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4

애기똥풀과 피나물과 매미꽃

애기똥풀과 피나물과 매미꽃 줄기를 자르면 즙이 나오는 양귀비과 식물 애기똥풀 : 양귀비과. 개화 4~8월. 분포 전국 피나물 : 양귀비과. 개화 4~5월. 분포 경기, 강원, 충청, 전북, 경상 매미꽃 : 양귀비과. 개화 5~7월. 분포 전라, 경남 서울과 성남 경계에 있는 청계산에 올라가다가 피나물과 매미꽃을 보았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애기똥풀이네' 그런다. 그만큼 애기똥풀은 이제 사람들이 많이 아는 이름이다. 애기똥풀은 어느 구청에서 운영하는 놀이교실 이름으로 삼을 정도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봄부터 여름 더울 때까지 가장 흔하게 피는 노란색 풀이 민들레와 애기똥풀이다. 피나물이 애기똥풀과 색깔이 비슷하여 그렇게 불렀을 것이다. 자세히 보면 크기나 잎의 모양이나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즙이 다르다...

파 / 백년해로 채소

파 백년해로 채소 파는 신라 때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하니 우리 식탁에 오른 지 오래되었다. 마늘처럼 자극성이 있는 알리신 성분이 있어 양념으로 쓰이지만, 물김치나 파김치, 파전 등에 쓸 땐 채소의 용도이다. 파는 대파와 쪽파가 있는데, 조림 음식이나 절임 음식에 여러모로 쓸 수 있다. 파는 병충해에 강해서 농약을 쓰지 않으며, 찬 서리를 맞고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파뿌리를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불면증이나 감기에 좋으며, 파뿌리를 찧어 베인 곳에 붙이면 지혈 성분이 있고, 부은 부분의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봉사활동 가서 넘어져 발목이 부은 적이 있었다. 그때 봉사지역의 노인분이 침을 놓고서 헝겊을 감고, 그 위에 파뿌리 흰 부분을 으깨어 놓고 비닐을 덮고 감아주었..

진달래와 철쭉과 산철쭉

진달래와 철쭉과 산철쭉 봄이 되어 산에 가면 생강나무가 봄소식을 미리 알리고, 이어서 진달래와 철쭉이 피어 흥을 돋운다. 진달래, 철쭉, 산철쭉은 모두 진달래과로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서 자란다. 진달래는 3~4월에 피고, 진달래가 지고 5월부터는 철쭉과 산철쭉이 핀다. 모두 척박한 산에서 자라는데 소나무 아래에 다른 식물은 못 자라도 진달래와 산철쭉은 꿋꿋하다. 진달래와 산철쭉이 유명한 산 곳곳에서는 봄이면 꽃잔치가 벌어진다. 진달래 / 백봉 (경기도 남양주. 2011.4.23) 진달래는 잎겨드랑이에서 연분홍 꽃이 피는데,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꽃잎은 얇다. 꽃잎 안에서 위쪽을 보면 자주색 반점이 희미하거나 없다. 진달래 필 때는 화전놀이 간다고 하여 솥을 들고 산에 가서 진달래 전을 부쳐 먹었다. 그..

연초록 봄향기

연초록 봄 향기 나무는 꽃을 맺고 잎을 틔우기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준비를 한다. 준비 없는 성과는 없다. 나무는 뿌리를 깊게 하고 햇빛을 기다린다. 물을 절약하고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 나무는 그들의 시간을 위해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온도가 올라가고 낮이 길어지면 물을 나르고, 가지에서 잎을 내밀어 햇볕을 받는다. 공기 중에서 떠다니는 입자를 걸러내고, 피톤치드 같은 좋은 것을 보태어서 밖으로 내보낸다. 봄이 왔다. 눈을 맑게 하고 가슴속을 맑게 하는 봄이다. 봄 숲은 연초록 향연장이다. 꽃과 열매는 나무가 만드는 에너지의 결정체이지만 파릇파릇 봄 잎이 없고서야 될 수 없는 일이다. 오늘은 봄잎 구경에 나섰다. 연초록 봄잎이 아름답다. 잎도 꽃처럼 아름답다. 봄 향기도 난다. 나무는 꽃만이 아니라..

동네 나무 봄꽃 감상

동네 나무 봄꽃 감상 나무를 심고 자리를 잡아서 한 송이 꽃을 피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나무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어른 나무가 되어야 꽃을 피운다. 꽃이 피는 시기는 나무마다 달라 소나무는 5년, 참나무는 20년, 대나무는 120년까지 걸리기도 한다. 어른 나무가 되어서도 모든 식물들은 나름대로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어서 밤낮과 계절의 주기에 개화를 맞춘다. 이를 광(光)주기라고 하는데, 광주기란 밤낮의 길이를 뜻한다. 봄, 여름에 피는 꽃은 낮이 밤 보다 길어야 피고, 가을에 피는 꽃은 밤이 낮 보다 길어야 핀다. (전자를 장일성(長日性) 식물, 후자를 단일성(短日性) 식물이라고 나는 시간을 내어 산에도 자주 가지만 평일에는 우리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우리 동네는 봄에 꽃이 피는 나무들이 많다..

씨앗이 사는 법 / 어미로부터 멀어지기

씨앗이 사는 법 어미로부터 멀어지기 식물마다 자손을 만들며 살아가는 방법이 다 있다. 수만 년 세월 동안 익히고 궁리하여 만든 노하우다. 계절이 바뀌기 전에 나무와 들꽃은 벌써 다음 세대를 생산하기 위해 분주하다. 식물이 씨앗을 만들어 살아가는 방법을 보면, 씨앗에 날개를 달아서 멀리 보내거나, 동물이나 사람에게 붙어서 이동하거나, 씨앗주머니가 터져서 튕겨나가거나, 향기로운 과육으로 유혹하는 방법이 있다. 모두 어미에게서 멀리 떨어져서 터를 잡고 사는 방법들이다. 동물도 크면 어미로부터 독립하여 살아가는데, 사람만이 그것이 늦은 편이다. 민들레 / 서운산 (경기도 안성. 2012.5.12) 한창 봄인데도 조금만 바깥에 나서면 민들레가 하얀 솜털로 치장하고 여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꽃이 채 지기가 무섭게..

매화와 매실

매화와 매실  매실나무 : 장미과. 개화 2~4월. 결실 6~7월  얼마 전 아는 분들과 만날 일이 있었다. 빈 터에 무엇을 심을 것인지 얘기하다가 매실나무를 심자고 하였다. 매화 구경도 하고 매실도 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어떤 분이 매화와 매실이 다르다고 하였는데, 기실은 같은 나무다. 꽃이 피면 매화나무요, 열매가 열리면 매실나무가 된다. 꽃이 좋아 심으면 매화나무라 부르고, 열매를 따려고 심었다면 매실나무라 부른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매실나무라고 한다. 최두석 시인의 '매화와 매실'이란 시가 있어 여기 같이 싣는다.    매화 / 백운산 (전남 광양. 2006.3.25)     매화와 매실                                     최두석  선암사 노스님께꽃이 좋은지 ..

목련꽃이 전하는 말

목련꽃이 전하는 말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목련 가지 끝에 털이 조금씩 나온 것을 보고 봄이 멀지 않음을 알았다. 잎눈에는 털이 없으나 꽃눈에는 털이 달려 있기에, 그걸 살피며 기다리면 된다. 목련꽃이 피면 봄이 가까이 찾아온 것이다. 사람들이 보통 목련이라 부르는 꽃은 백목련이고, 우리나라 목련은 길쭉한 꽃잎으로 멋을 한껏 부린다. 자주색 꽃을 피우는 자목련은 연하고 짙은 색깔을 대비시켜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부린다. 백목련은 중국에서 건너왔는데, 대비를 하자면 우리 것이 개성이 있고 멋있다. 목련꽃은 그 생이 짧다. 봄소식을 전하자 말자 꽃이 뚝뚝 떨어진다. 향기를 전할 사이도 없다. 그 향기를 나무에 전하고 사라진다. 너무 많은 꽃을 피우려 겨우내 힘을 쓴 까닭일까? 목련이 전하고자 한 말은 문 앞까..

직박구리의 봄나들이

직박구리의 봄나들이 봄볕은 따사롭고 봄꽃은 아름답다. 좋은 봄나들이 계절이다. 직박구리가 봄나들이에 나섰다. 봄은 사람만이 아니라 새들에게도 즐거운 계절이다. 사람들이 들에 나서거나 꽃을 보면 감탄을 하거나 흥얼거리게 된다. 봄이 되어 해가 길어지고 기온이 오르면 새들도 노래를 부른다. 새들은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면서 봄의 즐거움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으리라. 오늘 꽃나무에 앉은 직박구리는 조용하다. 바람이 머무니 새도 노래하지 않는 걸까? 꽃에 묻혀 봄을 감상하는 것일까? 직박구리의 봄나들이 (서울 잠실. 2018.3.29)

회양목에 핀 꽃

회양목에 핀 꽃 회양목의 옛 이름은 황양목(黃楊木)이다. 재질이 노랗고 버드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 질이 곱고 균일하고 치밀하고 단단하여 도장을 새기는데 쓴다. 그래서 사람들은 회양목을 도장나무라고 부른다. 옛사람들은 회양목을 나무활자를 만드는데도 썼다. 우리나라 인쇄술이 발달한 이유도 회양목처럼 치밀하고 단단한 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화단에 회양목 꽃이 피었다. 회양목은 개나리보다 조금 앞서서 황록색 꽃을 피운다. 아무리 오래 커도 대부분은 사람 키를 넘지 못하는 회양목은 손톱보다 작은 도톰한 잎이 사시사철 푸르러 복스럽다. 사람들이 화단에 심고서 모양을 내느라 이리저리 잘라내도 부지런히 잎을 내민다. 잎은 한겨울에 눈 속에서도 굳굳하다. 겨울을 나자말자 가지에 겨드랑이에서 나온 꽃..