돼지처럼 잘 자라고 생육 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서 자라서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돼지풀은 금방 쑥쑥 자란다. 택지를 조성한 부근이나 산길에 깔아놓은 야자매트 옆으로 줄지어 자란다. ..

도토리거위벌레 / 여름에 도토리 가지를 쏘는 곤충

도토리거위벌레 여름에 도토리 가지를 쏘는 곤충 딱정벌레목 거위벌레과 토토리거위벌레가 떨어뜨린 신갈나무 잎 / 청계산(경기도 성남) 여름 더위가 시작되고 산에 오르면 산길에 도토리가 달린 신갈나무나 갈참나무 등 참나무과 나뭇가지가 곳곳에 떨어져 있다. 도토리거위벌레가 알 낳기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도토리거위벌레는 6월 말부터 깨끗한 도토리를 찾아 짝을 불러 밤에 도토리 가지를 쏜다. 1㎝도 안 되는 그 녀석들은 밤에 일을 낸다. 가지를 반만 자르고 산란관을 도토리에 박는데, 주둥이로 구멍을 뚫어 산란하고 난 뒤에 나머지 반을 잘라 가지를 떨어뜨린다. 불규칙적으로 잘린 것은 비바람이 그런 것이요, 미세한 톱으로 썰듯 정교하게 자른 것은 도토리거위벌레가 한 짓이다. 도토리거위벌레 알은 가지째 떨어진 후 도토..

덩굴식물 / 기어오르면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덩굴식물 기어오르면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집 뒤가 산이라 아침에 산을 한 바퀴 다녀온 후에 아침식사를 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많이 보는 식물은 칡, 환삼덩굴, 개망초, 서양등골나물, 돼지풀, 산딸기 등이다. 중간중간에 참나무 종류와 물오리나무, 물푸레나무, 아까시나무, 생강나무도 있지만 땅 위에는 덩굴식물이 많다. 덩굴식물은 하늘을 향해 곧게 서는 법이 없고, 땅을 기거나 다른 식물에 기대어 사는 식물이다. 칡과 등나무와 같은 갈등(葛藤)은 풀고, 머루랑 다래랑 먹고 얼크렁 덜크렁 살자는 얘기는 모두 덩굴식물에 대한 얘기다. 덩굴식물은 대개 일정 방향으로 움직인다. 칡은 오른쪽으로 감고서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같은 방향이면 얽힐 일도 없다. 덩굴식물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

칠엽수와 가시칠엽수 / 몽마르트언덕에 마로니에는 가시칠엽수

칠엽수와 가시칠엽수 몽마르트르 언덕에 마로니에는 가시칠엽수 가시칠엽수는 모른다 해도 마로니에는 익숙한 나무 이름이다. 1970년대 나온 유행가에 루~루 루루루루루 하면서 휘파람이 간주로 나오는 박건이 부른 노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있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 눈물 속에 봄비가 피고 있겠지~'로 시작하는 이 가사는 한동안 유행을 탔다.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몽마르트르 언덕에 마로니에를 얘기하곤 하였다. 소설에도 나오고 시에도 나왔다. 몽마르트르 언덕은 세계에서 유명한 화가 고흐, 고갱, 드가, 세잔, 모네 등이 거쳐가면서 유명세를 타고 마로니에가 더 알려졌다. 칠엽수는 열매껍질이 동글동글하고 밋밋한데 일본이 원산지라서 일본침엽수라고 하며, 가시칠엽수는 열매에 가시가..

양귀비와 개양귀비 / 아름답고 단명한 여인에 비유한 꽃

양귀비와 개양귀비 아름답고 단명한 여인에 비유한 꽃 양귀비 / 경북 봉화 (2019.6.25)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의 사랑을 받은 여인이다. 나라를 기울게 한 경국지색의 미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아는 꽃 양귀비는 섬세하고 화려하지만 수수한 맛은 없다. 양귀비 꽃은 귀티는 난다. 양귀비는 대마와 같이 아편을 만들었기에 단속의 대상이었다. 그 양귀비를 앵속이라 불렀다. 양귀비는 우리나라에서만 부르는 말이고, 중국에서는 앵속이라 부른다. 앵속(罌粟)은 열매가 항아리처럼 생기고, 그 속에 좁쌀처럼 많은 씨가 있어서 항아리 앵(罌), 조 속(粟)을 써서 붙인 이름이다. 중국은 열매를 보고 이름을 붙였고, 우리는 꽃을 보고 이름을 붙였다. 양귀비 꽃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데, 아름답고 단명한 것을 양귀비에 ..

창경궁 회화나무 /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창경궁 회화나무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회화나무 / 창경궁 (2019.6.28) 봄이 다 지나가고 여름이 올 즈음 창경궁으로 갔다. 창경궁 정문에 들어서면 옥천교 돌다리가 있다. 아버지가 서울 동숭동에 있는 대학교에 다닐 때 625 동란이 일어나자 한강다리가 끊어지고 피할 데가 없어 3일간 숨었던 곳이 옥천교 돌다리 밑이라 하였다. 그 돌다리 밑을 들여다 보았다. 살구나무가 부근에 있어 익어서 떨어진 살구를 주으러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쟁중에는 보통 사람들이나 인민군이 살구를 주우러 내려갈 정도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창경궁 정문으로 들어서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 끄트머리 선인문 부근 넓은 터는 한 때 동물원이 있었던 곳이다. 동물원 뿐만 아니라 궁궐 밖 원남동 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