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2

타감작용 식물 / 자기 영역을 지키는 나무들

타감작용 식물 자기 영역을 지키는 나무들 나무들 중에는 자기 영역에서 다른 나무나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나무들이 있다. 그런 나무들은 잎, 열매, 줄기 등에서 독특한 화학물질을 만들어서 다른 식물들이 종자를 발아하거나 생장하는 것을 억제하여 자기 영역을 지키거나 확장한다. 나무가 내뿜는 화학물질이 타감(他感) 물질이고, 그러한 현상을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한다. 타감 물질은 나무마다 이름이 다르다. 나무들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화학전을 펼치는 것이다. 소나무 밑에 가면 진달래 외에는 나무나 풀이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소나무가 다른 나무들을 못 살게 하는 화학물질을 내뿜기 때문이다.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편백, 측백나무 등 침엽수들도 그런 종류다. 호두나무와 가래나무도 잡..

꽃다지 / 풀밭을 수놓은 생명의 들꽃

꽃다지 풀밭을 수놓은 생명의 들꽃 과명 : 십자화과 개화 : 4~5월 높이 : 10~40㎝ 꽃다지 (2019.4.9) 봄이 되면 전국 풀밭을 수놓는 들꽃 중에 꽃다지가 있다. 풀밭을 꽃으로 다져 놓는 풀이 꽃다지다. 다른 이름으로는 꽃따지라 부르는데, 땅에서부터 다지고 올라가서 그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다. 꽃다지는 풀밭에서 비슷하게 생긴 냉이와 늘 어울려 자란다. 냉이가 흰색 꽃인데 비해 꽃다지는 노란색이고, 갈라지는 잎이 없는 점이 다르다. 냉이가 사람 손을 타는데 비해 꽃다지는 그렇지 않은 편이라 들판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냉이는 뿌리째 캐서 익혀서 먹는 나물이라면, 꽃다지는 생채로 그냥 그냥 먹을 수가 있다. 세상에 이름 없는 꽃이 없듯, 이름 없는 풀은 없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이름 없..

홀아비바람꽃과 홀아비꽃대

홀아비바람꽃과 홀아비꽃대 홀아비바람꽃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4~5월. 분포: 강원, 경기, 경북 홀아비꽃대 : 홀아비꽃대과. 개화 4~5월. 분포 : 전국 봄산에 노랑꽃이 피고 난 뒤에는 하얀색 꽃이 찾아온다. 그것이 대체로 자연이 정한 순서이다. 홀아비바람꽃과 홀아비꽃대는 4~5월에 하얀색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홀아비는 '홀+아비'로 아내 잃고 혼자 사는 남자이다. 상대되는 말은 과부로, 과(寡)도 '홀로'라는 뜻으로, 짝 없는 지어미를 뜻한다. 속담에 '과부는 은이 서말이고, 홀아비는 이가 서말이다'라는 말처럼, 남자가 홀로 되면 어딘가 궁상스럽고 처량해 보인다. 그래서 홀아비 냄새가 난다는 말이 생겼을 것이다. 홀아비바람꽃은 높은 산속에서 자란다. 높은 곳이지만 대체로 습기가 있는 곳에서..

까마귀 울음소리

까마귀 울음소리    큰부리까마귀 / 한라산 백록담 (2006.10.28)     우리 동네 까마귀 울음소리는 좀 격하게 "까~악 까~악" 운다. 아침에 그 울음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좀 묘하다. 까마귀는 흉조라는 얘기를 들어서이다. 까마귀는 남방에서는 오만하고 탐욕스럽고 꾀가 많은 흉조이고, 북방에서는 지혜롭고, 기억력이 좋고, 신성하다고 여기는 길조로 알려져 있다. 까마귀는 도시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산에 다니다가 보면 한적한 숲 속에서 가끔 까마귀를 볼 수 있다. 나무 위에서 앉아 있다가 사람들이 자리를 뜨면 바닥으로 내려와 남은 먹이를 찾는다. 까마귀는 썩은 고기도 즐겨 먹는데 예민한 후각으로 멀리서도 냄새를 잘 맡는다. 썩은 고기를 뒤지고, 색깔이 검으니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잎 떨어지는 침엽수 / 낙우송과 낙엽송, 그리고 메타세콰이아

잎 떨어지는 침엽수 낙우송, 일본잎갈나무(낙엽송), 메타세콰이아 지구에 첫 생명체가 등장한 것은 4억 년 전이다. 지구가 생겨난 이후 41억 년 동안 생명체가 없었다. 바다 생물은 그들이 살기에 더 나은 육지에 올라와 살다가 3억 년 전쯤 침엽수가 생겨났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침엽수는 아니지만 오늘날 살고 있는 침엽수의 조상이다. 1억 5천만 년 전 지구의 화석이라 말하는 은행나무가 등장하였고, 1억 년 전 활엽수가 등장하였다. 인간이 등장한 것은 하루로 치면 거의 자정에 가깝다는 말이니 나무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침엽수 중에 낙우송, 메타세콰이아, 잎갈나무는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다. 낙우송은 가을에 '깃털 모양의 잎이 떨어지는 소나무' 라 하여 낙우송(落羽松)이라 하는데, 5천 년을 사..

목조르기 명수 덩굴식물

목조르기 명수 덩굴식물 칡,다래,청미래덩굴,오미자나무 줄기를 다른 식물에 붙이거나 감고 자라는 식물을 덩굴식물이라 한다. 그 식물들은 천생에 남을 딛고 일어서는 종들이다. 법구경에 '방종한 자의 욕망은 칡덩굴처럼 자란다'는 말이 있다. 방종한 것은 이미 바르지 못한 것이니 칡덩굴이 자라는 모양도 방종하다는 뜻이겠다. 칡은 다른 나무를 이리저리 얽어매고 자란다. 칡은 나무를 못살게 하여 숲생태를 위협한다. 소나무에 칡이 올라서면 소나무는 꼼짝 못하고 죽게 된다. 그래서 어른들이 산에 갈 때면 낫을 가지고 다니다가 칡 밑줄기를 자르곤 했다. 다래도 그렇다. 다래는 열매가 달아서 '달+애'가 변한 이름이데, 뻗어나가는 형태가 칡 못지 않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랐다'는 그 다래이다. 청미래덩굴은..

자연의 향기 2019.03.21

노루와 노루 이름 풀

노루와 노루 이름 풀 노루귀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4~5월. 분포 : 제주 제외 전역 섬노루귀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4~5월. 분포 : 울릉도 노루삼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5~6월. 분포 : 전국 노루발 : 노루발과. 개화 6~7월. 분포 : 전국 노루오줌 : 범위귀과. 개화 6~8월. 분포 : 전국 숙은노루오줌 : 범위귀과. 개화 6~7월. 분포 : 전국 노루귀 / 운악산 (경기도 가평. 2010.5.5) 한라산이나 제주도에 있는 오름에 가다가 보면 간혹 노루를 볼 수 있다. 노루는 여름엔 누런 갈색이고, 겨울에는 짙은 갈색에 가깝다. 꽁무니에 흰 반점이 있어 반점이 없는 고라니와 구별한다. 노루 수컷은 암컷과 달리 뿔이 있다. 노루는 한라산의 영물로 보호를 받았는데, 숫자가 워낙 늘다 보니..

영춘화 / 별같이 예쁜 봄맞이꽃

영춘화(迎春花) 별같이 예쁜 봄맞이꽃 과명 : 물푸레나무과 낙엽 관목 개화 : 3~4월 결실 : - 영춘화 / 한강 잠실지구 (2019.3.9) 한강에 나갔더니 예쁜 영춘화가 피었다. 비늘조각에 싸인 적갈색 눈이 남아 있는 끄트머리에 노란색 꽃이 별처럼 올망졸망하다. 개나리보다 한 달 정도는 일찍 피는 봄맞이꽃이다. 봄맞이꽃이란 풀꽃이 따로 있지만, '봄을 맞이하는 꽃'이란 뜻인 중국의 영춘화(迎春花)를 그대로 썼다. 중국이 원산지인 영춘화는 한국이 원산지인 개나리와 비슷하다. 꽃 색깔이나 모양, 가지가 늘어지는 것까지 그렇다. 영춘화는 꽃잎이 5~6장으로 갈라지고, 개나리는 꽃잎이 4장으로 더 길쭉하다. 영춘화는 잎이 깃꼴겹잎으로 3장이고, 개나리는 하나씩 달리는 홑잎이다. 영춘화는 3월초에 피는데, ..

산에서 얻는 위안

산에서 얻는 위안 국망봉 / 경기도 포천 (2014.2.15) 떠날 수 있는 것이 좋다. 떠나는 것에 스스로 위안을 얻는다. 같이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몇 겁의 인연이요 위안이다. 호젓하고 편안한 산길을 걸을 때는 발걸음도 편안하고 마음도 편안하다. 혼자 나서거나 산길을 모를 때 누군가 걸은 발자국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다. 나뭇가지에 걸린 리본을 보면 이 길이 맞고 길을 제대로 들었구나 위안이 된다. 길이 멀더라도 배낭에 마실 물과 음식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다. 바위에 걸어놓은 튼튼한 밧줄은 안심하고 오르내릴 수 있겠구나 위안이 된다. 발걸음이 늦어져도 기다릴 줄 아는 후미 대장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다. 산속에서 듣는 새소리나 땀이 흐를 때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산행에 더 없는 위안이다. 꽃에 다가서고 나..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 냉이 : 십자화과. 개화 : 4~5월. 분포: 전국 미나리냉이 : 십자화과. 개화 4~6월. 분포 전국 는쟁이냉이 : 십자화과. 개화 4~6월. 분포 : 강원,충청,전북,경북 물냉이 : 십자화과. 개화 : 5~6월. 분포 : 충북,전라,제주 황새냉이 : 4~5월. 개화 4~5월. 분포 : 전국 냉이 / 장안산 (전북 장수. 2009.3.7) 냉이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로 겨울 땅을 뚫고 나온 봄나물의 대명사이다. 냉이는 나이(那耳)에서 낭이 그리고 냉이로 변한 이름인데, 나새이 또는 나생이라고도 한다. 쑥,민들레와 더불어 약성을 가진 봄나물이다. 3월에서 6월에 꽃이 피는데, 꽃대가 올라오기 전에 뿌리째 캐서 봄나물로 먹는다. 어린 푸성귀나 겨울을 이긴 뿌리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